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아름다운 길⑭ - 산성계곡에서 북장대지, 로적봉(露積峯) 한바퀴 돌아 용암문, 우이계곡

2017. 6. 26. 14:28산 이야기



      

[탐사] 북한산 아름다운 길⑭ - 산성계곡에서 북장대지, 로적봉(露積峯) 한바퀴 돌아 용암문, 우이계곡(1)
북한산성입구에서 북장대지, 기린봉 거쳐 로적봉 서쪽 암벽릿지 시도까지
-SPn 서울포스트, (마이 네임 이스) 량기룡 기자 



▲ 노적봉을 계획한 코스 로 오르지 못했지만, 흡족하게 아름다운 북한산길이 되었다. 사진은 기린봉에서 바라 본 노적봉과 만경대. 노적봉 정상에서 본 북한산 정상부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 정상이 어디 있을까', 감탄이 절로 터졌다! 산행 묘미의 최고 여건을 갖춘 노적봉! ⓒ20160505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용마산에서 본 북한산 석양. 정상부 벌겋게 달궈진 봉우리가 노적봉. 이렇게 아름다운 북한산 노을빛은 처음 본다. ⓒ서울포스트자료



↑ 백운대 서벽밴드길에서 본 노적봉과 남방 고봉군(보현봉,문수봉,715봉, 나한봉)
ⓒ서울포스트자료

↑ 원효봉에서 노적봉 ⓒ서울포스트자료





↑ 백운대에서 본 노적봉 ⓒ서울포스트자료


↑ 용암봉에서 본 노적봉. 저기 서봉은 줄없이 등하산이 불가능. 꼭대기서 상당히 내려와 바위에 로프 를 걸어야 했다. 아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개척 구간. 용마산에서 본 저 곳은 말 그대로 '벼랑 끝'이자 세상의 끝으로 보였다.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곳으로도. ⓒ서울포스트 자료






ⓒ넷상 자료사진



   설연휴 때 용문산,유명산(계곡) 트레킹 으로 시산은 했지만, 작년 9월말에 만경대 후 북한산을 못갔다. 그때 가을의 초입, 장비를 갖춘 전문 암벽등반을 하지 않는 내가 생각한 근사한 코스 는 만경대를 동에서 서쪽으로 넘거나, 서쪽 노적봉으로 올라 만경대 서쪽에서 동쪽 너머 도선사로 하산한 길을 그려보았다.

   난해한 벽들을 아등바등 기어 올라 자일이든 나이론끈이든 나무나 바위에 감아 그걸 타고 수직각에 가까운 암벽을 타고 내리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았다.

   엄청난 통바위 하나인 노적봉은 북한산의 배꼽-중심부에 해당된다. 여기에 오르면 북한산의 대부분의 장엄한 봉우리들이 빙둘러 보인다. 오르는 길도 즐비한 봉우리들과 능선 한가운데로 나 있다. 산성 초입부터 원효봉과 의상봉이 양쪽에 두둥! 시야가 터지면서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랄 수 있는 의상봉능선이 남쪽에 쫘악 펼쳐진다. 뒤쪽으로는 원효봉을 넘는 능선길이 영취봉에서 힘찬 비상을 한 후 백운대로 뻗어있다. 다시 인수봉 머리를 지나 만경대,용암봉으로 흘러 신성능선을 타고 보현봉에 닿는다.

   노적봉은 북쪽 백운대방향에서 봤을 때 거대한 전복이나 여성의 거대한 외음순 모양이다가, 서남쪽에서는 훌러덩 대머리나 만삭의 임산부 배같은 모양이고 동쪽에서는 잉어가 하늘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간 이 봉우리를 탐색하면서, 쉽게 오를 수 없기에 북편 지대로 오를 계획을 저 지난해 백운대 올랐을 때 굳혔었다.

그러나 오늘 모처럼 북한산을 걷기로 한 이상, 정면 도전으로 노적봉 서쪽 암벽 → 만경대 서쪽 암벽 → 동쪽 암벽을 타고 도선사로 내리기로 작정하고 산성입구에 당도했다.

