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뿌리를 찾아서> ‘밑천’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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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뿌리를 찾아서> ‘밑천’의 어원  말밑(어원)찾으러 

2009/05/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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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뿌리를 찾아서>

‘밑천’의 어원


홍윤표(전 연세대 교수)


  ‘밑천이 떨어졌다, 장사 밑천, 밑천을 뽑다, 밑천을 삼는다, 한 밑천 잡았다, 밑천을 장만하다’ 등등에서 쓰이는 것처럼 ‘밑천’이란 ‘어떤 일을 하는 데 바탕이 되는 돈이나 물건을 이는 말’이다.

  이 단어를 보는 순간 ‘밑천’은 ‘밑’과 ‘천’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간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밑’이란 형태소가 이 단어에 있기 때문이다.

  ‘밑천’은 ‘밑’과 ‘천’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그렇게 분석은 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이 ‘천’일 것이다. 그 뜻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국어사전에도 ‘밑천’과 관계가 있음직한 ‘천’이란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장사) 밑천을 마련한다, 밑천을 뽑다, 밑천을 잡았다’ 등에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 ‘밑천’이 재물과 연관된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밑천’을 구성하는 어느 형태소가 재물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밑’이 재물과 연관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천’이 재물과 연관되는 형태소임을 짐작하게 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15세기에는 ‘쳔’이 ‘재물’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었다. 다음 예문들에서 ‘쳔’은 ‘재물’을 뜻한다.


阿僧祇前世劫에 님금 位ㄹ 리샤 精舍애 안잿더시니 五百 前世 怨讐ㅣ 나랏 쳔 일버 精舍 디나아가니 <1447월인천강지곡,2a>

憍陳如 유무에 三分이 슬샤 술위 우희 쳔 시러 보내시니 <1447월인천강지곡,22b>

瞿陁尼 쇼 쳔이라 혼 디니 그긔  하아 쇼로 쳔 사마 니라 <1459월인석보1:24b>

나라히 쳔 뫼호 百姓 爲윙니 쳔이 업스면 뉘 아니 分분別리 <1459월인석보20:60b>

나랏 쳔 三分에 두 分을 샤 布施 낟비 너기시니 <1459월인석보22:5a>

等커시니 엇뎨 토시리오 憎愛 내디 아니야  物을 라디 아니며 내 쳔을 앗기디 아니며 (他物을 不悕며 自物을 不恡며) <1464선종영가집언해下:139a>

도즉히 네의 쳔 이시며 쳔 업슨 주를 엇디 알리오 (賊們怎知伱有錢沒錢)  <1517번역노걸대上:27b>


  마지막 예문에서 ‘쳔’이 ‘物’의 번역어임을 알 수 있다. 독립해서 쓰인 ‘쳔’이 ‘재물’의 뜻을 가지고 사용된 시기는 대체로 17세기까지였다. 그 이후에는 다른 단어로 대치되었는데, 그것은 ‘쳔량’이었다. 15세기에도 이 ‘쳔량’은 ‘쳔’과 함께 ‘재물’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어 왔다. 오히려 ‘쳔’보다도 더 많은 빈도를 가지고 사용되어 왔다.


王이  슬흐샤 쳔 시룬 술위 五百 미시며 大愛道와 耶輸와도 各各 쳔 시룬 술위

五百 며<1447석보상절3:39a>

큰 長者ㅣ 이쇼 나히 늙고 쳔랴 그지 업고 田宅과 괘 하더니 <1459월인석보12:20a>

財 쳔이라 <1459월인석보12:22a>


  ‘쳔량’은 그 표기법만 바뀌어 현대국어에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장가는 맨 불알로 들 수 있는가 천량이 있어야 하지 <1933고향(이기영),181>

아직 대가리에 피두 안마른 것이 기생방 출입이 다 무어냐 봐하니 밥 술 먹는 집 자식 갓구나 네 아비 할아비 모아 노흔 천량 작작 업새라? <1939임거정(홍명희),142>

권진사가 천작쟁이라니 기가 차구만. 무어가 부족하여 천작질을 한담. 천량(錢糧*재산)이 없나, 노비가 없나, 자손이 없나. 게다가 내당에는 월궁선녀 뺨치는 절색 아씨가 계시다던디 <1986만남(한무숙),95>

그 따님이 정혼하여 초례날이 가까와왔다 합니다. 천량가(재산가)인 만큼 외동따님 잔치는 떡버러지게 하시고 싶겠지요. <1986만남(한무숙),141>


