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옹원/주부] <시찰> 경기도 광주관요(廣州官窯) 어기제작 완성

2018. 2. 8. 09:41도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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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향
작성일 2010-06-21 (월)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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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옹원/주부] <시찰> 경기도 광주관요(廣州官窯) 어기제작 완성



▲ 경기도 광주관요의 모습


 


영강 원년(2010년) 06월 21일, 광주관요에서 어기제작이 완료되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관요를 책임지고 있는 관리로써 가보지 않을 수 없기에 이렇게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경기도 광주관요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미 왕실과 궁궐에서 사용할 다량의 청화백자와 분청사기를 가마 밖으로 꺼내 옮겨 놓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기에 사옹원 관원들을 시켜 완성된 어기의 갯수를 파악해서 보고토록 하였습니다.


 


그럼 사옹원 분원 광주관요에서 제작된 어기의 종류와 그 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어떤 종류의 어기가 제작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관요에서 제작된 어기 중에서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최상품을 먼저 선보이겠습니다. 어기는 왕실의 권위와 품격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금번 어기제작에 훌륭한 작품들이 여러점 완성되어 주상전하의 권위가 만방에 떨칠것이라 사료되어집니다.


 


 


(1) 백자청화 운용문 항아리


 



국가와 왕실의 중요한 행사에 꼭 갖추어야 하는 의례기의 하나로 술을 담아두었던 항아리입니다.  어깨와 하단에는 청화로 여의두문을 둘렀으며 몸통부에는 구름 사이로 여의주를 집어삼키려는 듯 활기찬 모습의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청화의 발색은 은은한데 용의 눈과 비늘은 안료를 짙게 발라 강세를 주고 있으며, 유색은 푸른맛이 나고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2) 백자청화 운봉문 항아리


 




목이 조금 높게 직립하고 어깨가 풍만한 항아리입니다. 주로 왕실의 연회에서 술을 담거나 꽃을 꽂아 장식한 이 항아리는 구연부와 굽 언저리에 청화로 이중의 횡선을 돌리고 어깨에는 여의두문을 그려넣어 문양대를 구획하였습니다. 몸통부에도 도안화된 구름과 봉황을 크게 배치하였는데 필치가 유려할 뿐만 아니라 장식성이 뛰어납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3) 백자청화 모란문 항아리


 



크지 않지만 몸통의 양감의 풍부한 항아리로 짧게 세운 목과 수직으로 바닥에 닿는 굽은 단단한 구조미를 느끼게 합니다. 불룩한 몸통 중앙에는 커다란 모란꽃을 그려넣었는데,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은 이상적으로 도안화된 모습입니다.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정취가 돋보이는 이 항아리는 푸르름이 감도는 밝은 회청색의 유태를 보이고 있으며 바닥면을 들여깎아 만든 굽에는 모래를 받쳐 구웠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4) 백자청화 화접문 병


 



무게중심이 낮아 듬직하고 안정감이 있는 주병입니다. 몸통의 아래부분은 다소 쳐진 느낌이 있지만 긴 목은 상승감을 주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굽에는 한줄의 청화선을 돌렸으며 전면에는 모란꽃 사이를 날고 있는 나비를 섬세한 필치로 운치있게 표현하였습니다. 마치 화원의 정경을 유리병 안에 담아놓은 듯한 모습이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유색의 옅은 청색을 띠는 백색이며 표면은 은은한 광택을 띱니다. 굽은 넓고 굽안바닥은 깊이 깎여 있으며, 굽바닥에는 모래를 받쳐 구웠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5) 백자상감 화문 병


 



자연스럽게 밖으로 벌어진 입술과 짧은 목, 몸통의 윤곽선이 사선형으로 길고 몸체하부가 둥글게 팽창한 전형적인 백자상감 병입니다. 어깨와 몸통부에 횡선을 흑상감하여 구획한 다음 그 안에 구불구불한 덩쿨을 방사선형으로 뻗은 꽃문양을 흑상감하였는데 문양은 미숙한 듯 하면서도 율동적이고 대범합니다. 광택이 있는 회청색유약을 고르게 입혔으나 수직으로 높게 깎은 굽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았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7) 백자청화 장생문 큰 항아리


