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2. 09:55ㆍ美學 이야기
[김홍균의 도서비평] 한(漢)나라 무너뜨리고 신(新)나라 세워 천하 도모했던 사상서 | ||||||
도서 비평 | 또 하나의 주역(周易), 태현경(太玄經)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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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나라가 전한(前漢 또는 西漢; BC206~AD8년)과 후한(後漢 또는 東漢; AD25~220년)으로 나뉘게 된 것은 왕망(王莽; BC45~AD23년)이 세웠던 신(新; AD8~23년)나라 때문이다. 신나라는 중국 최초로 통일을 완성했던 진(秦; BC221~BC206년)나라와 똑같이 겨우 15년 정도 되는 짧은 기간의 정권이었다. 하지만,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거대한 한나라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은, 유향(劉向)의 아들 유흠(劉歆, BC53~AD25년)과 더불어 왕망 정권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양웅(揚雄; BC53~AD18년)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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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주역 '태현경' 완역>
연합뉴스 입력 2006.03.03. 06:49
당시 문단에서 그는 사부(辭賦)의 최고 작가로 문학가였으며, 정치가였고, 철학자였으며, 언어학자이기도 했다. 이처럼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인 그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결코 좋다고만 할 수 없었다.
특히 왕망 정권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해서 지조 없는 지식인의 대명사적인 존재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의 저작물로 현전하는 것으로는 '법언'(法言), '방언'(方言)과 함께 '태현경'(太玄經)이 있으며, 그 외에 '감천부'(甘泉賦)를 비롯한 시가 작품 다수가 전한다.
양웅의 저작 전통에서 독특한 대목은 각기 모델로 삼은 경전이 있다는 사실이다. 후한 초기 때 역사가 반고(班固)가 쓴 한서(漢書) 수록 양웅 열전에 의하면, 법언은 논어(論語), 방언은 '창힐'(현재 망실됨)을 본뜬 것이며, 태현경은 주역(周易)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주역에서 우주만물이 생성되고 변화 소멸하는 법칙으로 설정된 태극(太極)과 양의(兩儀), 사상(四象)과 팔괘(八卦), 64중괘(重卦)와 384효(爻)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그는 각각 1현(玄), 3방(方), 9주(州), 27부(部), 81가(家), 729찬(贊)이라는 체계를 만들어 냈다.
주목할 것은 주역에서 우주만물의 절대법칙으로 태극을 설정한 데 비해 태현경은 현(玄)이란 개념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현에서 천지가 생겨나고 인간이 생겨나고 만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玄이란 개념은 주역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노자(老子)와 밀접하다. 노자는 우주만물의 절대 원리로 도(道)를 상정하면서, 그런 道는 실체가 없어 형용할 수는 없으나, "현하고 또 현하다(玄之又玄)"고 묘사한다.
그러니 노자에게 道와 玄은 곧 동일한 개념이라고 간주해도 대과가 없다.
어떻든 玄과 같은 개념들로서 우주만물이 생성 변화 소멸하는 원리를 나름대로 체계화하고자 한 결과물이 태현경인 셈이다.
이 태현경에 대해서는 역대 주석서(해설서)가 많으나, 북송 시대 정계 거물이자 저명한 역사가요 문학가인 사마광(司馬光)의 '태현집주'(太玄集注)가 가장 저명하다.
이 태현집주가 최근 동양학 전문출판사인 자유문고에서 완역돼 나왔다. 김태식 역주. 444쪽. 2만원.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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