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의 안개비(廬山煙雨) 外/소동파

2013. 8. 27. 13:57

 

 

 

여산의 안개비(廬山煙雨) / 소동파(蘇東坡) 1036~1101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여

未到千般恨不消 (미도천반한불소가보지 못했을 땐 천만가지 한이더니

到得還來無別事 (도득환래무별사와서 보니 도리어 별다른 것은 없고

廬山煙雨浙江潮 (여산연우절강조여산의 안개비와 절강의 물결이었네.

 

 

<불꽃 속에 핀 연꽃>

 

    당송 8대가의 한사람인 소동파는 처음에는 불교를 우습게 알았었다. 소동파가 호북성 형양 태수로 있을 때 옥천사의 승호(承浩)선사를 찾아가니 선사가 물었다.

존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나는 칭() 가라 합니다.

어떻게 되신다고요?

나는 세상의 선지식을 저울질하는 칭()가란 말이요!

 

    이에 승호선사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갑자가 "하고 할()을 하며 말했다.

그러면 방금 이 소리는 몇 근이나 되는가?

 

    소동파는 할 말을 잃었다. 이에 소동파는 승호선사에게 선()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그런 후 그는 많은 고승들을 방문하면서 법문을 듣고 선지(禪旨)를 익혔다.

한번은 황룡혜남 스님의 법제자인 동림상총(東林常聰) 선사를 찾아가 법문을 청했더니, 우주 만상이 모두 법을 설하고 있으니 무정설법(無情說法)을 들으라는 말씀을 하였다.

 

    마침 절을 나와 돌아오는데 골짜기 계곡 밑을 지나자 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세차게 들렸다. 전날 밤에 비가 와서 물이 불어 폭포의 물이 더욱 세차게 흘렀던 것이다. 순간 소동파는 깨달았고 오도송을 지었다.

 

溪聲便是廣長舌 (계성변시광장설개울 물소리는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산 빛이 어찌 청정한 몸이 아니랴.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어젯밤 다가온 무량한 이 소식을

他日如何擧似人 (타일여하거사인어떻게 그대에게 설명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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