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의 시

2016. 2. 15. 14:34



       최치원의 시| after 수업

윤주은쌤 | 2014.11.21. 10:48


 

 

 

 

춘효우서(春曉偶書)-최치원(崔致遠)

봄날 새벽에 우연히 적다-최치원(崔致遠)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부회) : 동으로 흘르는 물 돌아기 어렵우니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내) : 다만 아름다운 시흥이 사람 더욱 괴롭힌다
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부세) : 애틋한 아침 비, 부슬부슬 내리고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 요염한 꽃은 피기도 하고 맺혀있기도 하다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 난리 때라 좋은 경치 주인이 없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 뜬 세상 명예와 이익도 쓸 데 없도다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류령부) : 생각하니, 유령의 부인이 한스러워
强勸夫郎疎酒盃(강권부낭소주배) : 억지로 남편 술잔 자주 못 들게 하였나




범해(泛海)-최치원(崔致遠)
바다에 배 뛰우니-최치원(崔致遠)

掛席浮滄海(괘석부창해) : 돛 걸고 바다에 배 뛰우니
長風萬里通(장풍만리통) : 긴 바람 만리나 멀리 불어온다
乘槎思漢使(승사사한사) : 뗏목 타니 한나라 사신 생각
採藥憶秦童(채약억진동) : 약초 캐니 진나라 동자 생각
日月無何外(일월무하외) : 세월은 무한의 밖
乾坤太極中(건곤태극중) : 천지는 태극의 안
蓬萊看咫尺(봉래간지척) : 봉래산이 지척에 보이고
吾且訪仙翁(오차방선옹) : 나는 또 신선 노인을 찾아간다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최치원(최치원)
진사 오만을 강남으로 보내며-최치원(최치원)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내기도별) : 그대 온 뒤, 몇 번의 이별이런가
此回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의 이별은 한스럽기도 하여라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곧곧이 전쟁터라 일도 많아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언제 다시 만나 시와 술을 나눌건가
遠樹參差江畔路(원수삼차강반노) : 둘쭉날쭉한 먼 숲으로 난 강뚝길
寒雲零落馬前峯(한운령낙마전봉) : 싸늘한 구름은 말 앞 봉우리로 내린다
行行遇景傳新作(항항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 시 지어 보내주고
莫學嵇康盡放慵(막학혜강진방용) : 계강의 방달함과 개으름은 배우지 마시라



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최치원(崔致遠)
서경에 소윤 김준을 남겨두고 -최치원(최치원)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 서로 만나 이틀 밤 묵고 또 이별이라
愁見歧中更有歧(수견기중경유기) : 갈림길 속의 갈림길을 수심겨워 바라본다
手裏桂香銷欲盡(수리계향소욕진) : 손에 쥔 계수나무, 향기 다 사라져가니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 그대와 이별 후엔 내 마음 얘기할 곳 없어라





제우강역정(題芋江驛亭)-최치원(崔致遠)
우강역 정자에서-최치원(崔致遠)

沙汀立馬待回舟( 정립마대회주) : 모래벌에 말 세우고 배 돌아오기 기다리니
一帶烟波萬古愁(일대연파만고수) : 한 줄기 물안개는 만고의 수심이로다
直得山平兼水渴(직득산평겸수갈) : 이 산이 평야되고 이 물이 다 마른다면
人間離別始應休(인간이별시응휴) : 서러운 인간이별 비로소 없어지련만





춘일요지우부지(春日邀知友不至)-최치원(崔致遠)
봄날 친구를 마중갔으니 만나지 못하고-최치원(崔致遠)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 장안의 옛 고생 기억할 때마다
那堪虛擲故園春(나감허척고원춘) : 어찌 견딜까, 헛되이 보낸 고향의 봄날을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 오늘 아침 또 봄산 유람 약속 저버리다니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 티끌 세상 속된 사람 알았을까 후회스러워





황산강임경대(黃山江臨鏡臺)-최치원(崔致遠)
황산강 임경대에서-최치원(崔致遠)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 뾰죽뾰죽 안개 낀 산봉우리, 질펀히 흐르는 물
鏡裏人家對碧峰(경리인가대벽봉) : 거울 속 인가에서 푸른 산봉우리를 마주보노라
何處孤帆飽風去(하처고범포풍거) : 어느 곳 온 돛단배 바람에 배불러 떠나가는데
瞥然飛鳥杳無蹤(별연비조묘무종) : 순식간에 나는 새들이 아득히 눈앞에서 사라진다






증금천사주(贈金川寺主)-최치원(崔致遠)
금천사 주지에게 드리다-최치원(崔致遠)

