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농월정(弄月亭)에서

2013. 5. 15. 00:30여행 이야기

 

 

  동호정에서 농월정으로 갈 때는 해거름이어서, 가는 도중에 어둑어둑해 졌다.

 

동호정에서 약 3.5킬로미터 남계천 하류 방향으로 내려오면 , 왼쪽으로 계곡 건너편의

 

우거진 노송 송림을 배경으로 한 월연암(月淵岩)이라 이름하는 너른 암반 위에 지어진

 

정자가 농월정이며, 행정구역상으로는 안의면에 속한다. 너른 암반은 면적이 일천여평으로

 

상당히 넓으며, 농월정은 정자마루 북쪽의 가운데에 한칸짜리 바람막이 작은 방을 둔 정면3칸

 

측면2칸의 누각으로 팔작지붕이며, 추녀 네 귀에는 활주를 세워 안정감을 갖게 하였었다.

 

앞서 이야기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이 비록 규모나 내부 구조의 차이는 다소 있으나,

 

기본 건물의 외관은 대동소이하다.

 

 

   월연암에 다다르자 같이 동행한 학생이 농월정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저는 말없이 한개 보이는 주춧돌을 가리켰다.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재차 농월정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대로 말해 주기가 안스러워서

 

저 위의 송림 속에 있는 데 어두워서 올라가기 힘들다라고 둘러서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농월정은 2003년10월 5일저녁 7시 45분경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소실되었다.

 

 

 농월정으로 건너 가는 다리

 

 

다리에서 본 남계천 하류의 밤 풍광

 

 

다리에서 바라 본 상류의 밤 풍광

 

 

농월정 안내판

 

 

남아 잇는 농월정 초석

 

 

월연암 앞을 흐르는 남계천 밤 풍광 :흐린 동그라미는 보슬비임

 

 

소실된 농월정을 그리며.....

 

 

 

  최근의 국보 1호인 남대문의 소실이나,임진왜란 때의 경복궁과 창덕궁의 소실도

 

방화가 화재의 원인이었다.나눔과 소통의 문제는 오늘날의 화두일 뿐 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가 있는 한 독점과 독선이 늘 있어 왔는가 보다.광해군 때에 법궁(法宮)인

 

경복궁을 중건하지 아니하고, 창덕궁을 먼저 지으므로서 이후 270여년간 창덕궁이

 

조선조 왕들이 거처하고 정사를 돌보는 실제적인 법궁의 역활을 하였다.

 

또한 임란 이후 인조반정 때 반정군의 실수로 대부분의 내전이 화마를 입었었고,

 

인조반정 때 공을 세운 사람 중 논공행상에 불만을 가진 < 이괄의  난> 때에 일어난

 

화재의 원인도 결국 나눔과 베품의 결여에 대한 불만을 가진 자들의 방화가 그 원인이었다.

 

나눔과 소통의 부재는 외침의 전란과 내부의 불만 세력에 의한 쿠테타 또는 반란 등

 

외우내환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슴을 오늘날의 위정자들이 되새겨 보아야 할

 

역사적인 명제이다.

 

 

  너무 무거운 주제를 길게 이야기를 하면 무더운 여름 날씨가 더 덥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나타난 고구려의 석각천문도에 대한 이야기로 시원한 바람을 느껴보자.

 

전 연세대학교 교수이시고 경북 예천에서 당신의 이름을 딴 나일성천문관을 운영하고 계시는

 

나일성 박사님의<한국천문학사> 중 본문의 일부를 인용하기로 한다.

 

 

  " 고분 벽화에 있는 별자리와 달리 전체 하늘의 별을 기록한 완전한 석각천문도도 고구려에 있었으나,

 

서기 668년경 전쟁으로 대동강에 빠뜨려 잃어버렸다. 후대의 조선 초기의 기록이기는 하나 권근(權近)의

 

<양촌집(陽村集)> 천문도시(天文圖詩)와 이를 인용한 <대동야승(大東野乘)> 5:219에 분명한 기사가

 

있는 데, 그것은 각석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논천(論天) 아래 단에 있는 다음과 같은

 

내용과 거의 같은 것이다.

 

    이 천문도 석각본은 예전에 평양성(註: 현 만주지방의 집안)에 있었는 데,전쟁이 일어나 강에 빠져 없어졌다.

 

오랜 세월이 이미 지났기에 그 인본(탁본)을 가진 사람 조차 없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전하(註:朝鮮朝 太祖)께서

 

임금이 되신 초기에 그 인본 하나를 (전하께) 바친 자가 있어서 전하께서는 보물처럼 중하게 받았다.

