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승 박사의 氣철학

2015. 5. 7. 20:58건강 이야기

 

 

      

양재승 박사의 氣철학 주머니속의 명상법

2015/02/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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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양재승(Jae-Seung YANG, Ph.D.)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Principal Researcher at KAERI)


학력 (Education)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이학박사

파리6대학, 콩피엔이공대학 박사수료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석사

서울대학교 (SNU) 학사


활동 (Activities)

Fellowship from Iowa State University, USA

Fellowship from AECL, Canada

Fellowship from JAERI, Japan

Scholarship from M. Foreign Affairs, France


*   아래 「기철학」이란 글은, 양재승 박사가 나의 사무실[충무로]에서 인터넷에 소개해도 좋다고 허락하여 이곳에 올리는 것이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하면서 다른 견해가 있다면 나에게도 알려 주시기 바란다. 혹, 이 글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를 보내주시면 저의 명상법이란 책을 한권 드릴 것이며, 그 견해가 논리적 맥락이 일정 수준으로 확보된 글이라면 동방문학 통권 제78호에 이 글과 함께 소개될 것이다. -이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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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 에너지

   고대로부터 동아시아에서는 하늘과 땅 사이에 기(氣)라는 어떤 에너지가 충만해 있다고 보았다. 또한 기(氣)라는 에너지로 사람과 동물, 식물, 광물 등 자연의 모든 물질과 현상들이 변화된다고 보았다. 천지는 스스로 움직이는 생명체이다. 천지가 오래가는 것은 스스로 그러한 대로 자기를 맡기기 때문이다. 모든 만물은 변하는 것이고, 고정되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양자역학에서는 공간이 에너지의 바다이며 그 자체가 뭉쳐서 입자가 나타난다고 한다. 나아가, 공간이 하나의 에너지 장이며, 무수히 많은 입자와 반입자들이 생성되었다가 소멸되고 있다고 한다. 양자역학은 양(量)이 있는 입자(粒子)의 세계가 역(力)의 세계 즉 에너지의 세계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에너지 즉 파동이 모여 파동의 밀도가 커지면 물질로 바뀐다는 것이다. 즉 물질은 에너지이며 에너지는 파동이다. 인체도 파동이라는 에너지로 유기적 결합을 이루고 있는 파동의 집합체 즉 기(氣)의 집합체이다. 우주는 공간에 가득 찬 에너지 즉 파동이 양자정보에 따라 뭉쳐서 요동치고 있는 곳이다. 정리하면 기(氣)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氣)는 우주만물을 구성하는 근원이며 파동과 같은 속성이 있다. 둘째 기(氣)에는 양만이 아니라 질의 개념이 있어 정보전달이 이루어진다. 셋째 기(氣)는 대기에 충만해 있으며 만물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한 처음 고요한 에너지의 바다에서 입자-반입자 쌍을 만드는 힘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잘은 모르지만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에 의해 입자-반입자 쌍의 가상입자가 생기면서 처음의 기(氣)가 출렁이게 된다. 이에 의하여 영점장이 생기면서 여러 미약한 파동들이 생겨나고, 이 파동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여러 겹으로 중첩되어 마루와 마루가 겹쳐 보다 큰 파동이 생성될 수 있다. 이 생성된 파동에 의해 에너지의 흐름이 일어나게 되는데, 공간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지속될 수 방법은 원이나 뫼비우스 띠와 같은 폐쇄회로를 이루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흐름이 회전반경이 극히 작고 회전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극한 상황에 이르면서 입자로서의 형상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입자라는 것은 영점에너지가 한 곳에 수렴하면서 강력하게 응집하여 국소적인 에너지 회로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형태를 이루어 드러난 것이다.


   현상계는 에너지가 흐르기 때문에 드러나는 것이며 언제고 흐름이 멈추면 사라지는 환상의 세계이다. 이 입자의 폐쇄회로는 영점장과 공진하여 정상파의 형태로 존재하면서,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영점장에서 계속 보충 받는다. 에너지 밀집에 의해 생기는 최초의 입자 형상이 쿼크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물론 은하계를 비롯한 대우주가 큰 탈 없이 조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자기력의 미는 힘(N극)과 당기는 힘(S극)을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힘의 근원은 자기력이다. 전기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자기력이 필수적이다. 전기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분리될 수 있지만 자기만큼은 전기처럼 나눌 수 없다. 전기와 자기의 관계는 원자 안에 감춰져 있다. 원자 안에는 플러스 전하를 가진 양자와 마이너스 전하를 가진 전자가 있으며, 원자는 전체로써 이미 자석이 되어 있다. (전자 자체에 스핀이라는 자성이 내재되어 있다. 또 전자는 양자와 비교하면 그 질량이 2천분의 1로, 매우 가볍기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 있지만 양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전선 안을 운동하는 것은 전체 전자뿐이다.)