白雲溪畔創仁寺(백운계반창인사) : 흰구름 자욱한 시냇가에 절을 짓고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 삼십 년 동안 이 절의 주지로 있다네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 웃으면 가리키는 절문 앞, 한 가닥 길
纔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 산 아래로 벗어나자 천 가닥 갈림길이네






증재곡난야독거승(贈梓谷蘭若獨居僧)-최치원(崔致遠)
재곡사 절에서 홀로 사는 스님에게-최치원(崔致遠)

除聽松風耳不喧(제청송풍이불훤) : 솔바람 소리 밖에는 귀에 번거롭지 않고
結茅深倚白雲根(결모심의백운근) : 얽은 띠풀집은 흰 구름 깊이 의지해 있네
世人知路飜應恨(세인지로번응한) : 사람들이 이 길 알면 도리어 한스러워
石上莓苔汚屐痕(석상매태오극흔) : 돌 위의 이끼를 나막신 자국이 드럽히네





귀연음헌태위(歸燕吟獻太尉)-최치원(崔致遠)
연으로 가면서 태위에게 읊어 드리다-최치원(崔致遠)

秋去春來能守信(추거춘내능수신) : 가을 가고 봄이 와도 소식 지킬 수 있어
暖風涼雨飽相諳(난풍량우포상암) : 따뜻한 바람 서늘한 비에 서로 익히 알았도자
再依大厦雖知許(재의대하수지허) : 다시 큰집에 의지함을 안다고 해도
久汚雕梁却自慙(구오조량각자참) : 오래도록 단청 기둥 더럽힘이 스스로 부끄럽소
深避鷹鸇投海島(심피응전투해도) : 매와 독수리 깊이 피해 바다로 왔다가
羨他鴛鷺戲江潭(선타원노희강담) : 저 원앙과 해오라기 부러워 강가에 노니노라
只將名品齊黃雀(지장명품제황작) : 다만 명품을 저 참새와 같이 여기니
獨讓銜環意未甘(독양함환의미감) : 혼로 금반지 머금게 해도 마음 달갑지 않도다





수진사양섬송별(酬進士楊贍送別)-최치원(崔致遠)
지사 양섬의 송별시에 화답하다-최치원(崔致遠)

海山遙望曉烟濃(해산요망효연농) : 바다 속 산 바라보니 새벽 안개 자욱하고
百幅帆張萬里風(백폭범장만리풍) : 만리 먼 바람에 큰 돗단배 바람에 떠있구나
悲莫悲兮兒女事(비막비혜아녀사) : 슬프도 슬퍼지 않음도다, 아녀자의 일
不須怊悵別離中(부수초창별리중) : 이별 중이라도 반드시 슬퍼하지 말지어라





유별녀도사(留別女道士)-최치원(崔致遠)
여도사를 작별하며-최치원(崔致遠)

每恨塵中厄宦塗(매한진중액환도) : 세상 벼슬길 액운이 항상 한스러워
數年深喜識麻姑(삭년심희식마고) : 몇 년 동안 마고선녀 안 것 너무 기쁘다
臨行與爲眞心說(림항여위진심설) : 떠나려니 함께 진심을 말하니
海水何時得盡枯(해수하시득진고) : 바닷물이 어느 때에 다 마를 수 있겠는가





두견(杜鵑)-최치원(崔致遠)
두견화-최치원(崔致遠)

石罅根危葉易乾(석하근위섭역건) : 나무 틈새 뿌리 위태로워 잎이 쉽게 말라
風霜偏覺見摧殘(풍상편각견최잔) : 서리와 바람에 꺾이고 잘린 것으로 잘못 알았네
已饒野菊誇秋艶(이요야국과추염) : 이미 들국화 가득 피어 가을의 풍요 자랑하나
應羨巖松保歲寒(응선암송보세한) : 바윗가 소나무 겨울 추위 견딤을 응당 부러워 하리라
可惜含芳臨碧海(가석함방림벽해) : 푸른 바닷가에 향기 품은 두견화 애석하니
誰能移植到朱欄(수능이식도주난) : 누가 능히 붉은 난간으로 옮겨 심을 수 있을까
與凡草木還殊品(여범초목환수품) : 뭇 풀과 나무와는 특별한 품격이니
只恐樵夫一例看(지공초부일례간) : 다만 두렵거니, 나무꾼이 일례로 보아버릴까 함이네





야소(野燒)-최치원(崔致遠)
들불-최치원(崔致遠)

