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1. 03:42ㆍ詩
시란 무엇인가 /정민 교수 ………… 배움시창작
'좋은 시란 운문으로서의 운율적 요소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인식 내용을 보여주는 작품 일 것이다'
이런 사실을 하나도 표현하지 않는다 좋은 시 속에는 감춰진 그림이 많다 그래서 읽는 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살찌워 준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지나치던 사물을 찬찬히 살피게 해 준다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는다 사물을 데려와 사물이 대신 말하게 한다 즉 시인은 이미지(형상)를 통해서 말한다 한편의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이미지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일과 같다
그런데 그 속에 시인의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표현이 아름다워도 읽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겉꾸밈이 아니라 참된 마음이 깃든 시를 써야한다
좋은 시는 직접 말하는 대신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사물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이다
방법을 가르쳐 준다 시인은 사물을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시인은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든다 그래서 사물을 한 번 더 살펴보게 해 준다 어느 날 그것들을 주의 깊게 살펴 대화를 할 수 있게되면, 사물들은 마음 속에 담아 둔 이야기들을 시인에게 건네 오기 시작한다 시는 사물이 시인에게 속삭여 주는 이야기를 글로 적은 것이다
훌륭한 시인은 독자가 뭐라 하든 자신이 몰두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 우리가 쉽게 읽고 잊어버리는 작품들 뒤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고통과 노력이 담겨 있다
마음 속에서 어떤 느낌이 일어난다 그는 그것을 시로 옮긴다 이때 사물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람마다 같지 않다 그 사람의 품성이나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래서 말을 조심하고 행동을 가려서 할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내가 오늘 무심히 하는 말투와 행동 속에 내가 품은 생각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 이렇게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 모호성이라 할 수 있으며 다의적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말하지 않고 조금만 말한다 그리고 돌려서 말한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대신 스스로 깨닫게 한다. 마음이 고이는 법 없이 생각과 동시에 내뱉어지는 말, 이런 말속에는 여운이 없다 들으려 고는 않고 쏟아 내기만 하는 말에는 향기가 없다 말이 많아질수록 어쩐 일인지 공허감은 커져만 간다 무언가 내면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쁨이 없다
한 글자가 잘못 놓이면 그 시가 죽는다 훌륭한 시인은 작은 표현 하나가 가져오는 미묘한 차이도 놓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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