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궁궐 주련의 이해 3. 창덕궁

2019. 1. 17. 13:42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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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주련의 이해

 

문화재청

 

 

목 차

 

머리말
원색화보


Ⅰ. 연구의 개요 ······························································3
   1. 연구의 목적 ·································································· 3
   2. 연구의 대상 ·································································· 4
   3. 연구의 진행 ·································································· 5
   4. 자문회의 및 중간보고 회의 ················································ 7

 

Ⅱ. 주련의 이해 ·····························································11
   1. 주련의 의미 ································································· 11
   2. 주련의 역사 ································································· 11
   3. 주련의 배열 ································································· 12

 

Ⅲ. 궁궐별 주련 조사 내용 ············································· 13

 

▣ 경복궁(景福宮) ··································································15
   1. 근정전(勤政殿) 월랑(月廊) ····················································15
   2. 함화당(咸和堂) ··································································21
   3. 향원정(香遠亭) ··································································31
   4. 집옥재(集玉齋) ··································································34

 

▣ 창덕궁(昌德宮) ································································· 38
   1. 부용정(芙蓉亭) ································································ 38
   2. 연경당(演慶堂) ································································ 43
   3. 선향재(善香齋) ································································ 59
   4. 농수정(濃繡亭) ································································ 65
   5. 애련정(愛蓮亭) ······························································· 69
   6. 승재정(勝哉亭) ································································ 73
   7. 폄우사(?愚?) ································································ 76
   8. 존덕정(尊德亭) ································································ 79
   9. 관람정(觀纜亭) ································································ 83
   10. 청심정(淸心亭) ······························································· 86
   11. 취한정(翠寒亭) ······························································· 89
   12. 소요정(逍遙亭) ······························································· 94
   13. 태극정(太極亭) ······························································· 97
   14. 청의정(淸?亭) ·······························································100
   15. 낙선재(樂善齋) ······························································ 103

   16. 한정당(閒靜堂) ·······························································112
      - 한정당 장지문 ····························································119
   17. 서향각(書香閣) ······························································ 122

 

▣ 덕수궁 ·········································································· 128
   1. 석어당(昔御堂) ······························································· 128
   2. 준명당(浚明堂) ······························································· 130
   3. 즉조당(卽?堂) ······························································· 132

 

<附>
중화전(中和殿) ··································································135

 

Ⅳ. 결론 ···································································· 153

 

<참고문헌> ······································································· 154
<주련 색인>········································································155

 

 

 

 

 

6. 승재정(勝在亭)

 

【연혁】
폄우사(?愚?) 남쪽의 가파른 언덕 위에 관람정(觀纜亭)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이다. 연경당(演慶堂) 뒤편에 있는 농수정(濃繡亭)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1907년 8월에 순종이 즉위하고서 창덕궁에 이어(移御)하기로 하고 그해 10월부터 창덕궁 수리에 들어갔는데 이때 관람정 등과 함께 지어진 것이다.

 ‘勝在’는 ‘빼어난 경치가 있다’는 뜻이다. ‘승(勝)’은 ‘아름답고 빼어난 경치나 고적(古跡)’을 가리킨다.

 

 

<승재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龍蛇亂?千章木(용사난획천장목)
용과 뱀은 천 그루 거목(巨木)을 어지러이 휘감았고,


② 環?爭鳴百道泉(환패쟁명백도천)
패옥(?玉)들은 백 갈래 샘물을 울리는구나.

 

 

【풀이】
용과 뱀처럼 구불구불 감고 올라간 넝쿨이 수많은 거목들을 마구 휘감고 있고, 여러 줄기의 샘물은 패옥이 울리는 것처럼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모습을 형용하였다.

‘千章木’은 ‘천 그루의 나무’, 즉 수많은 나무를 뜻한다. ‘章’은 큰 나무를 세는 단위이다. 승재정 주변 임천(林泉)의 승경(勝景)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3)                   (4)

 

 

③ 披香殿上留朱輦(피향전상류주련)
피향전(披香殿)57) 위에서 임금 수레 머무니,


④ 太液池邊送玉杯(태액지변송옥배)
태액지(太液池)58) 연못가에 옥 술잔을 보내오네.

 

【풀이】
연못가 전각에 임금의 수레가 행차하여 주연(酒宴)을 베푸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송나라 王安石의 ?和御製賞花釣魚?59) 중 함련(?聯)에서 따온 구절이다. 피향전과 태액지는 원래 중국 한나라 때의 궁전과 연못이지만, 후대에는 관습적으로 궁궐 안의 궁전과 연못에 두루 쓰였다.

 

‘披香’은 향기가 무럭무럭 풍긴다는 뜻이다. ‘太液’은 ‘큰 물’이라는 뜻이다. ‘液’은 액체로 물을 뜻한다. ‘태액지’는 중국 한나라의 건장궁(建章宮) 북쪽에 있던 연못 이름이었으며 연못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태액이라
고 이름 붙였다고 전한다.

당나라 때도 대명궁(大明宮) 함량전(含凉殿) 뒤쪽에 같은 이름의 연못이 있었는데 백거이(白居易)의 유명한 ?장한가(長恨歌)?에 ‘太液芙蓉未央柳(태액지의 연꽃과 미앙궁의 버들이로다)’라는 구절에서 이를 언급하고 있다. 청나라 때도 북경(北京) 고궁 서화문(西華門) 밖에 같은 이름의 연못이 있었다.