望中旌旆忽繽紛(망중정패홀빈분) : 눈앞에 깃발 갑자기 휘날리니
疑是橫行出塞軍(의시횡항출새군) : 이것이 변방에 나가는 군대의 행렬인가
猛焰燎空欺落日(맹염료공기낙일) : 맹렬한 불길 공중을 태워 지는 해 속이고
狂煙遮野截歸雲(광연차야절귀운) : 광기 어린 안개 들을 막고 오는 구름을 끊는구나
莫嫌牛馬皆妨牧(막혐우마개방목) : 소나 말들 모두 먹이는 것 막는 것 싫어 말고
須喜狐狸盡喪羣(수희호리진상군) : 이리나 여우 다 죽이는 것 기뻐하여라
只恐風驅上山去(지공풍구상산거) : 다만 두려워하노니, 바람이 산으로 몰아 올라 가
虛敎玉石一時焚(허교옥석일시분) : 헛되이 옥석을 일시에 태워버리게 되는 것을





사정(沙汀)-최치원(崔致遠)
백사장-최치원(崔致遠)

遠看還似雪花飛(원간환사설화비) : 멀리서 바라보면 눈꽃이 날리는 듯
弱質由來不自持(약질유내부자지) : 약한 체질은 원래 스스로 견디기 어렵도다
聚散只憑潮浪簸(취산지빙조낭파) : 모이고 흩어짐은 다만 조수 물결의 키질에 따를 뿐
高低況被海風吹(고저황피해풍취) : 높아지고 낮아짐은 바닷바람에 날리어진다
煙籠靜練人行絶(연농정련인항절) : 안개가 비단처럼 몰리니 사람의 발길 끊어지고
日射凝霜鶴步遲(일사응상학보지) : 햇살은 웅긴 서리에 쬐니 학의 걸음도 더디구나
別恨滿懷吟到夜(별한만회음도야) : 가슴에 가득한 이별의 한을 밤 되도록 읊어보나
那堪又値月圓時(나감우치월원시) : 달이 둥글어질 때까지 어찌 견딜 수 있으리오





조낭(潮浪)-최치원(崔致遠)
조수 물결-최치원(崔致遠)

驟雪翻霜千萬重(취설번상천만중) : 몰아치는 눈, 날리는 서리 만겹 쌓이고
往來弦望躡前蹤(왕내현망섭전종) : 초승과 보름을 오가며 지난 자취 잇는구나
見君終日能懷信(견군종일능회신) : 종일토록 믿음을 품는 그대를 보지만
慙我趨時盡放慵(참아추시진방용) : 나는 때를 따라 방종하고 게으름이 부끄럽구나
石壁戰聲飛霹靂(석벽전성비벽력) : 돌벽에 싸우는 소리 벽력같이 날고
雲峯倒影撼芙蓉(운봉도영감부용) : 구름 낀 봉우리 거꾸로 선 그림자 연꽃을 흔든다
因思宗慤長風語(인사종각장풍어) : 종각의 장풍의 이야기 생각하니
壯氣橫生憶臥龍(장기횡생억와룡) : 갑자기 장대한 기운 도니 누운 용이 생각난다





석봉(石峯)-최치원(崔致遠)
바위 봉우리-최치원(崔致遠)

巉嵒絶頂欲摩天(참암절정욕마천) : 높이 솟은 봉우리 하늘에 닿을 듯
海日初開一朶蓮(해일초개일타련) : 바다의 해 처음 떠오르니 한 떨기 연꽃이라
勢削不容凡樹木(세삭부용범수목) : 깎아지른 산세 평범한 나무 받지 않고
格高唯惹好雲烟(격고유야호운연) : 겨조 높아 오직 좋은 구름과 안개 일으킨다
點酥寒影糚新雪(점소한영장신설) : 젖을 뿌린 듯 한 차가운 그늘 새 눈을 꾸미고
戛玉淸音噴細泉(알옥청음분세천) : 부딪치는 맑은 옥소리 가늘게 뿜는 샘물소리로다
靜想蓬萊只如此(정상봉래지여차) : 고요히 생각건대, 봉래산이 이와 같으리니
應當月夜會羣仙(응당월야회군선) : 응당 달밤에는 여러 신선들이 모여들리라





산정위석(山頂危石)-최치원(崔致遠 )
산 마루 높은 바위-최치원(崔致遠 )

萬古天成勝琢磨(만고천성승탁마) : 만고에 절로 이루어져 만든 것보다 나으니
高高頂上立靑螺(고고정상립청나) : 높디높은 꼭대기에 푸른 상투처럼 서있구나
永無飛溜侵凌得(영무비류침능득) : 나는 물줄기 능멸하여 침범함이 없고
唯有閒雲撥觸多(유유한운발촉다) : 오직 한가한 구름 많이 닿음이 있을 뿐이다
峻影每先迎海日(준영매선영해일) : 높은 바위 그림자 바다의 해를 매번 먼저 맞고
危形長恐墜潮波(위형장공추조파) : 위태로운 형상 조수 물결에 떨어질까 항상 두려워라
縱饒蘊玉誰回顧(종요온옥수회고) : 풍부한 옥이 쌓였다 한들 누가 돌아볼까
擧世謀身笑卞和(거세모신소변화) : 세상에 몸 조심하는 사람들 옥장인 변화를 비웃는다