  ‘쳔량’은  그 어원 의식이 희박해지면서 ‘천량’을 ‘천냥/천량’(千兩)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천냥 만냥’이란 표현까지 등장하였고, 또 실제로 그러한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모여들어 쑥덕공론을 하는 축들이 천냥 만냥꾼들이요 어느덧 밀수입의 소굴같이 되어 이상한 공기를 빚어내게 되었다. <1955짖지않는개(염상섭),17>

공금 三천량 속에서 二천량은 집을 팔아 갚았고, 흠포낸 돈은 천량만 남았는데 몸 고생으로 옥중에서 조금만 더 기다리면 형기(刑期)가 차 버리게 된다. <1957임진왜란(박종화),113>

청국을 이겨낸 왜군이 그의 뒤를 쫓고 있는 판이고 조정에서는 그의 목에다 천량의 상금을 걸고 있는디 우리가 모른 체한다구 해서 그가 성명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가? <1968대한제국(유주현),406>


  그래서 앞에서 든 한무숙 작가의 글에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천량’을 ‘錢糧’이란 한자를 덧붙이고 ‘재산’이라는 뜻풀이까지 해 주고 있으며, 역시 ‘천량가’를 ‘재산가’로 풀이하여 놓기도 하였다. 이미 작가는 이 어휘가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량’은 역시 ‘천’에 ‘량’이 합쳐진 합성어다. 그렇다면 ‘천’은 무엇일까? 이 ‘천’과 ‘천량’에 대응되는 한자를 검토하여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이전에는 ‘쳔’과 ‘쳔량’으로 쓰이었다.


네 이 여러 쇼히 밤마다 먹는 딥과 이 대되 언머만 쳔이 드고 (伱這幾箇頭口 每夜喫的草料 通該多少錢) <1517번역노걸대上:11b>

내 다 이 아니 여러  모라 가며  아란 쳔도 업스니 (又沒甚麽錢本) <1517번역노걸대上:27a>

고렷 쳔 어더 셜흔  즐기려니(覓得高麗錢 大快三十年) <1517번역박통사,상33a>


  ‘쳔’에 해당하는 한자는 대부분 한자 ‘錢’에 대응되고 있다. 그리고 이 ‘錢’의 중국음은 모두 ‘쳔’이고 그 성조는 상성이어서 언해문에 쓰인 ‘쳔’과 모든 것이 일치된다. ‘錢’은 그 당시의 조선 한자음은 ‘젼’이었지만, 중국음은 ‘쳔’이었다.

  ‘쳔량’도 모두 ‘錢粮’에 대응시키고 있고, 그 중국음도 ‘쳔량’이다.


그 아비 올 나히 열 아호비오 글 지와 여러가짓 죄 됴코 수 업슨 쳔이러라 (那官人是今年十九歲 好文章諸般才藝 無計算的錢粮) <1517번역박통사:46b>


  따라서 ‘쳔’과 ‘량’은 모두 중국어 차용어라고 할 수 있다. 성조는 ‘쳔’과 ‘량’이 모두 상성이다. 그러나 우리말로 들어와서 ‘쳔’은 상성 그대로 남아 있게 되었지만, ‘쳔량’은 ‘상성, 평성’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전(錢)’은 무슨 뜻일까? ‘전(錢)’은 중국 당나라 때 쓰이던 화폐 단위였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중국음 그대로 차용되어 ‘돈’이나 ‘재물’을 가리키게 된 것이다. 한자 ‘전’(錢)은 곳곳에서 ‘돈’으로 나타난다.


  근에 돈 열시기면 요니 돈이 셜흐니오 (每斤十箇錢 該三十箇錢) <1517번역노걸대上:23a>

스므 낫 돈앳 쇼 셜흔 낫 돈앳 육 모도니 쉰 낫 돈이로다 (二十箇錢燒餠 三十箇錢羊肉 通是五十箇錢) <1517번역노걸대上:62a>


  ‘쳔’은 15세기와 16세기의 여러 문헌에 나온다. 그러나 ‘쳔’ 또는 이것이 변한 ‘천’은 현대국어에서는 자립성이 없어 독자적으로 쓰이지 못한다. 그 대신 ‘錢’에 대한 한국식 한자음 ‘전’이 쓰이고 있다. ‘천’은 ‘밑천’, ‘천량(錢粮)’ 등과 같은 합성 형태 속에서나 확인될 뿐이다.

  그렇다면 ‘밑천’의 ‘밑’은 무엇일까? 어원을 풀이한 어느 책에서는 이 ‘밑’을 아래라는 뜻을 가진 ‘저’(底)로 해석하고 있는데, 뜻은 그럴듯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밑’은 한자 ‘본’(本)의 새김이다.


