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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로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을 정복하였다.
나이가 많아 죽음의 때에 이른 여호수아는 모든 이를 한곳에
모이게 하여 약속의 땅에 대한 주님의 약속을 상기시킨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이혼에 관한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대하여,
부부는 본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이니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신다(복음).
<나는 너희 조상을 강 건너편에서 데려왔다.
나는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 약속된 땅으로 데려갔다.>
▥ 여호수아기의 말씀입니다. 24,1-13
그 무렵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스켐으로 모이게 하였다.
그가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우두머리들과 판관들과
관리들을 불러내니, 그들이 하느님 앞에 나와 섰다.
그러자 여호수아가 온 백성에게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브라함의 아버지이며 나호르의 아버지인 테라를
비롯한 너희 조상들은 강 건너편에 살면서 다른 신들을 섬겼다.
그런데 나는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건너편에서 데려다가,
온 가나안 땅을 돌아다니게 하고 그의 후손들을 번성하게 하였다.
내가 그에게 이사악을 주고, 4 이사악에게는 야곱과 에사우를 주었다.
그리고 에사우에게는 세이르 산을 주어 차지하게 하였다.
야곱과 그의 아들들은 이집트로 내려갔지만,
나는 모세와 아론을 보내어, 이집트 가운데에서
그 모든 일을 하여 그곳을 친 다음, 너희를 이끌어 내었다.
내가 너희 조상들을 이렇게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었다.
그 뒤에 너희는 바다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집트인들이
병거와 기병을 거느리고 갈대 바다까지 너희 조상들의 뒤를 쫓아왔다.
그래서 너희 조상들이 주님에게 부르짖자, 주님이 너희와 이집트인 사이에
암흑을 갖다 놓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그들을 덮쳐 버렸다.
이렇게 내가 이집트에서 한 일을 너희는 두 눈으로 보았다.
너희가 광야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뒤에,
나는 너희를 요르단 건너편에 사는 아모리인들의 땅으로 데려갔다.
그때에 그들이 너희에게 맞서 싸웠으나,
내가 그들을 너희 손에 넘겨주어, 너희가 그들의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
내가 그들을 너희 앞에서 패망시킨 것이다.
그 뒤에 모압 임금, 치포르의 아들 발락이 나서서 이스라엘에게 맞서 싸웠다.
그는 너희를 저주하려고 사람을 보내어 브오르의 아들 발라암을 불러왔다.
그러나 나는 발라암의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너희에게 축복해 주었다.
나는 이렇게 너희를 발락의 손에서 구해 주었다.
너희가 요르단을 건너서 예리코에 이르렀을 때에는, 예리코의 지주들,
곧 아모리족, 프리즈족, 가나안족, 히타이트족, 기르가스족, 히위족,
여부스족이 너희에게 맞서 싸웠다. 나는 그들도 너희 손에 넘겨주었다.
나는 또 너희보다 앞서 말벌을 보내어,
아모리족의 두 임금을 너희 앞에서 몰아내었다.
그렇게 한 것은 너희의 칼도 너희의 화살도 아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너희에게 너희가 일구지 않은 땅과
너희가 세우지 않은 성읍들을 주었다. 그래서 너희가 그 안에서 살고,
또 직접 가꾸지도 않은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3-12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읽어 보지 않았느냐?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나서,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하고 이르셨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그들이 다시 예수님께, “그렇다면 어찌하여 모세는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려라.’ 하고 명령하였습니까?” 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모든 사람이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락된 이들만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 모태에서부터 고자로 태어난 이들도 있고,
사람들 손에 고자가 된 이들도 있으며, 하늘 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이들도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부란 본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으로 둘이 아니라 한 몸이기 때문에,
사람이 함부로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군 생활을 할 때 뜻하지 않게 ‘군기 교육대’에 간 적이 있습니다.
군인들의 복무 자세를 바로잡는다는 그곳에서 저는 얼차려(기합)를 받다가
난생처음으로 체력의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그때에 저는 탈진 상태에 있으면서,
도저히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십자가의 길을 떠올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라는 언덕까지 오르실 때
세 번 쓰러지셨는데, 그 고통이 생각보다 매우 처절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 당시 군인 신학생이었던
저는 사제 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사제로 평생 살아가려면 적어도
세 번은 처절하게 쓰러지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부부 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혼인하여
가정을 일구고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을 많이 만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겪는 가운데 자신의 배우자와 도저히 함께
살 수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의 위기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곧 십자가의 길이 그렇고, 사제나 수도자의 길이 그러하듯,
부부 생활에서도 적어도 세 번은 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쓰러짐은 도저히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처절하게 다가오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이 오더라도 좌절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부르심에는 이러한 위기가 따르기 마련이고,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그러한 위기를 이겨 내며 다시 일어섭니다.
예수님께서 그러하셨고,
교회의 역사 안에서 수많은 신앙인들이 그러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한 몸이 된 부부들 또한 쓰러져도 일어서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이를 원하시고, 또한 그렇게 일어서도록 힘도 주실 것입니다.
-출처 매일 미사-
♬ 축복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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