석상왜송(石上矮松)-최치원(崔致遠)
바위 위 작은 소나무-최치원(崔致遠)

不材終得老煙霞(부재종득노연하) : 재목이 못되어 끝내 자연에서 늙어
澗底何如在海涯(간저하여재해애) : 골짝 아래에 있든, 바다에 있든 어떠리오
日引暮陰齊島樹(일인모음제도수) : 해는 저문 그늘 끌어 섬 속 나무에 가지런하고
風敲夜子落潮沙(풍고야자낙조사) : 바람은 밤 씨앗 흔들어 조수 이는 모래에 떨어뜨린다
自能盤石根長固(자능반석근장고) : 반석에 내린 뿌리 오래도록 스스로 굳을 수 있으니
豈恨凌雲路尙賖(개한능운노상사) : 어찌 구름 길 능멸하기는 길이 아직 멀다 한탄하리오
莫訝低顔無所愧(막아저안무소괴) : 부끄럼없이 머리 숙였다 의심하지 말라
棟樑堪入晏嬰家(동량감입안영가) : 동량이 되어 안영의 집안에 들어가게 되리라





화금원외증참산청상인(和金員外贈巉山淸上人)-최치원(崔致遠)
김원외랑에게 화답하여 찬산 청상인에게 드리다-최치원(崔致遠)

海畔雲庵倚碧螺(해반운암의벽나) : 푸른 산마루에 바닷가 구름 낀 암자
遠離塵土稱僧家(원리진토칭승가) : 티끌 세상 멀리 벗어난 스님의 집이라네
勸君休問芭蕉喩(권군휴문파초유) : 권하노니, 파초 심은 뜻을 묻지 말게나
看取春風撼浪花(간취춘풍감낭화) : 봄바람이 꽃물결 흔듬을 보려 함이라네





화우인제야견기(和友人除夜見寄)-최치원(崔致遠)
친구가 그믐에 부친 시에 화답하여-최치원(崔致遠)

與君相見且歌吟(여군상견차가음) : 그대와 만나면 노래 부르고 시를 짓으니
莫恨流年挫壯心(막한류년좌장심) : 흘러가는 세월에 장한 마음만 꺾였다 한탄 말라
幸得東風已迎路(행득동풍이영노) : 다행히도 봄바람 이미 길에서 맞으니
好花時節到雞林 (好花時節到雞林 ) : 꽃 피는 좋은 시절에 계림을 찾아온다





수오만수재석별2(酬吳巒秀才惜別2)-최치원(崔致遠)
수재 오만과 석별의 정으로 수답하다-최치원(崔致遠)

殘日塞鴻高的的(잔일새홍고적적) : 해질 녘, 변방의 기러기는 뚜렷이 높이 날고
暮煙汀樹遠依依(모연정수원의의) : 저문 안개 속, 물가의 숲은 아른아른 멀기만 하다
此時回首情何恨(차시회수정하한) : 이럴 때 머리 돌려 바라보니 내 마음 한이 없어
天際孤帆窣浪飛(천제고범솔랑비) : 하늘 끝의 외로운 배 느린 물결 따라 나르듯 떠나 간다





수오만수재석별1(酬吳巒秀才惜別1)-최치원(崔致遠)
수재 오만과 석별의 정으로 수답하다-최치원(崔致遠)

榮祿危時未及親(영록위시미급친) : 벼슬살이 어려울 때는 부모도 못 돌봐
莫嗟岐路暫勞身(막차기로잠로신) : 갈림길에서 잠시 수고로운 몸 차탄하지 말라
今朝遠別無他語(금조원별무타어) : 오늘 아침 멀리 떠남에 다른 말 없나니
一片心須不愧人(일편심수불괴인) : 일편단심 모름지기 남에게 부끄럽게 말라





홍엽수(紅葉樹)-최치원(崔致遠)
단풍나무-최치원(崔致遠)

白雲巖畔立仙妹(백운암반립선매) : 흰 구름 낀 바위가에 선녀가 서있고
一簇煙蘿倚畵圖(일족연라의화도) : 한 줄기 안개 속 댕댕이 그림에 기대어 있다
麗色也知禦世有(여색야지어세유) : 고운 빛 세상의 존재들을 막아낼 줄 알고
閒情長得似君無(한정장득사군무) : 한적한 정은 그대 만한 것이 길이 없을 것이다
宿糚含露疑垂泣(숙장함로의수읍) : 묵은 화장, 머금은 이슬은 눈물을 흘린 듯하고
醉態迎風欲待扶(취태영풍욕대부) : 바람 맞은 취한 모습 부축받기 기다리는 듯하다
吟對寒林却惆愴(음대한림각추창) : 시를 읊으며 차가운 숲 바라보니 쓸쓸하기만 한데
山中猶自辨榮枯(산중유자변영고) : 산중에서는 아직도 저절로 영고성쇠 분별하는구나





