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1. 12:10ㆍ詩
굴원 / 이소경 05
[13] 277-304구
欲從靈氛之古占兮 영분의 길(吉)한 점(占) 따르려 해도
욕종영분지고점혜
心猶豫而狐疑 마음은 주저하고 망설여진다.
심유예이호의
巫咸將夕降兮 무함이 저녁에 내려오면1)
무함장석강혜
懷椒糈而要之 산초와 고운 쌀 품고 그대 맞으리.
회초서이요지
百神翳其備降兮 백신이 하늘 덮고 즐비하게 내려오니
백신예기비강혜
九疑繽其竝芽 구의산 신령들 아울러 영접하고
구의빈기병아
皇剡剡其揚靈兮 皇天은 번쩍번쩍 영기를 드날리고2)
황섬섬기양령혜
告余以吉故 내게 길한 까닭 알려주네.
고여이길고
曰勉陞降以上下兮 「힘써 승강하여 오르고 내리매
왈면승강이상하혜
求矩矱之所同 법도(法度) 같이 할 이 찾고 3)
구구확지소동
湯禹嚴而求合兮 탕왕 우왕 엄숙히 부합하는 이 찾아
탕우엄이구합혜
摯咎繇而能調 지와 고요 조화 이루었네.
지구요이능조
苟中情其好修兮 진실로 마음에 선미함 좋아하면
구중정기호수혜
又何必用夫行媒 또한 하필 중매가 무슨 소용이랴.
우하필용부행매
說操築於傅巖兮 부열은 부암에서 절구로 토벽 다지다가
열조축어부암혜
武丁用而不疑 무정에게 등용되어 신임 받았네.
무정용이불의
呂望之鼓刀兮 여망은 달군 칼을 망치질하다가
여망지고도혜
遭周文而得擧 주문왕 만나 천거되었고
조주문이득거
寗戚之謳歌兮 영척은 노래 부르다가
녕척지구가혜
齊桓聞以該輔 제환공이 듣고서 보좌 삼았네.
제환문이해보
及年歲之未晏兮 나이 아직 늦기전에
급년세지미안혜
時亦猶其未央 계절이 아직 다가지 전에
시역유기미앙
恐鵜鴂之先鳴兮 소쩍새 먼저 울어 두려워라.
공제결지선명혜
使夫百草爲之不芳 백초가 그 때문에 향기 잃어버리려 할까.
사부백초위지불방
何瓊佩之偃蹇兮 옥수 가지 띠 얼마나 고운데
하경패지언건혜
衆薆然而蔽之 뭇 사람들 몰래 그것을 가리우나?
중애연이폐지
惟此黨人之不諒兮 이 무리들 알지 못하여
유차당인지불량혜
恐嫉妒而折之 질투하여 꺾어 버릴까 두려워라.」
공질투이절지
❙ 注 疏
1)巫咸(무함):神巫之名. 2)剡(염):날카롭다. 3)矱(확):자[尺],법
[14] 305-332구
時繽紛以變易兮 시속(時俗)은 어지럽게 변화하는데
시빈분이변역혜
又何可以淹留 또한 어찌 모두 머물리오.
우하가이엄류
蘭芷變而不芳兮 난초 백지 변하여 향기가 없고
난지변이불방혜
荃蕙化而爲茅 전초ㆍ혜초 변하여 띠풀 되네.
전혜화이위모
何昔日之芳草兮 어찌하여 지난 날 방초가
하석일지방초혜
今直爲此蕭艾也 지금은 곧장 쓸쓸한 쑥대 되었나?
금직위차소애야
豈其有他故兮 어찌 다른 까닭 있으랴
기기유타고혜
莫好修之害也 선미함 좋아하지 아니하여 해를 입었네.
막호수지해야
余以蘭爲可恃兮 나는 난초를 믿을만 하다 여겼는데
여이란위가시혜
羌無實而容長 아, 속은 비고 보기만 멀쑥해라.
강무실이용장
委厥美以從俗兮 그 아름다움 버리고 世俗을 좇아 4)
위궐미이종속혜
苟得列乎衆芳 구차스레 흔한 방초 무리에 섞여 있네
구득열호중방
椒專佞以慢慆兮 산초나무 아첨만 떨고 오만하며
초전녕이만도혜
樧又欲充佩幃 수유나무도 향기로운 주머니 채우려하네.
살우욕충패위
旣干進而務入兮 이미 벼슬길 진출하여 중용되기 힘쓰는데
기간진이무입혜
又何芳之能祗 어찌 방향(芳香)을 존경하랴.5)
우하방지능지
固時俗之流從兮 진실로 시속(時俗)의 흐름 따르는데
고시속지유종혜
又孰能無變化 또한 뉘라서 변할손가?
우숙능무변화
覽椒蘭其若玆兮 산초ㆍ난초 보아도 이와 같은데
람초란기약자혜
又況揭車與江離 하물며 게차와 강리이랴?
