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 01:52ㆍ차 이야기
1. 차(茶)의 개요와 어원-(1)
차(茶)는 일반적으로 차나무의 어린잎을 따서 만든 마실 거리를 말한다. 차나무와 찻잎 자체도 ‘차’라고 일컬으며, 이를 적절히 가공하여 만든 마실 거리등을 모두 ‘차’로 통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인삼차, 생강차, 유자차, 감잎차, 두충차, 덩굴차, 솔차 등과 같이 차나무 잎 이외의 재료로 만든 마실 거리도 ‘차’라고 부르고 있으나, 이러한 대용 차는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차는 크게 발효의 정도에 따라 불발효차, 반발효차, 발효차, 후발효차로 분류된다. 불발효차는 녹차를 말하는데, 발효를 하지 않고 증기로 찌거나 화열로 볶음으로써 산화를 막고 고유의 녹색을 유지시킨다. 이처럼 찐 차(증제차)와 볶음차에는 우전차(雨前茶), 전차(煎茶), 죽로차(竹露茶), 춘설차(春雪茶), 옥로(玉露) 승설차(勝雪茶), 법향차(法香茶), 반야차(般若茶), 말차(抹茶), 희야차(嬉野茶), 청류차(靑柳茶), 녹단차(綠團茶), 작설차(雀舌茶) 등이 있다. 발효상태가 60%이하인 반발효차는 오룡차(烏龍茶), 포종차(包種茶)등이, 85% 이상을 발효차에는 홍차(紅茶)와 홍단차(紅團茶)가 있다. 후발효차는 퇴적차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 차로는 보이차(puerh tea)가 유명하다. 이 방식은 주로 대엽종의 찻잎을 대나무통이나 상자에 퇴적시켜놓으면 외부에서 미생물이 침두 해 발효하게 되는데, 발효 후 건조시켜 포대에 담아 지속적인 숙성을 시키면서 저장하게 된다.
또한 제조방법에 따라 편차(片茶), 엽차(葉茶), 말차(抹茶), 병차(餠茶)로 나누기도 하고, 차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작설차(雀舌茶), 세작(細雀), 중작(中雀), 말작(末雀:下雀이라고도 함) 으로 나누기도 한다. 먼저 제조방법에 따른 차의 종류를 살펴보면, 편차에는 단차(團茶)와 전차(塼茶)가 있는데 차잎을 시루에 5~6회 찐 뒤 절구에 넣어 진이 생길 때까지 찧어 다식판(茶食板)으로 누른 다음 둥글게 만든 것이 단차이고, 모나게 만든 것이 전차이다. 엽차(葉茶)는 시루에 찐 찻잎을 대나무 체에 옮긴 후 시들하게 말려 손으로 비빈 다음 다시 시루에 찌는 과정을 4~5회 거듭하여 말린 것이다. 말차(抹茶)는 엽차를 갈아서 분말로 만든 것이며, 병차(餠茶)는 찻잎을 찹쌀과 함께 시루에 넣고 찐 다음 다식판(茶食板)에 넣어 갖가지 형태로 만들어낸 것이다.
