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앵화(櫻花) 차운시(次韻詩) - 정희득/해상록(海上錄)2권

2018. 4. 23. 10:12



정유재란(丁酉再亂 1597년) 당시 일본군에게 붙잡힌 정희득(鄭希得 1575~1640)이 포로기간 동안 일본에서 지은 詩들중에서 벚꽃(櫻花)을 보고 지은 차운시들이 있다. (사진은 대운산 산속에 핀 산벚꽃의 모습)


흰 벚꽃이 범왕의 집을 점점이 꾸미는데 / 白櫻裝點梵王家

한 그루 푸른 나무 대숲 밖에 비껴 있네 / 一樹春風竹外斜

만일 이 풍치를 화정으로 하여금 보게 했으면 / 風致若敎和靖見

그 심정 어찌 꼭 매화만 향했으랴 / 心情何必向梅花


만 송이 천 가지는 꾀꼬리의 집인데 / 萬朶千枝黃鳥家

푸른 이끼 두터운 곳에 비스듬히 섰구나 / 靑苔厚處自欹斜

미친 노래 취한 춤에 봄 하늘이 저물어 / 狂歌醉舞春天暮

꽃은 나그네를 짝하고 나그네는 꽃을 짝하네 / 花伴遊人人伴花


하늘 끝 먼 나그네 집 생각에 괴로워 / 天涯遠客苦思家

절문 두드리니 해는 서산에 뉘엿뉘엿 / 來扣禪扉日欲斜

꽃 밑에서 외로이 읊다가 느낌 있으니 / 花下孤吟仍有感

고향 어느 곳인가에도 지는 꽃이 있겠지 / 故園何處落閒花


흰 벚꽃나무 밑에서 집에 돌아가기를 잊고 / 白櫻樹下忘歸家

술에 취해 시 읊으며 지는 해를 아낀다 / 醉裏吟詩惜夕斜

모르겠네 명년에 또 이 꽃을 볼는지 / 不識明年又看否

늙은 몸 마치 바람에 지는 꽃과 같은 것을 / 老身恰似待風花




출처 : 양천허씨고성참의공종중
글쓴이 : 허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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