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실 관련 고전 모음 - 셋 / 계곡선생집, 잡체

2014. 11. 21. 13:26향 이야기

 

 

 

향실 관련 고전 모음 - 셋 / 계곡선생집, 잡체

 

고전번역서 > 계곡집(谿谷集) > 계곡선생집 제34권 > 잡체(雜體)

 

 

 

    

 잡체(雜體) 원문  원문이미지  새창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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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체(雜體) 44수(首)
옛날 초 나라 왕은 신하들에게 대언과 소언의 시를 짓게 하였고, 진 나라 사람은 위어와 요어의 시를 지었으며, 당 나라 시승 교연과 안 노공 등 여러 사람은 참, 취, 활, 암 등의 주제로 함께 시를 지었다. 이에 내가 대상을 확대하여 모두 이십사 장의 시를 지어 보았다[昔楚王使群臣賦大言小言 晉人有危語了語 唐詩僧皎然與顔魯公諸人共作饞醉滑暗等語 余因以廣之 作二十四章]

 

 

 


손가락 한 번 튀겨 곤륜산을 박살내고 / 彈指兮崑崙粉碎
숨 한 번 내쉼에 땅덩어리 산산조각 / 噓氣兮大塊紛披
우주를 새장에 가둬 실에 매어 끌고 가고 / 牢籠宇宙輸毫端
연지 속에 바닷물 모두 쏟아 부을거나 / 傾寫瀛海入硯池
이는 대언(大言)이다

 


가을 터럭 끝에다 산하를 말아 집어 넣고 / 秋毫之末奠山河
아주 작은 티끌 속에 국경 그어놓는 일 / 微塵之內分壃域
천지 사방 뒤덮는 초명의 날개 / 蔽虧六合蟭螟翅
만촉국 정도를 사방 만리라 뻐기는 일 / 幅員萬里蠻觸國
이는 소언(小言)이다

 

 


철선 타고 약수 물결 건너가거나 / 鐵船欲涉弱水波
높은 장대 끝에 서서 너울너울 춤추는 일 / 百尺竿頭舞婆娑
한밤중에 천태 석교 밟고서 지나가고 / 天台石橋半夜過
아부 못하는 외로운 신하 홀로 우뚝 서 있는 일 / 孤臣特立無依阿
이는 위어(危語)이다

 

 


땅 위에 반듯하게 엎어 놓은 사기 그릇 / 覆盂地上不偏側
태산 아래 넓고 편편한 큰 돌 / 太山山下磐陀石
욕심 하나 없이 암거천관하는 생활 / 巖居川觀百無欲
나라에 어진 신하 있어 만백성이 즐기는 일 / 國有良臣萬民樂
이는 안어(安語)이다

 

 


흔적없이 사라지는 홍로 일점설(一點雪) / 洪爐片雪無遺跡
섣달 그믐날 서쪽으로 기우는 해 / 臘月三十日西夕
영취산(靈鷲山) 노인네 정각을 증득(證得)한 일 / 鷲峯老子證正覺
상채 승상이 동시에서 통곡할 때 / 上蔡丞相東市哭
이는 요어(了語)이다

 

 


마를 날 없이 퐁퐁 솟는 맑은 샘 물줄기 / 原泉袞袞無絶期
엄자로 들어갔다 함지에서 나오는 해 / 日入崦嵫出咸池
언덕 위에 해마다 뻗어나는 봄풀들 / 原上年年春草滋
자벌레마냥 몸 굽히며 때 오길 바라는 지사의 뜻 / 志士蠖屈待淸時
이는 미료어(未了語)이다

 

 


솥 밑바닥 닥닥 긁어 엿처럼 핥아먹는 것 / 刮匕舓鼎甘如飴
진수성찬 실컷 먹고도 배가 덜 찼다 말하는 것 / 饗大牢具猶稱飢
담근 손가락 빨기도 전에 턱을 움찍거리는 것 / 染指未嘗先朶頤
무덤 가 남은 음식 구걸하곤 또 다른 곳에 가 배 채우는 것 / 墦間乞餘又他之
이는 참어(饞語)이다

 

 


변화가 옥을 바쳤다가 발목 잘린 일 / 卞和獻玉三見刖
파직당한 적공의 집에 손님 발길 끊어진 일 / 翟公罷官賓客絶
실의에 찬 수재의 머리 눈처럼 희게 변한 일 / 眊矂秀才鬢如雪
백두음 짓고나서 인연 끊으려 하였던 일 / 白頭吟成從此決
이는 한어(恨語)이다

