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2. 13:54ㆍ차 이야기
* 이 글은 화랑제도에 관한 글을 여러 책에서 발췌해 한데 정리해 모은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덧붙여 파란색 글씨로 해설을 달았습니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신라 금제허리띠) *** 화랑제도의 기원과 형성 한반도 남부 일대를 점거하고 있었던 한족 간에 한(漢), 위(魏) 시기, 즉 3,4세기경 원시적 집회조직이 있어 젊은이집회사가 영위되고 있었다. 이는 일면 청년전사조합으로서의 기능을 지니며, 또한 부족전체 중에서 해당자를 가입시키는 이른바 부족적 집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중략)
6세기 초엽에 이르러 제 23대 법흥왕, 제 24대 진흥왕 대에 신라는 뚜렷하게 국위가 신장되고, 문화적으로도 중국의 문물제도를 수용하여 국가내용이 다시금 새로워졌다. 화랑제도의 제정도 그 신흥사회 제도의 하나이다. 즉, 그것은 귀족출신의 청년전사단적 가무조합으로서, 앞서 원시시대의 부족적 남자집회와는 그것이 귀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규의 성격을 갖는다.
또한, 순수한 국가제도라기보다 국가적으로 승인된 민간조직체로서의 성질을 지니고 있어 그 원류는 결국 원시시대의 남자집회에 있었던 것으로 보겠으며, 그 동안의 사적 연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화랑집회가 지녔던 청년전사단적 기능, 가무조합적 기능, 교육기관적 기능, 사법적 기능, 성지순유 및 팔관회에서의 제의적 기능은 모두 원시시대의 남자집회에서 계승된 것으로, 그 중에는 특이한 발전을 이룩한 부분도 적잖을 것이다.
이 화랑집회는 그 위에 귀족출신의 부분장식(傅粉粧飾)한 소년을 받들고 있는데, 이는 그 유래로서 이러한 소년화랑에 선행하는 여성화랑이라는 것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그 것은 무당을 존경하는 샤머니즘의 영향에 의한 현상으로도 보겠는데, 이 점에서 일반적 남자집회에 비하여 한 가지 특이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중략)
- 미시나 아키히데(三品彰英) , <화랑습속의 역사적 조망과 일반남자집회 : 결론> 中 발췌 , <<신라화랑의 연구>>, p.263~264
해) 미시나 아키히데의 <신라화랑의 연구>는 일제 강점기 당시에 이루어진 신라 화랑제도에 대한 연구의 총본산이라고 할만한 책이다. 비록 쓰여진 시대가 시대인지라 종종 드러나는 식민사학적 인식이 담긴 구절에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또한 오래된 책인 만큼 그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신라 화랑도의 기원과 습속 등을 다른 문화권의 원시적 청년집회와 비교하며 비교적 실증적, 객관적으로 연구하려고 했던 태도는 높이 살만하다고 본다. 더불어 신라 화랑제도를 근대적으로 연구한 초기의 연구 서적 중에는 그 연구 성과나 내용적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우수하다고 평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미시나 아키히데는 신라 화랑제도의 원류를 삼한(三韓) 사회부터 존재해왔던 청년집회(전사조합)에서 찾았는데, 여기서 집적 옮기지는 못했으나 <후한서>나 <삼국지> 동이전 등에서 볼 수 있는 마한의 고행적 성년의식을 예로 들며 설명하고 있다.
아키히데의 말에 따르면 이후 6세기에 들어 신라의 국력이 크게 팽창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부족적 남자집회가 화랑제도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화랑도는 국가적으로 승인된 민간조직체라는 독특한 성격을 띠며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부족적 청년집회로부터 몇몇 습속을 계승하면서도 또다른 차이점을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기본적 논리는 오늘날 학계에서도 신라 화랑도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용되고 있다.
