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 01:56ㆍ차 이야기
1. 차의 개요와 어원-(2)
우리나라에서 차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지역은 따뜻하고 찬 공기가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 아울러 동향, 동남향, 동북향 등 오전 일조량이 좋은 곳으로서, 인근에 계곡이나 호수가 있어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게 서리는 저습고지가 차 재배지로 알맞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라도와 경상도의 따뜻한 지역에서 차가 많이 생산되며, 차나무가 동백과에 속하기 때문에 차산지에서는 동백나무가 성하고 대나무도 많이 나게 된다.
1530(중종 25)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우리나라 차산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 경상도지역
울산군, 양산군, 동래군다도, 밀양도호부, 진주시 신라 김대렴지래 다종, 곤양군, 하동군, 산음군, 지곡사, 단성군 지리산, 고성, 진해
• 전라도지역
전주시 천룡사, 나주시 금성산, 광주시 증심사, 원효사 무등산, 영관군 불갑사 영광면 무령리, 함평군 용천사 고산사 월량사 죽림사 등 고창군, 장성군, 금별산 월평사, 진원군, 무장군, 고부군, 흥덕군, 부안군, 변산 능가산 영주산, 옥구군, 태인군 용장사, 남평군, 무안군, 강진군 만덕사 백련사, 해남군 대흥사 현산면 등 구례군 지리산 화엄사, 담양군, 순창군, 순천시 조계산 송광사, 보성군 대원사, 능성군, 광양군, 다압 옥곡 진월면, 동복군, 화순군 다화산
차나무를 재배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비료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비료를 주면 우선은 나무가 잘 자라서 대량수확을 올릴 수 있겠지만, 차나무가 지닌 본래의 독특한 정신과 진정한 생명력을 상실하게 된다. 자생 차나무 횡근(橫根:옆으로 난 잔뿌리)는 비료를 단한 번만 주어도 직근(直根:곧게 뻗은 뿌리) 이 퇴화하고, 비료의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횡근 이 발달하여 변종 차나무로 바뀌어버린다. 그러나 기업차원의 차 산업이 이루어지면서 다수확을 위해 차농가들에게 비료를 독려함에 따라 기존의 자생종들이 변종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한번 변종된 차나무는 더 이상 순수한 원종으로 돌아갈 수 없고, 발달된 횡근은 비료를 통한 양분 흡수가 지속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토종 차나무의 직근은 땅 위 키의 3배까지 곧게 뿌리내리고 있어 바위까지 뚫고 들어가 미네랄 등 땅속 기운을 빨아들여 독특한 차의 향, 색 맛을 내게 된다. 순수 야생차인 자생종에서 깊은 맛을 느낄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토종 차나무는 씨를 심은 지 7~8년이 되어야 찻잎을 수확할 수 있고, 비료에 의존하는 일본계통의 녹차나무 야부기다 종은 3~4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차나무를 모판에 심어 이식하면 새로 간 곳에 적응하는 데 1년 정도가 걸리므로, 대량수확을 위해 일본 종을 한국에 옮겨온다 하더라도 시간단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비료를 먹고 사는 야부기다 종 차나무는 잎이 잘 자라 연하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벌레가 들끓으니 농약을 전혀 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자생 차의 순수하고 깊은 맛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차나무 재배에서 비료와 농약 사용은 절대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
- 다음 카페 <선다향> 니연화(泥蓮華)님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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