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6. 09:02ㆍ詩
비즌술 다 머그니 먼듸셔 벗이 왓다
술집은 졔연마는 헌옷세 언마주리
아희야 셔기지 말고 주는 대로 바다라
ㅡ 빚은 술 다 먹으니 먼데서 벗이 왔다.
술집은 저기 있지마는 헌옷에 얼마나 줄까?
아이야 머뭇거리지 말고 주는 대로 받아라. ㅡ
<청구영언>에 수록되어 있는 작자미상의 고시조입니다.
집에 빗은 술이 다 떨어진 후 찾아 온 친구를 위하여,
입던 헌 옷을 아이의 손에 들려 술사려 보내고 걱정을 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시조입니다.
가난하게 살고 있지만, 청빈한 선비의 벗사랑이 진하게 느껴지는
한폭의 그림같은 詩입니다.
아이에게 헌옷의 가치를 따지지 말고 주모가 퍼 주는 대로 그냥 술을
받아 오라는 관조(寬調)의 정신에서 청풍한사의 그릇을 느낄 수 있습니다.
ㅡ 빚은 술 다 먹으니 먼데서 벗이 왔다.
술집은 저기 있지마는 헌옷에 얼마나 줄까?
아이야 머뭇거리지 말고 주는 대로 받아라.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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