 

 


배에 술 가득 싣고 떠다니면서 이 한평생 마치는 일 / 拍浮酒船了一生
옆에 모신 두 호걸 배추벌레와 같았던 일 / 二豪侍側猶螟蛉
천 년토록 불러도 깨지 않는 취한 현석 / 玄石千年喚不醒
장막을 드리우고 육경에 심취한 선생님 / 下帷先生飫六經
이는 취어(醉語)이다

 

 


조구를 치워 없애고 술 연못 메워 버린 일 / 削平糟丘塡酒池
주고(酒誥)를 반포하여 은(殷) 나라 풍속 바꿨던 일 / 周王頒誥商俗移
도연명(陶淵明)이 백의인(白衣人)을 보지 못할 때 / 淵明未見白衣時
박주(薄酒) 마시려 하지 않는 굴자의 모습 / 屈子不肯啜其醨
이는 성어(醒語)이다

 

 


반들반들 구리 기둥에 기름 칠한 것 / 銅柱磨瑩仍塗脂
겨울비 내린 절벽에 드리워진 얼음 폭포 / 蒼崖冬雨長冰垂
유리처럼 빛나는 다림질한 비단폭 / 砑光練帛淨琉璃
금방 목욕한 합덕의 옥 같은 살결 / 合德新浴玉膚肌
이는 활어(滑語)이다

 

 


잘디 잔 솜털 담요 위를 굴러가는 고슴도치 / 蝟蟲轉過細茸氈
좀처럼 앞으로 못 나가는 가시나무 덤불 속 / 荊棘叢中行不前
씹어서 넘길 때의 떫은 땡감 맛 / 柿子未熟嚼下咽
생각만 쥐어짤 뿐 써지지 않는 몽당붓 / 凝思腐毫不成篇
이는 삽어(澁語)이다

 

 


우이에서 머리 돌려 바라보는 곤륜산 / 嵎夷回首眺崑崙
대황을 벗어나서 다시 일만 유순의 거리 / 大荒之外萬由旬
과부가 힘이 빠져 중도에 물러난 일 / 夸父力竭中逡巡
속인 범접 못하는 아홉 겹 임금의 문 / 君門九重隔淸塵
이는 원어(遠語)이다

 

 


그다지 넓지 않은 속눈썹과 눈썹 사이 / 眉前睫上無多地
매미 날개나 들어갈 백지장(白紙張) 같은 공간 / 彼壃此界限蜩翅
자시에서 축시(丑時)로 옮겨 가는 그 순간 / 子時過盡丑未至
좌우에서 아양 떠는 궁녀와 내시 / 嬖妾閹尹左右侍
이는 근어(近語)이다

 

 


닦지 않아 때가 낀 옛날 청동 거울 / 古鏡不磨綠生銅
모락모락 연기만 나는 불 꺼진 아궁이 속 / 窰竈火滅煙蒙蒙
어두운 밤 깜깜한 방에 들어가는 눈 먼 봉사 / 盲人夜入漆室中
외도(外道)의 소굴 속에서 방황하는 늙은이 / 黑山鬼窟懵懂翁
이는 암어(暗語)이다

 

 


구름 제치고 드러나는 찬란한 태양 / 浮雲卷盡白日行
삼라만상 비춰 주는 맑은 명경지수(明鏡止水) / 淸鑑止水無遁形
어두움 깨뜨리고 대대로 전하는 부처들의 빛 / 佛燈傳光破群冥
남면(南面)하고 백성의 마음 살펴 주는 성군(聖君) / 聖主當陽察下情
이는 명어(明語)이다

 

 


얼어붙는 비명 소리 불교의 팔한지옥(八寒地獄) / 波波吒吒八寒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철 김매기 / 夏畦捽土汗如漉
발걸음 머뭇머뭇 권문(權門)에 명함 내밀기 / 朱門懷刺足躑躅
시상(詩想)이 안 떠올라 수염만 꼬는 늙은이 / 詩翁撚髭思不屬
이는 고어(苦語)이다

 

 


