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7. 14:23ㆍ경전 이야기
1. 무량수경의 편찬과 구성
장휘옥 著/불교시대사/자료입력:김수남
무량수경의 편찬과 번역
<무량수경>은 현재 완본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산스크리트본과 티벳어역 및 다섯 종류의 한역(漢譯) 등 모두 일곱 종류가 있으며, 이외에 코탄어역·위글어역·서하어역의 단편(斷片)도 발견되었다.
영역(英譯)으로는 1894년에 영국의 막스 뮐러(F. Max Muller)가 산스크리트본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 <동방성서(東方聖書, Sacred Books of the East)> 제 49권에 수록되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산스크리트본에 의하면, 이 경의 이름은 '극락의 장엄(極樂의 莊嚴)'이라 되어 있고, 티벳역의 경명은 '성무량광장엄(聖無量光莊嚴) 이라 부르는 대장경'이라 되어 있다.
한역은 다섯 종이 있지만 원래는 12종의 번역이 있었다고 하는데 예로부터 오존칠결(五存七缺)이라 불렀다.
12종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①<무량수경>2권, 안세고역(安世高, 後漢, 148년) 결본.
②<무량청정평등각경>4권, 지루가참역(支婁迦讖, 후한, 147~186년)현존.
③<아미타삼야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 2권, 지겸역(支謙, 吳, 223~228년) 현존.
④<무량수경>2권, 강승개역(康僧鎧, 曺魏, 252년) 현존.
⑤<무량청정평등각경>2권, 백연역(白延 혹은 帛延, 曺魏, 258년) 결본.
⑥<무량수경>2권, 축법호역(竺法護, 西晋, 308년) 결본.
⑦<무량수지진등정각경>2권, 축법력역(竺法力, 東晋, 308년) 결본
⑧<신무량수경> 2권, 불타발타라역(佛陀跋陀羅, 劉宋, 421년) 결본.
⑨<신무량수경>2권, 보운역(寶雲, 劉宋 421년) 결본.
⑩<신무량수경> 2권, 담마밀다역(曇摩蜜多, 유송, 424~441년) 결본
⑪<무량수여래회>2권 (<대보적경> 권 17·18에 수록), 보리류지역(菩提流支, 唐, 706~713년) 현존.
⑫<대승무량수장엄경>3권, 법현역(法賢, 趙宋, 991년) 현존. 당나라 지승(智昇)이 730년에 편찬한 <개원석교록>에 기록된 11종의 번역에 조송 시대에 법현이 번역한 <대승무량수장엄경>한 종을 더한 것이다.
위의 12종을 검토해 보면, ⑪과⑫는 별 문제가 없지만 ①과⑦은 전혀 번역되었을 가능성이 없으며, 나머지 여덟 종의 번역도 실존 여부와 번역자와 번역 연대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다섯 종의 번역돈에 대한 학계의 가장 유력한 견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아미타삼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대아미타경>이라 약칭) 2권, 지겸역 ; 후한의 지루가참이 번역(178~189)했다는 설도 있으나 지겸이 번역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② <무량청정평등각경>(<평등각경>이라 약칭) 4권, 지루가참역(후한, 147~186년); 경전목록에는 지루가참역과 백연역과 축법호역의 세 가지 번역이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조위(曹魏)의 백연이 번역(258년경)했다고 보는 설과 서진의 축법호가 번역(308경)했다고 보는 설이 맞선다.
③ <불설무량수경>(<무량수경>이라 약칭) 2권, 강승개역(조위, 252년경); 경전목록에는 강승개역과 축법호역과 불타발타라와 보운의 공역(혹은 보운의 單譯) 세 가지 번역이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동전의 불타발타라와 유송의 보운이 함께 번역(421년경)한 것으로 보는 설이 유력하다.
④<무량수여래회> 2권 (<대보적경> 제17·18권에 수록), 보리류지역(唐, 706~713년)
⑤<대승무량수장엄경>(<장엄경>이라 약칭) 3권, 법현역(趙宋, 991년). 한역 오존(五存) 외에 최근에 일본 학자가 토루코의 이스탄불 대학 도사관에 소장된 중앙아시아 출토자료 속에 포함되어 있는 <무량수경>의 한문사본 단편(單片)을 발견했는데, 검토 결과 현재 남아 있는 다섯 종의 한역과느 다른 것으로서, 12종의 번역 가운데 담마밀다가 번역한 <신무량수경>과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을 하였다.
