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學輯要/修己/窮理(성학집요/수기/궁리)/이단(異端)의 폐해에 대하여

2016. 1. 28. 08:17경전 이야기


*聖學輯要/修己/窮理(성학집요/수기/궁리)/이단(異端)의 폐해에 대하여 | 성약집요

베짱이 2012.12.15 04:28


      

*聖學輯要/修己/窮理(성학집요/수기/궁리)/이단(異端)의 폐해에 대하여



☞이단(異端)의 폐해에 대하여


子曰(자왈) :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攻乎異端(공호이단)
: “이단(異端)을 공(攻)하면
斯害也已(사해야이)
: 해로울 뿐이다.” 하였다.
論語(논어)
: 《논어》


范氏曰(범씨왈) : 범씨(范氏)가 말하기를,

攻(공) : “공(攻)이란
專治也(전치야)
: 오로지 다스리는 것이다.
故治木石金玉之工曰攻(고치목석금옥지공왈공)
: 그러므로 목석(木石)이나 금옥(金玉)을 다스리는 장인[工匠]을 공(攻)이라고 한다.
異端(이단)
: 이단은
非聖人之道(비성인지도)
: 성인의 도가 아니면서
而別爲一端(이별위일단)
: 따로 한 일단(一端)을 만든 것이니,
如楊墨是也(여양묵시야)
: 양주(楊朱)ㆍ묵적(墨翟)과 같은 부류가 이것이다.
其率天下(기솔천하)
: 천하를 거느려
至於無父無君(지어무부무군)
: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는 데 이르게 하니,
專治而欲精之(전치이욕정지)
: 오로지 연구하여 정밀히 파고들수록
爲害甚矣(위해심의)
: 해가 심하다.” 하였다.

朱子曰(주자왈)
: 주자가 말하기를,
不惟說不可專治(불유설불가전치)
: “오로지 연구해서는 안 된다는 말뿐만 아니라,
便略去理會他也不得(편략거리회타야불득)
: 그것을 대강이나마 이해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
若是自家學有定止(약시자가학유정지)
: 자기의 학문이 정립되어야
去看他病痛却得(거간타병통각득)
: 이단의 병통을 알게 된다.” 하였다.

孟子曰(맹자왈)
: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楊氏爲我(양씨위아) : “양씨(楊氏)는 나를 위하였으니
是無君也(시무군야)
: 이는 임금이 없는 것이요,
墨氏兼愛(묵씨겸애)
: 묵씨(墨氏)는 평등하게 사랑하였으니
是無父也(시무부야)
: 이는 아비가 없는 것이다.
無父無君(무부무군)
: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으면
是禽獸也(시금수야)
: 이것은 금수(禽獸)이다.” 하였다.
孟子(맹자)
: 《맹자》
下同(하동)
: 아래도 이와 같다.

朱子曰(주자왈) : 주자가 말하기를,
楊朱但知愛身(양주단지애신)
: “양주(楊朱)는 다만 자기 몸을 아낄 줄만 알고
而不復知有致身之義(이불부지유치신지의)
: 다시 몸을 바치는 의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故無君(고무군)
: 그러므로 임금도 없다고 한 것이다.
墨翟愛無差等(묵적애무차등)
: 묵적(墨翟)은 사랑에는 차등이 없다고 보아
而視其至親(이시기지친)
: 그 지친(至親)을 보기를
無異衆人(무이중인)
: 뭇사람과 다름없이 보았다.
故無父(고무부)
: 그러므로 아비가 없다 한 것이다.
無父無君(무부무군)
: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음은
則人道滅絶(즉인도멸절)
: 인도(人道)가 끊겨 사라진 것이니,
是亦禽獸而已(시역금수이이)
: 역시 금수일 뿐이다.” 하였다.

能言距楊墨者(능언거양묵자) : 양주와 묵적을 막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聖人之徒也(성인지도야)
: 성인의 무리이다.

朱子曰(주자왈) : 주자가 말하기를,
言苟有能爲此距楊墨之說者(언구유능위차거양묵지설자)
: “참으로 이 양주와 묵적의 설을 막을 수 있는 자는
則其所趨正矣(즉기소추정의)
: 그 추구하는 바가 바르므로,
雖未必知道(수미필지도)
: 비록 도를 알지는 못하더라도
是亦聖人之徒也(시역성인지도야)
: 역시 성인의 무리이다.
蓋邪說害正(개사설해정)
: 대개 거짓된 말이 바른 것을 침해하면
人人得而攻之(인인득이공지)
: 누구라도 이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니,
不必聖賢(불필성현)
: 반드시 성현이라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如春秋之法(여춘추지법)
: 《춘추(春秋)》의 법에
亂臣賊子(란신적자)
: 난신(亂臣)이나 적자(賊子)는
人人得而誅之(인인득이주지)
: 사람마다 벨 수 있으며,
不必士師也(불필사사야)
: 반드시 사사(士師)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것과 같다.” 하였다.

