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연꽃테마파크(관곡지)와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태양의 꽃을 만나다” / 월요신문 기사

2014. 9. 1. 03:46야생화, 식물 & 버섯 이야기






       

시흥 연꽃테마파크(관곡지)와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태양의 꽃을 만나다”
김지수 기자  |  wolyo22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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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승인 201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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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정리]해가 뜨고 태양의 기운이 충만해지면 꽃잎을 연다. 해가 기울면 꽃잎을 접는다. 태양을 따라 피고 지는 태양의 꽃, 지금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에 연꽃이 한창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 갯벌에는 태양빛을 머금은 붉은 갯벌식물이 장관이다. 바람이 지나는 광활한 습지 오솔길은 그 자체로 낭만이다. 




   
▲ 관곡지

관곡지에서 핀 연꽃을 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 
칠면초로 가득해 붉은 색을 갖게 된 소래갯벌
 



    조선 세조 9년(1463) 중추원부사 강희맹은 명나라를 다녀오는 길에 남경 전당지에서 연꽃씨를 가져온다. 조선에 도착한 강희맹은 경기도 시흥 관곡에 있는 연못에 씨앗을 심었다. 그리고 그 연이 꽃을 피운다. 



연꽃을 피워낸 조선 사람 강희맹 


   강희맹은 세종 29년(1447)에 문과 별시에 급제하면서 관직에 올랐다. 당시 그와 함께 과거에 합격한 사람 중에는 성삼문(문과 중시에 급제)도 있었다. 강희맹은 《경국대전》, 《동문선》, 《동국여지승람》, 《국조오례의》 등의 편찬에 참여하는 등 뛰어난 문장가로 잘 알려졌지만, 《금양잡록》 등 농서를 저술한 농학자이기도 했다. 그러니 농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연꽃을 피워낸 것이다.


   관곡지는 그렇게 연꽃 시배지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조선에 연꽃은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을 보면 1411년에 태종이 상왕을 모시고 창덕궁 광연루에서 연꽃 구경을 하며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 나온다. 

   관곡지 작은 연못에 연꽃이 피어나 그윽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 관곡지 연꽃은 흰색인데, 꽃잎 끝이 엷은 분홍색이다. 연꽃의 아름다운 자태와 함께 500여 년 전 씨앗을 심어 연꽃을 피워낸 한 사람의 마음도 느껴볼 일이다. 관곡지는 경기도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이다.



   
▲ 열대 수련


수련과 쇠물닭 


   관곡지 담장 바로 옆이 연꽃테마파크다. 3.2ha 규모의 연꽃테마파크에 가면 연과 수련 등 수십 종류의 연꽃을 볼 수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넓은 잎과 크고 흰 꽃이 피어난 연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다. 그윽하고 은은한 연꽃 향기가 피어오른다. 

   물을 가둬놓은 둠벙에는 붕어, 개구리, 미꾸라지, 우렁이 등이 산다. 둠벙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다. 열대 수련이 피어난 곳이다. 열대 수련은 잎도 작고 꽃도 작지만, 꽃의 색과 모양이 강렬하다.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오스타라, 마리안스트론, 스타오브샴, 핑크네오파데스, 마이애미로즈, 선샤인, 알버트그린버그 등 열대 수련을 한곳에 모아놓았다.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종류에 카메라가 향한다.  

