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거연정(居然亭)에서

2013. 5. 15. 00:33여행 이야기

 

 

앞의 글 <만수정에서>에서 안의 쪽으로 26번 국도를 따라서 조금 더 내려 가면,

 

화림동(華林洞 또는 花林洞)이라고 하는 경치 좋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화림동 계곡은 남강의 상류인 남계천(또는 남천강)이 골이 넓고, 물 흐름이 완만한

 

곳이나, 장마철이나 호우시에는 급히 물이 불어나서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맑고 벽옥 같은 물줄기가 기암괴석 사이로 흐르며, 작은 소를 이루기도 하고

 

너럭 바위를 타고 넘으며, 작은 물피아노 건반들을 만들기도 하는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곳이다.

 

 

   자연과 더불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후학들을 양성을 위한 강학소(講學所)로

 

이용되기도 하고, 학문 연구와 때로는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즐겨하시던 옛 선비들께서

 

이 화림동의 청계옥수(淸溪玉水)의 풍광을 놓칠세라, 8개의 정자를 세웠으니,소위 화림동

 

8담8정(八潭八亭)이 건립 운영되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여덟 정자는 다 볼 수는 없고,

 

만수정,거연정 군자정,영귀정,동호정,농월정 등 여섯 정자가 남아 있거나 새로이 중건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인 거연정(居然亭)은 남계천이 바위섬을 만나 두갈래로 흐르는

 

계류 중간의 수중암도(水中巖島) 위에 울퉁불퉁한 암반 표면에 전혀 인공적인 가공을 하지 않고,

 

누마루 하부의 기초 나무기둥의 높낮이를 달리하여 암반의 요철에 맞추어 세운 것으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우리 선조들의 전통 정자 건축기법들이 잘 나타난 대표적인 강학용 별서라고 할 수 있다.

 

학문이란 책을 통하여서만 후학들에게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 천문의 조화, 기후 변화,

 

바람 소리, 물소리, 솔바람소리, 새소리,잠자리의 날개짓,소에 비친 밝은 달이나 별들을 보면서,

 

우주와 자연 속에서 기(氣)를 기르는 것이 , 더 큰 공부가 될 수 있슴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전과 선생님들을 통한 학문 지도와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름을 동시에 가르침으로서,

 

전인격적인 선비상을 양성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슴을,우리는 향교,서원과 정자의 공간과 거리

 

배치를 통하여 배울 수 있다. 대개 향교나 서원과 정자의 공간 거리는 도보로 한나절 또는 하루 걸리는

 

거리로 하루에 다녀 올 수 있거나, 또는 하루~며칠을 유숙하면서 천문과 기상, 자연의 변화를 몸소

 

체득할 수 있게끔 배치되어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거연정은 중추부사(中樞府使)를 지내신 화림재(華林齋) 도원(桃源) 전시서(全時敍) 선생님께서

 

세웠으며, 7세손 전재학(全在學)의 <거연정기:居然亭記)에 따르면,무이상(武夷上) 화림지동(花林之洞)에

 

세운 모정(茅亭)을 본받아서,금서포영지지(琴書哺詠之地)에 후손들이 다시 세웠다고 하며, 정자의 이름은

 

주자(朱子)의 시(詩) "거연천석지의(居然泉石之義)"에서 연유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또한 서하 임헌회(西河 林憲晦)의 <거연정기>에 의하면, 7세손인 재택(在澤), 재학(在學), 재갑(在甲) 등

 

삼형제가 선조인 화림재 선생님의 옛터(舊址)에 지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7세손인 전재학의 <거연정기>에서는 본인의 이름이나 형제들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고,

 

서하 선생님의<거연정기>에서 삼형제의 이름을 밝힌 것은 우리 선비들께서 얼마나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미덕을 갖추셨는가를 두장의 편액에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또한 거연정에는 송병준(宋秉濬) 선생님께서 지으신 <거연정중수기(居然亭重修記)>가

 

편액으로 걸려 있습니다.

 

  거연정에 들어가는 화림교(花林橋) 앞에는 " 옛 안음현 서쪽 화림동의 새들(鳳田里) 마을이

 

있으니 임천(林泉)이 그윽하고 깊으며 산수가 청명하고 아름다운 데, 화림재(花林齋) 전공(全公)이

 

세상이 어지러워 이곳에 은거하였다...." 라는 내용의 쓰여진 화림재전공유허비(花林齋全公遺墟碑)가

 

힘찬 모습의 이수 위에 서 있다.  돌거북 형상의 이수는 용의 아홉 아들 중에 하나로서 평소 무거운 짐지기를

 

좋아하여, 무거운 비석돌을 즐겨 지고 있다고 합니다.

 

 

 

 거연정 주차장 인근 화단의 하와이 무궁화라는 부용화

 

 

화림교와 거연정

 

 

 무지개형 다리(虹橋)를 건너면 천계(天界)에서 공부함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개방형 정자라는 표시 "정자에서는 음식을 금함"  ......요지음 별장을 가진 분들도 개방형 정자를 운영하신 선조들의 지혜를 아실까...

 

 

 

정자 마루 아래의 기초 기둥

 

 

정자에서 바라본 남계천과 신설 교량

 

 

정자 상류의 기암괴석과 소(沼)

 

 

하류쪽으로 바라본 거연정  

 

 

 서하 임헌회의 거연정기

 

 

7세손 전재학의 거연정기

 

 

송병준 선생님의 거연정중수기

 

 

후손들의 편액

 

 

정자 마루에서 바라본  기암에 의해 갈라진 남계천 오른쪽 부분

 

 

정자 마루에서 본 암반 위의 소나무

 

 

잠시 독서에 열중하는 처자들

 

 

정자 상류의 기암괴석과 남계천

 

 

남계천 오른쪽 갈래

 

 

화림재전공유허비

 

 

사당인 화림재

 

 

이끼낀 석축과 거연정 입구길

 

 

 

 

  

 

 

 

 

 

 

 

 

 

 

출처 : 별...
글쓴이 : 케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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