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연종집요(蓮宗輯要)』 제12장 염불하여 왕생한 예 - 1. 우리나라 사람 - (1) 광덕(光德)과 엄장(嚴莊)

2014. 9. 11. 13:13경전 이야기

홍인표 저 / 경서원에서 1983년『정토로 가는 길-蓮宗輯要-』
제12장 염불하여 왕생한 예(例)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극락에 왕생한 사람들이 심히 많으나
      이들 가운데서 몇 사람만 다음에 적어 본다.

      1. 우리나라 사람

      (1) 광덕(光德)과 엄장(嚴莊)


      신라의 문무왕(文武王)때에 광덕(光德) 엄장(嚴莊) 두 사문(沙門)이 있어
      사이가 매우 두터워서 항상 서로 약속하기를
      먼저 극락에 가는 사람이 뒤 사람에게 알려 주자고 하였다.
      광덕은 경상북도 경주에 있는 분황사(芬皇寺) 서쪽 마을에 은거(隱居)하면서
      신[짚신] 삼는 일을 업으로 하고 아내를 두고 살았고
      엄장은 남악(南岳)에 있으면서 농사를 짓고 혼자 살았다.

      하루는 석양볕이 산마루에 옆으로 비스듬히 비치어 솔나무 그늘이 고요히 내리는데,
      광덕이 창 밖에서 「나는 벌써 서방 극락에 갔으니
      그대는 잘 있다가 나를 따라 오라」하는 소리에 엄장이 문을 열고 나가 보니
      구름 속에서 풍악 소리가 들리며 광명이 땅에까지 뻗치었다.

      이튿날 광덕을 찾아가 보니 과연 죽었다.
      엄장은 광덕의 아내와 함께 장사를 치르고 그 아내에게
      「광덕이 죽었으니 나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한가」하였더니
      그 아내가 허락하므로 그 집에 그대로 머물러 살다가
      어느 날 동침을 요구하였더니 아내는 이상하게 여기면서,
      「스님이 정토에 왕생하려 함은
      마치 나무에 올라가서 생선을 잡으려 함과 같소」하였다.

      그러므로 엄장이
      「광덕도 그랬을 터인데 어찌하여 나는 그렇지 못하는가」하였다.
      아내는 또 말하기를
      「남편이 나와 십년을 같이 살았지만 한 번도 한 자리에서 잔 적이 없었는데
      하물며 몸을 더럽힐 리가 있으랴.
      남편은 매일 단정히 앉아서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염불하거나
      혹은 십육관(十六觀)을 닦았으며
      그러다가 관(觀)이 성취되고 달빛이 창틈으로 들어오면
      달빛 위에 올라가 가부좌하고 앉아서 지성으로 공부하였으니,
      그러고야 서방 극락세계에 아니 가고 어디로 가겠소.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첫 걸음부터 알 수 있다는데
      이제 스님의 하는 것을 보면 동으로는 갈는지 모르나
      서방으로는 갈 것 같지 못 합니다」하였다.

      엄장은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부끄럽게 여겨
      돌아 와서 원효(元曉)스님을 찾아보고 정성껏 공부하는 방법을 물었더니
      원효스님은 쟁관(諍觀:논쟁을 관하다)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엄장은 그 후부터 일심(一心)으로 관(觀)을 닦다가
      역시 서방 정토에 왕생하였다.

      《註》 

      -. 사문(沙門)
      사문나(沙門那)를 약한 말이다.
      상문(桑門ㆍ喪門), 사문(婆門), 사라마나(舍囉摩拏), 실마나나(室摩那拏) 라고도 한다.
      식(息), 식심(息心), 정지(靜志), 빈도(貧道), 핍도(乏道), 근식(勤息), 근식(勤息)이라
      번역 한다.
      부지런히 닦아서 번뇌를 끊는다,
      온갖 나쁜 짓을 쉰다, 청정한 수행을 닦는다,
      정도(正道)를 닦아서 생사의 어려움을 끊는다,
      힘들여 수고하여 불도를 닦는다는 등의 뜻이 있다.
      불도, 외도를 불문하고 처자 권속을 버리고 출가한 이를 총칭한다.
      비구(比丘)와 같은 뜻으로 쓴다.

      -. 십육관(十六觀)
      아미타불의 불신(佛身)과 국토를 관상(觀想)하는 열여섯 가지의 방법을 말한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위제희 부인과 다음 세상에 날 중생들을 위하여
      극락세계에 가서 나는 한 방편으로 제시한 수행법인데,
      1. 일관(日觀 또는 日想觀) : 떨어지는 해를 보고서 극락정토를 관상(觀想)한다.
      2. 수관(水觀 또는 水想觀) : 극락의 대지가 넓고 평탄함을 물과 얼음에 비교하여 관상한다.
      3. 지상관(地想觀) : 분명하게 극락의 대지를 관상한다.
      4. 보수관(寶樹觀) : 극락에 있는 보수의 묘용(妙用 곧 묘한 작용)을 관상한다.
      5. 보지관(寶池觀) : 극락에 있는 연못의 팔공덕수(八功德水)의 묘용을 관상한다.
      6. 보루관(寶樓觀) : 극락의 오백억 보루각(寶樓閣)을 관상한다.
      7. 화좌관(華座觀) : 칠보로 장식한 부처님의 대좌(臺座)를 관상한다.
      8. 상관(像觀) : 형상(形像)과 관상(觀想) 하는데 나타나는 금색상(金色像)을 관상한다.
      9. 진신관(眞身觀) : 진정한 부처님의 몸을 관상한다.
      10. 관음관(觀音觀) : 곁에 모시고 있는 관음보살을 관상한다.
      11. 세지관(勢至觀) : 곁에 모시고 있는 세지보살을 관상한다.
      12. 보관(普觀) : 극락의 주불(主佛)이신 아미타불과 그를 위요(圍繞)한 온갖 것을
      두루 관상한다.
      13. 잡상관(雜像觀) : 우둔한 이를 위하여 일장육척(一丈六尺)의 아미타불상을
      관상케 하는 것이다.
      14. 상배관(上輩觀), 15. 중배관(中輩觀), 16. 하배관(下輩觀)
      이상 셋은 각기 상, 중, 하의 세 가지 종류가 있으나 각자가 자기에게 적당한
      행업(行業)으로 왕생할 것을 관상하는 것 등이다.

      -. 팔공덕수(八功德水)
      여덟 가지의 공덕을 갖추고 있는 물.
      극락정토에 있는 못에 가득 차 있으며, 징정(澄淨), 청랭(淸冷), 감미(甘美), 경연(輕軟),
      윤택(潤澤), 안화(安和), 제기갈(除饑渴), 장양제근(長養諸根)의
      여덟 가지 공덕이 있다고 한다.
      또 수미산을 에워싸고 있는 일곱 바다에도 이 물이 가득하다고 하는데,
      이 물을 마시면 목이 부드러워지고 먹은 뒤에는 배 속이 편안하다고 한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염화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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