學老子者則絀儒學(학로자자즉출유학)
: 노자(老子)를 배우는 이는 유학(儒學)을 내치고
儒學亦絀老子(유학역출로자)
: 유학은 역시 노자를 내치니,
道不同(도불동)
: 도가 같지 않으면
不相爲謀(불상위모)
: 서로 꾀하지 않는다.
史記(사기)
: 《사기(史記)》


眞氏曰(진씨왈) : 진씨(眞氏)가 말하기를,
老氏所該者衆(로씨소해자중)
: “노자(老子)에 포함된 내용이 많은데,
無爲無欲(무위무욕)
: 그의 무위(無爲)ㆍ무욕(無欲)은
近理之言(근리지언)
: 이(理)에 가까운 말이라
雖君子有取焉(수군자유취언)
: 군자가 취한다.
養生之言(양생지언)
: 그러나 양생(養生)의 말은
爲方士者尙焉(위방사자상언)
: 방사(方士; 신선술을 하는 사람)들이 숭상하는 것이요,
將欲奪之(장욕탈지)
: 빼앗고자 하면
必固與之(필고여지)
: 반드시 준다는 것은
此陰謀之言也(차음모지언야)
: 음모(陰謀)하는 말로
言兵者尙焉(언병자상언)
: 병가(兵家)가 숭상하는 것이요,
其以事物爲粗迹(기이사물위조적)
: 그 사물을 거친 자취로 삼고
以空虛爲妙用(이공허위묘용)
: 공허(空虛)를 묘용(妙用)으로 삼는다는 것은
淸談者傚之(청담자효지)
: 청담(淸談)을 즐기는 자들이 모방하는 것이다.
自其近理者言之(자기근리자언지)
: 이(理)에 가까운 것부터 말하면
固在所可取(고재소가취)
: 진실로 취할 만한 바가 있다.
然皆吾聖人之所有也(연개오성인지소유야)
: 그러나 이는 모두 우리 성인에게도 있는 것이다.
下乎此(하호차)
: 이 이하는
則一偏一曲之學(즉일편일곡지학)
: 한쪽으로 치우치고 한쪽으로 굽은 학문이어서
其弊有不勝言者(기폐유불승언자)
: 그 폐단을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점이 있다.
養生之說(양생지설)
: 양생(養生)의 설은
則神仙方藥之所自出也(즉신선방약지소자출야)
: 신선(神仙)이 약 쓰는 법에서부터 나왔고,
陰謀之術(음모지술)
: 음모의 술(術)은
則申商, 韓非之所本也(칙신상한비지소본야)
: 신불해(申不害)ㆍ상앙(商鞅)ㆍ한비(韓非)에게서 근거하였고,
淸談之禍(청담지화)
: 청담을 즐기는 화(禍)는
至王弼何晏而極(지왕필하안이극)
: 왕필(王弼)ㆍ하안(何晏)에 이르러서 극에 달하였다.
皆以惑亂世主(개이혹란세주)
: 모두 세상의 군주를 미혹하게 하고 어지럽히고
斲喪生民(착상생민)
: 백성을 해치게 되었다.
雖老莊之學(수로장지학)
: 비록 노장(老莊)의 학문이라도
初未至此(초미지차)
: 처음에는 여기에 이르지 않았지만
然本原一差(연본원일차)
: 근본에서 조금 어긋난 것이
其流必有甚焉(기류필유심언)
: 흘러가다 보면 심해짐이 있게 되는 것이다.
以是言之(이시언지)
: 이로써 말한다면
曷若由堯舜周孔之道爲無弊哉(갈약유요순주공지도위무폐재)
: 어찌 요ㆍ순ㆍ주공ㆍ공자의 도가 폐단이 없는 것만 같겠는가.” 하였다.

人有語導氣者(인유어도기자)
: 도기(導氣)를 말하는 어떤 이가
問程子曰(문정자왈)
: 정자(程子)에게,
君亦有術乎(군역유술호)
: “당신에게도 술(術)이 있는가?” 하고 물으니,
曰(왈)
: 대답하기를,
吾嘗夏葛而冬裘(오상하갈이동구)
: “나는 일찍이 여름에는 갈옷을 입고 겨울에는 갖옷을 입으며,
飢食而渴飮(기식이갈음)
: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며,
節嗜欲(절기욕)
: 욕구를 조절하며,
定心氣(정심기)
: 심기(心氣)를 안정시키는
如斯而已矣(여사이이의)
: 이런 일이 있을 뿐이다.” 하였다.

問神仙之說有諸(문신선지설유제)
: 또, “신선(神仙)의 설이 있는가?” 하고 물으니,
曰(왈)
: 대답하기를,

若說白日飛升之類則無(약설백일비승지류즉무) : “말하자면 대낮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은 일은 없으나,
若言居山林閒(약언거산림간)
: 산림(山林) 속에 살면서
保形鍊氣(보형련기)
: 몸을 보전하고, 기를 연마하여
以延年益壽則有之(이연년익수즉유지)
: 나이를 연장하여 수명을 늘릴 수는 있다.
譬如一鑪火(비여일로화)
: 비유하자면, 화롯불을
置之風中則易過(치지풍중즉역과)
: 바람결에 두면 쉽게 타고
置之密室則難過(치지밀실즉난과)
: 밀실(密室)에 두면 잘 타지 않는
有此理也(유차리야)
: 이치와 같다.” 하였다.
又問聖人能爲此等事否(우문성인능위차등사부)
: 또, “성인은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曰(왈)
: 대답하기를,
此是天地閒一賊(차시천지한일적)
: “이것은 천지 사이의 도적이다.
若非竊造化之機(약비절조화지기)
: 조화(造化)의 기밀을 도둑질하지 않고서야
安能延年(안능연년)
: 어찌 능히 나이를 연장하겠는가.
使聖人肯爲(사성인긍위)
: 성인이 하려 하였다면
周孔爲之矣(주공위지의)
: 주공이나 공자께서도 이것을 하였을 것이다.” 하였다.