동풍(東風)-최치원(崔致遠)
봄바람-최치원(崔致遠)

知爾新從海外來(지이신종해외래) : 봄바람 네가 바닷가에서 불오니
曉窓吟坐思難裁(효창음좌사난재) : 새벽 창가에 앉아 읊으니 마음 잡기어렵구나
堪憐時復撼書幌(감련시부감서황) : 때때로 다시 서실의 휘장을 흔드니
似報故園花欲開(사보고원화욕개) : 고향 동산의 꽃 핀 소식을 알리는 듯 하구나





석상류천(石上流泉)-최치원(崔致遠)
돌 위로 흐르는 샘물-최치원(崔致遠)

琴曲雖誇妙手彈(금곡수과묘수탄) : 거문고가 비록 뛰어난 연주를 자랑하더라도
遠輸雲底響珊珊(원수운저향산산) : 멀리 구름 아래로 실어가 울림은 산히 흩어진다
靜無纖垢侵金鏡(정무섬구침금경) : 고요하여 거울에 끼는 가는 떼 하나 없어거
時有輕颸觸玉盤(시유경시촉옥반) : 때때로 가볍고 빠른 물살 옥 소반에 밀려온다
嗚咽張良言未用(오열장량언미용) : 오열하는 물 소리 장량의 말이 필요없고
潺湲孫楚枕應寒(잔원손초침응한) : 잔잔히 흐르는 물에 손초의 베개도 차가우리라
尋思堪惜淸冷色(심사감석청냉색) : 생각하니 아까워라, 저 맑고 차가운 물빛
流入滄溟便一般(유입창명편일반) : 넓은 바다로 흘러들면 마찬가지가 되는 것을





해변한보(海邊閒步)-최치원(崔致遠)
해변을 한가히 걸으며-최치원(崔致遠)

潮波靜退步登沙(조파정퇴보등사) : 조수도 밀려간 모랫벌 걸어 오르니
落日山頭簇暮霞(낙일산두족모하) : 해 지는 산머리에 저녁 놀 피어난다
春色不應長腦我(춘색불응장뇌아) : 봄빛이 길이 나를 괴롭히지 않겠지만
看看卽醉故園花(간간즉취고원화) : 볼수록 취하는 고향 동산의 꽃이로다





춘효한망(春曉閒望)-최치원(崔致遠)
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다-최치원(崔致遠)

山面嬾雲風惱散(산면란운풍뇌산) : 산 얼굴에 나른한 구름 바람이 괴로이 흩어버리고
岸頭頑雪日欺銷(안두완설일기소) : 언덕 머리의 완악한 눈을 해가 업신여겨 녹이는구나
獨吟光景情何限(독음광경정하한) : 혼자 읊는 경치가 어찌 내 마음을 막을까
猶賴沙鷗伴寂寥(유뢰사구반적요) : 오히려 백사장 갈매기 의지하여 고독과 친구한다





해변춘망(海邊春望)-최치원(崔致遠)
바닷가의 봄 경치-최치원(崔致遠)

鷗鷺分飛高復低(구로분비고부저) : 갈매기, 백로 서로 날아 오르고 내리는데
遠汀幽草欲萋萋(원정유초욕처처) : 저 멀리 바닷가 그윽한 풀들은 무성해지는구나
此時千里萬重意(차시천리만중의) : 이 시간, 천리 먼 곳 생각하니 오만 생각 다 일어
目極暮雲飜自迷(목극모운번자미) : 눈 앞 아득한 저문 구름 덮히더니 저절로 희미해진다





제해문난야류(題海門蘭若柳)-최치원(崔致遠)
바닷가 절간의 버들을 읊다-최치원(崔致遠)

廣陵城畔別蛾眉(광릉성반별아미) : 광릉성 두둑에서 아미 같은 너 버들을 이별하고
豈料相逢在海涯(기료상봉재해애) : 바다 끝에서 서로 만날 줄을 어찌 알랐으리오
只恐觀音菩薩惜(지공관음보살석) : 다만 관음보살이 너를 아낌이 두려워
臨行不敢折纖枝(임행불감절섬지) : 떠나는 걸음에 감히 연약한 가지를 꺾지 못하겠다





우흥(寓興)-최치원(崔致遠)
흥에 겨워-최치원(崔致遠)