   보리사(과거 등운각) 옆을 돌아 산성 안 능선을 쭈욱 오르면 된다. 멧돼지식구들을 마주친 북장대지를 거쳐, 기린봉에서 휴식을 가지며 노적봉 서벽을 한참 바라보았다. 내가 가기로 한 길로는 아무도 오르지 않고 로프 를 타는 암벽등반가들만 다닥다닥 붙어서 소리를 내고 있다.

   슬로프와 홀드가 어떨까. 그리고 다가갔다. 바위에 손을 대면서, 산은 의욕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판단과 지혜의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 불암산 영신1슬랩 출발점과 거의 비슷하지만 거긴 잡을 것이 많다. 전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새 루트개척길에 나섰다가 실종된 K대팀 사건이 생각난다. 올라간 뒤로 그냥 연락 두절.. 허망한 사고는 무모한 도전 때문이었다.

   3m를 오르다가 마땅히 지탱할 곳이 없어 위기감이 들었다. 홀드 가 어려운 구간 5m를 넘으면 수월하겠지만, 그래도 아무리 나무나 풀뿌리를 잡고 기어도 30m이상을 올라야 안전 지대로 들어간다. 미끌리면 사망이다. 결국 아무도 없는 '혼자'라는 상황이 포기하게 만들었다, 다시 가을쯤을 기약하면서. (龍)




















































































▲ 출발 '20'루트 를 따름 ⓒ서울포스트



▲ 노적봉을 계획한 코스 로 오르지 못했지만, 흡족하게 아름다운 북한산길이 되었다. 사진은 기린봉에서 바라 본 노적봉과 만경대. 노적봉 정상에서 본 북한산 정상부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 정상이 어디 있을까', 감탄이 절로 터졌다! 산행 묘미의 최고 여건을 갖춘 노적봉! ⓒ20160505 세상을향한넓은창 - 서울포스트 양기용
▲ 무량사 범종각과 ⓒ서울포스트
▲ 의상봉능선의 나월봉이 쭈삣 고개를 내민다. ⓒ서울포스트
▲ 의상봉능선의 나월봉. 달의 현 같다고하는데 북서쪽에선 펜촉처럼 뾰족하고 동남쪽 가까이 가보면 꽃처럼 화려하다. 정상을 갈 수 없는 매우 위험코스 로 서남쪽 아래 절벽으로 삼천사계곡이 펼쳐진다. 작게 숨겨져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의상능선에서 백미요, 북한산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같다. ⓒ서울포스트
▲ 동글동글한 젖가슴으로 보인 원효봉은 노적봉처럼 거대한 바위덩이 하나 ⓒ서울포스트
▲ 멋진 나월봉과 나한봉 ⓒ서울포스트
▲ 원효봉과 영취봉(염초봉)사이 상운사. 뒤로 북문(대북문)이 있고 상운사 우측 아래는 비구니 사찰 '영취봉 대동사(靈鷲峰 大東寺)'가 있다. 흔히 명명한 염초봉은 '영취봉'의 잘못된 음운 전래인듯. 이 봉우리는 독수리(鷲)가 날개를 편 모양이다. ⓒ서울포스트
▲ 남쪽 의상봉능선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 국녕사 ⓒ서울포스트
▲ 멧돼지, 엄청나게 큰 코뿔소같다. 새끼 대여섯 마리와 노닐다가 후다닥.. 내가 더 놀랐다. ⓒ서울포스트
▲ 오른쪽 바위를 잡고 오르다가 결국 저 노간주나무를 잡을 수 없었다. ⓒ서울포스트

▣ 본지 발행인 (양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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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산행] 북한산 북장대지를 찾아서...| 북한산/도봉산
san001 | 조회 104 |추천 0 | 2006.09.19. 17:51

  
- 산행일 : 2003. 12. 7(일) 맑음, 영하 6℃

- 산행요약 : 산성매표소→북한산성계곡→노적사→훈련도감유영지→북장대능선→북문갈림길→산성매표소

- 산행기

   인간의 적응력은 참으로 뛰어나다. 급격하게 추워지거나 폭설이 내리면 「이제 올해 산행도 마감을 해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매주 그럭저럭 가다보면 거의 한 주도 거르지 않은 산행을 하게 된다. 그런 마음의 시련을 주는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어제 오후부터 거센 바람과 함께 찾아왔다.