佛者(불자)
: 불교(佛敎)는
夷狄之一法(이적지일법)
: 이적(夷狄)의 한 법(法)이다.
昌黎文集(창려문집)
: 《창려문집(昌黎文集)》


勿軒熊氏曰(물헌웅씨왈) : 물헌 웅씨(勿軒熊氏 웅화(熊禾))가 말하기를,
自後漢時入中國(자후한시입중국)
: “후한(後漢) 때에 중국에 들어와서
其初(기초)
: 처음에는
不過論緣業以誘愚民而已(불과론연업이유우민이이)
: 인과응보를 논하여 어리석은 백성을 유혹하는 데 불과할 뿐이었는데,
後來(후래)
: 그 뒤로
却說心說性(각설심설성)
: 심성(心性)을 말하여
雖聰明之士(수총명지사)
: 총명한 선비도
亦爲之惑(역위지혹)
: 역시 현혹되었다.
學者不可不力察而明辨也(학자불가불력찰이명변야)
: 배우는 사람이 힘껏 살펴서 밝게 분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였다.


佛氏之言(불씨지언) : 불씨(佛氏)의 말은
比之楊墨(비지양묵)
: 양주(楊朱)ㆍ묵적(墨翟)에 비해
尤爲近理(우위근리)
: 더욱 이(理)에 가까워서
其害尤甚(기해우심)
: 그 폐해는 더욱 심하다.
學者當如淫聲美色以遠之(학자당여음성미색이원지)
: 배우는 자는 마땅히 음성(淫聲)이나 미색(美色)과 같이 여겨 멀리해야 할 것이다.
不爾則駸駸然入於其中矣(불이즉침침연입어기중의)
: 그렇지 않으면 어느 사이에 그 가운데 들어가게 된다.
程氏遺書(정씨유서)
: 《정씨유서(程氏遺書)》
明道先生語(명도선생어)
: 명도(明道) 선생의 말씀이다.


朱子曰(주자왈) : 주자가 말하기를,
楊墨做得來淺(양묵주득래천)
: “양주와 묵적은 천박하여
不能惑人(불능혹인)
: 사람을 미혹하지 못하지마는,
佛氏最有精微動人處(불씨최유정미동인처)
: 불씨(佛氏)는 가장 정미하여 사람을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
從他說(종타설)
: 그 설을 따르면
愈深愈害人(유심유해인)
: 공부가 깊어질수록 사람을 해친다.” 하였다.

程子曰(정자왈)
: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釋氏之說(석씨지설)
: “석씨(釋氏)의 설을
若欲窮其說而去取之(약욕궁기설이거취지)
: 궁구하여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고 한다면,
則其說未能窮(즉기설미능궁)
: 그 설을 다하기도 전에
固已化而爲佛矣(고이화이위불의)
: 이미 동화되어 불교도가 될 것이다.
只且於迹上考之(지차어적상고지)
: 그러니까 다만 그 자취를 보고
其設敎如是(기설교여시)
: 그 설교(設敎)가 이러한데,
則其心果如何(즉기심과여하)
: 마음은 과연 어떠한가를 상고해야 한다.
固難爲取其心(고난위취기심)
: 그러나 그 마음은 취하면서
不取其迹(불취기적)
: 그 자취를 취하지 않기는 참으로 어려워
有是心則有是迹(유시심즉유시적)
: 이 마음이 있으면 곧 이 자취가 있게 되니,
王通言心迹之判(왕통언심적지판)
: 왕통(王通)이 마음과 자취가 다르다고 한 것은
便是亂說(변시란설)
: 난설(亂說)이다.
故不若且於迹上斷定(고불약차어적상단정)
: 그러므로 또 자취상에서
不與聖人合(불여성인합)
: 그것이 성인의 학문과 합치하지 않은 것으로 단정하는 것이 좋다.
其言有合處(기언유합처)
: 만일 합치하는 것이 있다면
則吾道固已有(즉오도고이유)
: 나의 도에 이미 있는 것이요,
有不合者(유불합자)
: 합치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固所不取(고소불취)
: 진실로 취해선 안 될 바이다.