本 믿 본 <1575광주천자문,28a>

本 믿 본 <1576유합초,下63a>

本 믿 본 <1575석봉천자문(내각문고본),28a>

本 믿 본 <1601이해룡천자문,28a>


  그래서 ‘밑천’은 한자어 ‘본전’(本錢)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재물을 뜻하는 중국어 차용어 ‘쳔’에 한국어의 ‘밑’이 합성이 되어 만들어진 단어인 것이다. 결국 ‘근본을 이루는 재물’이란 뜻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밑’은 ‘아래, 근본, 본바닥, 본전’ 등의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기본이 되는 의미는 “근본”이란 뜻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믿겨집[本妻]’, ‘믿글월[原本]’, ‘믿집[本家], 믿얼굴’ 등과 같은 합성어에 이용된 ‘믿’의 의미 기능을 통해서도 미루어 알 수 있다.


 鮑蘇ㅣ 그위실 가아 다 겨집 어러늘 믿겨집 女宗이 싀어미 더욱 恭敬야 孝道며  사 잇거든 <1481삼강행실도(런던대본),烈2>

本본 圓相 닐온 믿글워리라 <1482금강경삼가해1:7b>

質은 묨 업슨 믿얼구리라 <1482금강경삼가해2:61a>


  ‘밑천’이란 단어는 16세기의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8자 종성만 쓰는 원칙에 따라 ‘밑쳔’은 ‘믿쳔’으로 나타난다. 역시 ‘믿쳔’에 대응되는 한자는 ‘本錢’이다.


이제   반이 도의도록 다믄 내 믿쳔만 갑고  푼 니쳔도 갑포믈 즐겨 아니다 (到今一年半了 只還我本錢) <1517번역박통사:34b>


  18세기 이후에는 ‘믿쳔’이 ‘밋쳔’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


本錢 밋쳔 <1775역어유해보,38a>

이 푸 밋쳔이 만코 긔명이 만흐니 아모 거시나 한가지 도젹여 가지고 먼니 가 파라 노리라 <17xx윤하정삼문취록권72,7a>

 셔울 가거든 셰간 밋쳔랴 고 돈 오 냥 봉부동으로 두어시니 너 쥴 거시오 <1864남원고사,17b>

밋쳔 本錢 <1880한불자전,242>

밋쳔 本錢 <1895국한회어,128>

사마다 졔 힘과 졔 죠와 졔 밋쳔을 가지고 버러 먹고 살게 될 디경이면 <1896년 12월 8일 화요일 독립신문 제1권 제106호>

本錢 밋쳔 <1897한영자전,432>

만일 관원이 관원이 잇스면 엇지 막즁 나라 벼을 임의로 돈가지고 사며 벼산 밋쳔을 고도  긔 산업을 작만랴고 쥰민고고  셩의 을 사다가 챵기로 파라셔 치부리오 <1900제국신문,320>

그 샹이 샹급을 후히 주고  쟝 밋쳔을 주며 훈계여 왈 <1904대한매일신보,3>

게다가 젼력을 야 호구를  각을 안이고 밋쳔업 장를 야 볼 경륜이 셔 남의 집 졀믄 유부녀를 로 유인야 <1911월하가인,13>

그 돈은 그러케 우리가 쟝사 밋쳔을 삼더라도 장의게 밧은 이쳔 원은 엇더케 랴나 <1917눈물下,163>


  이것이 19세기 말부터 ‘밋천’으로 표기되기도 하였다.


밋천 本錢 밋쳔 本錢<1895국한회어,128>

개밧 하루가리 살 밋천이 업지 <1929과도기(한설야),170>

그 결과 학성 어미는 술 장사 밋천이 늘어가고 순점이는 남의 안해로는 참아 못할 부정녀가 되었다. <1938신개지(이기영),123>


  그리고 1930년대부터 ‘밑천’으로 되어 오늘날까지 계속 쓰이고 있다.


이 늙은이의 충직함을 사랑하여 집간 밑천을 주어서 내보냈던 것이었다. 늙은이는 그 밑천으로 비교적 깨끗한 집을 하나 쓰고, <1930젊은그들(김동인),149>


  그런데 이 ‘밑천’은 ‘어떤 일을 하는 데 바탕이 되는 돈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로부터 뜻이 확대되어서 ‘어떤 일을 하는 데 토대가 되는 기술이나 재주를 이르는 말’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즉 구체적인 사물을 표시하는 것에서 추상적인 요소들을 표시하는 어휘로 의미의 확대가 일어난 것이다. 그 시기는 대체적으로 20세기의 30년대로 보인다. 다음 예문들이 그러한 예들이다.