   그래도 북한산이 그리워 구파발로 향하다 거의 도착할 무렵 일산 친구의 전화가 왔다. 방향을 급선회.... 그리고 집으로 가는 도중 한잔 술생각으로 산에 갔다오는 다른 친구를 기다리며 추위에 떨던 기억... 너무나 급격한 기온변화에 몸이 자꾸 움츠러든다. 그런데 일산에 가질 않고 북한산에 바로 갔다면 산에서 돌아온 친구와 굳이 번거롭게 만나지 않고 북한산에서 조우할 뻔했으니... 내가 가려던 코스를 거꾸로 내려오고 있었다 한다. 참으로 묘한 일.

   어젯밤 너무 늦게(아니 오늘 너무 일찍) 들어와 오늘은 무조건 푹 쉬자는 생각을 잠을 청했지만 눈을 뜨니 7시도 되지 않은 시각. 결국 일어나서 맨 처음 하는 일은 습관처럼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 다시 마음이 복잡해진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 차라리 바람이라도 세차게 분다면 포기하련만.

산성매표소에 차를 주차하고 트렁크에서 두터운 자켓과 등산화, 장갑 등을 히터를 세게 틀어놓고 훈훈하게 덮힌다. 올 들어 처음으로 꺼내는 옷들. 작년 겨울 산행의 흔적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한적한 매표소를 지나 부지런히 대서문을 향해 걷는다. 얼어붙은 몸만 풀리면 이런 날씨도 의외로 산행하기 좋다는 사실.

오늘 산행 목적은 유적지 답사. 북한산성 시설 중의 북장대지와 훈련도감 유영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장대(將臺)란 장수의 지휘소로 사용하기 위하여 지휘, 관측이 용이한 곳에 세운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북한산성 안에는 동장대, 남장대, 북장대등 3개소의 장대가 있었다. 이 중 북장대는 북한산성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여 산성 안을 가장 잘 내려다볼 수 있는 장대로 노적봉에서 서쪽으로 보리사(백운대와 산성계곡 갈림길 근처의 절)까지 뻗어 내린 능선, 즉 북한산성의 두축을 이루는 원효능선과 의상능선 사이를 관통하는 능선상의 기린봉에 위치한다.

   국녕사 갈림길, 중성문을 지나면 좌측으로 노적사로 가는 운하교가 나타난다. 노적사가 주 등산로에서 벗어나 등산객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노적사 주위가 뒤로는 거대한 노적봉을 배경으로 가로막혀있고 좌우로는 완만한 사면을 이루어 바람이 잠잠하고 햇볕이 잘드는 북한산에서 가장 좋은 터라 할 수 있다.

   노적사 대웅전 우측으로 등산로 아님이라는 길로 올라 능선을 따라 가면 노적봉 대암벽을 바라보면서 노적봉으로 직접 오르는 전망대 등산로. 북장대능선은 대웅전 아래 공사가 한창인 건물 좌측으로 향한다. 뚜렷한 길 흔적이 있다. 짧게 오르면 바로 능선. 등산로 표시판이 있다. 표시판 위에는 너른 공터에 있는 무덤이 있다. 사방이 탁 트인 한눈에 보아도 천하의 명당자리.

   무덤에서 능선을 따라 곧장 오르면 노적봉의 대암벽이 가로막아 길이 끊어진다. 북장대능선은 무덤 좌측 길을 따라 텃밭을 지난다. 건너편으로는 의상능선과 국녕사의 대불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차장에서의 호쾌한 의상능선도 여기서는 부드러운 굴곡으로 바뀐다. 잠시 후 ‘戊’가 그려진 거대한 바위를 만나고 바로 옆이 훈련도감유영지이다.