如是立定(여시립정)
: 이렇게 방향을 정하면
却省易(각성역)
: 간단하고 쉽다.” 하였다.
葉氏曰(엽씨왈)
: 섭씨(葉氏)가 말하기를,
此言雖爲初學立心未定者設(차언수위초학립심미정자설)
: “이 말은 비록 처음 배우는 자로 마음이 정해지지 않은 이를 위하여 말한 것이다.
然孟子闢楊墨(연맹자벽양묵) :
그러나 맹자가 양주와 묵적을 물리친 것

亦不過考其迹而推其心(역불과고기적이추기심) : 역시 그 자취를 상고하고, 그 마음을 미루어서
極之於無父無君(극지어무부무군)
: 아비도 없고 임금도 없는 극단까지 간 것에 불과하다.
此實辨異端之要領也(차실변이단지요령야)
: 이것이 실로 이단을 변론하는 요령이다.” 하였다.

汪氏曰(왕씨왈)
: 왕씨(汪氏)가 말하기를,
程朱之時(정주지시)
: “정주(程朱)의 시대에
儒學亦有流於禪者(유학역유류어선자)
: 유학(儒學)이 선교(禪敎)로 흘러가는 일이 있었는데,
今學者絶口於此(금학자절구어차)
: 지금의 배우는 사람은 이에 대하여 입에도 올리지 않게 되었으니
程朱之功爲多(정주지공위다)
: 정자와 주자의 공적이 크다.” 하였다.

臣按(신안) : 신이 생각건대,
佛氏之說(불씨지설)
: 불씨(佛氏)의 설은
有精有粗(유정유조)
: 정미한 것도 있고, 조잡한 것도 있습니다.
粗者(조자)
: 조잡한 것은
不過以輪廻報應之說(불과이륜회보응지설)
: 다만 윤회(輪廻)나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설로
廣張罪福(광장죄복)
: 죄와 복에 대해 늘어놓아
誘脅愚迷(유협우미)
: 우매한 백성을 유혹하고 협박하여
使之奔走供奉而已(사지분주공봉이이)
: 그들로 하여금 분주히 공양(供養)하게 할 뿐입니다.
其精者則極論心性(기정자즉극론심성)
: 그러나 그 정미한 것에 있어서는 심성(心性)을 끝까지 논하여,
而認理爲心(이인리위심)
: 이(理)를 마음으로 인정하여
以心爲萬法之本(이심위만법지본)
: 마음을 만 가지 법칙의 근본이라 하고,
認心爲性(인심위성)
: 마음을 성으로 인정하여
以性爲見聞作用(이성위견문작용)
: 성(性)을 보고 듣는 작용이라 하며,
以寂滅爲宗(이적멸위종)
: 적멸(寂滅)을 종지(宗旨)로 하여
以天地萬物爲幻妄(이천지만물위환망)
: 천지 만물을 환망(幻妄)이라 하고,
以出世爲道(이출세위도)
: 세간을 벗어나는 것을 도라 여기고
以秉彝人倫爲桎梏(이병이인륜위질곡)
: 윤리 도덕을 질곡(桎梏)이라 하였습니다.
其用功之要(기용공지요)
: 그 공부의 요점은
則不立文字(즉불립문자)
: 글로 쓰지 않고
直指人心(직지인심)
: 바로 인심을 가리키며,
見性成佛(견성성불)
: 성(性)을 보면 부처가 된다 하여
頓悟之後(돈오지후)
: 어느 순간 깨달은 뒤에
方加漸修(방가점수)
: 점점 수도(修道)를 해 가는데,
若上根之人(약상근지인)
: 뛰어난 사람이면
則或有頓悟頓修者(즉혹유돈오돈수자)
: 바로 깨닫고 바로 수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達磨於梁武帝時(달마어량무제시)
: 달마(達磨)가 양 무제(梁武帝) 때에
入中國(입중국)
: 중국으로 들어와
始傳其道(시전기도)
: 처음으로 그 도를 전하였는데,
所謂禪學者是也(소위선학자시야)
: 선학(禪學)이라는 것이 이것입니다.
至唐而大盛(지당이대성)
: 당대(唐代)에 이르러 크게 번성하였는데, 그
其徒遍天下(기도편천하)
: 무리가 천하에 가득 차서
揚眉瞬目(양미순목)
: 눈썹을 치켜들고 눈을 꿈벅이거나[揚眉瞬目]