사시 사철 봄과 같은 신선의 세계 / 仙家四時長如春
귀족들 호화 저택 빈번한 연회 / 五侯甲第歌吹頻
꽃을 보며 달 아래 신인 만날 때 / 花前月下逢新人
단표의 누항 도가 넉넉한 생활 / 陋巷簞瓢道不貧
이는 낙어(樂語)이다

 

 


해가 지지 않았을 때 달이 휘영청 뜨는 것 / 月長滿兮日不傾
새가 돌멩이 물어다가 바다를 메우는 일 / 寃禽銜石塡海平
진시황과 한 무제가 신선의 영약(靈藥) 구했던 일 / 秦皇漢武求仙靈
생전에 황하가 맑아지길 기다리기 / 人生坐待黃河淸
이는 난어(難語)이다

 

 


곤오검(昆吾劍)으로 싹둑 지푸라기 자르기 / 昆吾之劍截草芥
몰아치는 거센 바람 티끌 날려 버리기 / 衝風起兮揚輕壒
오정역사가 흙덩이 하나 날라 오기 / 五丁力士運一塊
집안 가득 황금으로 권세가와 사귀기 / 黃金滿屋交權貴
이는 이어(易語)이다

 

 


초계 흐르고 그 옆에 또 탕천 / 焦溪側畔湯泉流
불구름 떠 있는 남방의 삼복 더위 / 南交三伏火雲浮
즉묵성 밖 불붙은 소들의 꼬리 / 卽墨城外燒尾牛
권세가의 대문 앞에 빽빽이 모여든 고관들 / 五侯門前靑紫稠
이는 열어(熱語)이다

 

 


흘간산 꼭대기 얼어 죽는 참새 떼 / 紇干山頭凍殺雀
북극 바다 얼음장 오그라든 거북이 목 / 北極層冰龜縮殼
나무 하러 눈 밟고 가는 아이의 맨발 / 樵童踏雪赤兩脚
광문 선생 썰렁한 자리에 앉으신 손님 / 廣文先生坐上客
이는 냉어(冷語)이다

 

 


모래 환히 비치는 가을날 소상강(瀟湘江) 물 / 瀟湘秋水照見沙
수정으로 만든 궁전 엉겨 붙은 서리꽃 / 水晶宮殿凝霜華
둘 다 티끌 하나 없는 옥호와 잠긴 얼음 / 玉壺貯冰兩無瑕
고산 처사가 매화 읊은 시 / 孤山處士詠梅花
이는 청어(淸語)이다

 

 


황하에 들어간 경수 칠흑 같은 물 / 涇水入河如漆黑
가을비에 장안 거리 질퍽질퍽 진흙탕 / 長安秋雨泥漠漠
지게미 그대로 거르지 않은 시골 막걸리 / 村醪帶糟不曾漉
말 다리에 절을 하는 비굴한 망진 학사 / 望塵學士拜馬足
이는 탁어(濁語)이다

 

 


 