 



목이 높게 직립한 키큰항아리로 문양 역시 크게 유행한 민화풍의 장생문입니다. 크기도 대형일 뿐 만 아니라 문양도 시원스러운데, 문양은 다소 짙은 청화로 어깨 상단에 여의두문대를 배치하고 몸체 가득한 장생문을 그려넣었습니다. 장생문은 소나무 아래 날고 있는 학과 함께 소나무와 대나무 사이로 아래위 두 마리의 사슴이 네발을 모두 허공에 띄운 채 달리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빙열이 없는 투명한 담청색 유약을 입혀 표면히 밝은 회청색을 띠고 있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8) 분청상감 포류수금문 매병


 



입술부분이 밖으로 벌어지고 허리아래가 잘록한 분청사기 매병으로 공처럼 둥근 몸통 상부가 크게 강조되었습니다. 어깨에는 이중연판문대를 흑백상감하였으며, 잘록한 하부에는 변형연판문을 크게 백상감하였습니다. 팽창된 몸통 중앙에는 연꽃이 활짝 피고 수양버들이 늘어진 물가의 풍경을 흑백상감하였는데 표현이 거칠고 투박합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9) 백자청화 잉어문 접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접시이지만 안바닥에 그린 청화문양이 특히 뛰어납니다. 굵고 가는 두 줄의 청화로 크게 테를 두르고 중앙에는 물위를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하였는데, 이와같은 모습의 잉어는 과거급제를 기원하는 "등용문"설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관료사회를 살았던 조선후기 선비의 염원을 표현한 것입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10) 백자 대명 접시


 



넓직한 굽과 편평한 안바닥 부드럽고 완만한 S자곡선을 그리며 살짝 밖으로 벌어진 전부분까지 완벽에 가까운 비례와 형태를 지닌 접시입니다. 표면에는 아무런 문양이 없이 광택이 풍부한 순백색의 유약이 고르게 씌워져 있어 티없이 맑고 깨끗한 질감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11) 백자 대병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운 대형 병으로서 정치경제적으로 부강했던 18세기 조선의 당당한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차 또는 술을 담는 용기로 추정되는 이 병은 굵고 긴 만큼 몸통이 다소 외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무런 문양 없이 은은한 순백색 유면은 더 없이 넓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반듯하게 깎아낸 굽 접지면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고운 모래를 받쳐 구웠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12) 백자 사자형뚜껑 사각향로


 




사각기둥의 몸체위에 날개와 같은 전을 길게 내었으며 몸체 아래 높은굽은 아래를 살짝 벌려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뚜겅에는 모를 죽인 방형대좌에 포효하며 앉아있는 사자(해태)를 조각하여 올렸는데,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사자의 표정이 마치 장난스럽게 웃는 듯 합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13) 백자 연적


 



마치 복숭아를 납작하게 눌러놓은 형태로 윗면 가운데가 살며시 솟아 있습니다. 몸통 측면에는 주전자의 주구와 같이 S자형으로 굽은 아담한 물대가 붙어 있어 귀여운 느낌을 줍니다. 정감있는 백색과 간결한 몸통, 단정한 굽은 것이 사대부들의 청렴결백한 미의식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14) 백자촛대


 



두개가 한쌍을 이룬 백자 촛대입니다. 넓은 굽 위로 기벽이 수직으로 올라온 육각의 접시형 받침을 만들고 그 중앙에 죽절형 대를 높이 올렸습니다. 대 위에는 다시 작은 육각의 접시형 받침을 만들고 여기에 초을 꽂을 수 있도록 가늘고 뾰족한 침봉을 달아 전체적으로 상승감 있는 구도를 보여줍니다. 상부로 갈수록 좁아든 형태는 안정감이 있으며 죽절형으로 만든 대는 손에 쥐기에 편리합니다.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이상의 청화백자와 분청사기는 이번 광주관요에서 제작된 것 중에서 최상품의 것으로 대전, 왕비전, 세자궁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그 외에 아래의 접시들과 같은 일상적인 그릇류는 한성으로 우송하여 각 관청으로 골고루 배분할 예정입니다.


