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 끊없이 펼쳐지는 설원 / 다음지식 하양이님의 글

2014. 1. 5. 19:55들꽃다회

 

 

 

 

 

      

  •          눈덮힌 겨울산은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나목과 나목사이를 포근하게 감싸는 백설이 그 빛을 발할 때 우리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울의 태백준령은 온통 설원으로 펼쳐진다. 하얗게 늘어선 오대산(1,563.4m), 노인봉(1,338.1m), 황병산(1,407.1m), 곤신봉(1,127m), 선자령(1,157.1m), 대관령       (832m), 제왕산(841m), 능경봉(1,123m)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중 대관령은 분지를 이루고 있어 겨울에 유난히 눈이 많이 오는데 연평균 강우량이 1,450mm에 연평균기온이 6.1℃ 이하로 낮아 겨울철에는 항시 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대관령의 북쪽 선자령과 남쪽의 제왕산은 겨울산행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선자령은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설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5~10도의 완만한 경사의 하얀 동화의 나라처럼 숨이 멎을 정도의 아름다운 설원으로 펼쳐지는 이곳은 사방이 막힘 없이 탁 트힌 백설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선자령 산행의 들머리는 영동고속도로 4차선 확장전에 대관령 북쪽 휴게소에서부터 시작된다. 대관령은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의 마지막 고개였으나 최근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터널을 뚫어 고갯마루는 옛길로 변해버렸다. 대관령의 동쪽사면인 강릉쪽은 아흔 아홉 구비를 돌아 내려가는 험준한 길로 옛날 대관령 정상에는 대령원을 두고 횡계리에 횡계역을 두어 험한 교통로를 유지하였다고 하는데 오솔길이었던 대관령 길은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사재를 털어 우마차가 다닐 수 있게끔 길을 닦았다고 한다.

   그러나 수십 년 후 1636년 12월부터 1637년 1월까지 있었던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가 주문진에 상륙하여 이 길을 따라 한양으로 쉽게 침범하자 혼줄이 났던 조선 인조임금은 크게 노해 고형산의 무덤을 파헤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1911년경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완공되고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2차선으로 준공되었다가 2001년에는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터널과 교량으로 굽이굽이 돌아가던 도로길이 많은 직선화를 이루었다.

   대관령에서 선자령까지는 4.9km로 전에 대관령 북쪽 휴게소 뒷길로 올라가면 기상대와 임업관리소 사이로 난 완만한 길을 따라 20~30분쯤 올라가면 굿을 하는 당집 뒤로 대관령 국사성황당이 있는데 그 좌측에는 대관사라고 하는 작은 절이 있고 그 우측 숲 속에는 아주 작은 산신각이 있다. 성황사는 대관령 산신을 모시는 곳으로, 이곳의 토속 신이 범일국사라고 하는데 국사서낭과 그의 부인인 국사여서낭을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범일국사는 신라시대에 강릉에서 태어나 국사의 지위에 오른 스님으로 그는 말년에 이곳에 머물면서 불교를 전파하고 입적 후, 이곳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부인이 된 여신은 강릉 정씨댁 처녀라고 하는데 전설에 의하면 처녀아버지인 정씨가 꿈을 꾸는데 산신이 찾아와 자기 딸에게 장가를 들겠다고 하여 그럴수 없다고 물리쳤는데 어느날 정씨 딸이 곱게 단장한 채 산에 올라갔다가 갑자기 호랑이에게 업혀 가는 일이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이 대관령일대를 수색하였는데 수색 중, 성황당을 지날 무렵 성황당에서 인기척이 나 들어가 보니 정씨 딸이 서낭목(木)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아 데리고 나올 수가 없었다. 꾀를 낸 정씨는 유명한 화가를 모시고 와 자기딸을 그리게 한 후 그림을 서낭목에 붙이자 비로소 나무에서 떨어져 데리고 나올 수가 있었다.

 

   호랑이가 처녀를 업고가 산신령과 함께 혼인한 날이 음력 4월 15일 이라서 이곳 사람들은 그날 제사를 지낸데서 유래되어 향토문화 신제인 강릉단오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음력 4월 15일 제관이 무녀와 함께 국사서낭신께 성황제와 산신제를 올리고 굿을 끝낸 다음 신이 내린 신간목을 꺽어가지고 강릉을 향하다 구산 서낭당에서 제를 지내고 여서낭신이 모셔진 강릉 홍제동에서 여국사 서낭신과 함께 모셔 두었다가 단오제 전야제를 올리는 날 대관령 산신각에서 서낭신을 불러 무녀가 신주를 모시고 제단으로 가게되는 행사를 매년 하는데, 그 국사서낭신을 모신 곳이다.

   성황당을 지나 십 여분이면 통신중계소가 보인다. 이 곳에서 좌측 콘크리트길을 따라 또 십 여분이면 선자령 코스 안내판이 보이는데 이곳에서 왼쪽 소로를 따라 사십 여분이면 1051m봉과 이어서 선자령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한겨울에는 능선에 휘몰아치는 칼바람에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느낄 수도 있어 겨울산행에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때로는 1m가 넘는 눈이 쌓여 통로 같은 길을 따라 산행을 하기도 한다. 정상까지 꼭 가야할 필요도 없다. 설원을 따라 능력껏 즐기다 내려오면 된다.

   선자령 정상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가면 약 삼십 여분 후에 곤신봉으로 이어지고 선자령의 서쪽으로는 대관령 삼양축산 목초지로 끝없는 설원이 장관이 펼쳐지며, 동쪽으로는 파란 동해바다와 하얀 눈이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환상의 경관을 연출한다.

   선자령에서의 하산은 역순으로 내려와도 되고 동쪽 초막골 길을 따라 급경사 길을 내려오면 대관령 구 길의 초막교로 이어진다. 한편 횡계에서 대관령으로 가는 길가에는 황태덕장이 이어져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횡계I.C로 나와 구 길을 따라 대관령 고갯마루 북측 옛 대관령 휴게소 앞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대중교통은 서울 상봉 터미날에서 강릉행 시외버스를 타고 횡계에서 하차하여 대관령 고갯마루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