1. 화랑도의 기능 : 군사 육성과 인재 양성, 권력기구의 옹호 진흥왕 대에 제도화된 화랑도도 신라가 고대국가로서의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등장하게 된다. 화랑도의 기원은 원시시대 이래의 연령집단조직이라 생각되는데, 연령집단이란 일정한 나이 또래의 청소년들로 구성되어지며 청소년들은 이를 통해 단체생활과 공동의 의식을 수행하며 그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질서를 체득하고 동일한 이상을 추구하며 가무와 무예를 익혀 서로간의 이해와 우의를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이 연령집단은 촌락 내지는 부락단위로 조직되고 그에 따라 청소년들의 의식세계의 형성 또한 일정한 제약을 받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신라가 대내외적인 팽창을 하는 가운데 정복전쟁의 수행을 위해 많은 병사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기존의 청소년 조직의 개편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화랑도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군대의 보충을 제1차적 목적으로 하였으나 보다 큰 목적은 인재의 양성과 확보에 있었다. 김대문의 <화랑세기> 서문에서 "현명한 재상과 충신이 이로부터 솟아나고 훌륭한 장수와 용맹한 군졸들이 이로 말미암아 나왔다"는 것은 바로 화랑도의 창설 목적과 그 기능을 잘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 이 화랑도에서 불교 승려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예가 보이며, 앞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때로는 화랑을 미륵의 화신으로 여기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화랑도의 정신적 기반으로 불교가 채택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즉 화랑도의 수령인 화랑은 도솔천에서 하생한 미륵으로 여겨졌으며 그 무리들은 미륵을 좇는 무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화랑도가 신앙운동이 목적인 단체는 아니었으며, 그 조직 자체는 어디까지나 현실과 왕권과 권력기구를 옹호하는 단체였다. 이는 화랑도가 지켜야 할 계율인 원광의 세속오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화랑도의 설치는 정치적인 면에서 중앙집권화 즉 왕권강화와 연결되어 전개되었던 것이다.
- 이우태, <화랑도> 中 발췌, <<한국사7 : 삼국의 정치와 사회3 - 신라,가야>>, p.120
해) 이 글에서 이우태 교수는 화랑도의 기원과 본질은 원시사회에서 형성되는 연령집단조직, 즉 청소년집단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가 신라 진흥왕대에 신라의 대내외적 팽창과 정복전쟁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청소년집단을 개편하여 군사 양성과 인재 확보의 장으로 삼았다는 것인데, <화랑세기>의 서문에서 김대문이 말했던 바는 이러한 화랑도의 기능을 잘 보여준다.
한편 여기서는 화랑의 사상적 기반 중 하나가 불교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화랑도 자체는 중앙집권적 권력기구를 옹호하는 조직으로 보고 있다는 견해도 볼 수 있다.
2. 화랑도의 기능 : 사회계층 간의 갈등 완화 사회학에서는 사회성층의 기초가 되는 성분 간의 결합이 약한 사회구조상의 상태를 '불완전한 성층'이라고 하는데, 그 하나의 기준으로서 흔히 거론되는 것이 연령집단이다. 그런데 전근대사회에서는 청소년 집단이 보통 광범위한 연령집단을 이루는 조직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본디 청소년집단은 가족 내지 친족단위가 그 성원의 충분한 사회적 지위 달성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 혹은 그 것을 방해하는 듯한 사회에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그것은 비친족적이며 또한 보편성의 원리 위에 규제되어 있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학의 일반적인 지견을 갖고 볼 때 청소년집단으로서의 화랑도는 처음부터 골품제적인 사회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중략) 촌락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여 성장해 온 청소년조직이 중앙에 흡수되면서 화랑도로 개편될 수 있었던 것은 율령의 수용에 따른 전반적인 법제화, 조직화 시책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중략) 요컨데 화랑도와 골품제도는 법제화 시대의 쌍생아였다고 할 수 있다.
화랑도의 조직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그 것이 중앙집권화, 법제화 시대의 산물이면서도 완전한 국가기구의 일부가 아니라 반관반민 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중략) 이 역시 골품제도와 마찬가지로 종래의 전통적인 힘과 새로운 율령의 정신과의 타협의 소산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화랑집단의 구성에서 특이하게 여겨지는 것은 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아래 더욱이 서약의 형식을 통해서 조직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략) 이 것이 화랑도는 신라사회의 혈연 제일주의, 씨족적 결합주의를 초월한 하나의 자치단체적 성격을 띤 집단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나아가 이것이야말로 혈족 집단을 토대로 하여 편제된 골품제도와는 그 구성원리상 서로 배치되는 점이다. 더욱이 화랑 집단은 서로 다른 여러 골품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단의 수령인 화랑만은 진골귀족에서 뽑혔으나, 그를 따르는 낭도 중에는 왕경에 사는 진골 이하 하급 귀족, 그밖에 일반 평민의 자제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요컨데 화랑도의 조직 자체는 왕경 안의 거의 모든 사회계층을 연결, 망라한 포괄적인 집단이었다. (중략) 수련이란 필경 화랑 아래서의 낭도 상호간의 사회작용인 것이며, 이를 현대적인 의미로 표현한다면 화랑도 성원으로서의 일체성[아이덴티티]을 추구하기 위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화랑도가 골품제와 같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신분간의 갈등, 알력을 완화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했다는 의미가 된다.