[주C-001]노공(魯公) : 노군공(魯郡公)에 봉(封)해진 당(唐) 나라 안진경(顔眞卿)을 추존(推尊)하여 부르게 된 명호(名號)이다.
[주D-001]연지(硯池) : 벼루를 씻는 연못을 말한다. 산음(山陰) 땅 난정(蘭亭)에 진(晉) 나라 왕희지(王羲之)의 연지(硯池)가 있었는데, 조정에서 조칙을 반포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그 연못의 물이 모두 까맣게 변해 염색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茶香室三鈔 王逸少硯池異迹》
[주D-002]초명(蟭螟) : 지극히 작은 전설상의 곤충 이름이다. 무리를 지어 모기 눈썹 사이에 집을 짓고 사는데, 들락날락해도 너무나 작아서 모기가 눈치를 채지 못한다고 한다. 《列子 湯問》
[주D-003]만촉국 …… 일 : 만승지국(萬乘之國)이라고 자부하는 위(魏) 나라도 달팽이 뿔 오른쪽의 만국(蠻國)과 왼쪽의 촉국(觸國)이 서로 영토 쟁탈전을 벌이는 것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장자(莊子)》 측양(則陽)에 실려 있다.
[주D-004]약수(弱水) : 신화 속에 나오는 하해(河海)의 이름으로, 홍모(鴻毛)조차도 뜨지 않아 건너갈 수가 없다고 한다. 《海內十洲記 鳳麟洲》
[주D-005]천태 석교 : 절강성(浙江省) 천태산(天台山)의 돌다리로, 용형귀배(龍形龜背)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이끼가 끼어 미끄럽기 때문에 예로부터 건너갈 수 없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法苑珠琳》 참고로 이백(李白)의 시에 “돌다리 만약에 건너갈 수 있거든, 손잡고 구름과 안개 맘껏 희롱해 보시라.[石橋如可度 携手弄雲煙]”라는 표현이 있다. 《李太白集 卷15 送楊山人歸天台》
[주D-006]암거천관(巖居川觀) : 은거 생활을 하며 유유자적하게 노니는 것을 말한다. 《사기(史記)》 범수채택열전(范睢蔡澤列傳)의 “그대는 어찌하여 이때에 정승의 인끈을 풀어 어진 이에게 주고 물러나 암혈에서 살며 냇물을 벗하려 하지 않는가.[君何不以此時歸相印 讓賢者而授之 退而巖居川觀]”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D-007]영취산(靈鷲山) 노인네 : 석가모니(釋迦牟尼)를 말한다. 영취산은 인도 마가타국(摩揭陀國) 왕사성(王舍城)에 있는 산 이름으로, 여기에서 석가가 《법화경(法華經)》 등을 설했다고 한다.
[주D-008]상채 승상이 …… 때 : 진(秦) 나라 이사(李斯)가 사형장으로 끌려나간 때를 가리킨다. 사형을 받기 직전에 이사가 그의 아들을 돌아보며 “사냥개와 매를 몰고 상채(上蔡)의 동문을 나가 토끼 사냥을 하고 싶어도 이제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史記 李斯傳》 동시(東市)는 장안(長安) 동쪽 시가지로 여기에서 사형을 집행하곤 하였다.
[주D-009]엄자(崦嵫) : 태양이 들어가 쉰다는 전설상의 산 이름이다.
[주D-010]함지(咸池) : 태양이 목욕을 한다는 신화 속의 연못 이름이다.
[주D-011]담근 …… 것 : 먹고 싶은 욕심에 입맛을 다시면서 침을 흘리는 것을 말한다. 춘추 시대 정(鄭) 나라 공자 자공(子公)이 자라 요리를 먹지 못하게 되자 자라 삶은 솥 속에 손가락을 담갔다가 그 손가락을 빨면서 나갔다[染指於鼎 嘗之而出]는 이야기가 전한다. 《春秋左傳 宣公 4年》 그리고 《주역(周易)》 이괘(頤卦) 초구(初九)에 “그대의 신령스러운 거북을 버리고 나를 보고서 턱을 움찍거리니 흉하다.[舍爾靈龜 觀我 朶頤 凶]”는 말이 있다.
[주D-012]무덤가 …… 것 :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주D-013]변화(卞和) : 춘추 시대 초(楚) 나라 사람으로, 산중에서 옥박(玉璞)을 얻어 왕에게 바쳤다가 좌우의 발목을 모두 잘리고 원통해서 울었다는 ‘변화읍벽(卞和泣璧)’의 고사가 전한다. 《韓非子 和氏》
[주D-014]파직당한 …… 일 : 서한(西漢) 때 적공(翟公)이 정위(廷尉)로 있을 적에는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루더니, 벼슬을 그만둔 뒤에는 참새 그물을 쳐 놓을 정도로 대문 밖이 한산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汲鄭列傳論》