찻잎을 따는 시기로는 대개 곡우(穀雨)와 입하(立夏)를 기준으로 분류하게 된다. 작설차(雀舌茶)는 싹의 모양이 참새의 혀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중국 송나라 때 붙여진 이름으로, 곡우 4~5일 전에 딴 것을 가장 상품으로 쳐서 우전(雨前) 또는 상작(上雀), 옥로(玉露)라 한다. 세작(細雀)은 곡우 5일 후인 4월 하순에 딴 것을 말하며 일명 명차(茗茶)라고도 한다. 중작(中雀)은 곡우 10일 이후에 채취한 것이고, 말작 또는 하작(下雀)은 곡우 20일 이후에 채취하여 제조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재배차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고, 야생차의 경우는 찻잎을 한 해에 한번만 따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따는 시기는 주로 입하(5월5~6일경) 무렵인 5월 초이다. 차는 본래 야생이었던 것을 심어 기른 탓에 들에서 자생한 것을 으뜸으로 치고 밭에서 나는 것은 그 다음이었으나, 근래에는 재배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차의 학명는 ‘Camelia Sinensis’라 하며, 산다(山茶) 또는 동백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이다. 차의 어원을 살펴보면 중국에서는 고대로부터 차에 관한 여러 호칭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차에 관한 세계 최초의 문헌은 당(唐) 건원(建元) 1년(758)경에 육우(陸羽)가 쓴 『다경(茶經)』으로, 이 책은 당시에 성행한 차문화에 관한 종합보고서이자 중국 차문화의 기본이 되는 고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다(茶)’ 의 어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차’라는 글자는 초두(++) 변을 쓰기도 하고 , 나무목(木)변을 쓰기도 하고, 초두와 나무목 변을 합해서 쓰기도 한다.(其字 或從草 或從木 或草木)
따라서 초두를 쓰면 ‘차(茶)’, 나무목을 쓰면 ‘도(木余)’, 초두와 나무목을 쓰면 다(木茶)가 되며, 이들 글자는 각기 『개원문자음의(開元文字音義)』, 『본초(本草)』『이아(爾雅)』에 처음 등장한다. 즉,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茶’는 『개원문자음의』에서 처음 사용된 글자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시경(詩經)』에 표현한 시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8세기 이전에는 ‘茶’대신 ‘ ’라는 글자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 ’를 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후 차를 마시는 풍속이 발달되면서 다성(茶聖) 육우(陸羽)가 집필한 『다경』의 전파와 함께 자연스럽게 ‘茶’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었다.
당 이전에도 차를 칭하는 여러 호칭이 있었는데, 주된 것으로는 가(檟), 설(薛), 명(茗), 천(荈), 묘(笷), 다(茶), 고로(皐盧), 고채(苦菜) 등을 들 수 있다. 고서에 따라면 가(檟)는 고체라고도 하며, 빨리 딴 것을 묘(笷), 늦게 딴 것을 명(茗)이라 했다. 또한 설(薛)은 사천성 지방의 방언이고, 다(茶) 는 중당 이후에 널리 사용되었다. 천(荈)은 늦은 차로 명(茗) 과 같고, 고로(皐盧) 는 광동지방에서 많이 사용된 말이다. 현재는 ‘茶’ 또는 ‘茗’ 이외의 호칭은 잘 쓰지 않는 편이다.
차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중국 운남성, 사천성 등의 서남지구, 인도의 아샘, 히말라야의 중국 남부 등이 거론되고 있어 확실한 정설이 없으나, 이들 지역의 공통점으로 보아 아시아 남부 아열대지방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대륙에서 세계로 번져 나갔으므로 ‘차(cha)'라고 발음하는 나라가 많고, 현재 중국에서도 '차'로 발음한다.
‘차’는 중국 광동성, 복건성 의 토착언어로서 한음으로는 ‘다(ta)’, 오음 은 ‘샤(sa)’, 관용음으로는 '차(cha)’ 또는 ‘짜(cha)’인데 우리나라에는 광동서의 표준말과 방언이 함께 들어왔으므로 ‘차’와 ‘다’를 같이 쓰고 있으며 일본은 ‘쟈(jya)’라고 발음한다.
한편 ‘티(tea)’라는 발음은 중국 복건성의 ?te(테 또는 떼)?에서 유래된 것이다. 영국이 이 지방의 차를 수입해서 세계시장에 내다 팔았으므로 ’테‘가 ’티‘로 발음된 것이다. 독일은 'thee’, 불란서는 ‘the’, 덴마크, 이태리 등지에서는 ‘te’ 등으로 발음하는 사실은 차가 서구로 전파된 경로가 이들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 다음 카페 <선다향> 인연법(泥蓮華)님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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