 

창덕궁에서는 애련지(愛蓮池)를 태액지라고 하기도 하여 애련정 호안(湖岸)의 돌계단 한쪽 구석에 ‘太液’이라는 전서(篆書)가 새겨져 있다.

 

57) 피향전(披香殿): 한나라 때 장안(長安)에 있던 궁전의 이름.
58) 태액지(太液池): 한나라 때 궁궐 안에 있던 연못. 당나라와 청나라 때도 같은 이름의 연못이 있었다.
59) 王安石, ?和御製賞花釣魚?. “蔭幄晴雲拂曉開 傳呼仙仗九天來 披香殿上留朱輦 太液池邊送玉杯 宿蘂暖含風浩蕩 ?鱗?映日徘徊 宸章獨與春爭麗 恩許?歌豈易陪”

 

 

(3) 현재의 주련 배열

 

 

 

7. 폄우사(?愚?)

 

【연혁】
존덕정(尊德亭)의 서남쪽 산기슭 언덕에 있는 정자로서 순조의 아들이며 익종(翼宗)으로 추존된 효명세자(孝明世子)가 즐겨 독서하던 곳이다. 건립 연대는 분명하지 않은데『궁궐지』에 정조가 지은 ??愚?四詠?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1800년 이전에 세워진 것이다. ?동궐도?에는 폄우사 정면 1칸에 직각 방향으로 담
장을 연결시켜서 맞배지붕의 세칸짜리 건물과 연결되어 있다. ‘?愚’는 ‘어리석은 자에게 돌침을 놓아 깨우쳐 경계한다’는 뜻이며, 스스로를 권면하는 말로 쓰인다. 폄(?)은 ‘돌침’으로서 ‘돌침을 놓아 병을 치료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폄우사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南苑草芳眠錦雉(남원초방면금치)
남쪽 동산에 풀 고우니 아름다운 꿩이 졸고 있고,


② 夾城雲暖下霓?(협성운난하예모)
협성(夾城)60)에 구름 따뜻하니 무지개가 내려오네.

 

.【풀이】
고운 풀밭 위에서 아름다운 꿩이 한가롭게 졸고 있는 모습과 따뜻한 봄날 피어오르는 구름을 배경으로 무지개가 걸려 있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霓?(예모)는 무지개라는 뜻이다.

 

당나라 두목(杜牧)의 『長安雜題長句六首』중 제三수61)의 함련(?聯)에서 따온 것이다.

 

60) 협성(夾城): 양변을 높은 담장으로 쌓아 그 사이로 통행하게 만든 길. 또는 성곽의 바깥 둘레에 다시 쌓은 성벽.
61) 杜牧, 『長安雜題長句六首』.

“雨晴九陌鋪江練 嵐嫩千峰疊海濤 南苑草芳眠錦雉 夾城雲暖下霓? 少年羈絡靑紋玉
遊女花簪紫?桃 江碧柳深人盡醉 一瓢顔巷日空高”

 

 

 

(3)                      (4)

 

③ 絶壁過雲開錦繡(절벽과운개금수)
절벽에 구름이 지나가니 수놓은 비단이 펼쳐지고,


④ ?松隔水奏笙簧(소송격수주생황)
성긴 솔이 물 건너 편에서 생황을 연주하네.

 

【풀이】
자연이 만드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생황소리처럼 들리는 운치 있는 솔바람 소리를 묘사하였다.
두보의 시 ?七月一日題終明”水樓?62) 중 경련(頸聯)에서 따온 구절이다.

 

62) 杜甫, ?七月一日題終明”水樓?.

“高棟層軒已自凉 秋風此日灑衣裳 ?然欲下陰山雪 不去非無漢署香 絶壁過雲開錦繡 疎松隔水奏笙簧

看君宜著王喬履 眞賜還疑出尙方”

 

 

 

(5)                    (6)

 

⑤ 林下水聲喧笑語(임하수성훤소어)
숲속 아래 물소리는 웃음소리인양 떠들썩하고,


⑥ 巖間樹色隱房?(암간수색은방롱)
바위 사이 나무 빛깔은 방 창살을 숨기고 있네.

 

【풀이】
숲 속의 즐겁고 그윽한 생활을 묘사한 시이다. 물소리가 웃음소리처럼 즐겁게 들리는 중에 바위 사이사이에 자라난 나무 숲 사이로 거처하는 집이 보일락말락하게 숨어 있는 모습이다.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借岐王九成宮避暑應敎?63) 중 경련(頸聯)에서 따온 구절이다.

 

63) 王維, ??借岐王九成宮避暑應敎?.

“帝子遠辭丹鳳闕 天書遙借翠微? 隔?雲霧生衣上 卷?山泉入鏡中 林下水聲喧語笑 巖間樹色隱房?

仙家未必能勝此 何事吹笙向碧空”

 

 

 

(7)                    (8)

 

⑦ ?閣條風初拂柳(화각조풍초불류)
아름다운 누각에 한줄기 바람은 버들을 막 스치고,


⑧ 銀塘曲水半含苔(은당곡수반함태)
은빛 연못 물굽이에는 이끼 반쯤 머금었네.