청소년집단 내부에는 공통의 생애 유형이 발전해가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면 청소년집단 조직은 유년기로부터 성년기, 다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장기간의 생활을 규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 것인데, (중략) <삼국유사> 권2 기이2 효소왕대 죽지랑조에 실려 있는 화랑 죽지가 그 낭도였던 득오를 비호했다는 이야기와 후일 득오가 죽은 죽지를 추모하여 향가를 지은 사실은 두 사람 사이의 돈독한 관계가 평생토록 지속했던 것을 보여주며, 이는 화랑도 집단 성원 간에 공통의 생애 유형이 정착되고 있던 사실을 암시하는 자료로서 주목할 가치가있다고 생각된다.
- 이기동, <불완전한 사회성층의 지표 - 화랑도> 中 발췌, <<한국사7: 삼국의 정치와 사회3 - 신라,가야>>, p. 261~263
해) 이기동 교수는 여기서 화랑도와 같은 신분과 계급을 초월한 청년집단이 신라 골품제 사회와 같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랑도는 국가 주도로 창설되었으며 또한 유지되었는데, 이를 통해 화랑도의 제도가 부족적 전통과 새로운 율령 체계의 조화를 통해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화랑도의 구성은 대체로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편이었다. 여러 골품으로 구성된 화랑도의 구성원, 즉 진골 출신의 화랑과 진골 이하의 하급 귀족 및 평민들로 구성된 낭도들은 서로의 신분을 뛰어넘어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였던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이기동 교수가 지적하였던 것 처럼 화랑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는 골품제와 같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발생하기 쉬운 신분간의 갈등을 완하하고 조절함으로써 사회의 결집력을 향상시키게 하여, 역설적이게도 엄격한 신분제 사회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3. 화랑도의 사상 : 유, 불, 선 3교의 조화 - 풍류도 최치원은 화랑도의 정신을 본래 신라에 고유하게 있었던 현묘한 도, 즉 풍류도(風流道)에서 구했는데, 그 것의 근원은 선교(仙敎)에 있었지만 그 추구하는 바는 유, 불, 선 3교의 가르침에 의한 것이라 하였다. 도의(道義)를 연마하고 가악(歌樂)으로써 즐기며, 산수(山水)를 유람하여 먼 지방도 안가는 데가 없었다는 화랑도의 수련 방식은 선교의 수양에 근원하였지만, 그들이 행하는 정신은 유, 불의 교의에 투철하였다. 화랑도의 정신이 비록 신라 하대의 최치원에 의해 유, 불, 선 3교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었을 수도 있지만, 신라의 풍류도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풍류도의 전승은 신라 토착사회에 유교와 불교가 유입되어 정착한 후에, 그 것을 융합하려는 경향을 용이하게 하였다. 사실 신라 불교신앙 속에는 많은 토착적인 신앙이 가미되어 있었다. (중략) 신라 불교 신앙 내에 융합되어 있는 토착신앙은 대체로 선교신앙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법 한데, 그 것은 선, 불 2교를 보다 쉽게 융합할 수 있게 했다. 신라 하대에 오면 선, 불 내지 도, 불을 같이 이해하려는 경향이 확산되어 갔다.
- 김두진, <불교의 변화> 中 발췌, <<한국사11: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P. 215~216
해) 김두진 교수는 최치원이 화랑도의 사상적 본질, 즉 풍류도를 유교와 불교, 선교 등 3교의 가르침을 융합한 것이라고 하였던 기록을 토대로 화랑의 사상적 기반에는 이 3교의 정신이 모두 존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각이 보다 후대 사람인 최치원의 시각에 의해 유난히 강조되었을 가능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러한 3교의 융합 의식은 하대 신라의 사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 여러 사상을 함께 이해하려는 경향이 확산되어 갔다.
4. 화랑도의 사상 : 공동체 사회의 유산 가문이나 국가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경우는 김유신이나 관창 등이 전장에서 행한 행위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행동들은 국가가 성립되기 이전 단계에서 읍락(邑落)이나 부(部) 등 공동체적 성격이 보다 강했던 사회의 존립과 이익을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섰던 용사들의 행태와 맥이 닿아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중략)
공동체를 점차 극복하면서 국가가 성립되는 단계에서는, 그같은 충성심은 국가와 왕에 대하여 가문간 혹은 부(部) 간의 상호간에 경쟁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세속오계에 사군이충, 임전무퇴, 교우이신 등이 중요한 가치로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삼국시대 말의 전쟁에서 고구려인이나 백제인들보다 신라인들이 더욱 헌신적인 용맹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사회적 분화가 적어 사회모순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공동체적 의식이 보다 강고하게 남은 신라사회의 '후진성' '건전성'의 덕택이었다는 김철준의 해석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친구를 사귐에 믿음으로 한다는 교우이신은 형식적으로는 유가의 오륜을 따른 듯 하지만, 유교의 붕우유신을 넘어 전시대 이래 내려온 맹우적 신의를 담고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이같은 교우이신의 끈끈한 내용은 단순히 화랑도의 수련생활에 국한된 것 만이 아니었다고 보인다. 세속오계는 7세기 신라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지키고 있던 도리였다고 여겨진다.
