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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의 순리(循吏)인 양계종(楊繼宗)ㆍ사자양(謝子襄)ㆍ왕서(王恕)ㆍ당간(唐侃) 등은 주현(州縣)에 부임할 때 모두 처자를 거느리고 가지 않았으니, - 앞의 부임(赴任) 치장조(治裝條)에 보인다. - 이는 근세에 있어서의 맑은 행적인데, 하물며 한(漢)ㆍ당(唐)에 있어서랴. 양속(羊續)이 남양 태수(南陽太守)로 있을 적에 그의 아내가 아들 비(秘)와 함께 군아(郡衙)에 갔더니, 양속이 문을 닫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의 아내가 스스로 비를 데리고 가는데, 행장은 베이불, 떨어진 홑옷에 소금과 보리 몇 말 뿐이었다. 이는 교격(矯激)한 행동으로 인정이 아니니 본받을 것이 못 된다. 어린 자녀가 따라가고 싶어하면 인정상 말릴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서 결혼한 자녀들은 차례로 와서 뵙도록 하고 일시에 함께 오는 것은 좋지 않다. 옛사람의 말에,
“수령으로 나가는 자는 세 가지를 버리게 된다. 첫째 가옥을 버리는 것이니 무릇 가옥을 비워 두면 허물어지기 마련이다. 둘째는 종들을 버리는 것이니 무릇 종들은 놀고 한가하면 방자하게 되기 마련이다. 셋째 아이들을 버리는 것이니 무릇 어린 자제들이 호사스러우면 게으르고 방탕해진다.” 하였으니, 이는 참다운 말이다.
[주B-001]제가(齊家) : 가정을 바로 다스리는 것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는 지방 수령으로서 주의해야 할 가정에 관계된 제반 문제를 서술한 것이다. [주D-001]양계종(楊繼宗) …… 않았으니 : 양계종은 《명사(明史)》 권 159 〈양계종열전(楊繼宗列傳)〉에, 사자양ㆍ당간은 《명사》 권281 〈순리열전(循吏列傳)〉에, 왕서는 《명사》 권181 〈왕서열전(王恕列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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