   지구 핵에는 철과 니켈이 끓고 있는데 지구의 자전이나 지구 외핵의 대류 등으로 이것이 운동하면 자기장이 되어 지표에서 관측이 된다. 따라서 지구는 0.5-1.0 G(가우스)의 지자기(地磁氣)를 가지고 있고 0.8-1.0 A(암페어)의 지전기(地電氣)를 띠고 있다. 북극은 자기 입자가 수렴되는 S극, 남극은 자기장이 발산되는 N극이다. 북극으로 흘러든 자기장은 지구전체를 휩싸 안으며 남극 쪽으로 흐른다. 자기장은 모든 사물의 본성을 회복시켜주는 환원력이 뛰어나다.


   지구의 대기권 상층부에는 이온층이 형성되어 있어 라디오나 TV 공중파를 반사시킨다. 이 이온층과 지구 표면 사이의 대기권 공간에, 천둥번개가 1초당 200번 씩 전기와 소리에너지를 방사하여 평균 7-10 Hz 주파수대의 공명(resonance)이 유지되는데 이 공명을 슈만 공명(Schumann resonance)이라 한다. 이 슈만공명의 주파수는 인간 평균 주파수와 일치한다.


   인간은 모태에서 이미 지자기력에 의해 자화되어 있으며 지구라는 거대한 자기장 속에 살고 있다. 즉 지구자기력과 인체 자기장이 하나로 맞물려서 돌아간다. 인체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 바로 척추로서 뼈는 인체를 지탱해줄 뿐만 아니라 뼈의 중심부에 위치한 골수를 통해서 피를 만드는 에너지원이 기고[에너지원이 되기도?] 하다. 뼈는 또한 절반가량이 텅 빈 구조로서 인체에서 파동을 가장 잘 전달하는 기관이다. 즉 척추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길이며 우주와 나를 연결시키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어떤 위기의 순간 제일 먼저 느끼는 영감대가 바로 척추선이다.


   척추에 병이 나면 몸 전체에 이상이 있는 것이며, 심하면 불구가 되기도 한다. 척추에는 골수가 있는데 골수는 선천의 진기라고도 한다. 척추는 에너지의 통로이다. 이 척추선으로 에너지가 흐르면 그 직각방향인 몸 밖으로 자기장인 아우라(Aura)가 형성된다. 신체가 건강하고 기력이 왕성한 사람은 이 아우라의 색이 밝고 그 크기 또한 크다. 척추선이 강한 전도체가 될수록 주위의 생체 전자기장 아우라도 강해진다. 이렇게 척추선이 활성화가 되면 기(氣)에너지를 우주로부터 끌어와 목적한 곳에 쓸 수가 있다. 인체에 영성이 주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뇌파는 활동할 때는 슈만 공명보다 높은 베타파 (14-50 Hz)상태에 있지만 가만히 쉬거나 명상을 할 때는 슈만공명과 같은 알파파 (8-14 Hz)상태에 있게 된다. 우리가 뇌를 각성시켜 알파파 상태를 유지하면 우주의 무한한 창조의 파동상태와 연결이 되어 마음먹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기(氣)를 철학적으로 풀이하면 ‘우주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라 할 수 있고, 과학적인 용어로는 ‘에너지’라 할 수 있다. 또한 기(氣)란 외계의 변화와 스트레스에 대해 내계의 호메오스타시스(항상성)을 유지하는 ‘생체에너지’이기도 하다. 인체의 생체 에너지는 일정한 통로 즉 경락을 통하여 흐른다. 인체는 경락을 통해 흐르는 기(氣)에너지로 생명을 유지한다. 이같은 생기현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공통으로 갖는 특성이다. 경락은 또한 내장의 기(氣)가 체표로 반사되는 통로이다. 따라서 인체의 경맥이 잘 열려 기(氣)에너지가 원활하게 소통되면 질병을 모르는 건강한 몸이 된다.


 

2. 기공(氣功)

   동아시아의 스승들은 기(氣)에 대하여 많은 가르침을 전하여 왔다. 역사서에 기록된 것으로는 춘추전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시대의 초기유물인 행기옥패명(行氣玉佩銘)에는 다음의 기록이 있다. “기(氣)를 운행함에 있어서 깊게 되면 쌓이고, 쌓게 되면 펼쳐지고, 펼쳐지면 흐르고, 흐르게 되면 안정되고, 안정되면 확고해지고, 확고해지면 싹이 나고, 싹이 나면 자라나고, 자라게 되면 되돌아가게 되며, 되돌아가면 천이다. 천기는 위에서 흐르고 땅의 기운은 아래에 흐르니, 순응하면 살고 거스르면 죽는다.”