 

【풀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묘사한 시구(詩句)이다. 화각(?閣)은 아름답게 단청칠한 그림같은 누각을 뜻한다.

당나라 무평일(武平一)64)의 ?奉和立春內出綵花樹應制?65) 중 경련(頸聯)에서 따온 구절이다.

 

65) 武平一, ?奉和立春內出綵花樹應制?.

“?輅靑?下帝臺 東郊上苑望春來 黃鶯未解林間? 紅蘂先從殿裏開 ?閣條風初變柳 銀塘曲水半含苔

欣?睿藻光韶律 更促霞觴畏景催”

 

 

(3) 현재의 주련 배열

 

 

 

 

 

8. 존덕정

 

【연혁】
관람정(觀纜亭)이 있는 연못(세칭 반도지)을 내려다 보는 언덕에 있으며 1644년(인조 22)에 세웠다. 『궁궐지』에 의하면 존덕정 옆에 반월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반월지가 지금의 반도지로 변형된 듯하다. 원래 육면정으로 불렀으나 나중에 존덕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숙종이 존덕정과 관련한 친필 시 등을 여기에 걸기도 했으며, 선조와 인조의 어필도 이곳 존덕정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헌종 연간의 존덕정 현판은 현종의 어필이었다고 하는데 현재 현판은 걸려 있지 않다. 존덕정의 내부는 매우 화려한 단청으로 장식되어 있다. 육모정의 가운데는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황룡과 청룡이 희롱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이 정자의 격식이 상당히 높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존덕정 북쪽 창방에는 정조가 지은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가 나무에 새겨져 있다.66)

 

66) 같은 글이 서향각에도 있어 원문과 번역은 뒤의 서향각에서 소개한다.

 

 

<존덕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盛世娛遊化日長(성세오유화일장)
태평성세에 즐겁게 놀며 덕화(德化)의 날은 기니,


② ?生咸若春風暢(군생함약춘풍창)
온갖 백성 교화되어 봄바람 화창하네.

 

【풀이】
임금의 교화가 잘 이루어진 세상에서 백성들이 태평한 삶을 누리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함약(咸若)은 제왕의 교화(敎化)를 칭송하는 말이다. 『서경(書經)』 ?고요모(皐陶謨)?에서 “?, 咸若時, 惟帝其難之(아, 너의 말이 옳으나 다 이와 같이 함은 제요도 어렵게 여기셨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하였다.

 

 

 

(3)                        (4)

 

③ 庶俗一令趨壽域(서속일령추수역)
뭇 백성들 한결같이 태평성대로 나아가게 하고,


④ 從官皆許宴蓬山(종관개허연봉산)
근신(近臣)들도 모두가 봉래산 잔치에 허락받았네.

 

【풀이】
정치가 잘 이루어져 백성들이 편안하고 임금과 신하가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수역(壽域)은 태평한 세상을 뜻한다.

『漢語大詞典』 ‘壽域’ 조항에서 “謂人人得盡天年的太平盛世”라고 풀이하였다.

예문으로 『漢書· 禮樂志』의 “願與大臣延及儒生, 述舊禮, 明王制, 驅一世之民, 濟之仁壽之域, 則俗何以不若成康? 壽何以不若高宗?”와 唐나라 杜牧의 시 ?郡齋獨酌? 중 “生人但眠食, 壽域富農桑”을 들었다.

 

 

(5)                         (6)

 

⑤ 艶日綺羅香上苑(염일기라향상원)
고운 봄날 비단 치마는 상림원(上林苑)67)에 향그럽고,


⑥ 沸天簫鼓動瑤臺(비천소고동요대)
하늘까지 치솟는 피리소리·북소리는 요대(瑤臺)68)를 뒤흔드네.

 

【풀이】
궁궐 후원에서 즐겁게 놀이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비단치마는 궁녀들이 입고 있는 실제의 치마일 수도 있고 후원에 난만하게 피어 있는 꽃잎을 비유한다고 볼 수도 있다.

송나라 왕조(王操)의 ?洛陽春?69) 중 경련(頸聯)에서 따온 구절이다. 왕조는 송나라 때 강남의 처사, 문인으로 자는 정미(正美)이다.

 

67) 상림원(上林苑): 한(漢)나라 때 임금의 동산 이름. 상림원은 원래 진(秦)나라 때도 있었으나 황폐하였기 때문에 무제(武帝)가 이를 수복하여 확장시켰기 때문에 주로 한나라 궁궐을 일컫게 되었다. 후대에는 일반적으로 ‘궁궐의 후원’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원(苑)이란 주위에 담을 두르고 그 안에 새나 짐승 등을 기르는 넓은
범위의 정원을 말한다. 한나라의 상림원은 장안(長安)을 중심으로 주위가 300여 리나 되었다.
68) 요대(瑤臺): 아름다운 누대. 전설 속의 신녀(神女)가 살고 있다는 누대.
69) 王操, ?洛陽春?.