願言扄利門(원언扄리문) : 바라기는, 이욕의 문을 막아
不使損遺體(불사손유체) : 부모께 받은 몸 상하게 말라
爭奈探珠者(쟁내탐주자) : 어찌하여 진주를 캐는 사람처럼 다투어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 목숨 가벼이 여겨 바다 밑 깊숙에 드는가
身榮塵易染(신영진역염) : 몸이 영화로우면 티끌에 물들기 쉽고
心垢非難洗(심구비난세) : 마음의 때는 물로 씻기 어렵도다
澹泊與誰論(담박여수론) : 담박한 삶의 맛을 누구와 의논하리오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 세상 사람들 사는 일은 단 술만 즐기니라





추일재경우이현기리장관(秋日再經盱眙縣寄李長官)-최치원(崔致遠)
가을날 우치현을 다시 지나며 이장관에게 부침-최치원(崔致遠)

孤蓬再此接恩輝(고봉재차접은휘) : 외로운 나그네 여기서 두 번 신세 지니
吟對秋風恨有違(음대추풍한유위) : 가을바람 읊조리며 뵈오니 서러워집니다
門柳已淍新歲葉(문류이주신세엽) : 문 앞 버들은 이미 시들고 새 잎 나지만
旅人猶着去年衣(려인유착거년의) : 나그네는 아직 작년 옷을 그대로 입니다
路迷霄漢愁中老(로미소한수중로) : 길은 멀고 아득하여 시름 속 늙어갑니다
家隔煙波夢裏歸(가격연파몽리귀) : 자욱한 물결 너머 집 꿈속에나 돌아갑니다
自笑身如春社燕(자소신여춘사연) : 우습도다, 이 몸은 봄날 사당의 제지인가
畫梁高處又來飛(화량고처우래비) : 그림 들보 높은 곳에 또 와서 날아다닌다




유별서경금소윤준(留別西京金少尹峻)-최치원(崔致遠)
서경 소윤 김준을 유별하며-최치원(崔致遠)

相逢信宿又分離(상봉신숙우분리) : 서로 만나 수일 묵고 다시 헤어지니
愁見岐中更有岐(수견기중경유기) : 갈림길에 또 갈림길 보니 시름겹구나
手裏桂香銷欲盡(수리계향소욕진) : 손 가운데 계향은 다 녹으려 하는데
別君無處話心期(별군무처화심기) : 그대와 헤어지면 마음 나눌 기약 없구나





춘일요지우불지인기절구(春日邀知友不至因寄絶句)-최치원(崔致遠)
봄날에 벗을 맞았으나 오지 않아 절구를 부친다-최치원(崔致遠)

每憶長安舊苦辛(매억장안구고신) : 장안에서 고생하던 일 생각할 때마다
那堪虛擲故園春(나감허척고원춘) : 차마 어찌 고향 동산의 봄을 헛되이 보내랴
今朝又負遊山約(금조우부유산약) : 오늘 아침 또 산놀이 약속을 저버리다니
悔識塵中名利人(회식진중명리인) : 뉘우치노라, 내가 티끌 속의 명리인 것을





산양여향우화별(山陽與鄕友話別)-최치원(崔致遠)
산양이 고향친구와 이별하며-최치원(崔致遠)

相逢暫樂楚山春(상봉잠악초산춘) : 서로 만나 잠시 초산의 봄을 즐겼더니
又欲分離淚滿巾(우욕분리루만건) : 다시 헤어지려니 눈물이 수건에 가득하다
莫怪臨風偏悵望(막괴림풍편창망) : 바람 앞에서 추창히 바라봄을 괴상하게 여기지 말라
異鄕難遇故鄕人(이향난우고향인) : 타향에서 고향사람 만나기 참으로 어렵노라




요주파양정(饒州鄱陽亭)-최치원(崔致遠)
요주 파양정에서-최치원(崔致遠)

夕陽吟立思無窮(석양음립사무궁) : 석양에 읊조리며 서있으니 생각은 끝없고
萬古江山一望中(만고강산일망중) : 영원한 강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구나
太守憂民疏宴樂(태수우민소연악) : 태수가 백성 염려하여 잔치를 즐겨하지 않으니
滿江風月屬漁翁(만강풍월속어옹) : 강에 가득한 저 바람과 달이 늙은 어부 차지로다




송오진사만귀강남(送吳進士巒歸江南)-최치원(崔致遠)
진사 오만이 강남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최치원(崔致遠)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래기도별) : 그대를 알고 나서 몇 번째 이별인가
此回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 이별에는 한이 더욱 깊어지는구나.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전쟁은 가는 곳마다 한창 치열하니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시와 술 나누며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
遠樹參差江畔路(원수참차강반로) : 멀리보이는 나무는 강변 길가에 흩어있고
寒雲零落馬前峯(한운령락마전봉) : 차가운 구름은 말 앞 산봉우리에 떨어진다.
行行遇景傳新作(행행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면 내 시를 전하여
莫學嵆康盡放慵(막학혜강진방용) : 결코 편지 쓰기 싫어한 혜강은 본받지 마오.