棒喝大笑(봉갈대소) : 몽둥이로 내리치거나[棒] 갑자기 외마디 소리를 지르거나[喝] 크게 웃음으로써
以相印證(이상인증)
: 서로 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大槪以無意爲得道(대개이무의위득도)
: 대개 무의(無意)를 도를 얻은 것으로 보아
不論善惡(불론선악)
: 선악(善惡)은 논하지 않았고,
若以意思而得(약이의사이득)
: 의사(意思)를 두면
則皆以爲妄見(즉개이위망견)
: 모두 망녕된 견해라고 여겨,
必也任情直行(필야임정직행)
: 반드시 마음대로 행하여
不用意思(불용의사)
: 의사(意思)를 사용하지 않은 뒤에야
然後乃以爲眞見(연후내이위진견)
: 진실한 견해라고 여겼습니다.
其未及乎此者(기미급호차자)
: 여기에 도달하지 못한 자는
則必以一二句無意味話頭(즉필이일이구무의미화두)
: 반드시 의미 없는 한두 구절 화두(話頭)를
若狗子無佛性(약구자무불성)
: 개는 불성이 없다거나,[狗子無佛性]
庭前柏樹子之類(정전백수자지류)
: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와 같은 유(類)입니다.
作無限妙理看(작무한묘리간)
: 무한한 묘리(妙理)로 삼아,
遂生大疑(수생대의)
: 드디어 크게 의심을 내어
專心窮究(전심궁구)
: 오로지 마음을 궁구하고
積功不已(적공불이)
: 끊임없이 공을 쌓아서
靜定之極(정정지극)
: 고요하게 좌정(坐定)한 끝에,
略見心性影子於髣髴想象之際(략견심성영자어방불상상지제)
: 비슷하게 상상하는 사이에서 심성(心性)의 그림자나마 얼핏 보고 나면,
則遂擬之以豁然大悟(즉수의지이활연대오)
: 드디어 이것을 활연(豁然)히 크게 깨달은 줄 알고
猖狂自恣(창광자자)
: 미친 듯이 행동하고 방자하게 굴면서
謂之了事(위지료사)
: 할 일을 다 마쳤다고 합니다.
宋初(송초)
: 송(宋)나라 초기까지도
其徒猶熾(기도유치)
: 그 무리들이 기세를 떨치다가
自程朱廓淸之後(자정주곽청지후)
: 정자(程子)ㆍ주자(朱子)가 제거해서 맑게 한 뒤로부터는
其勢始衰(기세시쇠)
: 그 세력이 쇠퇴하기 시작해
于今所謂禪學者(우금소위선학자)
: 지금은 선학(禪學)이라 하는 것이

殆至於絶矣(태지어절의) : 거의 절멸하였습니다.
又有陸象山(우유륙상산)
: 또 육상산(陸象山)이
與朱子竝世而生(여주자병세이생)
: 주자와 같은 세대에 출생하여
揮斥致知之功(휘척치지지공)
: 치지(致知)의 공을 지루하고
以爲支繁失眞(이위지번실진)
: 번잡하다 하여 물리치고
此於涵養(차어함양)
: 함양하는 데
專用功於本心(전용공어본심)
: 오로지 본심(本心)에만 힘쓰도록 하였으니,
不爲無助(불위무조)
: 이것도 도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但學者知行必須竝進(단학자지행필수병진)
: 다만 배우는 자는 지식과 실천을 병행하여야 합니다.
若不知道理(약불지도리)
: 만일 도리도 모르고
不辨是非(불변시비)
: 시비도 가릴 줄 모른다면
則所謂存心者(즉소위존심자)
: 마음을 보존함에
亦將何據(역장하거)
: 무엇에 근거하겠습니까.
若只靜坐而萬理自明(약지정좌이만리자명)
: 만일 정좌(靜坐)만 해서 모든 이치가 스스로 밝아질 것 같으면,
則孔子何必曰博學於文(즉공자하필왈박학어문)
: 공자는 어찌하여 “문(文)에서 널리 배워야 한다.” 했겠으며,
子思何必曰道問學乎(자사하필왈도문학호)
: 자사(子思)는 어찌하여 반드시, “학문을 따라야 한다.” 하였겠습니까.
此不幾於禪學詖淫邪遁之說乎(차불기어선학피음사둔지설호)
: 이것은 치우치고 지나치며 간사하고 도피하는 선학의 설과 가깝지 않겠습니까.
象山旣沒(상산기몰)
: 상산(象山)은 이미 죽었으나
其學不絶(기학불절)
: 그 학풍은 끊어지지 않아
至今與朱子正學(지금여주자정학)
: 지금은 주자의 정통적인 학문과
竝立而相抗(병립이상항)
: 병립(竝立)하여 서로 대항하니,
一種厭勤勞樂簡便之徒(일종염근로악간편지도)
: 근로(勤勞)를 싫어하고 간편한 것을 즐기는 무리들은
相與作爲幽深慌惚之說以附之(상여작위유심황홀지설이부지)
: 서로 심오하고 황홀한 설을 만들어 그들과 부합합니다.
嗚呼(오호)
: 아,
其亦斯道之不幸也歟(기역사도지불행야여)
: 그것도 우리 유학의 불행입니다.
禪學雖足以惑人(선학수족이혹인)
: 선학은 사람을 혹하게 할 만하지만
其言非儒(기언비유)
: 그 언어(言語)는 유학이 아니며,
其行滅倫(기행멸륜)
: 그 행실은 윤리를 절멸하게 하니,
世閒稍知有秉彝者(세한초지유병이자)
: 세상에 병이(秉彛 하늘이 정한 상도(常道))가 있음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는
固已疑阻(고이의조)
: 진실로 이미 의심하여 막았습니다.
又經程朱之闢(우경정주지벽)
: 또 정자와 주자가 선학을 물리쳤으니
宜乎其迹若埽矣(의호기적약소의)
: 그 자취를 말끔히 쓸어버린 듯한 게 당연합니다.
陸學則不然(륙학즉불연)
: 육상산의 학은 그렇지 않아서 말했다 하면
言必稱孔孟(언필칭공맹)
: 공자와 맹자를 일컫고,
行必本孝弟(행필본효제)
: 행실은 반드시 효제(孝悌)에 근거하였으나,
而其用心精微處(이기용심정미처)
: 그 마음을 쓰는 정미한 곳은
乃是禪學也(내시선학야)
: 선학과 같습니다.
闢之之難(벽지지난)
: 이를 물리치는 어려움이
豈不十倍於佛氏乎(기불십배어불씨호)
: 어찌 불씨(佛氏)보다 10배나 힘들지 않겠습니까.
佛氏之害(불씨지해)
: 불씨의 폐해가
如外寇之侵突(여외구지침돌)
: 외구(外寇)의 침략과 같다면
陸氏之害(륙씨지해)
: 육씨(陸氏)의 피해는
如奸臣之誤國(여간신지오국)
: 간신이 나라를 그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此不可不知(차불가불지)
: 이것을 몰라서는 안 되기 때문에
故竝著焉(고병저언)
: 여기서 아울러 썼습니다.
右辨異端之害(右辨異端之害)
: 이상은 이단(異端)의 해(害)에 대해 변별하였습니다.


