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6. 13:14ㆍ율려 이야기
스트라빈스키 ‘불새’(Stravinsky, The Firebird) ├☆―…뮤직감상실
스트라빈스키 ‘불새’(Stravinsky, The Firebird)발레,뮤지컬
Stravinsky, The Firebird
스트라빈스키 ‘불새’
Igor Stravinsky
1882-1971
Firebird: Diana Vishneva
Ivan: Andrei G. Yakovlev
Princess: Yana Serebriakova
Kashchei: Vladimir Ponomarev
Kirov Ballet
Orchestra and Chorus of the Mariinsky Theatre
Kirov Ballet 2002 - Stravinsky, The Firebird
위 공연은 2002년 12월 키로프 발레단(현재는 마린스키 발레단으로 이름을 바꾸었음)이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올린 ‘The Kirov Celebrates Nijinsky(키로프 발레단 니진스키를 기념하다)’란 프로그램 중의 하나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베버의 <장미의 정령>, 보로딘의 <이고르 왕자> 중 ‘폴로브치안 댄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가 공연되었습니다. 모두 미하일 포킨이 안무를 맡았고, 전설적인 무용수 니진스키가 출연한 작품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5분 가까이 오케스트라가 도입부를 연주하다 무대가 비춰지고 발레가 시작되는데, 저처럼 지루하게 느끼시면 화면 하단 플레이어 콘트롤 바를 움직여 건너뛰어 감상하시기를.^^_라라와복래
스트라빈스키는 1909년 <불새>의 전체적인 얼개를 구상한 뒤 작곡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작곡을 마치고 총보를 완성한 뒤 4월경 발레뤼스(러시아 발레단)의 댜길레프(Sergei Dyaghilev, 1872-1929)가 머물고 있는 파리로 악보를 보냈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스트라빈스키의 것이 아니라 러시아 발레단의 안무가인 미하일 포킨(Michel Fokine, 1880-1942)의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다.
포킨은 다양한 러시아의 동화와 민담을 수집하여 황금빛 날개를 가진 불새가 마법의 깃털로 이반 왕자를 돕는다는 동슬라브 지방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쁜 마법사 카슈체이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아름다운 공주를 구출한다는 스토리로 재창작했다. 포킨으로부터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을 발레에 어떻게 맞추는가를 배웠지만 음악이 발레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그의 관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탓인지 훗날 <페트루슈카>의 대성공 이후 자신의 의견에 힘이 실리게 되자 포킨과는 결별하고 만다. 작곡가는 <불새> 안무를 두고도 포킨의 오리지널 버전보다는 1945년의 발란신 버전을 더 좋아했다.
1910년 6월 25일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발레뤼스에 의해 초연된 <불새>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 스트라빈스키는 여러 차례 커튼콜을 받았다. 대위법을 사용하지 않은 채 멜로디를 집요하게 이어 나가는 모습, ‘카슈체이 왕의 지옥의 춤’에서 등장하는 격렬한 리듬의 불규칙한 향연으로부터 강렬한 색채감과 이국적인 정취를 느꼈던 파리 청중의 환호에 의해 스트라빈스키는 하루아침에 진정한 작곡가이자 시대의 스타로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
<불새> 초연이 끝난 무대 뒤에서 스트라빈스키는 댜길레프의 소개로 알게 된 드뷔시에게 자신의 <불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드뷔시는 “어디선가에서 시작해야만 한다.”라고 대답했다. 러시아에서 건너와 갑자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8세의 젊은 작곡가를 격려하기 위한 특별히 호의적인 평도 신랄한 평도 아니었다. 그러나 드뷔시의 이러한 평가는 너무나 정확했다. <불새>는 20세기 음악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시작’이자 발레음악과 민속음악에서 새로운 시대를 제창한 ‘혁명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스트라빈스키에게 행운이 뒤따랐다. 발레뤼스를 파리에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댜길레프와 포킨은 차기 발레 작품으로 <불새>를 기획했는데 이 발레를 위한 음악을 작곡해줄 작곡가 선정에 애를 먹었다. 가장 먼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제자로 프로코피예프와 미야스콥스키의 스승이기도 한 아나톨리 리아도프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그러나 <음악적 코담배갑(Musical snuffbox)>과 같은 낭만적이며 동화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던 리아도프의 음악은 스케일 크고 충격적인 효과를 원했던 댜길레프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후보로 거론된 작곡가 알렉산데르 체레프닌 또한 댜길레프의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이들 모두에게 위촉했던 것을 파기한 후 비로소 선택한 사람이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궁정 오페라 수석 베이스 가수의 아들인 스트라빈스키였다.