 



 


영강 원년(2010년) 사옹원 분원에서 제작한 어기류의 종류별 갯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종류


 갯수

 백자청화 운용문 항아리  30점
 백자청화 운봉문 항아리  30점
 백자청화 모란문 항아리  30점
 백자청화 화접문 병  30점
 백자상감 화문 병  30점
 백자청화 장생문 큰 항아리  30점
 분청상감 포류수금문 매병  30점 
 백자청화 잉어문 접시  30점
 백자 대명 접시  30점
 백자 대병  30점
 백자 사자형뚜껑 사각향로  5점
 백자 연적  150점
 백자촛대  50점
 분청사기 사발 (大)  300점
 분청사기 사발 (中)  300점
 분청사기 사발 (小)  300점

 백자사기 사발 (大)

 150점
 백자사기 사발 (中)  150점
 백자사기 사발 (小)  150점
 분청사기 주발 (大)  300점
 분청사기 주발 (中)  300점
 분청사기 주발 (小)  300점
 백자사기 주발 (大)  300점
 백자사기 주발 (中)  300점
 백자사기 주발 (小)  300점
 분청사기 대접  300점
 분청사기 중접  300점
 분청사기 소접  300점
 백자사기 대접  300점
 백자사기 중접  300점
 백자사기 소접  300점
 분청사기 대접시  300점
 분청사기 중접시  300점
 분청사기 소접시  300점
 백자사기 대접시  300점
 백자사기 중접시  300점
 백자사기 소접시  300점





더하여 이번 광주분원에서는 감독관 이하 여러 가지 잡일을 하는 사람까지 합하여 총 552명이 일을 하였습니다.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출중한 장인들을 위한 잔치를 벌일 예정입니다. 아직 정확히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어기가 한성에 도착한 이후에 이루어지도록 할것입니다.


 


역명


인원수(명)


직무 


역명 


인원수 


직무 


 감관


 1


 행정책임자


 화청장


 14


 그림 그리는 사람


 원역


 20


 행정실무를 맡은 자


 연정


 2


 유약 제조하는 사람


 사령


 6


 잡심부름 하는 자


 착수장


 2


 시유하는 사람


 변수


 2


 기술책임자


 파기


 2


 선별하는 사람


 조기장


 10


 형태 만드는 사람


 공초군


 186


 잡일 보는 사람


 마조장


 10


 연마하는 사람


 허대군


 202


 잡일 보는 사람


 건화장


 10


 건조하는 사람


 운회군


 1

잡일 보는 사람


 수비


 10


 진흙을 물에 풀어 정제하는 사람


 부회군


 1


 잡일 보는 사람


 연정 


 10


 흙을 이기는 사람


 수토재군


 10


 잡일 보는 사람


 참역


 18


 그릇면을 재정리하는 사람


 수토감관


 1


 잡일 보는 사람


 화장 


 7


 가마화구를 보는 사람


 수세고직


 1


 잡일 보는 사람


 조역 


 7


 가마화구를 보는 조역꾼


 노짐군


 2


 잡일 보는 사람


 부호수 


 2


 가마 보는 책임자


 감고


 3


 잡일 보는 사람


 남화장


 2


 불길을 조절하는 사람

 진상결복군 10   잡일 보는 사람


 


완성된 어기를 한성까지 운반하기 위한 계획을 짜야겠습니다. 워낙 많은 양이기 때문에 가마에서 꺼내는데만 일주일이 소비될 듯 싶습니다. 아무쪼록 큰 사고 없이 어기가 완성되어 다행스럽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한성부 판윤대감께서 성심성의껏 도와주셨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한성부 판윤 대감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영강 원년(2010년) 06월 22일 화요일


이조 사옹원 주부 안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