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 교수 “다산은 조선의 아퀴나스”

2016. 2. 9. 01:39다산의 향기



       베이커 교수 “다산은 조선의 아퀴나스” 자료 / 보정산방

2010.08.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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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날드 베이커(56) 브리티시 콜럼비아대(캐나다) 교수는 다산 정약용(다산 정약용)에 빠져있는 한국학 전문가다. 그래서 이메일 주소도 ‘tasan@home.com’이다. 조선 후기사를 전공한 베이커 교수는 “다산 정약용은 인문학은 물론 의학, 화학, 생물학, 기계학까지 두루 연구한 뛰어난 학자로 서구에선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후 그와 유사한 지식인을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가 최근 방한, 다산학술문화재단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다산학의 국제적 지평’ 학술회의에서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와 다산(1762~1836)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전통의 범위내에서 전통에 대해 반란을 기도했던 사상가란 측면에서 둘을 비교함으로써 다산 연구의 폭을 넓힌 베이커 교수를 만났다.



―토마스 아퀴나스와 다산을 비교한 이유는.


   “서구에선 가톨릭 사상가인 아퀴나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다산은 동양의 중요한 철학자이자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를 통해 아퀴나스의 사상을 받아들였다. 둘은 자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지배사상이 새로운 흐름에 도전받는 현실에 처해있었다. 아퀴나스 시대의 가톨릭 신학과 플라톤 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의 도전을 받았고, 다산이 살았던 조선후기의 성리학은 아퀴나스 철학에 의해 도전을 받았다.”



-아퀴나스와 다산의 공통점은.


   “둘은 자신들의 전통사상을 강화하기 위해 전통 외부로부터 수용한 사상을 창조적으로 변용했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개념을 수용함으로써 가톨릭 교리를 좀더 합리적으로 만들려고 했다.


다산은 아퀴나스 사상을 받아들여 유학의 목표인 인간의 끊임없는 도덕적 수양에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발전시키려고 했다. 다산에게 있어 신은 가톨릭적 신과 유교적 상제를 합한 존재다.”



-다산에 대한 서구 학생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조선 성리학을 가르치면서 다산에 대해 얘기하면 학생들 10~20%는 매우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진다. 다산이 오랜 유배생활을 하는 등 비극적 생애를 살았다는 데 우선 호기심이 많다.

 


-서구의 한국학자들은 연구주제가 너무 광범위해 깊이있는 연구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런 얘기 많이 들었지만 장점도 있다.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한국사만 가르치지만, 나는 아시아학과에 속해있기 때문에 학부생들에게 아시아 역사를 가르쳐야한다. 좁게는 동아시아, 넓게는 서구와의 비교란 거시적 시각으로 한국을 보기 때문에 한국학자들이 빠지기 쉬운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있다.”


1971년 평화봉사단으로 방한, 전남 광주에서 3년간 영어 교사로 일한 베이커 교수는 ‘아이고메!’란 호남 사투리를 구사할 정도의 우리말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제임스 팔레 워싱턴대 교수 아래서 ‘조선후기 유교와 천주교의 대립’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UCLA 한국학연구소 소장인 존 던컨 교수와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소장인 카터 에케르트 교수 등과 함께 북미권의 한국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 마피아’의 일원이다. 베이커 교수는 “‘다산과 그의 형제들’이란 책을 쓰고 있다”며 “다산의 자찬 묘지명도 번역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