   또 황제내경에서는 “마음을 평담하게 하면 진기가 그로부터 나오고, 정신(진기)을 맑게 보존하면 병의 치료가 그것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갈홍은 포박자에서 “영약을 얻지 못해도 기(氣)를 잘 운행하면 수백 년을 살 수 있다. 대저 사람은 기(氣) 가운데 있고, 기(氣)는 사람 속에 있으니, 천지만물 중에 기(氣)에 의지하여 생겨나지 않은 것이 없다. 기(氣)를 잘 운행하는 사람은 안으로는 몸을 보양하고 밖으로는 질병을 물리치게 된다.”고 하였다.


   고대 동아시아 한의학에서 기공수련은 의사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자 목표였다. 기공은 전신이완법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는 방법이며, 자기조절을 통해서 자연본래의 상태를 회복하는 운동이다. 즉 기공이란 의식적으로 끊임없이 호흡과 자세를 가다듬는 연습이다. 그래서 기공을 오래 한 사람은 인간 본연의 모습, 천인합일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연공이 방법에 맞고 또한 일정한 정도에 이르면 몸 안에 혼자만이 체득할 수 있는 감각이 생겨난다. 몸의 한 부분에 따뜻한 느낌이 생기며, 화기의 흐름이 가득해지고 따뜻한 기 덩어리가 몸을 관통하는 느낌이 든다. 기공은 인체과학연구의 시금석이다.


   기공을 잘 하기위해서는 (1)먼저 냉정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비우고 어떠한 모순이 마음 속에서 충돌하고 있는지 생각한 후 스스로의 의지로 취사선택을 한다. (2)사유가 언어라면 언어도 사유이며, 행위 또한 언어와 사유이다. 따라서 자기를 해방시키는 것은 자기의 언어와 사유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3)엔트로피를 떨어뜨린다. 엔트로피가 떨어지면 유기체 안의 질서가 강화된다. (4)예술창작은 자발공 즉 자신도 모르게 발휘되는 기공이다. 아름다움의 최고 경지는 우주의 대 진리로 통하는 길이다. (5)하늘 아래의 모든 구조는 하나의 부호체계로 간주할 수 있다. 모든 선, 면, 빛, 소리, 동작 등은 에너지를 모으는 작용을 한다. (6)기공을 연마할 때 몸, 입, 의식의 조정, 운동, 자세 등은 모두 구조를 이룬다. 이것은 부호이기에 우주의 커다란 부호 및 그 사이의 각 단계의 부호와 일정한 에너지 관계를 가진다. (7)원시시대의 인류에게 특이공능은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8)우리가 진정 기공의 각도에서 우주의 음양구조, 사람과 하늘의 상응관계 및 사람과 하늘의 결합관계를 파악했다면, 우리는 만물이 모두 약의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9)운동을 조절하라. 보고 듣는 것과 음식을 조절하라. 의사는 음식처방으로 환자를 치료하는데 뛰어나야 한다. 음양을 조절하는 최후수단이 약, 침술 및 뜸질의 처방이다. (10)기공은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지닌 엄청난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과 하늘의 상응은 모두가 기의 조화이다. 동아시아의 한의학은 근본적으로 기공이다.



 

3. 한의학

   한의학에서 몸은 우주적 단위로 확산되는 과정이며 현상이다. 생명은 천지의 기운에서 온 것이라 여긴다. 한의학에서 음양 없이는 병의 상태를 올바로 파악할 수 없다. 인체의 부위에서부터 장부, 경락 등 각 구조물 간의 상관관계, 병리변화, 진단, 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음양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 물리학은 대칭성이 승리한 역사이다. 황제내경의 음양론도 순환이 지닌 대칭성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기는 감각에 기초한 개념으로 같은 부류끼리는 통하며 (공명하며), 다른 부류의 기와는 오행의 논리에 의해 상호작용한다.


   동아시아의 지식은 이렇게 체계적 상응을 이루면서 얽혀 있으며, 하나의 패턴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인체의 구조는 음양론으로 설명하고 인체내부의 순환의 원리는 오행론으로 설명한다. 즉 오장은 오행론으로 설명하고 육부는 음양론으로 설명한다. 인체 표피와 내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맥락에 의해 생명정보를 주고받으며, 기혈이 운행된다. 경락의 통로에는 또한 경혈이 촘촘히 분포되어 있는데 현대 해부학으로는 이러한 경락과 경혈을 찾아낼 수 없다. 은침과 쑥뜸으로 경혈을 자극하면 특정 감각이 경락을 따라 전달되고 몸과 심리상태에 변화가 나타나는 순전감전현상이 나타난다. 침이나 뜸으로 경혈을 자극하면 경혈과 관계있는 병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중국은 의학을 발견하고 고대 그리스인은 수학을 발견하였다. 의학의 발견은 어떤 의학적인 발견보다도 중요하며, 수학의 발견은 어떤 수학적인 발견보다도 근본적이었다. 그러면 왜 수학과 의학이 동서에서 각각 발견되었는가? 인간은 하나의 대발견을 이루면 거기에 몰두하여, 그것을 규범으로 하는 문화를 창조해 버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또 다른 발견 가능성이 없어져 버린다.


