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의 계절 ‘청향호두’ 인기… 환경 적응력 좋고 수익성 높아

2016. 4. 8. 17:52야생화, 식물 & 버섯 이야기



      

식목의 계절 ‘청향호두’ 인기… 환경 적응력 좋고 수익성 높아

- 우리나라 기후 풍토에 잘 맞고 탄저병에 강해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

(서울=뉴스1Issue) 김남희 기자 | 2016-04-04 17:22:48 송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탄저병에 강하며 수확량이 많은 청향호두나무는 한국 기후에 적합하다. 사진은 가지가 휘어지도록 열매가 달린 청향호두나무.

작은 사진은 생 호두열매(왼쪽)와 껍질을 벗겨 말린 호두. © News1


   봄이 무르익어 가면서 전국의 산과 들에선 나무 심기가 한창이다. 남쪽 지방의 농장 등에선 식재를 마쳐 가는 곳도 있지만, 유실수를 포함한 일부 수종의 경우 4월 중에 심는 곳도 적지 않다.

유실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인기를 끄는 것 중에 견과류인 호두나무와 개암나무(Hazel)가 있다. 호두는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양이 소비되는 대표적 견과류이다. 호두에는 항산화물질 같은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치매 예방은 물론, 심장과 뇌건강 증진 및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두나무는 조실품종인 왜성호두와 만실호두 등 많은 종류가 있는데 그 가운데 우량 품종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청향호두나무이다. 우리나라의 4월은 청향호두나무를 심기에 적합한 시기다.

청향호두나무는 식재 후 열매가 일찍 열리는 조실호두나무와 늦게 열리는 만실호두나무의 우수성을 살린 중간형 품종이다. 나무를 심은 후 빨리 결실하는 조실호두의 특징과 병충해에 강하고 나무 수명도 긴 만실호두의 특징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 열매가 큰 대과종이면서도 향이 진하며 맛이 좋고 속이 꽉 차있어 생산 효율이 높다.


   청향호두나무의 이런 특성으로 중국과학기술부에서는 지난 2004년 ‘청향호두 증산재배기술응용’을 농촌경제 진흥발전 정책인 ‘차이나 스파크 프로그램(China Spark Program)’에 선정했다. 차이나 스파크 프로그램은 정부 차원에서 농촌산업구조를 개선하고 농민수입을 높이기 위한 지도성 계획이다. 오랜 호두나무 재배역사와 경험이 풍부한 중국이 청향호두품종을 국가지원사업으로 전국에 확대 재배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청향호두나무는 병충해와 늦은 서리에 강하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 생산량이 높은데다 결실 수명도 길다. 습기가 많은 일본과 중국지역에서 70여년 이상 재배되면서 이미 품질이 검증됐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매년 권위 있는 원예종묘잡지에 인기 높은 우량품종으로 지속적으로 추천되고 있기도 하다. 한번 심으면 노화가 늦고 오랜 기간 결실하기 때문에 많은 호두를 수확할 수 있어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청향호두나무는 생명력이 강해 자연 상태에서 아주 왕성하게 자라 10m 이상 성장한다. 인공 재배할 경우 높이 4m정도에서 재배하면 농장관리와 열매 채취 작업이 편리하다. 건조한 중국내륙 지방을 제외한 지역과 여름철 습기가 많은 한국, 일본과 에서 키우기 적합한 품종이다. 청향호두나무는 어느 품종보다도 탄저병에 강하다. 일본· 중국·서양 등지에서 청향호두나무보다 탄저병에 더 강한 품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가 작은 왜성호두나무는 건조한 지역인 중국내륙지역의 호두품종과 교잡해 개량한 것이 대부분이다. 높이가 낮고 심자마자 거의 바로 과일이 달리는 특징이 있지만, 거의 모든 조실품종 호두나무는 식재 후 해가 갈수록 고사하는 경향이 있고 나무의 결실수명이 짧은 편이다. 왜성호두 품종을 습기가 많은 한국·일본·중국 해안지역에 이식할 경우에는 탄저병 등 피해에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호두열매 껍질이 얇고 입이 잘 벌어져 속으로 물기가 스며들어 과육에 곰팡이가 피고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News1


◇ 열매 알차고 생산량 많은 청향호두나무, 한국 대부분 지역서 재배 가능

   이와 달리 청향호두의 열매껍질은 매끄럽고 얇아 손쉽게 깰 수 있지만 입이 자연 상태로 잘 벌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계가공이 가능하고, 물기가 스며들지 않아 곰팡이가 피거나 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저장성이 높다.

호두과수원을 조성할 때는 실생묘목인지 접목묘목인지를 확실히 구분한 다음 묘목을 구입해 심어야 한다. 종자로 번식하는 실생호두나무묘는 여러 해가 지나야 열매를 맺고 퇴화하는 경우도 있다. 실생묘목 가격은 싸지만 생산량에서 접목묘목과 큰 차이가 난다. 접목묘를 식재해야만 생산량이 많고 고품질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 청향호두의 경우 외국에서는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실생묘를 공급하지 않고 접목묘를 공급하고 있다.


   강인한 생명력과 높은 적응성을 지닌 청향호두나무이지만 생장에 적합한 환경조건은 있다. 청향호두나무는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전역,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고 중국에서는 랴오닝성 해안지역인 후루따오 시까지가 북쪽한계선이다.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좋아 남쪽으로는 귀주성과 윈난성에서도 식재가 가능하다

국내 일부 호두나무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날씨가 따뜻한 순천이남 지방은 호두재배가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제주도만큼 따뜻한 우한지역에서 정부지원사업으로 올해 대대적으로 청향호두를 식재하고 있어 외국에 수출할 물량이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청향호두나무가 따뜻한 기후에도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다.

한국은 여름에 고온다습하고 겨울에는 비교적 온화해 최적합지역이다. 강원산간 고산지역을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재배할 지역의 겨울철 최저기온은 –22도, 여름철 최고기온은 40도까지가 적절하며, 연평균기온은 8~16도, 서리가 내리지 않는 무상기간은 180~240일 정도가 적당하다.

이와 관련, 호두업계 전문가는 “청향호두나무는 우리나라 기후에 잘 맞고, 생산량도 높아 이를 재배할 경우 농가 수익 증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청향호두나무를 재배하려면 4월이 지나기 전에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남희 기자(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