   열대 수련 옆 수초가 자라난 연못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바라보며 간혹 웅성대기도 한다. 사람들은 푸른 수초 곳곳에 꽂힌 시선을 거둘 줄 모른다. 그곳에 쇠물닭이 있다. 쇠물닭은 뜸부기과의 새다. 몸은 검지만 배는 회색을 띠며, 부리는 붉은색이고 부리 끝은 노란색이다. 저수지, 하천 지류, 수초가 무성한 습지에서 번식하는 여름 철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어린 쇠물닭들이 어미를 따라 걷거나 헤엄치는 모습을 사람들이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물속에 머리를 넣어 먹이를 잡은 어미가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새끼들 입에 그것을 넣어주는 장면에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저거 좀 봐. 저기, 저기!” 감탄 섞인 그 말 속에 감동이 전해진다. 쇠물닭 가족은 그렇게 연못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방문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쇠물닭 구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송곳처럼 꽂히던 태양빛이 기울어간다. 연꽃은 해가 뜨고 태양의 기운이 퍼지면 꽃잎을 열고, 해가 기울면 꽃잎을 닫는다. 그래서 태양의 꽃이라 불린다. 활짝 벌린 꽃잎은 그 향기를 그윽하게 멀리까지 보낸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연밭 사이 오솔길을 따라 돌아가는 길, 여태 사라지지 않은 연꽃의 향기가 여행자를 따라온다. 

    시흥 연꽃테마파크에 가려면 지하철 1호선 소사역 1번 출구 앞에서 63번 시내버스를 타고 성원아파트‧동아아파트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거기서 연꽃테마파크까지는 약 900m.




   
▲ 갯벌이 온통 붉은 칠면초다.


칠면초, 그 붉은 생명력의 갯벌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를 돌아봤다면 그곳에서 약 8~9km 떨어진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봐야 한다. 바람 부는 습지의 오솔길을 걸으며 갯벌의 생명력과 낭만을 느껴볼 일이다. 소래습지생태공원는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약 1.5km 거리에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원래 소래염전이었다. 소래염전은 1930년대 중반에 만들어져 소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소금은 소래포구를 통해 수인선 협궤열차나 배로 인천항으로 옮겨져 일본으로 반출됐다. 이렇게 반출된 소금은 화약 제조용 군수품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소래염전은 1996년에 문을 닫았고, 2009년에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갯골과 갯벌이 보인다. 다양한 식물과 동물 등 생명체가 그곳에 산다. 갯벌은 살아 있다. 

    갯벌이 온통 붉은 이유는 칠면초 등 염생식물 때문이다. 소금기 많은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중 붉은빛을 띠는 것은 칠면초와 해홍나물 등인데, 소래갯벌에는 특히 칠면초가 많다. 염생식물은 해안습지의 기초 생산자로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오염물질을 정화시킨다. 갯벌에는 칠게, 망둥어, 우렁이, 갯지렁이 등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들을 먹고 사는 갈매기, 오리, 도요새, 저어새 등도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에서 소래의 염전과 갯벌에 대해 알아본 뒤 전망대에서 갯벌과 습지공원을 한눈에 담아본다. 


    습지공원에 자라는 식물들이 바람에 일렁인다. 오솔길을 따라 눈길을 옮기면 그 어디쯤 풍차가 서 있다. 바람이 불어가는 습지공원의 풍경이 꽤 낭만적이다. 풍차가 있는 습지공원의 풍경 속을 걸어본다. 염생식물과 생명체들이 사는 갯벌에 직접 들어가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갯벌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 있다. 


                                         글·사진=한국관광공사 장태동(여행작가) 



여행정보 



연꽃테마파크(관곡지) 


주소 : 경기 시흥시 관곡지로 139 
문의 : 시흥시 생명기술농업센터 031-310-6221 



소래습지생태공원 
주소 : 인천 남동구 소래로 154번길 77 
문의 : 032-435-7076 


1.주변 음식점 
장어이야기 : 장어구이 / 인천 남동구 월곶중앙로46번길 11 / 032-446-3326 / korean.visitkorea.or.kr 
육대장 : 육개장 /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역남로 10 / 032-442-4600
배불뚝이 : 조개구이(찜) / 인천 남동구 장도로 79-70 / 032-446-3923


2.숙소 
소라모텔 : 인천 남동구 소래역로30번길 22 / 032-432-690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아비숑모텔 : 인천 남동구 장도로 53 / 032-446-3621 / korean.visitkorea.or.kr
스리마일모텔 : 인천 남동구 소래역로30번길 18 / 032-429-6636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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