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릅나무과 / 상록 덩굴식물
◆ 학명 : Hedera rhombea
◆ 꽃말 : 신뢰, 한결같은 마음
돌담 위로 해거리한 감귤은 노랗게 익어 녹색의 잎 사이로 주먹만한 크기로 얼굴을 내밀어 보지만 농부는 과수원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칩니다.
아깝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지만 현실은 가혹하기만 합니다.
과수원 돌담을 보금자리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송악은 농부의 타들어가는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이 오기전에 부지런히 곤충들을 불러 모으며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명으로 담장나무, 소가 잘 먹는다고 하여 '소밥나무'라고 불리기도 하는 송악은 줄기와 잎은 '상춘등(賞春藤)', 열매는 '상춘등자'라 하여 약재로 사용하기도 하네요.
원줄기와 가지에서 기근(공기뿌리)이 나와 바위나 돌담은 물론 다른 물체에 붙어 자라거나 나무를 타고 올라갑니다.
물결모양을 하고 있는 잎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짙은 녹색으로 어긋난 잎은 두껍고 반질거리는데 사계절 푸르름으로 눈을 정화시켜 줍니다.
어린가지에 달린 잎은 3~5개로 갈라지고 오래된 가지에 달린 잎은 달걀꼴모양으로 마름모로 보입니다.
황록색으로 피는 꽃은 10~11월에 가지 끝에 산형 꽃차례를 이루며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데 양성화(암술과 수술이 한 꽃 안에 있는 것)입니다.
5개의 꽃잎은 겉에 털이 보이고 꽃받침은 밋밋하고 짧은 암술대와 5개의 수술이 보입니다.
[수꽃] |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는데 열매가 검게 익어갈 즈음 수꽃이 보입니다.
열매는 이듬해 3~4월에 둥근 핵과로 검게 익는데 열매 끝에는 암술대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상록의 초록잎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지피식물(조경용)로 쓰여지기도 합니다.
제주의 곶자왈에는 노루가 좋아하는 송악을 노루텅(노루잡기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함정) 주변에 노루을 유인하는 수단으로 심었다고 합니다.
까만 열매를 따먹기 위해 덫이 있는 줄도 모른채 다가가다 노루는 노루텅에 빠지는 실수를 하면 노루를 잡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옛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이지만 노루의 슬픈 눈망울이 보이기도 하네요.
골목길 울타리마다 송악이 널브러져 있었기에 어린시절엔 동네 개구쟁이들이 딱총을 만들고 송악 열매를 따다가 딱총알로 사용했는데 공기가 새지 않도록 송악 크기를 조절하면서 누가누가 멀리 보내나 장난을 쳤던 일이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추억의 장난감인줄 아는지 늦은 시기에 피는 송악은 곤충들을 끌어 모으며 활발한 늦가을을 보냈기에 튼실한 까만 열매를 만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