장안려사여우신미장관접린유기(長安旅舍與于愼微長官接隣有寄)-최치원(崔致遠)
장안 여관 이웃에 우신미 장관이 살기에 부친다-최치원(崔致遠)

上國羈棲久(상국기서구) : 상국에 와 객지 생활 오래되니
多慙萬里人(다참만리인) : 만리 타향의 부끄러운 사람이로다.
那堪顔氏巷(나감안씨항) : 어찌 견디리오, 안자의 누항 같은 살림으로써
得接孟家隣(득접맹가린) : 맹자처럼 좋은 이웃에 살게 되어 맹자처럼 이웃에 살게 되니
守道唯稽古(수도유계고) : 도를 지키어 옛글 공부 할 뿐
交情豈憚貧(교정기탄빈) : 사귀는 깊은 정을 어찌 가난함을 싫어하리오
他鄕少知己(타향소지기) : 타향에서는 알아 줄 이 적으니
莫厭訪君頻(막염방군빈) : 그대를 자주 찾아감 싫다고 하지 마오





증운문란약지광상인(贈雲門蘭若智光上人)-최치원(崔致遠)
운문 난야 지광스님에게-최치원(崔致遠)

雲畔構精廬(운반구정려) : 구름 두둑에 정사를 짓고
安禪四紀餘(안선사기여) : 조용히 선정에 던디 근 50년이라.
筇無出山步(공무출산보) : 지팡이는 산 밖에 나 본 일 없고
筆絶入京書(필절입경서) : 붓은 서울로 가는 글월 전혀 쓰지 않는다.
竹架泉聲緊(죽가천성긴) : 대 홈에 샘물 소리 나고
松欞日影疏(송령일영소) : 소나무 창에는 햇빛이 성글어지는구나.
境高吟不盡(경고음불진) : 맑고 높은 경지에 읊으나 다하지 못하고
瞑目悟眞如(명목오진여) : 눈 감고 아득히 진여의 진리를 깨치려 한다.





제운봉사(題雲峯寺)-최치원(崔致遠)
운봉사에 제하다-최치원(崔致遠)

捫葛上雲峯(문갈상운봉) : 칡덩굴 부여잡고 운봉에 올라
平觀世界空(평관세계공) : 평평히 바라보니 온 누리가 비었구나.
千山分掌上(천산분장상) : 온 산은 손바닥에 놓이고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 만사가 가슴 속이 훤히 트인다.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 탑 그림자 해 둘레의 눈발 같고
松聲天半風(송성천반풍) : 솔바람 소리는 반공의 바람이로다.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 구름과 노을이 나를 비웃을 것이니
回步入塵籠(회보입진롱) : 걸음 돌려 진세로 돌아가노라.





夜贈樂官(야증악관)-崔致遠(최치원)
밤에 악관에게 줌-崔致遠(최치원)

人事盛還衰(인사성환쇠) : 사람의 일이란 흥하면 쇠하는 법
浮生實可悲(부생실가비) : 덧없는 인생은 시로 슬프기만 하다네
誰知天上曲(수지천상곡) : 누가 천상의 노래를 알리오
來向海邊吹(내향해변취) : 해변을 향해 들려오는구나
水殿看花處(수전간화처) : 강가의 누각에서 꽃 있는 곳 바라봄이
風欞對月時(풍령대월시) : 바람부는 난간에서 달 보고 있을 때이로다
攀髥今已矣(반염금이의) : 수염을 만져보니 이미 늙어가니
與爾淚雙垂(여이루쌍수) : 두 사람이 함께 눈물 흘린다.





郵亭秋夜(우정추야)-崔致遠(최치원)
우정의 가을밤-崔致遠(최치원)

旅館窮秋雨(여관궁추우) : 여관방에 가을비 그치고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 스산한 창가에 밤 등불 고요하네.
自憐愁裏坐(자련수리좌) : 시름에 앉은 내가 불쌍해져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 이야말로 틀림없는 한 사람 승려라네.





鄕樂雜詠5(향악잡영5)-崔致遠(최치원)
狻猊(산예)-崔致遠(최치원)


遠涉流沙萬里來(원섭류사만리래) : 사막을 건너 만 리 먼 곳으로 와서
毛衣破盡着塵埃(모의파진착진애) : 옷의 털은 다 빠지고 먼지만 묻었구나
搖頭掉尾馴仁德(요두도미순인덕) : 머리와 꼬리 흔들며 어진 마음과 덕망에 길들어
雄氣寧同百獸才(웅기녕동백수재) : 웅장한 기운이 온갖 짐승의 재주와 같구나.