이로써 종래에 한역을 '오존칠결'이라 부른 것에 대해 '육존육결'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가 <무량수경>이라 하는 것은 현재 남아 있는 다섯 종의 한 역 가운데 세번째로 번역된 강승개 번역으로 간주하는 <무량수경>을 말하는데, 이 경이 중국·한국·일본에서 가장 많이 유포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무량수경>하면 이 강승개역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무량수경>은 강승개 역본을 말한다.
이와 같이 <무량수경>에는 현재 산스크리트본·티벳역·한역등 일곱 종의 다른 본이 남아 있는데, 이들은 대조해 보면 전체적인 내용의 골자는 같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법장비구의 48원(願)을 보면, 강승개역으로 되어 있는 <무량수경>과 보리류지 번역의 <무량수여래회>에는 48원이 있는 것에 반해, <대아미타경>과<평등각경>에는 24원, <장엄경>에는 36원, 산스크리트본에는 47원, 티벳역에는 49원을 설하므로, 각본 사이에 발달단계가 있다. 그
러므로 <무량수경> 본래의 사상을 찾아내고, 인도 정토사상 최초기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위의 서로 다른 본들을 비교·검토해서 이 경전이 편찬될 당시의 원초 형태를 복원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일곱 종 가운데 산스크리트본과 <무량수경>·<무량수여래회>·티벳역의 네 종류를 일광해서 48원 계통이라 보면, 여러 이본의 본원문은 24원설·36원설·48원설의 세 계통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평등각경>과 <대아미타경>은 본원(本願)의 수가 24가지로 되어 있으므로 이 두 경전을 24원 계통 혹은 초기 무량수경이라 부른다.
그중에서도 <대아미타경>의 24원은 가장 오래 된 형태를 전하며, <평등각경>은 이것을 수정·정리해서 만든 흔적이 보인다.
<무량수경>과<무량수여래회>는 본원의 수가 48가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48원 계통 혹은 후기 무량수경이라 부르며, 이것은 초기 무량수경의 발전한 형태라 생각한다.
산스크리트본과 티벳역은 원문의 수는 다르지만 <무량수경>과 <무량수여래회>와 내용이나 배열이 거의 같다.
<장엄경>은 본원의 수가 36가지로 되어 있기 때문에 초기 무량수경과 후기 무량수경의 중간적 매개를 이루는 경전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원본의 성립은 후기 무량수경보다 휠씬 후대에 성립한 것으로 본다.
<무량수경>의 원형태는 어느 시대에, 어느 지방에서 성립되었을까? 현재 산스크리트본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성립 연대를 알 수 없으므로, 학자들 사이에서는 한역 연대와 번역자의 출신지를 역으로 추적해서 <무량수경>의 성립 연대는 물론 정토사상·정토신앙의 발생 시기와 지역을 추정하는 방법을 취한다.
학계에는 한역 연대와 번역자의 출신지를 실마리로 많은 연구가 보고되는데, 이것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성립 연대에 관해서는, 다섯 종의 한역 <무량수경>가운데 가장 오래 된 <대아미타경>은 오나라 지겸(支謙)이 223(혹은 222)년부터 228(혹은 253)년 사이에 번역한 것이므로, 그 원본은 인도에서 늦어도 서기 200년 전후에는 성립되었다고 본다.
또한 <무량수경>의 번역자로서 당나라 현장 이전에 번역(舊譯)한 사람들의 출신지를 보면, 지루가참은 월지국(月支國)이고, 지겸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원래는 월씨족(月氏族)이며, 강승개는 강거국(康居國), 백연은 구자국, 축법호는 돈황, 불타발타라는 북인도, 담마밀다(曇摩蜜多)는 계빈(?賓)으로 되어있으므로 거의 모두가 중앙아시아(서역)나 북인도 출신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무량수경>은 3세기에서 4세기에 걸쳐 북인도와 중앙아시아에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정토사상의 성립도 대체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무량수경의 내용과 구성 <무량수경>은 석가모니가 왕사성의 기사굴산에서 아난존자를 상대로 설한 것인데 상·하 2권으로 되어 있다.
