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이판호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및 신용위험에 대해 시장에 커다란 영향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데 따른우려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울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발 재료는 금리를 하향 안정시키는 데는 한 몫할 것으로 점쳐졌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대비 1.6% 급락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해외 원자재시장에서 구리 등 경기민감 자산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우려에 이어 중국의 신용위험도 고조됐다. 중국의 태양전지 업체인 차오리솔라가 회사채 이자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번 차오리솔라의 디폴트가 빙산의 일각인데다 구리 등 원자재를 담보로 대출받은 기업들이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톈웨이바오볜전기유한공사의 주식과 채권거래가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채권 딜러들은 중국 문제가 국고채 3년물 기준 2.80%를 밑돌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중국 이슈는 주식이나 위험자산의 민감도가 훨씬 크다"며 "종국에 문제가 확대될지 봉합될지에 달릴 텐데, 몇몇 회사의 부도로 중국 경기가 약화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 문제가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컨센서스를 형성시킬만한 요인이 된다면 국고3년 금리도 2.80%를 하회할 수도 있겠지만, 그와 같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되기 때문에 금리도 베이비스텝(baby step)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증권사 딜러는 "중국 요인이 수출에 영향을 미쳐 실물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면 달리 봐야겠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며 "중국 문제가 미국 국채금리를 변동시킨다면 우리도 이 동향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 분석가들도 중국 신용위험이 금리 하락요인으로 크게 부각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현재 상황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구조조정 차원에서 막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중국 신탁자산에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누고도 보장하기 어려운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기업 신용위기가 경제 펀더먼털을 훼손할 정도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채권시장에는 추가 강세 재료보다는 금리 상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회사채 등을 비롯해 신용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경기 모멘텀도 부재하면서 또다시 중국이 금융위기 우려의 대상이 된건 맞다"면서도 중국은 정치형태의 특성상 현재의 리스크는 정부가 구조조정이라는 의도하에 진행되는 것이므로 미국의 모기지문제 처럼 시장이 알지 못하는 우려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위기 부각이 일시적으로는 채권시장에도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순 있겠지만, 3월 지표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4월이 된다면 그 영향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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