“帝里山河景莫裁 就中春色似先來 暖融殘雪當時盡 花得東風一夜開 ?日綺羅香上苑 沸天簫?動瑤臺 芳心只恐煙花暮 閒立高樓望幾回”

 

 

(3) 현재의 주련 배열

 

 

 

 

 

9. 관람정(觀纜亭)

 

【연혁】
일명 반도지(半島池) 가에 놓인 부채꼴 모양의 정자이다.『궁궐지』에는 선자정(扇子亭)이라고 되어 있다. 여섯 개의 초석위에 둥근기둥을 세웠는데, 겹처마 우진각 지붕으로 두 기둥은 연못 물속에 서 있다. 붉은 색칠이 되어 있고 여섯 개의 기둥마다 주련이 걸려 있다. 정자가 부채꼴 모양으로 된 것은 매우 드문 형태이며, 세부
기법 또한 정교하여 공예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관람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珠簾繡柱圍黃鵠(주렴수주위황곡)
구슬 주렴, 비단 기둥에 황곡(黃鵠)이 둘러 있고


② 錦纜牙檣起白鷗(금람아장기백구)
비단 닻줄, 상아 돛대에 백구(白鷗)가 날아 오르네.

 

【풀이】
관람정의 화려함을 표현한 구절이다. 화려한 기둥에 황금빛 고니를 수 놓고, 비단 닻줄에 상아 돛대를 단 배를 띄우니 흰 갈매기가 날아오른다고 묘사하여 관람정의 분위기가 매우 화려하고도 자연과 잘 어울린 경지임을 표현하였다.

 

본래 이 구절은 중국 당나라 두보(杜甫)의 시 ?추흥팔수(秋興八首)?70) 중 여섯째 수의 경련(頸聯) 두 구절이다.

 

【참고】
판본에 따라 ‘珠簾’이 ‘朱簾’으로, ‘黃鵠’이 ‘?鶴’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70) 杜甫, ?秋興八首?,

“(第六)瞿唐峽口曲江頭, 萬里風煙接素秋. 花?夾城通御氣, 芙蓉小苑入?愁. 珠簾繡柱圍?鵠, 錦纜牙檣起白鷗. 回首可憐歌舞地, 秦中自古帝王州.”

 

 

 

(3)                 (4)

 

③ 彩鴦靜點銀塘水(채원정점은당수)
알록달록 원앙이 고요히 은당(銀塘)의 물에 떠 있고


④ 乳燕凉飛玉宇風(유연량비옥우풍)
제비 새끼는 시원히 옥 처마의 바람타고 나네.

 

【풀이】
관람정의 은빛 물 위에 원앙이 조용히 떠 있고, 처마에 부는 바람을 타고 어린 제비가 시원히 날아 오르는 풍경을 표현하였다.

 

본래 이 구절은 중국 송나라 호숙(胡宿)의 칠언율시 ?동령관납량(洞靈觀納凉)?71) 중에서 경련(頸聯)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71) 胡宿, ?洞0觀納凉?, “秋波不動?紋融, 松月??透綺籠. 霜重井梧飜瘦碧, 雨回?藥墮?紅.

彩鴛?占銀塘水, 乳燕凉飛玉宇風. ?酒易銷殘夢斷, 却疑身在廣寒宮.”

 

* 鴛鴦  .[元 + 鳥 ↓]

 

 

(5)                    (6)

 

⑤ 橋轉彩虹當綺殿(교전채홍당기전)
다리를 돌아드니 채색 무지개가 화려한 전각과 마주했고

 

⑥ 艦浮花?近蓬萊(함부화익근봉래)
배를 띄우니 화려한 익수(?首)72)가 봉래산에 가까워지네.

 

【풀이】
위 구절은 관람정에 화려한 무지개 다리를 놓아 화려한 전각과 마주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아래 구절은 큰 배가 연못에 떠 있는데 마치 신선 세계인 봉래산을 향하는 듯함을 표현한 것이다.

 

본래 이 구절은 중국 당나라 이신(李紳)의 칠언율시 ?억춘일태액지정동후대(憶春日太液池亭東候對)?73) 중의 함련 두 구절이다.

 

【참고】
관람정이 호리병 모양을 하고 중간에 주교(舟橋: 배다리)를 설치하였을 때 주련을 만든 듯하다. 일제시대가 되어 관람정 연못을 한반도 모양으로 만들어 ‘반도지(半島池)’라 부르고 다리 또한 철거하였다고 하는데, 반도지는 좋은 명칭이 아니므로 ‘관람정지(觀纜亭池)’나 ‘관람정 연못’으로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72) 익수(?首): 익조(?鳥)라는 새는 바람의 방향을 잘 알기 때문에 이 새의 모양을 돛대 머리나 뱃머리에 조각하였다. 그래서 익수는 뱃머리라는 뜻으로 쓰인다.
73) 李紳, ?憶春日太液池亭東候對?, “宮鶯報曉瑞烟開, 三島0禽拂水?. 橋轉彩虹當綺殿, 艦浮花?近蓬萊. 草承香輦王孫長, 桃艶仙顔阿母栽. 簪筆此時方侍從, 却思金馬笑鄒枚.”

