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의 효능과 가치 -형질(形質)

2019. 11. 26. 01:50글씨쓰기


p362-364 서예의 효능과 가치 -형질(形質)|서예통론

하전 | 조회 86 |추천 0 |2016.03.20. 23:36 http://cafe.daum.net/bbhy0003/S1GN/66 




p362-364

형질(形質)


형질이란 말은 『서보』에서 손과정이

“정자는 점획이 형질이 되고 초서는 점획이 성정(性情)이 된다”

라고 한데서 나오는 말이다.

앞에서 글씨는 신채(神彩) 다음에 형질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형질은 글자의 형체(形體)인

구체적인 점획의 장단(長短). 대소고하(大小高下).

출입(出入). 다과(多寡) 등의

분포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사리 볼 성질의 것은 아니다.

다만 신채가 전체에 흐르는

장법의 기만(氣滿) 같은 정신적인 것이라면

형질은 간가(間架)의 치밀이나

질감 같은 다분히 육안적(肉眼的)이란

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조맹부는 「난정십삼발(蘭亭十三跋)」에서

“결자(結字)는 시대에 따라 유전(流傳)하지만

용필은 천고(千古)에 바뀌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결자는 무척이나 미묘한 매력을 지녔다.

잘 쓴 글씨는 잘 쓴 대로

못 쓴 것은 못 쓴 대로 한 몫을 한다.

한 스승한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입문하여

거의 같은 시간을 배워도

얼마 안가서 서로 다른 글씨체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전문가의 위치에서는

결구를 대하면 대할수록 어려워진다.

그 이유는 결구에 매우 정미한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당대(唐代) 때부터 구궁격(九宮格) 내지는

구구팔십일궁격(九九八十一宮格)을 만들어 쓴 것에서

그 고심의 흔적을 접할 수 있다.

전. 예. 해. 행. 초. 한글 어느 것을 막론하고

정미하지 않은 것은 없다.

형질은 또 결구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법칙을 깨닫고 난 후에

표현되는 질감을 말하는 것도 된다.

손과정은 『서보』에서

“처음 분포(分布)를 배울 때는 단지 평정을 구하고,

이미 평정을 구하면 험절(險絶)을 힘써 추구하고,

이미 험절을 할 수 있으면 다시 평정으로 돌아가라.

처음의 평정은 미치지 못함이요,

험절은 지나침이요,

후의 평정은 미치지 못함과 지나침을 융화(融和)하여

꿰뚫어 체회(體會)함이니, 그렇게 되면

사람과 글씨가 같이 무르익을 무렵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마지막 평정의 단계가 곧

형질의 질감 문제가 성숙되었다 할 수 있는

숙이생(熟而生)의 경지이다.

이 정도에 이르면 간가(間架), 분포(分布)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으로서

‘무법(無法)이 법’의

경지이다.

마치 망백인(望百老人)이 동자체(童子體)를 쓰는 것 같은

천진난만(天眞爛漫)과 같은 것이다.

그 경지는 해탈한 마음이 아닌 의욕만 가지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글씨를 써서 어느 수준에 가면

자신의 정도에서 더 잘 쓸래야 잘 쓸 수도 없고

못 쓸래야 못 쓸 수도 없는 지경에 달한다.

자신의 지금의 정도를 탈피하는 것이

곧 형질(形質)의 깨달음이다.

소동파(蘇東坡)는

「논서(論書)」에서

“무릇 세상이 귀히 여기는 바는 그 어려움이 있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진서(眞書)는 표양(飄揚)하기가 어렵고,

초서는 엄중(嚴重)하기가 어렵고

대자는 밀(密)하게 하여 간살이 없든 듯 하기 어렵고,

소자는 넓은 듯

남음이 있는 것 같이 하기가 어렵다”라고 하였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청련화(靑蓮花)가 피는 경지라면

역사에 남을 명가의 탄생인 것이다.



기만(氣滿) ; 정기(精氣), 생기(生氣), 기력(氣力) 따위가 가득함 ?

간가(間架) : 글씨의 짜임새

육안적(肉眼的) ; 눈으로 보는 표면적인 안식(眼識)


조맹부(1254-1322) ; 자는 자양(子昻) 호는 집현(집현(集賢).송설도인(松雪道人).

                               서화와 시문에 뛰어나서

                               원나라의 사대가(四大家)의 한 사람


융화(融和) ; 서로 어울려 갈등이 없이 화목하게 됨

체회(體會) : 경험하여 알다

숙이생(熟而生) ; 정통하게 하여 새로운 것을 탄생시킴 ?

무법(無法) ; 법이 없음

망백노인(望百老人) ;나이 아흔한 살인 노인

동자체(童子體) ; 달필한 서가가 어린아이가 쓴 것과

                         같이 천진난만하게 쓴 글씨체

천진난만(天眞爛漫) ; 말이나 행동에 아무런 꾸밈이 없이 그대로

                               나타날 만큼 순진하고 천진함

형질(形質) ; 사물의 생긴 모양과 성질


소동파(蘇東坡) ; 중국 북송 때의 제 1의 시인.

                      “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고 해

                         초유의 필화사건을 일으켰다.

                         당시(唐詩)가 서정적인 데 대하여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

                         대표적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진서(眞書) ; 해서체. 정자체

표양(飄揚) ; 휘날리다. 나부끼다

엄중(嚴重) ; 말, 태도, 규칙 따위가 매우 엄하고 철저하다

밀(密) ; 빈틈없이 꼼꼼하다

청련화(靑蓮花) ; 관세음보살의 눈에서 나왔다는

                         다라보살(多羅菩薩)이

                         청백색의 아름다운 여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청련화(靑蓮花)를 쥔 양손은 합장하고,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썼으며

                         넓은 눈으로 중생을 돌아본다고 하는데

                         이 다라보살이 들고 있던 꽃을 말하는 것 같다. ?

간살 ; 일정한 간격으로 어떤 건물이나 물건에 사이를 갈라서 나누는 살


참고서적; <<서예통론>> 선주선 저, 원광출판국, 바이뚜, 인터넷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