 

    右天文圖石本舊在平壤城因兵亂 于江而失之歲月旣久其印本之存者亦絶無矣惟我殿下受命之初有以一本進者殿下寶重之"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에는 재제작된 일시가 새겨져 있으며, 홍무(洪武) 28년 12월 즉 태조 4년(서기 1395년)에

 

해당한다. 이 일의 총책임자는 권근이었고, 참여한 사람은 그를 포함하여 12명이다.현재 이 천상분야열차지도는 검은 돌인

 

석판에 새겨져 있고,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에 있으나, 풍상에 마모되어 육안으로 내용을 판독하기 어려우며,

 

국보 228호로 지정되었다. 세종 15년(1433년)에 신법천문도(新法天文圖)를 만들어서 돌에 새겼다는 기록이

 

<증보문헌비고>에 나타난다.이들 석각천문도는 세도 있는 사대부들이 탁본을 떠서 집에서 천문을 연구하는 데

 

이용하였다.  또한 석판의 탁본이 어려워서 선조 4년(1571년) 관상감은 세종본과 동일한 목판본을 새겨

 

120장을 찍어서 공신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을 <천상열차분야지도 목판본>이라 부르는 데, 현재 확인된 것은

 

일본국에 1장이 보관 중이다.

 

 

   함양 안의면에 있는 농월정이나 남원 광한루 경내에 있는 완월정(玩月亭)이나 그 위치한 지형이, 농월정은

 

너른 암반과 폭이 넓은 계곡을 끼고 있고, 완월정은 넓은 분지 내에 있어서 천문을 관측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한자로 달 월(月)은 고기 육(肉)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농월이나 완월을 문자 그대로

 

달을 희롱하면서 자연과 벗한다라는 협의의 해석을 하는 경우 그 뜻에 약간의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

 

농월이나 완월에 대한 광의(廣意)의 해석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달 월(月)을 고기 육(肉)자로

 

보아 심신(心身)을 수련하거나 단련하는 것을 뜻하며, 또 다른 하나는 달 월(月) 그대로 보아 달과 별을 대상으로

 

하는 천문(天文)을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일찍이 중국에서 불가의 달마대사는 선정(禪定)에 지친 육신을 단련하기 위하여 달마역근경(達磨力筋經)과,

 

마음을 수련하기 위한 세수경(洗髓經)을 편찬하여, 후학들의 심신 단련을 위한 명저(名著)를 발간하였다.

 

상좌 스님들에게 "내 살을 얻었다." 또는 "내 뼈를 얻었다." 라고 말한 일화는 그 공부의 성취도 즉 역근경을

 

통달하였는지 세수경의 경지를 완성하였는지를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달마역근경은 오늘날의 소림무술의

 

근본 경전이 되어있다.

 

  또한 도가(道家)에서는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여섯째 아들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활인방(活人方)> 등의

 

심신 단련을 위한 저서 들이 있으며,이 책은 조선조 중기의 퇴계 이황(退溪 李晃) 선생님께서 글공부에 지친 심신을

 

단련하고 후손들이나 후학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하여, 손수 삽화를 그리신 것을 포함하여 <활인심방(活人心方)>이라

 

 이름하여 필사본 원본이 도산서원에 보관 중이며 ,후대에 이를 목판본으로 찍은 것이 전해지고 있다.

 

 

    정자에서 음풍농월하는 큰 뜻은 풍류(風流)를 읊고 자연 속에서 자연과 벗이 되거나 나아가서 우주를 포함하여

 

자연과 하나가 되어 심신을 연마하는 것을 뜻한다. 이 자연 속에는 이 자그마한 초록별 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는 우주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천상열차분야지도>,<신법천문도>,<천상열차분야지도 목판본> 등을 찍은 판본들이나,  

 

이들을 보고 그린 필사본 들을 향교, 서원 ,정자 등에 보관하여 놓고 천문을 배우고 관측하며,광대한 우주 속에서

 

 지구라는 초록별의 위상 정립, 그 작은 초록별 안에서 인간의 왜소성 들을 궁구하므로서 전인격적인 인생관과

 

세계관 더 나아가서는 우주관의 확립을 위한 한 요소로 삼았다. 이러한 기풍은 청대와 조선조 후기에 학문으로

 

발전한 것이 양명학(陽明學)이다.  이 양명학은 불의 종교인 서역의 배화교(拜火敎)의 사상이나, 불가에서 

 

빛의 근원인  비로자나불 사상과 시공을 초월하여 그  근본과 맥을 같이 한다.

 

 

 

 

 

 

 

 

 

 

출처 :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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