臣按(신안)
: 신이 생각건대,
事物之可窮者(사물지가궁자)
: 궁구할 만한 사물을
不可殫錄(불가탄록)
: 다 기록할 수는 없고,
惟是王霸之略(유시왕패지략)
: 다만 왕도(王道)와 패도(霸道)의 대략과
異端之害(이단지해)
: 이단(異端)의 폐해만은
最不可不辨(최불가불변)
: 분변하지 않을 수 없어서
故略述焉(고략술언)
: 대략 서술하였습니다.
他可類推矣(타가류추의)
: 다른 것은 유추(類推)할 수 있을 것입니다.

臣竊謂(신절위) : 신이 가만히 생각건대,
聖賢窮理之說(성현궁리지설)
: 성현이 이치를 궁구하는 설의
大要不出乎此章所引(대요불출호차장소인)
: 대요(大要)는 이 장(章)에서 인용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苟因其言(구인기언)
: 만일 그 말에 의하여
實下工夫(실하공부)
: 실지로 공부하여
循序漸進(순서점진)
: 순서에 따라 차츰 전진하신다면,
則貫通之效(즉관통지효)
: 관통하는 효과는
不期自臻矣(불기자진의)
: 기약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이를 것입니다.
蓋萬事萬物(개만사만물)
: 대개 만사와 만물에는
莫不有理(막불유리)
: 이치가 없는 것이 없고,
而人之一心(이인지일심)
: 사람의 마음은
管攝萬理(관섭만리)
: 온갖 이치를 포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是以(시이)
: 그러므로
無不可窮之理也(무불가궁지리야)
: 궁구하지 못할 이(理)는 없습니다.
但開蔽不一(단개폐불일)
: 그러나 마음이 열리고 닫힘이 한결같지 않고,
明暗有時(명암유시)
: 총명하거나 어두울 때가 있어서,
於窮格之際(어궁격지제)
: 궁리하고 격물할 때에
或有一思而便得者(혹유일사이편득자)
: 한 번 생각하여 바로 체득하는 이도 있고,
或有精思而方悟者(혹유정사이방오자)
: 정미하게 생각한 뒤에야 깨닫는 이도 있으며,
或有苦思而未徹者(혹유고사이미철자)
: 애를 태워도 통하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思慮有得(사려유득)
: 생각하다가 터득한 게 있어서
渙然自信(환연자신)
: 마음이 환해지며 확신하게 되고
沛然說豫(패연설예)
: 시원스러워져 즐거워하며,
灑然有不可以言語形容者(쇄연유불가이언어형용자)
: 씻은 듯이 상쾌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점이 있는 것은
則是眞有得也(즉시진유득야)
: 진실로 체득한 것이 있어서입니다.

若雖似有得(약수사유득) : 비록 체득한 것이 있는 것 같더라도
而信中有疑(이신중유의)
: 믿는 가운데 의문이 있거나,
危而不安(위이불안)
: 위태로워 편안치 못해
不至於氷消凍釋(불지어빙소동석)
: 얼음 녹듯 마음이 석연해지지 못하다면
則是强揣度耳(즉시강췌도이)
: 이것은 억지로 추측할 뿐이지,
非眞得也(비진득야)
: 진실로 얻은 것이 아닙니다.
今遇事理會(금우사리회)
: 이제 상황에 따라 이해하고
及看聖賢之語(급간성현지어)
: 또 성현의 말씀을 살펴서
若心慮澄然(약심려징연)
: 마음가짐이 깨끗해져서,
略綽一見(략작일견)
: 한 번 대충 보고도
便會於心(편회어심)
: 바로 마음으로 이해하여
無少可疑(무소가의)
: 조금도 의심스러운 것이 없으면,

則此一思便得者也(즉차일사편득자야) : 이것은 한 번 생각하여 바로 얻는다는 것입니다.
若更生疑慮(약경생의려)
: 만일 다시 의문이 생긴다면
則反晦眞見(즉반회진견)
: 도리어 진실한 견해를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如明道嘗在倉中(여명도상재창중)
: 이는 마치 “명도(明道) 선생이 창고에 있었을 적에
見長廊柱默數之(견장랑주묵수지)
: 긴 행랑의 기둥을 속으로 세어 보고는,
疑以爲未定(의이위미정)
: 맞지 않을까 의심하여
屢數愈差(루수유차)
: 몇 번이나 헤아려 보았으나 또 틀리길래,
遂至令人敲柱數之(수지령인고주수지)
: 드디어 사람을 시켜서 기둥을 짚어 가며 헤아려 보니
乃與初默數者合(내여초묵수자합)
: 처음에 속으로 헤아려 본 것과 같았다.”는 것이
正謂此也(정위차야)
: 바로 이런 것을 말한 것입니다.