[주D-015]수재(秀才) : 진(晉) 나라 반악(潘岳)을 가리킨다. 그의 ‘한거부(閑居賦)’ 서문(序文)에 “수재로 천거되어 낭관이 되었다.[擧秀才爲郞]” 하였고, 또 “여덟 번 관직을 옮기는 동안에 한 번 품계가 올랐으니 …… 이것이 비록 시운(時運)과 관계되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가 졸렬하다는 하나의 증거이다.”라고 하였으며, 그의 ‘추풍부(秋風賦)’ 서문에 “나는 서른 두 살 때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해졌다.[余春秋三十有二 始見二毛]”라고 하였다.
[주D-016]백두음 …… 일 : 한(漢) 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가 무릉(茂陵) 사람의 딸을 첩(妾)으로 두려 하였는데, 이에 탁문군(卓文君)이 백두음을 지어 결별의 뜻을 밝히자 사마상여가 취소했던 고사가 전한다. 《西京雜記 卷3》
[주D-017]배에 …… 일 : 진(晉) 나라 필탁(畢卓)이 “수백 섬의 술을 배에다 싣고 나서 한 손엔 게 다리 한 손엔 술잔을 들고 주지(酒池)를 떠다니면서 일생을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한 고사가 있다. 《晉書 畢卓傳》
[주D-018]옆에 …… 일 : 진(晉) 나라 유령(劉伶)의 ‘주덕송(酒德頌)’에 “술 취한 대인 선생(大人先生) 옆에 두 호걸이 모시고 섰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나나니벌[蜾蠃]과 배추벌레[螟蛉] 같았다.”는 말이 있다.
[주D-019]천 년토록 …… 현석 : 중산(中山) 사람 적희(狄希)가 한 번 마시면 천 일 동안 깨지 않는 술을 만들었는데, 유현석(劉玄石)이 이 술을 마시고 취해 쓰러진 나머지 가족들에 의해 무덤 속에 매장까지 되었다가 천 일 만에 깨어났던 고사가 전한다. 《博物志 卷10》 《搜神記 卷19》
[주D-020]장막을 …… 선생님 : 서한(西漢)의 학자 동중서(董仲舒)가 장막을 드리운 채 강론을 하였으므로 제자들 중에서도 그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자가 있었으며, 독서에 심취한 나머지 3년 동안 집의 뜨락을 내다보지도 않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儒林列傳 董仲舒傳》
[주D-021]조구(糟丘) : 술 찌꺼기를 쌓아 놓은 것이 언덕을 이루었다는 말이다. 은(殷) 나라 주왕(紂王)이 술로 채운 연못[酒池]을 만들자 소처럼 엎드려 마시는 자가 3천 인이었으며, 그 지게미를 쌓아 놓은 언덕[糟丘]이 10리 밖에서도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韓詩外傳 卷4》
[주D-022]주고(酒誥) : 주왕(紂王)에게 물이 들어 술을 좋아하는 은(殷) 나라 백성들을 경계시키기 위해 주(周) 나라 성왕(成王)이 주공(周公)에게 명하여 반포토록 한 글로, 《서경(書經)》 속에 들어 있다.
[주D-023]도연명(陶淵明)이 …… 때 : 도연명이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마실 술이 없자 울타리의 국화를 따면서 앉아 있노라니 흰 옷 입은 사람이 찾아왔는데, 바로 강주 자사(江州刺史) 왕홍(王弘)이 술병을 들려서 보낸 사람이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續晉陽秋 恭帝》
[주D-024]박주(薄酒) …… 모습 :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다면, 어째서 함께 술 지게미를 먹고 박주를 마시지 않는 것인가.[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啜其醨]”라는 말이 있다.
[주D-025]반들반들 …… 것 : 은(殷) 나라 주왕(紂王)이 구리 기둥에 기름을 칠하고 그 밑에 탄(炭) 불을 깔아 놓은 다음 죄인을 구리 기둥에 매달려 있게 하였는데, 죄인이 탄불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웃지 않던 왕비 달기(妲己)가 비로소 웃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列女傳 卷7 殷紂妲己》
[주D-026]합덕(合德) : 한(漢) 나라 미녀(美女)의 이름이다. 조비연(趙飛燕)의 여동생으로 성제(成帝)의 총애를 받았는데, 그 살결이 매끄럽고 향 냄새가 났다고 한다. 《趙飛燕外傳》
[주D-027]우이에서 …… 곤륜산 : 중국의 동쪽과 서쪽의 끝을 말한다. 우이(嵎夷)는 산동성(山東省) 동쪽 해변을 가리키고, 곤륜산은 신강성(新疆省) 서장(西藏)에 있다.
[주D-028]대황을 …… 거리 : 대황(大荒)은 해외(海外)를 의미하고, 유순(由旬)은 제왕(帝王)이 하룻동안 행군(行軍)하는 거리를 뜻하는 불교 용어이다. 어쩌면 서방(西方)의 극락세계(極樂世界)를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도 싶은데, 확실치 않다.