 

 

(3) 현재의 주련 배열

 

 

 

 

 

10. 청심정(淸心亭)

 

【연혁】
존덕정 뒤쪽 산 중턱에 지은 네모난 정자이다. 1688(숙종14년)에 천수정(淺愁亭) 터에 청심정을 짓고, 그 앞의 바위를 네모나게 파서 ‘빙옥지(氷玉池)’를 만들어 두었다. 현재 청심정의 현판은 걸려 있지 않고 네 기둥에 주련이 걸려 있다.

 

 

<청심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松排山面千重翠(송배산면천중취)
산허리에 늘어선 솔은 천겹으로 푸르고


② 月點波心一顆珠(월점파심일과주)
물 속에 비친 달은 한 덩이 구슬이런가.

 

【풀이】
청심정이 위치한 공간을 표현한 구절이다. 위 구절은 산중턱에 청심정이 위치하여 주위에 소나무가 무성함을 설명한 것이고, 아래 구절은 정자 앞에 놓인 네모난 돌연못인 ‘빙옥지(氷玉池)’의 물속에 달이 비친 청정한 분위기를 표현한 것이다.
이 구절은 본래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칠언율시 ?춘제호상(春題湖上)?74)의 함련 두 구절을 딴 것이다.

 

【참고】
빙옥지(氷玉池)는 청심정 앞에 있는 인공 연못이다. 돌을 네모나게 파서 물확을 만들고 옆에는 따로 돌거북을 만들어 물에 들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74) 白居易, ?春題湖上?, “湖上春來似?圖, 亂峯圍繞水平鋪. 松排山面千重翠, 月點波心一顆珠. 碧?線頭抽早稻, ?羅裙帶展新蒲. 未能抛得杭州去, 一半勾留是此湖.”

 

 

 

(3)                      (4)

 

③ 巖桂高凝仙掌露(암계고응선장로)
바위의 계수나무에는 높이 선장(仙掌)75)의 이슬이 맺히고


④ ?蘭淸暎玉壺氷(원란청영옥호빙)
동산의 난초엔 맑게 옥병의 얼음이 비치네.

 

【풀이】
위 구절은 청심정 주위 바위에 자라는 계수나무에 신선의 이슬이 맺혀, 이 이슬을 먹으면 정자의 주인 또한 신선이 될 수 있다는 암시를 한 것이다. 아래 구절은 정자 주인의 정신세계가 높고 맑음을 ‘난(蘭)’과 ‘옥호빙(玉壺氷)’이란 시어를 빌려 표현한 것이다.

옥호빙(玉壺氷)이란 옥병 속의 얼음이란 뜻으로 정신세계가 깨끗함을 상징하는 말이다.

 

75) 선장(仙掌) : 한무제가 신선이 되고자 건장궁(建章宮)에 신선의 동상을 만들고 손바닥에 쟁반을 받쳐 이슬을 받게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는 계수나무 잎에 맺힌 이슬을 신선의 이슬로 미화한 것이다.

 

 

 

(3) 현재의 주련 배열

 

 

 

11. 취한정(翠寒亭)

 

【연혁】
옥류천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목, 소요정 아래에 있는 정자이다. 창건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숙종 이전부터 독서와 휴식의 공간으로 사용된 듯하다. 8개의 사각 기둥에 본래 12개의 주련이 걸려 있었으나, 현재 1개가 누락되어 11개만이 걸려 있다.

 

 

<취한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一庭花影春留月(일정화영춘류월)
온 뜨락의 꽃그림자 봄은 달을 붙잡고


② 滿院松聲夜聽濤(만원송성야청도)
집안 가득 솔바람소리 밤에 파도소리 듣는 듯.

 

【풀이】
취한정의 탈속한 분위기를 묘사한 구절이다. 위 구절은 봄이 되어 온 뜨락 가득한 꽃그림자에 달이 넋을 빼앗겨 머무르는 듯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묘사하였고, 아래 구절은 무성한 소나무밭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마치 밤에 파도소리를 듣는 듯한 청각적 운치를 표현하였다. 솔바람 소리를 파도 소리로 비유하는 것은 한시의 관습
중 하나이다.

 

 

 

(3)                    (4)

 

③ 九天露湛金盤重(구천로담금반중)
구천(九天)76)의 이슬이 짙어 금반이 무겁고

 

④ 五色雲垂翠盖凝(오색운수취개응)
오색의 구름이 드리워 푸른 지붕을 감싸네.

 

【풀이】
위 구절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이 매우 짙어 취한정 지붕의 금반(金盤: 이슬을 받는 금속 쟁반)이 무거워질 정도로 이곳의 분위기가 매우 그윽함을 표현한 것이다.
아래 구절은 오색의 찬란한 구름이 푸른 지붕을 감싸 마치 선경인양 착각할 정도임을 묘사하였다.

 

76) 구천(九天) : 하늘을 총 아홉 구역으로 나눈 것.

중앙은 균천(均天), 동쪽은 창천(蒼天), 북동쪽은 변천(變天), 북쪽은 현천(玄天), 북서쪽은 유천(幽天), 서쪽은 호천(昊天), 남서쪽은 주천(朱天), 남쪽은 염천(炎天), 남동쪽은 양천(陽天)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하늘을 뜻한다.