如或思而未得(여혹사이미득) : 만일 사색하여도 체득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則專心致志(즉전심치지)
: 전심으로 뜻을 다해
抵死血戰(저사혈전)
: 죽도록 싸워
至忘寢食(지망침식)
: 침식도 잊어버리게 되어야만
方有所悟(방유소오)
: 깨닫는 것이 있게 됩니다.
如延平先生云(여연평선생운)
: 마치 연평(延平) 선생이 말하기를,
一故神(일고신)
: “‘하나이기 때문에 신묘하고,
兩故化(량고화)
: 둘이기 때문에 화(化)한다.’는 말을
理會不得(리회불득)
: 이해하지 못하여
終夜椅上坐思量(종야의상좌사량)
: 밤새도록 의자 위에 앉아서 사색하여
以身去裏面體認(이신거리면체인)
: 몸소 그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고서야
方見得平穩(방견득평온)
: 평온해질 수 있었다.” 하고,
管仲曰(관중왈)
: 관중(管仲)이 말하기를,
思之又思(사지우사)
: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鬼神將通(귀신장통)
: 귀신도 통할 것이니,
非鬼神之力(비귀신지력)
: 이는 귀신의 힘이 아니고
精神之極也(정신지극야)
: 정신의 극치이다.”라고 한 것과 같은 것이
正謂此也(정위차야)
: 바로 이런 것을 말한 것입니다.


