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천진소요집(天眞消搖集) [8] 제7권 / 다산시문집
2015. 12. 27. 03:01ㆍ詩
시(詩) 천진소요집(天眞消搖集) [8] 제7권 / 다산시문집
2011.01.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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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계사년 유월 이십칠일에 동번이 오다[癸巳六月二十七日東樊至] 그 첫 번째
대가마 골짝에 드니 저녁 연기 어리어라 筍輿入洞暝煙凝
노 젓는 그 소리에 기쁜 마음 넘치었네 柔艣聲生喜氣騰 밭 가운데 콩깍지는 누런 송아지 길목이 豆萊田中黃犢路 울타리 무궁화는 풀벌레의 등불이로세 槿花籬裏草蟲燈 굳이 시구 적어 생각을 비춰 보지 않고도 不須題句詩肝照 환혼의 눈동자 맑은 것을 이미 알았네 已覺還魂睡眼澄 이곳은 바람 나오는 문이 수사와 연했기에 自是風門連水榭 머물러서 더운 여름 보내기에 무방할 걸세 未妨留滯度炎蒸 [주D-001]환혼(還魂) : 원래는 죽은 사람이 다시 소생하는 것을 말하는데, 과거시험에서 첫 심사에 낙제했다가 재차 심사에서 합격된 것을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무얼 뜻하는지 자세하지 않다.
72. 두 번째
떠다니는 사대가 우연히 응결되었나니 浮游四大偶然凝
다만 운명대로 맡겨 두는 게 합당하다오 只合騰騰任運騰 훈훈한 세상맛은 모두가 그림 속의 떡이요 世味濃薰都畫餠 고생스런 인생은 끝내 바람 앞의 등불이로세 人生煩苦竟風燈 산은 목동의 피리 소리 나는 때에 푸르고 山偏牧笛吹時碧 물은 고깃배 띄우는 곳에 이르러 맑도다 水到漁船汎處澄 권문세가 향하여 술과 고기 찾지를 마소 莫向朱門求酒肉 작은 솥에 나물 담고 그대 위해 끓이노라 小鍋藜莧爲君蒸
73. 세 번째
가련타, 그대 모든 일에 한 가지도 애착 없어 憐君庶事一無凝
시의 값은 퍽 낮고 쌀값은 올라만 가네 詩價殊卑米價騰 저녁에는 여자종이 외상술 장부 갖다 바치고 夕案婢呈賖酒簿 새벽엔 아내가 삯바느질할 등불을 거는구나 曉窓妻挂雇緶燈 어두운 먼지 하늘에 넘친 건 괴이하거니와 怪來塵網彌天暗 빙호처럼 맑은 본성을 잃을까 두렵네그려 怕失氷壺本地澄 응당 물과 구름 많은 곳에 이르러 살자꾸나 須到水雲多處落 누런 좁쌀밥은 고작 잠깐 동안에 익는다오 黃粱不過片時蒸
[주D-001]누런 …… 익는다오 : 부귀 공명이 덧없음을 비유한 말. 당(唐) 나라 때 노생(盧生)이라는 사람이 도사(道士)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을 잤는데, 좁쌀밥 한 번 짓는 동안에 온갓 부귀공명을 누린 꿈을 꾸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74. 네 번째
듣건대 그대 백문에 새로 보금자리 잡고서 聞君新卜白門居
남산의 옛 오두막을 섭섭히 떠났다 하니 悵別南山舊草廬 연이은 쌀짐에선 말방울 소리 시끄럴 게고 銜尾鐵鈴喧米駄 깁 등불 나란히 앞설 땐 상여가 지날 거로세 騈頭紗燭度輀車 무너진 처마 고친 기와는 고기 비늘이 알록달록 頹檐改瓦魚鱗駁 깨진 벽 덧바른 진흙은 노루 눈 처럼 성기어라 破壁添泥麂眼疏 어떻게 하면 물가의 정자 이내낀 버들 아래서 何似水亭煙柳下 석양의 돌아오는 배에 농어를 회쳐 볼거나 夕陽廻櫂鱠鱸魚
1. 큰 노루 2. 큰 순록
1. 노(배를 젓는 막대기) 2. 상앗대(배질을 할 때 쓰는 긴 막대) 3. 배 4. 상앗대질하다
1. 농어(농엇과의 바닷물고기)
육십 년 풍상의 바퀴 순식간에 흘러갔는데 六十風輪轉眼翻
복사꽃 화사한 봄빛은 신혼 시절 같구려 穠桃春色似新婚 생리 사별은 인간의 늙음을 재촉하건만 生離死別催人老 슬픔 짧고 기쁨 많아 임금 은혜에 감격하네 戚短歡長感主恩
이 밤의 목란사 소리가 더욱 좋고 此夜蘭詞聲更好 그 옛날의 하피는 먹 흔적이 아직 남았네 舊時霞帔墨猶痕 갈라졌다 다시 합한 게 참으로 나의 모양이니 剖而復合眞吾象 두 합환주 잔 남겨서 자손에게 물려주리라 留取雙瓢付子孫 [주C-001]회근 : 회근(回巹)은 회혼(回婚)과 같은 뜻으로 혼인한 지 61년이 되는 해를 말한다. [주D-001]하피(霞帔) : 도사(道士)의 옷, 또는 부인(婦人)의 예복(禮服)을 말한다.
[출처] 시(詩) 천진소요집(天眞消搖集) [8]|작성자 새오늘
http://sambolove.blog.me/150101060755 - 블로그 미 <다산을 찾아서> 새오늘 님의 자료 중에서 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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