   훈련도감은 북한산성 축조 당시 삼군문(三軍門)의 하나로 수문 북측에서 원효봉능선과 위문에서 용암봉까지의 주능선상의 산성 및 수문, 서암문(시구문), 백운봉암문(위문)의 축조를 담당한 부대이다. 당시 북한산성의 축조는 훈련도감이외에 어영청과 금위영이 담당하였으며 금위영은 용암문에서 보현봉까지의 주능선상의 산성과 용암봉암문, 대동문, 보국문, 대성문을, 어영청은 보현봉에서 의상봉까지의 의상능선 산성과 대남문, 청수동암문, 가사당암문, 대서문의 축조를 담당하였다.

   지금은 밭으로 변해버린 유영지. 북장대를 비롯 원효능선 일대의 산성관리와 총포, 자재, 군량을 모으거나 비축하는 일을 수행한 훈련도감이 있던 옛터이다. 주위에는 예전의 기단과 석축을 쌓아 만든 정사각형의 우물, 그리고 건물터인 주춧돌 8개가 그대로 남아있다. 잡초가 무성한 유영지에는 300년을 시간을 단숨에 거슬러 올라가는 힘이 그대로 남아있다.

유영지를 뒤로하고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단숨에 능선안부. 안부 너머로 하산하는 길이 대로 같이 넓다. 건너편 원효봉능선 중턱의 상운사와 그 아래의 대동사, 염초봉 및 백운대가 지척에 보인다. 자주 보는 봉우리들이지만 느낌은 새롭다.

   북장대. 숙종 때의 북한산성 축성사실을 기록한 북한지에 의하면 북장대는 중성문의 북서쪽에 위치한 정도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기록에 의하면 노적봉 아래에 있는 기린봉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봉우리가 기린봉일까? 하여튼 일단 올라가 보면 북장대 흔적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좌측 봉우리로 향한다.

안부에서 4분만에 봉우리에 올랐지만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 없다. 30미터 앞으로 나가자 무덤이 있는 공터. 여기서부터 내리막이다. 역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방에 훤히 뚫린 최고의 전망대 자리. 누구나 여기가 북장대 자리일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아무리 3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나 여기가 분명 기린봉 일텐데 이 꼭대기에 주춧돌 하나 보이지 않을 것이 의아할 따름이다. 북장대가 있었다면 누가 가져가기도 힘들었을 주춧돌을...


   산꼭대기에 있는 무덤. 누가 여기까지 와서 묘를 썼을까... 이 능선을 따라 쭉 내려가면 보리사가 있다. 북한산성 안의 거대한 계곡 두 개가 보리사 앞에서 합수되며 보리사 대웅전 뒤에 위치한 모 재벌가의 무덤... 노적봉에서 시작한 북한산의 기운이 마지막으로 모이는 곳인가? 묘 사이의 연관성과 풍수지리적인 관점이 궁금해진다.

   이번에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안부에서 노적봉 방향으로 오른다. 노적봉 대암벽 바로 직전의 봉우리가 혹시 기린봉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흙길을 조금 지나면 바로 바윗길. 위로 조금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북장대능선과 원효봉, 의상봉능선의 장쾌한 전망... 위문, 동장대, 대남문까지 북한산이 사방팔방으로 구석구석 보인다. 계곡을 통해 백운대로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 또한 잘 관찰된다. 이래서 장대가 이 능선상에 세워졌던가... 역시 북장대능선은 북한산 전망대능선이라 할만하다.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면 대암벽의 시작이다. 장대가 세워질 만한 공간이 없다. 한동안 노적봉 대암벽을 관찰한다. 혹시 그냥 오르는 길이 있을까 하여... 노적봉의 우측은 클라이머들의 연습장소이지만 좌측은 노적봉 중턱까지는 장비 없이도 가능한 듯 보이지만 일부 구간이 관건인 듯하다.

안부로 내려와 반대편 방향(원효봉이 보이는 방향)으로 하산한다. 10분정도면 백운대등산로(등산로아님 표시 있음)와 만난다.

   아직까지 북한산의 수풀 속에 파묻혀 역사의 뒤안길에 있는 북한산성.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북한산성이 복원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북한산성의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