발레음악 <불새>는 형식과 스타일에서 러시아 오페라를 발레음악으로 번역한 작품으로 아리아 대신 독립적인 무곡을 위치시켰고 기악 인터메조를 장면과 레치타티보로 대신했다. 특히 온음계와 반음계적 스타일 사이의 드라마틱한 대비는 현실과 인간에 대한 음악적 초상인 동시에 초현실과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음악적 은유로서 글린카 이후에 탄생한 일군의 러시아 오페라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리고 동시에 <불새>는 작곡법에서 일종의 옴니버스로 당대에 존재한 모든 작곡 방식들을 고도로 연마하여 독자적인 방식으로 발현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그의 스승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1902년 작 오페라 <불멸의 카셰이>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그의 마지막 오페라인 <황금 닭>에서 느껴지는 음악적 상상력, 그로부터 전수받은 현악 글리산도(도입부) 및 기악 테크닉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모습 등이 발견된다. 아울러 ‘불새의 춤’ 장면에서 나타나듯이, 스크랴빈이 구사했던 것과 같은 무게감을 느낄 수 없는 산뜻한 화성, 그리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현란하고도 점묘적인 관악기 사용 및 라벨―그는 <불새>를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가운데 가장 좋아했다―을 연상케 하는 호른 글리산도와 저음부의 음산한 효과 등으로부터 스트라빈스키가 동시대 혹은 선배 작곡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단지 모방이 아니라 스트라빈스키의 독창적인 형식과 파격적인 내용을 위한 창조적인 밑거름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스트라빈스키 자신에게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와 같은 이행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발레음악 <불새>의 전막 내용
불멸의 마왕 카슈체이의 마법 정원에 불새가 나타난다. 불새는 마법의 나무에서 황금사과를 따먹으려고 하다가 왕자인 이반에게 사로잡힌다. 이반은 불새에게 자신이 위급할 때 도와주겠다는 약속과 이에 대한 징표로 황금 깃털 하나를 받은 뒤에 놓아준다. 불새는 날아간다.
불새와 헤어진 이반은 옛 성의 문 앞에 도착한다. 열두 명의 처녀가 공주 차레브나를 앞세운 채 등장한다. 그녀는 이반에게 그곳을 지나는 행인에게 주문을 걸어 성에 가두는 마왕 카슈체이의 성이라고 말한다. 이반과 차레브나는 눈길을 주고받으며 입을 맞추고 사랑에 빠진다. 새벽이 오고 처녀들은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차레브나 공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반은 그녀들을 따라 성으로 간다. 그가 성에 들어가자마자 종이 울리며 무시무시한 무리가 나타난다. 카슈체이가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모두가 머리를 조아린다. 카슈체이는 이반을 돌로 만들려 한다. 이반은 불새의 깃털을 꺼내 흔들어 도움을 청한다. 불새가 나타나 무리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춤추게 한다. 모두가 잠든 뒤 이반은 불새의 안내에 따라 카슈체이의 영혼이 들어 있는 알을 훔친다. 그가 알을 던져 깨트리자 카슈체이는 죽고 마법이 풀린다. 사로잡혔던 무리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차레브나 공주와 이반은 모두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다. (정준호 저, <현대 음악의 차르 스트라빈스키>에서 발췌)
발레 <불새> 공연 장면. 왕자에게 잡힌 불새는 약속의 증표로 황금 깃털을 준다.
작품의 인기에 부응하고자 작곡가는 1911년에 발레의 장면들을 떼어내어 오케스트라를 위한 연주회용 모음곡을 만들었고 유럽 각지에서 발레 이상의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이후 작곡가는 1919년과 1945년, 두 번에 걸쳐 모음곡 버전을 더 만들었는데, 오늘날 지휘자들은 총 세 개의 모음곡 버전과 오리지널 발레음악 가운데에서 자신의 취향과 관점에 따라 선택하여 연주한다.
연주시간이 50여 분에 달하는 1910년 발레 버전을 축소하여 만든 연주회용 모음곡은 버전별로 악기 편성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1911년 버전은 공주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비교적 짧고 단편적인 구성을 갖고 있는 반면, 현대에 가장 자주 연주되는 1919년 버전은 마지막에 불새의 자장가와 피날레 부분이 첨가되어 그 자체로도 스토리와 클라이맥스가 훌륭하게 전개된다. 한편 1945년 모음곡은 발레 원곡의 내용과 음악적 모티브들을 되도록 많이 담고 있다.
1911년 모음곡
도입부(카슈체이의 마법의 정원) – 불새의 애원 – 사과를 갖고 노는 공주들 – 공주들의 론도(호로보드) - 마왕 카슈체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
1919년 모음곡
도입부 – 불새의 춤 – 불새의 변주 – 공주들의 론도(호로보드) – 마왕 카슈체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 – 자장가 – 피날레
1945년 모음곡
도입부 - 불새의 춤 – 판토마임 I – 불새와 이반 왕자의 2인무 – 판토마임 II – 공주들의 론도 – 판토마임 III – 공주들의 원무(호로보드) - 마왕 카슈체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 – 자장가 – 피날레
Bolshoi Ballet 2002 - Stravinsky, The Firebird
Firebird: Nina Ananiashvili
Ivan: Andris Liepa
Princess: Ekaterina Liepa
Kashchei: Sergey Liepa
Bolshoi Ballet
Bolshoi State Academic Theatre Orchestra
Conductor: Andréy Chistiakov
Bolshoi Theatre, Moscow
2002.11
추천음반
1. 피에르 불레즈,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1910년 발레 버전, DG
2. 정명훈, 바스티유 오페라 오케스트라, 1919년 모음곡 버전, DG
3. 마리스 얀손스,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1919년 모음곡 버전, RCO
4. 파보 예르비, 파리 오케스트라, 1919년 모음곡 버전, Electric Picture (블루레이)
5. 발레리 게르기예프, 마린스키 극장, 미하일 포킨 안무, Bel Air (블루레이)
글 박제성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관현악 2013.12.27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44
2018.08.29
cafe.daum.net/BOHOSACLUB/2Bnx/3766 비영리민간단체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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