[주D-029]과보가 …… 일 : 과보(夸父)가 태양을 쫓아가다가 목이 마르자 하수(河水)와 위수(渭水)의 물을 마시고 그것도 부족하여 북쪽으로 대택(大澤)에 가서 들이켰는데, 급기야는 갈증이 나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는 신화가 전해 온다. 《列子 湯問》
[주D-030]팔한지옥(八寒地獄) : 여덟 가지 혹한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는 지옥의 이름으로, 팔열지옥(八熱地獄)의 옆에 있다고 한다.
[주D-031]단표의 …… 생활 :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말한다. 《논어(論語)》 옹야(雍也)에 “훌륭하다, 안회(顔回)여. 일단사(一簞食)와 일표음(一瓢飮)으로 누항(陋巷)에 살면서도 그 낙(樂)을 변치 않으니.”라는 말이 있다.
[주D-032]새가 …… 일 : 염제(炎帝)의 딸이 동해(東海)에 빠져 죽은 뒤 정위(精衛)라는 새로 변해 그 원한을 풀려고 늘 서산(西山)의 목석(木石)을 입에다 물고서 동해에 빠뜨려 메우려고 했던 이야기가 전한다. 《山海經 北山經》
[주D-033]곤오검(昆吾劍) : 곤오산의 광석을 제련하여 만든 명검 이름이다.
[주D-034]오정역사(五丁力士) : 신화에 나오는 다섯 명의 역사(力士)로, 험준하기로 유명한 촉도(蜀道)를 닦았다고 한다. 《水經注 沔水》
[주D-035]초계 …… 탕천 : 초계(焦溪)는 일명 초천(焦泉)으로, 탕천(湯泉)과 함께 온천물을 가리킨다. 참고로 사혜련(謝惠連)의 ‘설부(雪賦)’에 “초계도 말라붙고, 탕곡도 얼어붙네.[焦溪涸湯谷凝]”라는 표현이 있다.
[주D-036]즉묵성 …… 꼬리 : 전국 시대 제(齊) 나라 전단(田單)이 외로이 즉묵성을 지키고 있다가, 천여 마리의 소에 붉은 옷을 입히고 뿔에 칼날을 매단 뒤, 소 꼬리에 갈대를 묶어 불을 붙여서 성 밖으로 내몰아 연(燕) 나라 군사를 크게 격파한 고사가 있다. 《史記 田單傳》
[주D-037]흘간산 …… 참새 떼 : 당(唐) 나라 때 “흘간산 꼭대기 얼어 죽는 참새들, 어찌하여 좋은 곳에 날아가 살지 않나.[紇干山頭凍殺雀 何不飛去生樂處]”라는 말이 유행하였는데, 당(唐) 나라 소종(昭宗)이 떠돌아다니다 이 말을 거론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資治通鑑 唐昭宗 天佑元年》
[주D-038]광문 선생 : 당 현종(唐玄宗) 때 광문관 박사(廣文館博士)를 지낸 정건(鄭虔)을 가리킨다. 친구인 두보(杜甫)가 그를 위해 지은 시 ‘취시가(醉時歌)’ 첫머리에 “제공들 뻔질나게 요직(要職)에 오르는데, 광문 선생 벼슬만은 왜 이리도 썰렁한고.[諸公袞袞登臺省 廣文先生官獨冷]”라는 표현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3》
[주D-039]소상강(瀟湘江) : 중국의 상강(湘江)을 가리킨다. 그 강물이 깊고 맑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주D-040]고산 처사(孤山處士) :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숨어 살았던 송(宋) 나라 임포(林逋)를 말한다. 장가도 들지 않고 자식도 없이 오직 매화와 학(鶴)을 기르며 살았으므로 당시에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불렀던 고사가 전한다. 《宋史 卷457》 《世說新語補 棲逸》
[주D-041]경수(涇水) :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강으로, 위수(渭水)가 맑은 데 비해 탁한 물의 대명사로 곧잘 쓰인다.
[주D-042]가을비에 …… 진흙탕 : 두보(杜甫)의 시에 “장안의 가을비에 열흘이나 질퍽질퍽, 새벽 닭 울 때에 우리들 말 안장 얹었지요.[長安秋雨十日泥 我曹鞴馬聽晨雞]”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14 狂歌行贈四兄》
[주D-043]망진 학사(望塵學士) : 진(晉) 나라 반악(潘岳)을 가리킨다. 권세가인 가밀(賈謐)에게 잘 보이려고, 그가 외출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수레 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때부터 허리를 굽히고 절을 하였다[望塵而拜]는 고사가 전한다. 《晉書 潘岳傳》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