화랑도와 풍월도를 통해 배운 '의(義)'는 물론 국가의 존립과 번영을 위한 도덕과 명분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보인다. 그런데 고구려, 백제와 같은 강대한 세력과 대결하기 위하여 신라에서는 공동체 단계 이래의 맹우적 신의와 의리를 강조하고, 그같은 행위를 칭송해왔던 것이다.
- 김기흥, <사회변동의 와중에 희생된 한 신라청년> 中 발췌, <<새롭게 쓴 한국고대사>>, p.341~343
해) 김기흥 교수는 유난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등 헌신적 투지를 보였던 신라인들이 유난히 많았던 이유를 당시 신라인들이 처한 정세나 사상 등에서 찾고 있다. 삼국의 투쟁이 격화되었던 7세기에 이르러 신라인들은 보다 강대한 고구려와 백제와 싸우면서 보다 투철한 정신적 무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었고, 특히 율령 체제나 국가 발전이 상대적으로 덜 이루어진 상태에서 아직 신라 사회 전반에 강하게 남아있었던 공동체 단계의 맹우적 신의와 의리, 충성심 등이 강조되었다는 것이다. 원광이 주창하였던 세속오계가 바로 그 좋은 예이다.
화랑도들은 이러한 사상을 통해 정신을 무장하고 전투에 임해 용맹하게 싸우며 나라를 위해 죽어갔던 것이다. 이러한 사상과 정서적 특징은 화랑도 뿐 아니라 당시 7세기 신라인들의 대다수가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5. 화랑도의 남색(男色) 성문화 논란 : 미시나 아키히데의 아유카이 후사노신에 대한 비판 점패방지진(鮎貝房之進, 아유카이 후사노신)은 원화가 여성이며 동시에 화낭(花娘)으로 불린 것에 대해 "이 두 미녀를 화낭으로도 쓴다면 이는 노비.창녀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들이 조정에 있었다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중략)
화랑이 화려한 복식(服飾)을 했던 일, 화랑과 낭도왕의 관계에 관해 점패방지진(鮎貝房之進, 아유카이 후사노신)은 "그 동안 동성애, 즉 남색이 성행되어 마치 부부관계와 같은 인륜적 관계를 낳게 되었으며,·····최초로 진흥왕이 미모의 여자를 둔 것도, 후일 여자로는 폐해가 많아 미모의 남자로 바꾼 것도 모두 여색과 남색을 들어 무리를 모으는 수단으로 쓰여졌으므로 남색은 공공연히 일반에 행해져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삼국사기 화랑 사다함전에 의하면, 사다함은 귀족출신으로 17세의 미소년으로, 무관랑과 함께 사우(死友)를 약속하고 무관랑이 병들어 죽자 통곡한 나머지 7일 만에 자신도 죽었다. 표현은 어떻다해도 병사한 벗을 사모하고 통곡한 나머지 17세의 미소년이 순사했다는 것은 단순한 의형제 관계가 아닌 필경 그 사이에는 동성애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 "천착의 지나침이 없잖으나, 만약 추측대로면 신라에 있어서 화랑과 낭도간의 동성애를 공공연히 인정하고, 마치 부부관계로 취급하여 이를 뺏는 자에게는 유부녀를 강간한 것과 같은 극형을 과함을 불문율로 행했다는 것이 풍속상 흥미 있는 연구자료가 될 것이다." 라고 하여 화랑과 낭도의 집회를 성적 측면으로 보고 이를 논하고 있다.
