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1장 행복도 자업자득 불행도 자업자득 - 3. 왕사성의 비극

2013. 8. 3. 16:10경전 이야기

 

3. 왕사성의 비극

 

 

                                                                                      장휘옥 저/ 불교시대사/ 자료입력:김수남

 

 

 

<관무량수경>에서는 위제희라는 한 왕비의 삶을 통해 업의 과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그녀가 그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삶을 개척해 가는 자세를 설함으로써 우리들로 하여금 인간다운 삶을 영위해 갈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석가모니가 만년에 기사굴산(영취산)에 계실 때, 중인도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현재의 파트나 시 남쪽 나즈기르)에 큰 비극이 있어났다. 태자 아자세가 석가모니의 사촌인 제바달다의 꼬임에 빠져 부친 빈비사라왕을 유폐하고 굶겨 죽일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 이유에 대해 <관무량수경>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지만 <대열반경> 에서는 아자세가 태어나기 전에 빈비사라왕에게는 뒤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아들을 얻고 있었던 왕은 점쟁이를 불러 점을 치게 했다. 점쟁이는 산 중에 한 선인이 살고 있는데, 그 선인이 천수를 다한 후에는 다시 이 왕궁에 태어나 왕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왕이 기뻐하면 선인이 언제 세상을 떠날 것인지를 묻자 아직 3년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자 왕은 3년을 기다릴 수가 없어 선인이 있는 곳으로 사신을 보내어 곧 세상을 떠날 것을 명했다. 그러나 선인이 응하지 않자 다시 사신을 보내어 왕의 명령이라 전하고 선인을 살해했다. 그런데 선인은 죽는 순간에 "아무리 왕이라도 수명이 다하지 않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내가 왕궁에 태어나 왕자가 되면 언젠가는 신하에게 명하여 왕을 살해하게 할 것이다." 라고 예언했다.


선인이 죽자 점쟁이가 말한 대로 왕비는 임신을 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곧바로 점쟁이를 불러 점을 치게 하니, "대왕이시여, 왕비는 분명히 옥동자를 임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나쁜 징조가 있습니다. 그것은 왕자가 성장하면 대왕에게 해를 입힐 것이 틀림없습니다." 라고 했다. 왕의 기쁨은 일순간에 공포로 변해 버렸다. 왕은 즉시 왕비에게 "앞으로 태어날 왕자는 자라서 나를 살해하게 될 것이라 하오. 겨우 얻은 옥동자지만 태어나면 높은 누각에 올라가 아무도 모르게 땅에 던져 버리면 좋겠소. 그러면 아이는 죽을 것이고 내가 살해될 염려는 없어지지 않겠소." 하며 의논했다. 왕비는 왕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태자가 태어나자 높은 누각에 올라가 땅으로 던져 버렸다. 그러나 아이는 행인지 불행인지 손가락 하나만 다쳤을 뿐 무사했다. 이러한 기구한 운명으로 세상에 태어난 아이가 바로 아자세였다.


석가모니의 사촌인 제바달다는 아자세태자를 꼬드겨서 부왕을 살해하고 태자에게 하루라도 빨리 왕위에 오르라 했으며, 자신은 석가모니를 배반하여 교단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 교묘히 속였다. 태자는 처음에는 부왕을 살해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제바달다에게서 자신의 출생 비밀을 듣고 제바달다와 결탁하였다. 먼저 부왕 빈비사라를 죽이기 위해 왕을 일곱 겹의 담으로 둘러싸인 감옥에 유폐하고 아무도 근접하지 못하게 했으며, 물과 음식물도 제공하지 않았다. 다만 어머니인 왕비 위제희부인만은 왕을 만나는 것을 허락했다.


위제희부인은 어떻게 해서라도 왕의 목숨을 연장하고자 깨끗이 목욕한 후 꿀에 밀가루와 우유를 반죽해서 몸에 바르고 구슬 목걸이 속에는 포도주를 넣어 가지고 들어가 왕에게 주었으므로 왕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왕은 평소에 부처님을 신봉하는 마음이 돈독했으므로 날마다 식사가 끝나면 기사굴산을 향해 석가모니께 예배하고 팔계(八戒)를 받기를 원했다. 석가모니의 제자인 목건련존자와 부루나존가가 신통력을 부려 공중으로 날아와 팔계를 줄고 설법을 해 주어 왕은 감옥에서도 건강하였다.


삼주일이 지나자 아자세는 왕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간수를 찾아가 왕이 어떠한지를 묻자 간수는 어쩔 수 없이 그간의 사정을 말해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아자세는 크게 화를 내며 왕에게 설법한 승려는 악당들이고, 원수인 아버지와 내통한 어머니는 역적이라 하며, 곧바로 칼을 뽑아 어머니를 해치려 했다.


그때 총명하고 지혜 많은 월광이라는 대신과 왕국의 명의로 이름난 의사 기바가 급히 달려와 진정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신들은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베다≫ 성전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성전에 의하면 개벽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왕위를 탐하여 부왕을 살해한 나쁜 왕은 무려 일만 팔천 명이나 됩니다. 그러나 아직 일찍이 무도하게 자기 어머니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왕께서 어머니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왕께서 어머니를 해치려 하시니 이는 왕족을 더럽히는 일로 신하로서 차마 볼 수 없습니다. 그러한 짓은 천한 백정만도 못한 짓이오니 저희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라며 허리의 칼에 손을 대고는 뒤로 슬슬 물러나며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이 말을 들은 아자세는 뉘우치며 두 대신에게 사과하고 도와주기를 청했다. 그리고는 이내 칼을 버리고 내관에게 명령하여 어머니를 왕궁 깊은 곳에 가두고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방에 갇힌 위제희부인은 슬픔과 시름으로 몸은 점점 수척해지고 마음은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멀리 기사굴산을 향에 석가모니께 예배하고 "세존이시여, 지난날 부처님께는 언제나 아난존자를 보내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깊은 시름에 잠겨 있지만 거룩하신 부처님을 뵈올 길마저 없습니다. 원하옵건대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보내어 저를 위로하게 해 주십시오."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멀리 부처님 계시는 곳을 향에 다시 예배드렸다.


위제희부인이 미처 머리를 들기도 전에 부처님께서는 곧바로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보내고 자신도 위제희부인이 유폐되어 있는 방안에 몸을 나투었다. 위제희부인은 석가모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우러러 예배하고 스스로 몸에 걸친 모든 장식품을 벗어 버리고 온 몸을 땅에 엎드려 통곡하며 석가모니께 호소했다. "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숙세에 무슨 죄가 있길래 이런 악한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까? 또한 세존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제바달다와 같은 악한 자와 친족이 되셨습니다? 부디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괴로움과 번뇌가 없는 세계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저는 그곳에 태어나 다시는 이 염부제와 같은 악하고 혼탁한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이 악하고 혼탁한 세상에는 지옥과 아귀와 축생이 가득 차 있으며 선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원하옵건대 미래에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고, 악한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렇게 세존을 향해 오체투지하여 세존의 자비를 바라며 참회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원하옵니다. 중생의 태양이신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청정한 업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여 주십시오."


이에 석가모니는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의 불국토를 보여 주고 특히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세 가지 복(三福)과 열여섯 가지 관법을 설해 주었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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