내용은 아미타불의 전신인 법장(法藏)비구가 중생구제의 서원을 세워 아미타불이 되는 과정과 그 결과 얻은 서방정토의 장엄과 중생들이 왕생할 수 있는 방법을 설한 것이 주된 요지다.
먼저 상권에서는 아미타불이 정토를 건립하는 인과(因果)를 설하고 있다.
정토건립의 인(因)이란, 아미타불이 법장비구였을 때 세자재왕부처님의 처소에서 그 부처님이 보여 주는 210억의 여러 불국토를 둘러보고 자신도 하나의 불국토를 건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법장비구는 정토 건립에 필요한 48가지 서원을 세우고, 모든 중생은 오직 나의 원력이 불가사의함을 듣고 믿으면 반드시 구제되어 극락왕생할 수 있을 것이며, 만일 이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결코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
그리하여 그는 영겁의 세월 동안 수행을 하는데, 이것을 아미타불이 정토를 건립하는 인이라 한다.
정토건립의 과(果)란 이와 같이 법장비구가 수행하여 아미타불이 되어 서방정토를 건립하고, 아미타불의 명하를 시방세계에 알리며 중생들로 하여금 듣고 믿게 한 것이다.
하군에서는 중생들이 왕생하는 인과를 설하고 있다.
중생왕생의 인(因)이란,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근기와 수행의 공덕에 따라 상배(上輩)·중배(中輩)·하배(下輩)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이들은 모두 염불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수행에 의해 왕생할 수 있음을 밝힌다.
이어 모든 부처님들이 아미타불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을 싣고 있다. 중생왕생의 과란, 중생이 정토에 왕생해서 받는 무량한 과보를 말한다.
석가모니는 먼저 왕생한 이는 일생보처에 오른다는 제22원의 내용부터 설하기 시작해서 관세음과 대세지 두 보살은 최초의 왕생자라 설하고, 왕생인은 32상을 갖추고 지혜가 원만하고 신통자재하며, 시방의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중생을 구제하는 대활동을 할 수 있음을 설한다.
이어 신심을 군하고 악을 저지르는 것을 훈계하는 내용을 설한다.
즉 부처님의 대지혜를 알지 못하는 자는 아미타불의 정토에 태어날 수 없으므로,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지혜를 믿어야 하며, 오악(五惡)을 짓지 말고 오선9五善)을 닦아,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길에 어긋나지 않게 하라고 간절히 권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라도 아미타불의 명호를 듣고 그지없이 기뻐하며 다만 한번만이라도 일념으로 그 이름을 외우면 무상(無上)의 공덕을 구족한다고 설하며, 이 경을 미륵보살에게 부촉하였다.
<무량수경>의 내용을 고금의 주석가들은 서분(序分)·정종분(正宗分)·유통분(流通分)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경전을 단락으로 나누어 해석하는 것을 과문(科文)이라 하는데, 전진(前秦) 시대의 도안(道安, 312~385)이 처음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후 이 방식은 중국·한국·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였으며, 과문의 분류방법에 따라 각자의 독자적인 주석법이 나왔다.
서분이란 <무량수경>의 서론으로서, 이 경이 설해진 사정을 밝힌 부분인데, 이것은 다시 증신서(證信書)와 발기서(發起書)로 나뉜다.
중신서란 경전의 내용에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서 미래의 사람들에게 믿음(信)을 일으키게 하는 서문이라는 뜻이다.
이 증신서는 모든 경전의 공통된 형식이기 때문에 또한 통서(通序)라고도 한다.
발기서란 설법을 하게 된 동기와 인연을 설한 서문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경전 각각의 특별한 사정을 설한 부분이기 때문에 '통서'에 대해 별서(別序)라고도 한다.
정종분은 <무량수경>의 본론 부분이고, 유통분을 이 경을 후세에 유통(유포)하도록 미륵보살에게 부촉(위촉)한 부분이다.
<무량수경>도 서분·정종분·유통분의 삼분과로 나누는 점과 삼분과 가운데 서분을 다시 통서(증신서)와 별서(발기서)로 나누는 것은 대부분 주석가들의 공통된 점이지만, 경전의 내용을 나누는 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다.
<무량수경>의 내용을 일반적인 삼분과로 나누면 다음 장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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