행복이란 구체적으로 '이런 것'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랑새>의 주인공 치루치루 미치루는 행복을 밖에서 찾으려 헤매지만 찾지 못하고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집에 들어온 순간 행복은 바로 자기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처럼 행복이란 멀리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것을 모르고 수많은 날들을 방황했다.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과 암담함으로 희망보다는 절망이 앞설 때도 있었고, 현세보다는 내세가 아름답게 보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불교를 알려고 노력했는지 모른다. 그러는 동안 일관되게 찾아 헤맨 것이 있었다. 그것은 유토피아라고도 부를 수 있고 무릉도원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이상(理想)의 세계인 정토였다.
오랫동안 정토사상을 공부해 왔다. 이제 나름대로 한번쯤 정리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정토에 관한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이 책을 만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왜 사는냐'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무 말 없이 이 책 한 권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건성으로 아는 불교가 아니라 가슴으로 아는 불교, 생활에 변화를 주는 불교,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는 불교를 배우고 신앙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 동안 정토사상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정토신앙은 물론 정토학 개론으로 사용할 만한 교재가 마땅치 않아 많이 불편했다. 현재 정토 개론류의 번역본이 몇 권 나와 있지만 모두 일본 사람이, 일본 정토종이나 정토진종 위주로 쓴 책이어서, 인도·중국·한국의 정토사상을 체계적으로 알기 어렵다. 이 책이 정토신앙을 바탕으로 정토사상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더구나 이 책을 통해 참다운 불교신앙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나 기꺼이 출판해 주시는 불교시대사 김병무 사장님과 편집과 교정에 정성을 기울여 준 편집부의 고광영 차장, 최향란 대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