又或苦思之久(우혹고사지구)
: 또 혹은 오랫동안 애를 태워도
終未融釋(종미융석)
: 마침내 석연치 못하여
心慮窒塞紛亂(심려질새분란)
: 생각이 막히고 어지러워지면
則須是一切埽去(즉수시일절소거)
: 모름지기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使胸中空無一物(사흉중공무일물)
: 마음속을 비워서 일물(一物)도 없게 해야 합니다.
然後却擧起精思(연후각거기정사)
: 그런 뒤에 정밀하게 사색해 보아도,
猶未透得(유미투득)
: 오히려 환히 알 수 없다면
則且置此事(즉차치차사)
: 이것은 우선 놓아두고
別窮他事(별궁타사)
: 따로 다른 것을 궁구해야 합니다.
窮來窮去(궁래궁거)
: 궁구하고 궁구하여
漸致心明(점치심명)
: 차차 마음이 밝아지면
則前日之未透者(즉전일지미투자)
: 앞서 환히 얻지 못한 것도
忽有自悟之時矣(홀유자오지시의)
: 갑자기 자각(自覺)할 때가 있습니다.
朱子曰(주자왈)
: 주자가 말하기를,
此處旣理會不得(차처기리회불득)
: “여기서 이해하지 못한 것을
若專一守在這裏(약전일수재저리)
: 오로지 이것만을 두고 지키고 있으면
却轉昏了(각전혼료)
: 도리어 혼미(昏迷)하게 되니,
須著別窮一事(수저별궁일사)
: 모름지기 다른 것을 궁구해야 한다.
或可因此而明彼也(혹가인차이명피야)
: 그러다 보면 이것을 통해 저것이 밝혀질 수도 있다.” 한 것은
正謂此也(정위차야)
: 바로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此三條(차삼조)
: 이 세 조목을
互相發明(호상발명)
: 서로 발명한 것은
是窮理要法(시궁리요법)
: 궁리의 요법(要法)인데,
後事於斯(후사어사)
: 여기에 종사하여
無少懈怠(무소해태)
: 조금도 게을리하지 않고,
澄以靜養(징이정양)
: 깨끗함으로써 고요히 길러
以培其本(이배기본)
: 그 근본을 배양하고
資以問辨(자이문변)
: 의문을 묻고 판단함으로써
以暢其趣(이창기취)
: 그 흥취(興趣)를 펴게 하되,
積功之久(적공지구)
: 오랫동안 공이 쌓이면
一朝豁然貫通(일조활연관통)
: 하루아침에 활연히 관통하여
至於物無不格(지어물무불격)
: 어느 물(物)이건 끝까지 궁구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될 것입니다.
心無不盡(심무불진)
: 마음에 다하지 못한 것이 없으면,
則我之知見(즉아지지견)
: 나의 식견이
脗合聖賢(문합성현)
: 성현과 합치되어
嗜欲之誘(기욕지유)
: 욕심의 유혹이나,
功利之說(공리지설)
: 공리(功利)의 말이나,
異端之害(이단지해)
: 이단의 방해와 같은 것이
擧不足以累吾靈臺(거불족이루오령대)
: 모두 나의 마음을 매이게 할 수 없습니다.
而大路坦然(이대로탄연)
: 그리하여 큰길같이 평탄하여
行遠無疑(행원무의)
: 멀리 가도 의심이 없어서
以至誠意正心(이지성의정심)
: 성의정심(誠意正心)하여
處大事(처대사)
: 큰 일을 처리하고,
定大業(정대업)
: 큰 사업을 결정하기를
若決江河(약결강하)
: 마치 강물이 툭 터져
莫之能禦矣(막지능어의)
: 막을 수 없듯이 트입니다.
學而不造此域(학이불조차역)
: 학문을 하고 이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則安用學爲(즉안용학위)
: 학문을 한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抑又惟念(억우유념) : 또 생각건대,
人君之職(인군지직)
: 임금의 자리는
與匹夫不同(여필부불동)
: 필부와는 같지 않습니다.
匹夫則必修己而待時(필부즉필수기이대시)
: 필부는 반드시 몸을 닦아서 때를 기다리고
得君而行道(득군이행도)
: 임금을 만나서 도를 행하기 때문에,
故學苟不足(고학구불족)
: 학문이 부족하면
則不敢徑出焉(즉불감경출언)
: 감히 직접 나아갈 수 없습니다.
人君則不然(인군즉불연)
: 그러나 임금은 그렇지 아니하여
已爲臣民之主(이위신민지주)
: 이미 신민의 주(主)가 되었고,
已荷敎養之責(이하교양지책)
: 이미 교양(敎養)의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若曰我今修己(약왈아금수기)
: 만일, “내가 지금 몸을 닦고 있으므로
不暇治人云(불가치인운)
: 사람을 다스릴 겨를이 없다.” 한다면,
則天工廢矣(즉천공폐의)
: 나라의 정치가 폐지됩니다.
故修己治人之道(고수기치인지도)
: 그러므로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릴 도(道)를
不可不一齊理會也(불가불일제리회야)
: 같이 이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一日之閒(일일지간)
: 하루 동안의
所接萬機(소접만기)
: 접하는 모든 일
每遇一事(매우일사)
: 하나하나마다
必求至當之理(필구지당지리)
: 반드시 지당한 이치를 구하되,
去其非而行其是(거기비이행기시)
: 그 그른 것을 버리고 그 옳은 것은 행하여,
親近儒臣(친근유신)
: 유학하는 신하를 가까이하여
講明義理(강명의리)
: 의리를 강론하고,
容受諫諍(용수간쟁)
: 간쟁(諫諍)을 받아들여서
惟善是主(유선시주)
: 오직 선(善)을 위주로 하는 것이
此皆人君窮理之事也(차개인군궁리지사야)
: 다 임금의 궁리할 일입니다.
如或尋章摘句(여혹심장적구)
: 만일 장구(章句)를 찾고
採英掇華(채영철화)
: 화려한 언사(言辭)를 채집하여
付諸空言而已(부제공언이이)
: 부질없는 말에다만 신경 쓸 뿐,
不施修己治人之實功(불시수기치인지실공)
: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실질적인 공업(功業)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則眼目雖高(즉안목수고)
: 비록 안목(眼目)이 높고
議論雖精(의론수정)
: 의논이 정묘하다 하더라도
終不見典學誠身之效(종불견전학성신지효)
: 마침내 학문에 힘쓰고 몸을 성실하게 하는 공효를 보지 못할 것이니,
亦何益哉(역하익재)
: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慈溪黃氏曰(자계황씨왈)
: 자계 황씨(慈溪黃氏 황진(黃震))가 말하기를,
酌水者(작수자)
: “물을 퍼내려는 사람은
必浚其源(필준기원)
: 반드시 그 근원을 깊게 하니,
浚其源(준기원)
: 그 근원을 깊게 하는 것은
爲酌水計也(위작수계야)
: 물을 퍼내기 위한 것이다.
反舍其水而不酌(반사기수이불작)
: 그런데 도리어 그 물을 내버려 두고 퍼내지 않는 것은
何義也(하의야)
: 무슨 뜻인가?
食實者(식실자)
: 열매를 먹으려는 이는
必漑其根(필개기근)
: 반드시 그 뿌리에 물을 주니,
漑其根(개기근)
: 그 뿌리에 물을 주는 것은
爲食實地也(위식실지야)
: 그 열매를 먹기 위한 일이다.
反棄其實而不食(반기기실이불식)
: 그런데 도리어 그 열매를 버리고 먹지 아니하는 것은
何見也(하견야)
: 무슨 생각인가?
正躬行者(정궁행자)
: 몸소 바르게 실천하려는 이는
必精性理(필정성리)
: 반드시 성리학(性理學)을 정밀히 해야 할 것이니,
精性理(정성리)
: 성리학을 정밀히 하는 것은
爲正躬行設也(위정궁행설야)
: 몸소 바르게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反置躬行於不問(반치궁행어불문)
: 그런데 도리어 몸소 실천하는 것을 불문에 붙이는 것은
何爲耶(하위야)
: 무엇 때문인가.” 하였습니다.
此言深切(차언심절)
: 이런 말은 매우 절실하니,
伏惟殿下留念焉(복유전하류념언)
: 전하께서는 유념(留念)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