 

 

 

(5)                   (6)

 

⑤ 寶扇初開移玉座(보선초개이옥좌)
화려한 부채 막 펼쳐 옥좌(玉座)를 옮기시니


⑥ 華燈錯出暎朱塵(화등착출영주진)
꽃 등불이 어지러이 붉은 장막을 비추누나.

 

【풀이】
임금이 이곳에 유람을 나오는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위 구절은 보선(寶扇: 부채 모양의 의장용구)이 처음 움직여 임금이 좌석을 이곳으로 옮기려 함을 묘사하였고, 이어 화려한 등불이 여기저기서 붉은 장막을 환히 밝힘을 표현하였다.


위 시는 본래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의 칠언율시 ?상원종가지집희관차충경운(上元從駕至集禧觀次沖卿韻)?77)의 함련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77) 王安石, ?上元從駕至集禧觀次沖卿韻?,

“昭陵持?從游人, 更見熙?第四春. 寶扇初開移玉座, 華燈錯出映朱塵. 樓前時看新歌舞, 仗外還如舊?巡. 投老逢時追?事, 却含愁思度天津.”

 

 

 

(7)                     (8)

 

⑦ 鸞輿逈出千門柳(난여형출천문류)
난여(鸞輿)가 멀리 일천 대문의 버들을 지나서 나와


⑧ 閣道廻看上苑花(각도회간상원화)
각도(閣道)에서 고개돌려 상원(上苑)의 꽃을 바라보네.

 

【풀이】
임금의 수레가 지나오는 광경과 취한정에 도착한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위 구절은 난여(鸞輿: 난새방울을 단 천자의 수레.)가 번화한 도성의 수천 대문의 버들을 지나 멀리까지 나옴을 묘사하였고, 아래 구절은 정자에 도착하여 각도(閣道: 누각 사이에 상하로 가설한 겹 통로)의 통로에서 상원(上苑: 임금의 정원)을 바라보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조선에서 상원(上苑)이라 하면 전통적으로 창덕궁 후원을 가리켰으므로 취한정이 창덕궁 후원 깊숙이 자리한 것과 잘 부합된다.

 

이 구절은 본래 당나라 왕유(王維)의 칠언율시 ?봉화성제종봉래향흥경각도중유춘우중춘망지작응제(奉和聖製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78)의 함련 두구절을 따온 것이다.

 

78) 王維, ?奉和聖製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

“渭水自?秦塞曲, ?山舊繞漢宮斜. ?輿逈出千門柳, 閣道廻看上苑花. 雲裏帝城雙?闕, 雨中春樹萬人家. ?乘陽氣行時令, 不是宸遊玩物華.”

 

 

 

(9)                   (10)

 

⑨ 種成和露桃千樹(종성화로도천수)
이슬 머금은 천 그루 복숭아를 심어 놓고


⑩ 借與摩?鶴數群(차여마소학수군)
하늘 높이 나는 학 여러 마리에 내어 주었네.

 

【풀이】
취한정 주위에 촉촉이 이슬 머금은 천 그루의 복숭아를 심어 놓았다가, 하늘의 여러 마리 학에게 자리를 빌려주어 놀게 하였음을 표현한 것이다. 복숭아는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처럼 속세를 떠난 지경을 의미하는 용어이고, 학은 신선과 노니는 동물이다. 실제 이러한 풍경이 있었다기보다는 작자의 심경이
탈속한 경지임을 은유한 것이다.

 

이 구절은 본래 원나라 우집(虞集)의 칠언율시 ?선유도사여수운위종주계여은사구득화산하황모강일곡규작단실희이부지불각오수(仙遊道士余岫雲爲從珠谿余隱士求得華山下?茅岡一曲規作丹室喜而賦之不覺五首)?79) 중에서 경련의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79) 虞集, ?仙遊道士余岫雲爲從珠谿余隱士求得華山下?茅岡一曲規作丹室喜而賦之不覺五首?

(『道園學古?』 권29),
“茅岡初割一溪雲, 元契華陽舊?文. 謁簡自題香案吏, 封章先報大茅君. 種成和露桃千樹, 借與摩?鶴數?. 便是宸淸?洞”, 不煩夢想託紛?.”

 

 

 

(11)

 

⑪ 拂水柳花千萬點(불수유화천만점)
물을 스치며 버들개지 천만 송이가 피었고

 

【풀이】
이 구절은 취한정 주변의 정취를 읊은 것이다. 물 위를 스치는 수 많은 버들개지와 수풀 저편에서 이따금 들리는 꾀꼬리소리는 초봄의 한가로운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본래 이 구절은 당나라 원진(元?)의 칠언율시 ?과양양루정상부주엄사공루재강릉절도사댁북우(過襄陽樓呈上”主嚴司空樓在江陵節度使宅北隅)?80) 중에서 함련의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참고】
현재는 뒷 구절이 분실되고 한 짝만 남아 있다. 분실된 뒷 구절은 다음과 같다.

 

◎ 隔林鶯舌兩三聲(격림앵설양삼성)
수풀 너머 꾀꼬리가 두세 마디 우는도다.

 

1957년에 작성된 『各宮柱聯調書』(장서각 소장)라는 책에도 이미 한 짝이 분실된 것으로 파악되어 있다.

