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이란 언제나 때가 있는 법이지요

2015. 6. 12. 09:42美學 이야기

 

 

 

       세상일이란 언제나 때가 있는 법이지요

 

김광우 (misulm****)

 

주소복사 조회 95 15.04.24 11:35

 

 

세상일이란 언제나 때가 있는 법이지요

 

 

 

 

    동방삭東方朔은 정치적으로 중용되지 못하였기 때문에답객난答客難이란 산문부를 지어 스스로를 위로했다.

주인과 객의 문답 방식인 이 부는 무제 통일시대에 비록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뜻을 펼 곳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질고 불초함의 구별이 없었고, 쓰인 즉 호랑이가 되고, 안 쓰인 즉 쥐가 된다고 불평을 토로하였다.

 

   <한서漢書-동방삭전東方朔傳>에 동방삭이 고기를 베어 갔다는 동방삭작육東方朔斫肉이란 이야기가 있다.

한 나라 때 사일社日이면 임금이 신하들에게 고기를 내리는데, 동방삭은 왕명을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고기를 베어 집으로 갔다.

나중에 임금이 나무라니, 내리시는 고기라 왕명을 기다리지 않음이 어찌 무례하며, 검을 빼어 고기를 베었으니 어찌 장하지 않으며, 베되 더 많이 베지 않았으니 어찌 청렴하지 않으며, 집에 가 아내에게 주었으니 어찌 어질지 아니하옵니까?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서 동방삭유아東方朔流亞라는 말이 생겼는데, 동방삭만큼 익살을 잘 부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답객난答客難의 첫 부분에 어느 손님이 동방삭을 찾아와 그를 위로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소진蘇秦이나 장의張儀도 재상이 되었는데, 하물며 당신처럼 입술이 부르트고 이가 빠질 정도로 매일같이 성현의 글을 읽으며 수십 년 동안 학문에 정진한 사람이 어째서 그 잘난 시랑侍郞자리밖에 안 되는 겁니까?

   그러자 동방삭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세상일이란 언제나 때가 있는 법이지요. 소진이나 장의는 천하가 어지러워 영웅이 인재를 찾기 쉬운 시절에 활동하였습니다. 오늘날은 천하가 평정되고 전국이 통일되었습니다. 현자는 찾기 어렵고 재주가 있고 없는 사람들이 뒤섞여 분간을 할 수 없습니다. 들려서 쓰이면 모두 호랑이가 되고 재야에 버려지면 모두 쥐가 될 뿐입니다. 소진이나 장의도 오늘날 살고 있다면 시골에서 서류정리나 하는 말단관리나 할까 이 시랑자리도 못했을 겁니다.

   이어서 동방삭은 열변을 토하며 흥분했다가 다시 냉정을 되찾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변호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같은 방법으로 가슴에 담긴 울분을 쏟아내며 스스로를 위로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자조自嘲하는 작품은 이후 문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양웅揚雄(53~18)<해조解嘲><답객난>을 모방한 작품이다.

항간에는 동방삭을 신선으로 묘사했는데, 이는 그의 뛰어난 재능과 민첩한 두뇌를 아끼고 불행했던 삶을 안타까워 한 역대 중국인들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다.

 

   양웅은 사마상여존경했기 때문에 <자허선생><상림원>을 모방하여 <감천부甘泉賦> <우렵부羽獵賦>를 지은 인물이다.

단어의 사용과 문장의 구조가 모두 사마상여의 글을 빼다 박았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둘을 ··라고 나란히 부르게 되었다.

 

   양웅의 <해조解嘲>도 묻고 대답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처럼 형태는 남의 작품을 모방했으나 내용면에서는 서한 말기의 사회현실을 반영하면서 자신의 주관을 담아내었다.

그는 인재들은 등용되지 못하고 하찮은 인물들만 판치는 사회를 비판하였다.

대상은 현령은 선비를 모셔 들이지 않고, 군수는 스승을 맞이하지 않아 縣令不請士, 郡守不迎師 지식인들이 푸대접 받는 사회였다.

그래서 지위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위험할 것이고, 스스로를 잘 지키면 몸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位極者宗危, 自守者身全 라고 했다.

권력의 정상에 오르면 언제 멸족滅族의 위험이 닥칠지 모르니 자신의 생활을 즐기며 일신을 보전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의미였다.

 

 

 

 

 

김광우 (misulm****) 님의 글 중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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