鄕樂雜詠4(향악잡영4)-崔致遠(최치원)
東毒(동독)-崔致遠(최치원)

蓬頭藍面異人問(봉두람면이인문) : 쑥대머리 파란 얼굴 저 사람이 누군가,
押隊來庭學舞鸞(압대래정학무란) : 꾼들을 거느리고 마당에 나와 난새춤 춘다.
打鼓冬冬風瑟瑟(타고동동풍슬슬) : 장고 소리 동동거리고 바람 소리 살랑거리는데
南奔北躍也無端(남분북약야무단) :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이 없구나




鄕樂雜詠3(향악잡영3)-崔致遠(최치원)
大面-崔致遠(최치원)

黃金面色是其人(황금면색시기인) : 누른 금빛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
手抱珠鞭役鬼神(수포주편역귀신) : 방울 채찍 손에 잡고 귀신을 부리는구나.
疾步徐趨呈雅舞(질보서추정아무) : 빠른 걸음 느린 가락 한바탕 춤을 추니
宛如丹鳳舞堯春(완여단봉무요춘) : 너울너울 봉황새 봄 춤을 추는 듯하여라.





鄕樂雜詠2(향악잡영2)-崔致遠(최치원)
月顚-崔致遠(최치원)

肩高項縮髮崔嵬(견고항축발최외) : 어깨는 솟고 못은 오므리고 가발은 우뚝세우고
攘臂群儒鬪酒杯(양비군유투주배) : 구경 나온 여러 선비들 팔뚝 걷으며 술을 건다.
聽得歌聲人盡笑(청득가성인진소) : 노랫소리 듣자 사람들 모두 웃어 제치며
夜頭旗幟曉頭催(야두기치효두최) : 초저녁에 올린 깃발 새벽까지 재촉한다.





鄕樂雜詠1(향악잡영1)-崔致遠(최치원)
金丸(금환)-崔致遠(최치원)

賄身掉臂弄金丸(회신도비농금환) : 몸을 돌리고 팔뚝을 흔들며 방울로 노니
月轉星浮滿眠看(월전성부만면간) : 달이 구르고 별이 떠다니듯 눈에 가득 보이네.
縱有宜僚那勝此(종유의료나승차) : 초나라의 의료가 있다한들 어찌 이보다 더 나을까
定知鯨海息波瀾(정지경해식파란) : 동해바다 거친 물결 반드시 잠잠해짐을 알겠노라.





登潤州慈和寺上房(등윤주자화사상방)-崔致遠(최치원)
윤주 자화사 상방에 올라-崔致遠(최치원)

登臨暫隔路岐塵(등임잠격노기진) : 올라보니 속세의 띠끌 떠나 있네
吟想興亡恨益新(음상흥망한익신) : 흥망을 읊어 생각하니 한이 더욱 새로워라
畫角聲中朝暮浪(화각성중조모랑) : 피리소리에 아침저녁 물결 일고
古山影裏古今人(고산영이고금인) : 옛 산 그림자 속엔 고금의 많은 사람들
霜摧玉樹花無主(상최옥수화무주) : 서리 내린 나무는 임자 없는 꽃이요
風暖金陵草自春(풍난금릉초자춘) : 바람 따뜻한 금릉 지방 풀이 이미 봄이라네
賴有謝家餘境在(뢰유사가여경재) : 거부 사씨 집안의 땅 남아있어
長敎詩客爽精神(장교시객상정신) : 길이 시인으로 하여금 정신을 맑게하네




秋日再經盱貽縣李長官(추일재경우이현이장관)-崔致遠(최치원)
가을날 우이현 이장관을 다시 지나며-崔致遠(최치원)

孤逢再此接恩輝(고봉재차접은휘) : 외롭게 만나 다시 은헤 받고
吟對秋風恨有違(음대추풍한유위) : 가을바람에 시 읊조리니, 이루지 못란 일 너무 한스러워
門柳已凋新歲葉(문류이조신세엽) : 대문 앞에 버드나무 시들고 새잎 나는데
旅人猶着去年衣(여인유착거년의) : 나그네 입은 옷 아직 작년 옷이네
路迷宵漢愁中老(노미소한수중노) : 길 잃은 밤 나그네 수심에 늙어가고
家隔煙波夢裏歸(가격연파몽리귀) : 안개 속 아득한 먼 집 꿈속에서나 노닌다네
自笑身同春社燕(자소신동춘사연) : 스스로 웃어보네, 춘사일 제비 신세
畫樑高處又來飛(화량고처우래비) : 높은 대들보에 올 해도 와서 날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