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의범 序文 / 고산(杲山)스님 著

2014. 3. 1. 01:46차 이야기

 

 

 

 

 

      

고산큰스님께서 저술하신 다도의범을 다인들외에 다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이 인터넷으로 통하여 배우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저 자료를

올려 놓고저 합니다.

 

 

[序文]


 

   다도(茶道)란 한 잔의 차로써 우주만류(宇宙萬類)의 이치와 인간생활의 예의를 체험할 수 있는 도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이치와 예의를 다 알고 마음과 행동이 안정된 사람이 다인(茶人)이라고 본다.


  근간에 다도(茶道)를 하는 이들이 우리 고유전통(固有傳統)의 다도법(茶道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의 외래다도(外來茶道)를 습학(習學)하여 기교와 가식을 더한 사치와 허세로 다인(茶人)의 진의(眞意)를 망각하므로 부득이 전통다법(傳統茶法)을 집필하게 되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권의 다도(茶道)책을 살펴보면 행다법(行茶法)도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초의선사(草衣禪師)의 『동다송(東茶頌)』이 칠언구(七言句)인 사구(四句)를 일송(一頌)으로 해서 도합 18송(頌)임에도 불구하고, 혹자는 구(句)와 송(頌)을 잘 구분하지 못하여 32송(頌)이라 지적하니 무지함을 참으로 통탄하지 아니할 수 없다.

  

  다도(茶道)는 본래 불교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성(茶聖)이라 칭하는 육우선생(陸羽先生) 역시 유년시절에 불교의 수련을 이수한 사람이며, 일생동안 다(茶)로써 중생을 교화한 중국의 조주선사(趙州禪師)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진감(眞鑑), 원효(元曉), 초의(草衣) 등 많은 선사(禪師)들로부터 다도(茶道)를 습득한 유학사서(儒學士庶)가 도미죽위(稻麻竹葦)와 같다.

  이처럼 다도예의법(茶道禮儀法)은 대개 불교예의법(佛敎禮儀法)에 준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현재 잘못된 것을 근원적으로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반인들은 절을 하기 전에 서서 손을 모으는 것을 공수(拱手)라 하여 남녀에 따라 포개는 손의 위치를 달리하고 있으나, 불교에서는 차수(叉手)라 일컬으면서 좌체우용(左體右用)과 종체기용(從體起用)의 원리에 따를 뿐 남녀의 구분을 두지 않는다. 곧 왼쪽은 음(陰)이자 근본이 되는 체(體)요, 오른쪽은 양(陽)이자 작용을 나타내는 용(用)이므로 절을 할 때는 체를 따라 용을 일으키는 종체기용의 이치에 따라 오른손이 위로 오도록 차수한다. 움직일 때 용(用)이요 움직이지 아니할 때는 체(體)로써 다루어야 하므로, 공양할 때는 용인 오른발이 체인 왼발을 누르고 앉지만, 참선을 할 때는 체인 왼발이 용인 오른발을 누르고 앉는 것이다. 따라서 다포(茶布)를 다룰 때에도 일반인들은 접어서 왼쪽에 놓는 경우가 많으나, 발우의 수건이나 다포 등은 오른쪽에 놓는 것이 바른 법이다.

  

  이러한 법은 크고 작은 일 어디에나 통하는 이치이다. 따라서 부처님이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濟度)하는 것은 종체기용(從體起用)이요 중생이 수도하여 성불(成佛)하는 것은 섭용귀체(攝用歸體)이며, 빗자루로 방을 쓰는 일에서도 아침에는 종체기용의 도리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쓸고 저녁에는 섭용귀체의 도리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쓰는 것이 옳다. 다인(茶人)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도리를 잘 알고 다도(茶)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전통다법(傳統茶法)을 보면서 구(句)와 송(頌)을 분간 못하는 누(累)를 범하지 말고,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누를 범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사치와 허세를 부리지 말며, 삿된 기교에 치중하는 일 없이 순수한 다인(茶人)으로 손색이 없는 자격을 갖추어 만인의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불기 2551년(서기 2007년) 9월 20일

삼신산인(三神山人)   고산(杲山) 씀

 

 

 

 

                                                     - 다음 카페 <선다향> 인연법(泥蓮華) 님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