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 염노교/적벽회고 탁본

2013. 8. 27. 13:17글씨쓰기

 

 

   오랫동안 초서를 쓰지 않다가 마침 취기를 타고 붓을 달리니 술기운이 움직여

손끝으로부터 글씨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久不作草書適乘醉走筆覺酒氣動動從指端出也)

 

- 동파취필(東坡醉筆) -

 

 

 

 

 

 

 

 

 

 

적벽회고 또는 염노교라는 제목으로 불리기도 하고

첫머리가 大江東去로 시작된다고 해서 대강동거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소동파의 시 탁본을 구입했습니다.

 

 

 

 

 

 

 

 

서예를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시의 내용에 앞서 시원스럽게 치달리는 달필의 초서에서

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는 듯 질주하는 시원스러움이 먼저 눈에 와 닿습니다.

 

회소와 장욱이 휘갈기듯이 써내려간 초서를 광초라 했는데 이 시에서 보니

소동파는 스스로 醉筆이라고 써 놓고 있어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장에서 뿐만 아니라 글씨에서도 소동파의 걸출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편의 명품 탁본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적벽회고 / 소동파

 

 

 

 

 

大江東去( 대강동거)  거대한 강 동으로 흘러

浪淘盡(량도진)  물결로 모조리 쓸어낼 듯 

千古風流人物 (천고풍류인물)  아득한 옛날을 풍미하던 인물들과 함께

故壘西邊人道是 (고루서변인도시)  옛성 서쪽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三國周郞赤壁 (삼국주랑적벽)  삼국시대 주유(周瑜)의 적벽대전 터라고

 

亂石穿空 (란석천공)  험난한 바위 절벽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고

驚濤拍岸 (경도박안)  기슭을 부숴 버릴 듯한 파도

捲起千堆雪 (권기천퇴설) 천 겹의 물보라로 휘감아 올린다

  江山如畵 (강산여화)  강산은 그림 같은데

 一時多少豪傑 (일시다소호걸)  그 시절 호걸은 몇몇이었던가!

 

 

 遙想公瑾當年 (요상공근당년)  아득히 당시의 주유(周瑜)를 떠올리니

小喬初嫁了 (소교초가료)  소교가 처음 시집왔을 때

雄姿英發 (웅자영발)  영웅의 풍채 당당했었네

羽扇綸巾談笑間 (우선윤건담소간)  하얀 깃털 부채에 윤건 쓴 제갈량과 담소하는 사이

强虜灰飛煙滅 (강로회비연멸)  강력한 조조의 군대는 재되어 날고 연기처럼 사라졌네

 

 

 

 

 

 

 

 

                                         

故國神游 (고국신유) 적벽을 거닐며 옛일을 회상하노라니

多情應笑我 (다정응소아) 정이 많은 내가 참으로 우습구나

早生華髮 (조생화발) 이렇게 일찍 머리 세어버린 내 모습

人生如夢 (인생여몽) 인생은 꿈과 같은 것

一尊還江月(일준환뢰강월) 한잔 술을 들어 강물 속의 달님에게 부어 주노라

 

소동파의 대표작 적벽부를 압축해 놓은 듯한 시입니다.

워낙 유명한 사람의 명시이다 보니 노래로도 불리워지기도 한답니다.

 

 

 

 

 

 

 

起.

大江東去,浪淘盡,千古風流人物。            (13字)

故壘西邊,人道是,三國周郞赤壁。            (13字)

 

거대한 강 동으로 흘러 물결로 모조리 쓸어낼 듯
역사를 주름잡는  영웅들
옛 보루의 서쪽 사람들은 얘기하지,
삼국시대 주유의 적벽이라고.

 

 

承.

亂石穿空,驚濤拍岸,捲起千堆雪。            (13字)

江山如畵,一時多少豪傑。                        (10字)

 

사방으로 뻗은 바위 구름을 찢고
성난 파도 강둑을 할키며
거대한 눈덩이를 말아 올린다.
강산은 그림같건만 피고 진 호걸들 얼마나 많았던가!

 

 

轉.

遙想公瑾當年,小喬初嫁了,雄姿英發。     (15字)

羽扇綸巾,談笑間,檣櫓灰飛煙滅。            (13字)

 

뒤 짚어보면 당시 주유는 소교와 막 결혼한 상태에서
영웅의 모습과 지략을 뽐내었지.
선비 차림의 제갈량과 담소하는 사이에
조조의 군대 돛대와 노는 재로 날고 연기로 없어졌도다.

 

 

 

結.

故國神遊,多情應笑我,早生華髮。                     (13字)

人生如夢,一尊還江月                                    (10字) = 도합 100字

 

고향으로 마음을 내달리면
다정한 사람은 마땅히 웃으리라.
벌써 백발이 났는가고, 인간세상이 꿈과 같으니,
또다시 한잔 술을 강물 속 달님에게 붓노라

 

 

 

 

 

 

 

 

 

다음 블로그 <무릉도원> 도원장 님의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