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外雲 / 나천수

2013. 10. 26. 09:12

 

 

 

                                                                                                         전남매일신문 <아침을 여는 시> 중에서

 

      

입력시간 : 2008. 07.07. 00:00



운 외 운(雲外雲)

       

                                 나천수

세상에 있는 것
있다, 있다 또 있다 말하여도
결국은 없는 것이니
있는 것이 없는 것인가
없는 것도 있는 것인가.
마치 두드릴 때 나는 소리처럼,

나 있으면 없는 것 없으니
나 없어도 있는 것 정말 있을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은
구름 같은 세상사가 손짓하여
산 넘고 물 건너 구름 찾아 갔더니
구름 밖에 또 구름 있더라.

도대체 구름의 실체 알 수 없으니
그저 먼발치에서
동양화 속 구름 구경 하듯이
인생 화선지 빈 여백에
구름이나 가득 채우고 싶구나.

 

 



【감상】 나천수 시인은 초야에 자연과 더불어 생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사물을 관조하는 냉철한 시상과 함께 자연을 포용하며 그 속에서 인생의 삶을 철학적 관조로 승화시켜 노래하는 시인으로 평하고 있다. 엄동설한 하얀 눈 속에 핀 빨간 동백의 향을 음미하려 함이니, 앞선 사색이 아닐는지.

 

<사색의 창> 나천수 시인은 나주 출신으로 무진주문학 대상을 수상한 원로작가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전원생활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가을이 서고 가을이 들어선 지금, 나 시인의 시를 음미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곁눈질해본다. 있을 때 없을 때를 생각하고 높을 때 낮음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삶이 우리에게 습관화돼 간다면 준비된 생활의 여정들이 우리네 삶들은 좀 더 여유롭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일환(한국사이버문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