우황게거여강리
惟玆佩之可貴兮 이 패물이 귀하여도
유자패지가귀혜
委厥美而歷玆 그 아름다움 버림 받아 이에 이르렀으니
위궐미이역자
芳菲菲而難虧兮 향기 물씬 줄어들지 않고
방비비이난휴혜
芬至今猶未沫 꽃내음 지금껏 가시지 않네.
분지금유미말
和調度以自娛兮 태도 누그러뜨리고 스스로를 달래
화조도이자오혜
聊浮游而求女 에오라지 떠돌며 미인을 구하네.
료부유이구녀
及余飾之方壯兮 내 장식 한창 향기로운 때에
급여식지방장혜
周流觀乎上下 천지를 두루 다니며 찾으리.
주류관호상하
❙ 注 疏
1)委(위):捨也. 2)祗(지):敬也..
[15] 333-368구
靈氛旣告余以吉占兮 영분이 내게 길(吉)한 점괘 일렀으니
영분기고여이길점혜
歷吉日乎吾將行 길일(吉日)을 택하여 내 장차 떠나가리.
역길일호오장행
折瓊枝以爲羞兮 옥수(玉樹) 가지 꺾어 반찬 삼고
절경지이위수혜
精瓊爢以爲粮 옥 가루 빻아 양식 삼으리.
정경미이위량
爲余駕飛龍兮 날 위해 비룡으로 수레 메우고
위여가비룡혜
雜瑤象以爲車 옥과 상아 섞어 수레 만들어
잡요상이위거
何雜心之可同兮 어찌 갈라진 마음이 같아질 수 있으랴.
하잡심지가동혜
吾將遠逝以自疏 나는 멀리 가 스스로 멀어지리.
오장원서이자소
邅吾道夫崑崙兮 내 길을 돌아가니 저 곤륜산
전오도부곤륜혜
路修遠以周流 길은 아득히 멀어 돌고 돌아
로수원이주류
揚雲霓之唵靄兮 구름과 무지개 날려 하늘 가리고
양운예지암애혜
鳴玉鸞之啾啾 옥란 소리 딸랑딸랑.
명옥란지추추
朝發靭於天津兮 아침에 은하수 나루를 떠나
조발인어천진혜
夕余至乎西極 저녁에 나는 서쪽 끝에 이르고
석여지호서극
鳳凰翼其承旂兮 봉황은 공손히 깃발 받들고6)
봉황익기승기혜
高翶翔之翼翼 높이 날아 가지런히 가노라.
고고상지익익
忽吾行此流沙兮 문득 나는 이 서역의 유사에 와
홀오행차류사혜
遵赤水而容與 적수 따라 천천히 거닐고
준적수이용여
麾蛟龍使梁津兮 교룡 부려 나루에 다리 놓게 하여
휘교룡사량진혜
詔西皇使涉余 서황에게 나를 건너가게 하리. 7)
조서황사섭여
路修遠以多艱兮 길은 멀고 멀어 어려움도 많아
로수원이다간혜
騰衆車使徑待 여러 수레 나와 지름길에서 기다리게 하고
등중거사경대
路不周以左轉兮 부주산 왼쪽으로 돌아
로부주이좌전혜
指西海以爲期 서해 가리키며 약속했네.
지서해이위기
屯余車其千乘兮 내 수레 천 대를 모아
둔여거기천승혜
齊玉軑而並馳 옥바퀴 가지런히 함께 달리고
제옥대이병치
駕八龍之婉婉兮 꿈틀대는 여덟 마리 용을 몰아
가팔룡지완완혜
載雲旗之委蛇 휘날리는 구름 깃발 꽂고 가노라.
재운기지위사
抑志而弭節兮 마음 눌러 걸음 늦추고
억지이미절혜
神高馳之邈邈 넋은 높이 아득하게 달리고
신고치지막막
奏九歌而舞韶兮 구가를 연주하고 소(韶)에 맞춰 춤추며
주구가이무소혜
聊假日以婾樂 에오라지 틈을 내어 즐기노라.
료가일이유악
陟陞皇之赫戱兮 햇빛 휘황한 하늘에 올라
척승황지혁희혜
忽臨睨夫舊鄕 문득 저 고향 내려다 볼 때
홀임예부구향
僕夫悲余馬懷兮 종도 슬퍼하고 내 말도 그리움에
복부비여마회혜
蜷局顧而不行 돌아보며 나아가지 못하네.
권국고이불행
❙ 注 疏
1)旂(기):기. 2)詔(조):천자의 명령, 고하다, 알리다.
1. 머뭇거리다 2. 떠돌아 다니다
[16] 369-374구
亂曰 亂辭에 이르기를 8)
난왈
已矣哉 모든 것 다 끝났구나.
이의재
國無人莫我知兮 나라에 사람 없어 날 알아주는 이 없는데
국무인막아지혜
又何懷乎故鄕 어찌 고향을 그리워하랴.
우하회호고향
旣莫足與爲美政兮 이미 함께 아름다운 정치할 이 없으니
기막족여위미정혜
吾將從彭咸之所居 내 팽함 계신 곳 찾아가리.
오장종팽함지소거
(이상 굴원 <이소경> 374구) 完
[귀주성 풍경]
[춘추시대 지도]
[춘추 5패, 전국 7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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