 

80) 元?, ?過襄陽樓呈上”主嚴司空樓在江陵節度使宅北隅?(『元氏長慶集』 권18),

“襄陽樓下樹陰成, 荷葉如錢水面平. 拂水柳花千萬點, 隔林鶯舌兩三聲. 有時水畔看雲立, ?日樓前信馬行. 早?暫?王粲上, 庾公應待月分明.”

 

 

(3) 현재의 주련 배열

 

 

 

 

12. 소요정(逍遙亭)

 

【연혁】
취한정 위에 옥류천 폭포 곁에 서 있는 네모난 정자이다. 『궁궐지』에 따르면 “1636(인조14)년 이 정자를 세우고, 처음에 탄서정(歎逝亭)이라 하였다가 후에 소요정으로 고쳤다. 수목이 울창하여 그림자기 오솔길을 덮었다.”81)고 하였다. 상림삼정(上林三亭, 태극정, 청의정, 소요정)의 하나이다. 기둥에 주련이 4개 걸려 있다.

 

81)『宮闕志』, “仁祖十四年丙子建, 初號歎逝亭, 後改今名, 樹木?鬱, 淸陰滿逕.”

 

 

 

<소요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一院有花春晝永(일원유화춘주영)
온 정원에 꽃이 피어 봄날은 긴데


② 八方無事詔書稀(팔방무사조서희)
팔방(八方)이 태평하니 임금의 조서도 드물어라.

 

【풀이】
이 구절은 소요정(逍遙亭)의 ‘逍遙’란 이름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다. 온 정원에 꽃이 피어 봄날이 한가롭고, 천하도 무사태평하여 임금이 문서도 바삐 낼 필요가 없어 이곳에 와서 한가로이 소요할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본래 이 구절은 송나라 이방(李昉)의 칠언율시 ?금림춘직(禁林春直)?82) 중에서 함련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이 시 또한 궁중에서 봄날 숙직하면서 봄날이 한가롭고 팔방이 무사한 것이 임금의 은택이라는 의미로 찬송하였다.

 

82) 李昉, ?禁林春直?(『瀛奎律髓』 권5),

“疎簾搖曳日輝輝, 直閣深嚴半掩扉. 一院有花春晝永, 八方無事詔書稀. 樹頭百?鶯鶯語, 梁上新來燕燕飛.

豈合此身居此地, 妨賢尸?自知非.”

 

 

 

(3)                (4)

 

③ 露氣曉連靑桂月(노기효련청계월)
이슬 기운은 새벽이 되어 청계(靑桂)83)의 달에 이어지고


④ ?聲遙在紫薇天(패성요재자미천)
패옥소리 아스라히 자미(紫薇)84)의 하늘에서 들리도다.

 

【풀이】
새벽의 이슬 기운이 달빛과 찬란히 어울리고, 멀리 하늘에서는 패옥소리가 은은히 울리는 듯한 소요정의 새벽 분위기를 묘사하였다. 이 정자의 그윽한 정취가 이 정자에 앉아 있는 사람의 정신세계와 잘 어울려 지극히 청정한 경지에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83) 청계(靑桂) : 달 속에 산다는 푸른 계수나무. 달을 상징함.
84) 자미(紫薇) : 자미원(紫微垣)을 가리킴. 薇는 微와 통해 씀. 고대 중국의 천문학에서 대표적 별자리를 삼원
(三垣 : 紫微垣, 太微垣, 天市垣)으로 일컬었는데, 그 중에 자미원은 북극성의 북쪽에 위치하여 천제(天帝)가 거처하는 곳이라 하여 매우 중시하였음. 자미궁(紫微宮)이라고도 함.

 

 

(3) 현재의 주련 배열

 

 

 

 

 

13. 태극정(太極亭)

 

【연혁】
소요정 위쪽 청의정 동쪽에 있는 네모난 정자이다. 본래 이름은 운영정(雲影亭)이었는데, 1636(인조14)년에 다시 짓고 이름도 바꾸었다. 상림삼정(上林三亭, 태극정, 청의정, 소요정)의 하나이다. 기둥에 주련이 4개 걸려 있다.

 

 

<태극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隔窓雲霧生衣上(격창운무생의상)
창 밖의 운무(雲霧)는 옷 위에서 피어오르고


② 捲?山川入鏡中(권만산천입경중)
휘장을 걷자 산천이 거울 속으로 들어오네.

 

【풀이】
태극정이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권역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서, 창밖의 운무가 방안 사람의 옷 위에서 피어날 정도로 짙으며, 휘장을 걷어올리자 사방의 경치가 비로소 거울에 비치는 광경을 묘사하였다.

 

이 구절은 본래 당나라 왕유(王維)의 칠언율시 ?칙차기왕구성궁피서(?借岐王九成宮避暑)?85) 중에서 함련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뒤 구 중 ‘山川’은 원시에서는 ‘山泉’으로 되어 있는데 필사자가 잘못 쓴 듯하다. 왕유는 기왕(岐王: 당현종의 형)을 보좌하여 구성궁(九成宮)에서 피서하면서 구성궁 주위의 빼어난 풍경을 읊었다.

 

85) 王維, ??借岐王九成宮避暑?(『唐音』 권5),

“帝子遠辭丹鳳闕, 天書遙借翠微宮. 隔窓雲霧生衣上, ??山泉入鏡. 林下水聲喧語笑, 巖前樹色隱房?. 仙家未必能勝此, 何處吹簫向碧空.”

