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집중해서 일을 했다면 에너지가 서서히 고갈되는 시간.
점심식사 직전. 커피를 또 마시기도 애매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화장실도 다녀옵니다.
영국 사람들은 오전 11시에 티타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티타임은 그들에게 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에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 찾아오면 결례라고 여길 정도였죠.
우리에게도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은 한 텀 쉬어가는 휴식이 됩니다.
우리는 우려낸 차의 빛깔이 붉어서 홍차라고 하지만 영국에서는 우리기 전의 찻잎이 검기 때문에 블랙티라고 합니다.
최근 발효된 홍차의 유효성이 속속 드러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매니아층도 늘어나는데요.
풍미로나 그 유효성면에서도 꾸준히 인기가 있습니다.
종류도 가격도 다양해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인데요.
오늘은 홍차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 홍차 이야기
중국에서부터 차를 처음 마시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의 녹차를 배에 싣고 유럽으로 건너갑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차 상자를 열어보니 뜨거운 햇빛에 발효되어 검게 변해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블랙 티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맛 또한 좋아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1600년 중반 스페인의 캐서린 공주가 영국왕실로 시집갈 때 설탕과 홍차를 가지고 가는데 이때부터 영국 왕실에서 마시면서 영국에도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왕실은 물론 귀족 사회에도 인기 음료가 되는데, 이후 영국이 인도와 스리랑카를 식민통치하면서 싼 값에 차를 보급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중국에 지불해야할 차 값을 중국에서 아편을 팔아 충당하려다가 중국과 전쟁을 벌입니다.
그 전쟁이 바로 아편전쟁입니다. 전쟁에서 이긴 영국은 홍콩을 100년간 통치하기로 합니다.
◆ 차 한 잔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티타임은 언제였나요?
영국에서는 사교모임 역할도 하고, 쿠키나 케이크를 곁들이기도 했는데요.
차를 마시는 건 분위기를 마시는 거라지요? 따뜻한 차는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합니다.
물을 끓이고 찻잎을 우리면서 그 향을 음미하죠.
하지만 요즘 바쁜 현대인들에게 차 한 잔을 마실 여유라는 게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맛도 모르면서 밍숭밍숭한 차를 마신다는 건 어지간한 다도를 배우지 않고서는 익숙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무얼 마시고 있는 걸까요?
차 한 잔씩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는 건 어쩌면 커다란 축복입니다.
창밖만 바라보더라도 서로의 곁을 내서 마주 앉아 있다니! 생각해보면 놀랍지 않습니까?
너라는 우주와 내가. 이 차 한 잔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의미 없이 흘러갔을까요?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소통일까요.
만약 누군가 차 한 잔 하자는 제안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부자가 된 기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