   한의학은 주로 고대의 역사조건에서 생성되었다. 당시의 사회생산과 분업은 아직 발달하지 않았고, 문화나 과학의 발전도 자연계에 대해서 그것을 분석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당시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자연의 총체 속에서, 그사이의 상호연관관계와 과정을 직관적으로 간파하였다. 동아시아 의학은 이 때문에 자연과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해서도 직관적 방법으로 그 전체를 파악하고, 그 상호연관과 모순, 대립, 통일과 발전 변화의 전체상을 읽어내는 것이 비교적 쉬울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의학을 철학이라고 하고, 서양의 의학을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그 인식하는 방법이 이렇게 한의학은 철학적이고, 서양의학은 과학적이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설에 기초하여 중국의 고전의학은 일단 완성될 수가 있었다. 의학방법론으로서 음양오행설이 성공한 것은 이것이 계통적인 접근법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중국의 고전의학은 인체의 통일을 지탱해주는 경락을 발견하였다. 경락은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있고 약물 역시 경락과의 연관에서 고려된다. 가령 장부에 병변이 생기면 언제나 경락을 통하여 피부에 반영된다. 그러므로 관련 경혈에 침을 놓아 장기의 병변을 치유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황제내경 총 153편 가운데 81편이 침구에 관한 기술이다. 침법을 주로 하며, 보조로 구법을 이용하였다. 황제내경은 ‘작은 침을 이용하여 몸의 경맥의 유통을 원활히 하며, 혈기의 균형을 유지하고, 기(氣)가 순행하거나 역행하는 길목을 잘 다스리는 데는 침밖에 없다.’고 하였다.


   상한잡병론은 내복약 그것도 탕액을 중심으로 하는 요법과 약의 처방을 집대성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치료원칙은 전체를 기본으로 음양을 조절하고 정기를 일으키고 사기를 없애며, 한(汗), 토(吐), 하(下), 화(和), 온(溫), 청(淸), 소(消), 보(補)하는 방법이다. 이것을 토대로 효과가 뛰어난 방제를 만들었다. 이러한 방제는 엄격하고 정교한 조제법을 갖추고 있으며, 증상에 따라 약을 더하거나 빼는 것이 가능하고, 치료효과도 뛰어나 감탄을 자아낸다. 이처럼 한의학은 한나라 시대에 황제내경의 침구술을 중심으로 하는 물리요법이나 양생법과 상한잡병론의 약물요법, 그리고 본초라는 약물학으로 일단 완성되었다.


   동아시아의 기(氣)철학에서는 우주도 기이며 나의 몸도 기, 그것을 관계 짓고 있는 것도 기이다. 나의 몸은 나의 기(氣)일 뿐이며 그것은 육체와 정신이라는 언어적 구분 자체를 거부한다. 육체적 현상이든 정신적 현상이든 그것은 모두 기(氣)의 다른 양태일 뿐이다. 동아시아 음양오행설의 우주론적 관계가설은 이미 한나라 시대에 오면 방대하고 체계적인 인체의 탐구로 발전하여 한의학이라는 인체과학을 성숙시켰다.


   조선의 한의학은 허준의 동의보감으로 가장 우뚝한 봉우리를 이룬다. 이 책은 25권의 분량 속에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이 구분되어 있는데, 그 편리함 때문에 한의학의 중요한 고전이 되어 동아시아 각국에서 여러 차례 출간되었다. 동의보감은 몸을 안팎으로 나누어, 신체와 그에 따른 병을 파악하고, 여기에 속하지 않은 병을 따로 한 항목으로 묶었다. 마지막으로 각 질병에 대한 치료수단을 두었다.


2003[2002년]년 북한은 ‘고려임상의전’ 내놓았다. 이 책에서는 호흡기병, 순환기병 등 20개의 계통별, 전문과별로 나누어 총 500개의 질병을 다루었다. 이는 한의학이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질병을 포괄한 것이다. 또한 각 질병마다 질병의 개념, 원인, 증상 및 진단, 변증(辨證), 예방, 치료를 담았고, 치료방법으로는 변증치료, 경험치료, 사상치료(四象治療), 침뜸치료, 고려 전자치료, 수법치료(水法治療), 민간요법 등을 망라하였다. 또한 일부 질병들에서는 구급치료, 신의고려배합치료, 자연치료, 식사요법 등을 같이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