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2. 08:05ㆍ詩
恨익스프레스 / 이 문 연
-그가 그 땅에서 앗수르로 나아가 니느웨와 르호보딜과 갈라와 및 니느웨와와 갈라사이의 레센을 건설하였으니 이는 큰 성읍이라 (창세기 10장 11, 12절)
가자, 바벨을 향하여
첨탑을 세워 하늘에 닿게하려는 자들아
밤하늘의 별이 반짝인다고
모든 아내가 야반도주하는 건 아니다
세상 잘못만나 지지리 고생한다고
모두 프로포폴 투여하고 항우울제로 견디는 건 아니다
성적이 나쁘다고 왕따 당한다고 자식새끼들이
모두 방황하고 가출하는 건 아니다
한강다리에서 그 아찔한 아파트 옥상에서
모두 뛰어내리는 건 아니다
오, 빛은 무엇이며 소금은 무엇인가
허울좋은 스펙에 권력에 목숨거는 자들아
틈만나면 이웃을 괴롭히고 노략질하고 전쟁을 일삼는 자들아
그리고 神을 팔아 빌딩짓고 사기짓 하는 못된 자들아
아직도 세상살이가 불만이거든 성이 안차거든
팩키지편 바벨로 가는 특급열차를 타라
타고 올라가서,
하늘높이가 얼마나 되든 올라갈 때까지 올라가서
너나네나 할 말 안할 말 속에있는 말 다 꺼내 따져보자
이참에 바카라든 도리짓고땡이든 맞고로 한번 일전 불사하자
아니면 말술 거나하게 취해 막장깽판 한번 부려보자
그래야 억울한 놈 憤이 좀 풀릴 것 아니가
그래야 억울한 놈 恨이 좀 풀릴 것 아니가
몽정기에 대한 고찰 / 이 문 연
Dr, sir! 내가 여행중인 지구별은 지금 몽정중이네
그래서 부탁 좀 하려는데 어디 참한 별아가씨 하나 없을까?
이곳 지구별은 눈만 뜨면 쉴 사이없이 싸움질이네
그것도 망나니짓만 골라하니 남아나는 것이 없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곳 지구별에 참한 별아가씨 짝 지어주면 어떨까?
요 근래만 보더라도 그러네
세계대전하면 어마어마한 재앙 아닌가
그런데 얘덜은 뭐 써바이벌 게임쯤으로 아는지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반성은 커녕,
더 큰 판을 벌려 지구별을 아주 생지옥으로 만들었지 뭔가
또 잠잠할만하니까 월남전에 이라크전에
아침 저녁으로 싸움질이나 해대니 어쩌겠나
아무리 질풍노도의 시기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아니, 철이 없기로서니 오줌똥하나 못 가려서야 되겠는가
오죽하면 별아가씨라도 붙여서 이 못된 짓을 고쳐야 할 생각을 했겠나
물론, 예수도 다녀가고 석가도 다녀가고 공자도 마호멧까지
치료해 보겠다고 다녀갔지만 백약이 무효일세
없는 돈에 비싼 수업료 내 가면서 가르치면 뭘 하겠나
쇠귀에 경 읽기일 뿐, 얘덜하는 꼬라지 봐서는
싸움질이 그렇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네
Dr, sir!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번 한번 긍휼이 여겨 특급처방 좀 내어주게
그래도 어떡하겠나, 얘덜이 이 지구별을 끌고 갈 동량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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