그가 화낭(花娘)이라는 말에서 창녀를 상상한 것이라든지, 미모의 젊은이들에게서 일본 봉건시대의 소성(小姓, 귀인 곁에서 시둥드는 소년) 제도를 연상하여 화랑제도의 본질을 동성연애생활에 있다고 하는 것은 학구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얕은 통속적 소견이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과연 한 사람의 화랑이 수백, 수천의 낭도에 대해 어떻게 남색을 만족시켜 줄 것인가? 게다가 그 남색적 매력에 의해 그들을 결집시킬 수 있었을까? (중략)
물론 젊은이집회 속에서 동성애적 습속이 생기는 것은 일반적 경향이며, 또한 남자집회가 마을의 미혼여성에 대해 성적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 것은 그가 말하는 뜻과는 다르다. (중략) 젊은이집회 내의 성적 습속은 인정되나, 화랑을 그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 미시나 아키히데(三品彰英), <여성화랑> 中 발췌, <<신라화랑의 연구>>, p.98~101
해) 일제시대에 신라 화랑제도를 연구했던 일본인 연구자로는 <화랑고>를 저술한 아유카이 후사노신과 <신라 화랑의 연구>를 저술한 미시나 아키히데를 들 수 있다. 아유카이 후사노신은 자신의 저서에서 화랑도의 우두머리인 원화와 화랑이 각기 아름다운 여성과 미소년이었다는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화랑도가 그 우두머리인 미소년 화랑의 성적 매력과 남색 풍습에 의해 유지되었던 성(姓)적 측면이 강한 집단이었다고 논하고 있다. 그러나 미시나 아키히데는 이러한 아유카이 후사노신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오히려 이를 '통속적 소견'이라 비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아유카이 후사노신은 일본 전통의 동성애적 풍습과 제도를 연상하여 이를 무리하게 화랑제도와 연결시켜 그 본질을 왜곡하였다는 것이다. 비록 전근대사회의 청년집회에서 동성애적 습속이 생기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고, 어느정도 성적으로 자유로운 면도 있을 수 있겠으나 화랑도 자체가 성적 습속에 의해 유지되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6. 신라 하대의 화랑도 : 화랑도의 사병화
(중략) 여기 동원된 지휘관들 속에서 앞서 사병 소유의 대표적인 예로 들은 윤륭(여기서는 윤응이라 했으나 동일인일 것이다), 균정, 우징 등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주목할 일로서, 그들이 거느린 군대 속에는 사병(私兵)이 있었을 것임을 예견케 하여 준다. 하물며 뒤에 언급하는 바와 같이 당시 하대에는 이미 정당(停幢)의 국군조직이 무너져 있었을 것임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한 추측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왕도를 지키기 위한 8명의 원장이 거느린 것은 국가의 군대, 아니 오히려 왕의 군대였을 것이지만, 그 이외의 것에는 동원된 귀족들 개인의 사병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을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족들의 사병 소유의 대세에 따라서 화랑도들도 하나의 독립된 군사조직화해가는 경향을 농후하게 가지게 된 성싶다. 그 것은 바로 위의 인용문(B7)에 나온 명기와 안락 두 화랑의 출정이 과거와는 달리 독립적이었음으로써 그 유력한 증거를 얻는 셈이다. 물론 이들이 항상 무장을 갖추고 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그러나 필요하면 독립으로 무장활동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생각해야겠다.
경문왕 응렴은 화랑으로서 드디어 국왕의 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이것은 기록이 전하여주는 바와 같이(삼국유사 2, 기이 경문대왕) 단순히 그의 현명함이 왕에 인정된 때문만이 아니라 그 배경에 그가 거느리는 낭도들의 잠재적인 군사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가 종교적 결사의 수령이었던 것, 그리고 종교적 결사가 책모상 효과적인 것임을 강조하는 견해도 있으나, 필자는 그 이상의 군사적인 의미까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원래 화랑도가 군사단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던 만큼 이는 결코 억지만은 아닐 것 같다.
- 이기백, <신라사병고> 中 발췌, <<신라정치사회사연구>>, p.259~260
해) 여기서 이기백 교수는 신라 하대에 이르러 귀족들이 사병을 거느리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화랑도 또한 여러 화랑들의 사병 집단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 헌덕왕본기의 기록에서 김헌창의 난을 진압할 당시에 화랑인 명기와 안락 등이 진압군과는 별개로 각기 도중, 즉 무리를 거느리고 나가 진격했던 사실을 예로 들고 있다.
또한 화랑 출신으로서 왕위에 올랐던 김응렴, 즉 경문왕에 대해서도 그 즉위의 배경과 세력 기반에는 화랑도라는 무력 집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본래 중앙집권화와 국가 체제의 유지를 위해 창설되었던 화랑도는 점차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귀족의 사병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화랑도의 우두머리인 화랑은 대개가 진골 출신의 고위 귀족이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출처] [역사노트]신라의 화랑도(花郞徒)|작성자 원한의 거리 |
blog.naver.com/superman2208/50194009270 志士之道
2013.10.09
cafe.daum.net/hansori3/PUZs/8 한소리 국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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