우리의 밑천은 다만 이 한 가지 건강과 투쟁하려는 불타는 의식뿐이에요! <1933영원의미소(심훈),324>

‘그렇게만 되면 되지 못한 것들이 잰 체하는 꼬락서니는 안 볼 거야.’ 하고 아무 밑천도 없이 예술가니 문사니 하고 떠드는 동무들에게 일종의 반발심도 생긴다. <1933영원의미소(심훈),090>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1946미스터방(채만식),294>


  ‘밑바탕이 되는 재물’이란 뜻이 비유적으로 ‘남녀의 성기’를 뜻하는 말로도 쓰이었는데, 그것은 1950년대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 예문들이 그러한 예들이다.


「질그릇 깨뜨리는 소리루 파흥이 되는 것보다는,…… 그럼 인숙아 네 노래 하나 꾸자꾸나. 자 내 대신 하나 더하라구!」소리에 손방인 원룡이는 사실 빌었다. 「나두 밑천이 단 하난 걸! 호호호」 인숙이가 이쁜 눈찌로 웃어보이는 데에 모두들 껄껄대었다. <1955젊은세대(염상섭),222>

가주를 잃고 이미 살림이 거덜나거나 벌이를 잃어 버린 여편네들은 남편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뭐고 팔아 조진다. 팔다가 팔 것이 없어지면 필경엔 여자의 밑천까지라도 판다. <1977샛강(이정환),212>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밑천’의 한자어인 ‘본전’(‘本錢’ 또는 ‘본젼’)은 ‘밑천’과는 서로 교차되면서 사용되었었다.


이제   반이 도의도록 다믄 내 믿쳔만 갑고  푼 니쳔도 갑포믈 즐겨 아니다 <1517번역박통사:34b>

→ 이제 一 年 半이 다게야 그저 내게 本錢만 갑고 一 分 利錢도 즐겨 갑디 아니니 <1677박통사언해上:31b>


  16세기의 반역박통사에서는 ‘믿쳔’으로 쓰이었던 것이 17세기의 박통사언해에서는 ‘本錢’이란 한자로 대치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 을 앗가 즈름의 뎡 갑시 실로 내 本錢에 밋지노라 너 이런 갑슬 주되 지 아니고 도로혀 무어슬 각다 <1795중간노걸대언해下:12b>

나의 지아비 조고마   본젼 오십 냥을 가지고 과 게우 무역여 강 건너 가 팔고 도라와 본젼은 혜여 쳡을 맛지고 남은 거로 과 남글  밥 지어 먹으 <1852태상감응편도설언해3:51b>

뎜의셔 나 것과 팔녀 나간 수효를 회계야 본젼과 리젼과 셰젼을 졔 외에 남 거 가지고 십 분에 이 분은 챵 쥬를 쥬고 십 분에 오 분은 일 보 여러 사이 고로게 난호와 료뢰게 고 <1883이언언해,1:29b>

大槪 國債의 本錢과 利息을 償기 政府의 責望이나 <1895서유견문,203>


  오늘날은 ‘본전’이 소위 ‘원금’(元金), 또는 ‘원전’(元錢)이란 뜻으로 쓰이어서 ‘꾸어 주거나 맡긴 돈에 이자를 붙이지 않은 돈’을 말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밑천’과 동일한 뜻으로도 쓰이었다. 따라서 ‘본전’은 ‘밑천’보다는 그 의미 표시 영역이 ‘밑천’보다는 커진 것이다. 그래서 ‘본전’은 ‘밑천’과 동일한 뜻으로도 쓰이었고, ‘원전’이란 뜻으로도 쓰이었다.


〇 ‘밑천’의 뜻으로 쓰인 ‘본전’

다이  츙복 방흥이 젹은 본젼을 가지고 물건을 져다가 파라 픈젼을 어더 죠셕을 돕고 <17XX낙진일,001>


〇 ‘원전’의 뜻으로 쓰인 ‘본전’

능히 잘쓰면 곳 매 사의 본젼과 글 닑 사의 학문과 야 리와 일홈을 다 일노 조차 엇을 거시어 <1892성경직해,105a>


  ‘밑천’은 ‘본’(本)의 뜻을 가진 ‘밑’에 ‘돈’이란 뜻을 가진 ‘전’(錢)의 중국음을 차용한 ‘쳔’이 합성이 되어 만들어진 단어다. ‘쳔’은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재물’이란 뜻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사용되었으나, 동일한 의미를 가졌던 ‘쳔량’(중국어 ‘錢粮’의 중국음)에 밀려 사라지고 말았다. 대신 오늘날에는 ‘전’(錢)이 사용되고 있으나 ‘돈’ 또는 ‘재물’이란 뜻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사용될 때에는 ‘쩐’이란 은어로만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블로그 < 마이콜의 우리말 세상>  마이콜 님의 글 중에서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