 

 

 

(3)                      (4)

 

 

③ 花裏簾?晴放燕(화리염롱청방연)
꽃 속이라, 주렴 창밖에 비 개자 제비 날고


④ 柳邊樓閣曉聞鶯(유변누각효문앵)
버들 곁이라, 누각에선 새벽녘에 꾀꼬리 소리 들리네.

 

【풀이】
태극정 주위의 한가롭고 조화로운 정취를 표현하였다. 봄날 비가 그치자 꽃이 만발한 창밖으로 제비가 날아다니고, 버들 우거진 누각에서 새벽녘 꾀꼬리 소리를 듣는다 하여, 만물이 각기 천리(天理)대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정취를 느끼도록 표현하였다.

 

본래 이 구절은 청나라 진굉모(陳宏謀)86)의 칠언절구 ?소원(小園)?87) 중에서 후반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86) 진굉모(陳宏謀) : 자는 여자(汝咨), 호는 용문(榕門), 광서(廣西) 임계(臨桂) 사람. 벼슬이 동각대학사(東閣大學士)에 올랐다. 시호는 문공(文恭). 저서에 『배원당집(培遠堂集)』이 있다.
87) 陳宏謀, ?小園?(『隨園詩話·正文』 권11),

“小園半畝寄西城, 每到春深信有情. 花裏簾?晴放燕, 柳邊樓閣曉聞鶯.”

 

 

(3) 현재의 주련 배열

 

 

 

 

14. 청의정(淸?亭)

 

【연혁】
옥류천의 태극정 서쪽 사각 연못 속에 지은 초가지붕의 정자이다. 1636(인조14년) 건립되었다. 네모꼴의 기단에 둥근 지붕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에 근거한 것이다. 예로부터 임금이 정자 주위의 논에 손수 벼를 심고, 그 볏짚으로 지붕을 이어서 농사의 막중함을 일깨웠다고 한다.

상림삼정(上林三亭 : 태극정, 청의정, 소요정)의 하나이다. 기둥에 주련이 4개 걸려 있다.

 

 

<청의정 전경>

 

 

(1) 주련 사진

(2) 주련 해석

 

 

(1)                (2)

 

① 僊露長凝瑤艸碧(선로장응요초벽)
신선의 이슬은 길이 요초(瑤艸)에 푸르게 맺혔고


② 彩雲深?玉芝鮮(채운심호옥지선)
채색구름은 깊이 옥지(玉芝)를 곱게 감쌌네.

 

【풀이】
청의정의 맑은 풍경을 묘사하였다. 옥같은 풀잎에 이슬이 늘 맺혀 있고, 옥같은 지초(芝草)에 채색 구름이 깊이 감싼 풍경은 이곳이 마치 신선들이 사는 곳인양 속세로부터 신비롭게 보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요초(瑤艸)’와 ‘옥지(玉芝)’는 분위기를 돋우는 시어로서 잘 사용되었다.

 

 

 

(3)                (4)

 

③ 魚躍文波時撥剌(어약문파시발랄)
물고기는 물위에 뛰어 때로 찰랑거리고


④ 鶯留深樹久俳?(앵류심수구배회)
꾀꼬리는 짙은 나무에 들어 오래 머무네.

 

【풀이】
청의정 주위의 연못에 물고기가 첨벙 뛰어오르고 꾀꼬리기 나무 속에서 오래 머무는 광경을 묘사함으로써 정자에서 즐기는 사람과 주위의 사물이 조금도 거리낌없이 어울리는 자연합일(自然合一)의 경지를 능숙하게 묘사하였다.

 

발랄(撥剌)은 물고기가 꼬리로 물을 치는 의성어이고, 배회(俳?)는 서성거리는 모습을 형용한 의태어이다. 두 개의 첩어(疊語)로서 선명한 대비의 효과를 이루었다.

 

이 구절은 본래 송나라 인종(仁宗)의 칠언율시 ?상화조어어제(賞花釣魚御製)?88) 중에서 경련의 두 구절을 따온 것이다.

 

【특기사항】
1957년에 작성된 『각궁주련조서(各宮柱聯調書)』(장서각 소장)라는 책에는 청의정의 주련을 김가진(金嘉鎭)89)이 쓴 것으로 되어 있다.

 

88) 宋 仁宗, ?賞花釣魚御製?(『瀛奎律髓』권5), “晴旭輝輝苑?開, ??花氣好風來. 游絲?絮?行仗, 墮蘂飄香入酒杯. 魚躍文波時撥刺, 鶯留深樹久徘徊. ?春朝野方無事, 故許游觀近侍陪.”
89) 김가진(金嘉鎭: 1846~1922) : 본관은 안동, 호는 동농(東農). 1886년 정시문과에 급제, 주일본판사대신(駐日本辦事大臣)으로 수년간 일본 동경에 주재하였고, 귀국하여 벼슬이 농상공부대신(農商工部大臣)에 이르렀다.

 

 

(3) 현재의 주련 배열

 

 

 

 

 

출처 :

문화재청

 

 

 

 

 

 

 

출처 :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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