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7장 정토 경전의 주요 개념 - 2. 본원사상

2013. 8. 27. 14:24경전 이야기

  2. 본원사상

 

 

아미타불이 보살도의 완성자라는 것을 설명하는 법장보살의 설화는 <무량수경>외에 두서너 경론에 나올 뿐이지만, 설화 가운데 나타난 아미타불의 본원사상은 정토사상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본원이란 산스크리트어 푸르바-프라니다나(purva-pranidhana, 이전의 서원)의 번역으로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이전, 즉 법장보살이었던 시절에 세운 서원을 말한다.

 

본원을 아미타불 특유의 교설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승경전 전체를 보면 보살의 수행이 설해질 경우에, 반드시 과거에 세운 본원의 형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떠한 의미에서든 서원설이 나타난다.

 

그것은 대승의 모든 보살에게 공통되는 서원, 곧 일반원(總願)과 특정한 보살이 개별적으로 세운 서원, 즉 특수원(別願)으로 나뉜다.

 

사홍서원 보살의 일반원 중에서 후대에 한국·중국·일본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사홍서원(四弘誓願)이 있다.

 

사홍서원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보살이었을 때 발원한 것이지만, 현재불이나 미래불에게서도 마찬가지다.

 

보살은 이 네 가지 서원을 만족하기 위해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닦아, 자각각타(自覺覺他)의 깨달음을 완성한다.

 

중생이 무변하더라도 기필코 다 건지오리다. 衆生無邊 誓願度

 

번뇌가 무진하더라도 기필코 다 끊으오리다. 煩惱無盡 誓願斷

 

법문이 무량하더라도 기필코 다 배우오리다. 法門無量 誓願學

 

불도가 무상하더라도 기필코 다 이루오리다. 佛道無上 誓願成

 

 

이 네가지 서원은 우리 나라 불교종단에서는 어디서나 사용되는 서원문이다.

 

원래는 부파불교나 대승경전의 일부에 설해져 있는 네 구절의 서원설의 흐름을 이어받아 수나라 천태대사 지의(智?, 538~597)가 문장으로 만든 것인데, 문헌에 따라 자구(字句)에 다소 차이가 있다.

 

첫번째 서원은 내용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하다.

 

첫번째 서원을 위해 나머지 세 가지 서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중생들과 함께 부처가 될 것'을 서원한 것이다.

 

중생이란 이 세상의 모든 어리석은 범부를 말하고, 무변(無邊)이란 중생의 수가 한량이 없음을 뜻한다.

 

그리고 무변한 중생이 있더라도 모두를 어리석음의 차안에서 깨달음의 피안으로 건너가게 하겠다는 '기필코 다 건지겠다'는 서원이다.

 

이미 중생의 수가 한량이 없음을 알고 각오한 것이기 때문에 '기필코 다 건지겠다'는 노력과 활동도 무한히 계속되지 않으면 안된다.

 

즉 무한히 일체 중생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것이 이 첫번째 서원이다.

 

그리고 첫번째의 서원을 위해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겁약한 정신도 일소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두번째의 번뇌가 한량이 없더라도 맹세코 다 끊어야 하고, 세번째의 진리가 무량하더라도 맹세코 다 배워야 하며, 네번째의 불도가 끝이 없더라도 맹세코 다 이루어야 한다.

 

사홍서원을 실천함이 육바라밀의 보살행이다.

 

예를 들면 육바라밀의 제1 보시는, 지식도 노력도 재물도 그 밖에 능력이 있는 한 모든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인데, 이것은 '일체 중생을 위한'것이다.

 

사홍서원의 첫번째가 모든 중생을 기필코 다 건지겠다는 서원이고, 이것을 실현하는 육바라밀의 제1이 보시라는 것은, 대승불교 보살행의 정신을 잘 나타내 준다.

 

사홍서원과 육바라밀의 근본은 '일체 중생을 건진다'고 하는 것이다.

 

대승보살의 최고 즐거움은 바로 이 '일체 중생을 건진다'는 것을 행함에 있다.

 

보살의 즐거움은 자신의 태만한 마음을 만족시키는 안락이나, 감각적인 쾌락을 쫒는 환락이나, 지극히 착하고 아름다움을 누리거나, 부귀를 만족하는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해결해 주고 그것을 일체 중생에게 베푸는 즐거움이다.

 

지극히 순수하고 지극히 성스러운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48원설의 형태 한편 보살의 특수원으로는, 여러 대승경전에는 관음·보현·문수·미륵·지장 등의 여러 보살이나 아촉불·약사불·석가불 등 여러 부처님들의 갖가지 서원이 설해져 있다.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아미타불의 본원설도 특수원의 하나다.

 

일반원과 특수원은 동일한 계보기 때문에 사상적 기반이 같다.

 

다만 이들 가운데 본원설로서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가장 정리된 설이 아미타불의 본원설이다.

 

제1부 제2장 '1. 아미타불의 전생 이야기'에서 본 것처럼, 아미타불이 과거 법장비구 시절에 세운 서원의 수는 일반적으로 48개이므로 이것을 '48원'이라 하고, 이것을 아미타불의 본원이라 부른다.

 

이 48원은 강성개가 번역했다고 하는 <무량수경>과 보리류지가 번역한 <무량수여래회>의 설이며, 다른 본 즉 <대아미타경>과 <평등각경>에는 24원, <장엄경>에는 36원, 산스크리트본에는 47원, 티벳역에는 49원을 설하므로 각 본에 따라 서원의 수도 다르다.

 

또한 단지 서원이 수뿐만 아니라 내용을 비교해 보아도 각 본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점이 보인다.

 

따라서 '48원'은 <무량수경>의 원초형태 때부터 설해졌던 것이 아니라, 처음에서 24원에 대해 한국의 정토주석가들은 물론 일본의 정토종과 정토진종에서는 예로부터 원명(願名)을 사용해 왔다.

 

참고로 한국의 법위가 붙인 원명과 일본의 정토종과 정토진종의 원명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48원의 원명처럼 예로부터 여러 가지로 이름을 붙여 왔는데, 그 기본이 되는 것은 중국 정영사 혜원의 <무량수경의소>에 나오는 삼분류법이다.

 

그것은 48원을 섭법신원(攝法身願)과 섭정토원(攝淨土願)과 섭중생원(攝衆生願)의 세 종류로 나누어 각 원을 배당한 것이다.

 

이것에 준해서 48원을 내용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아미타불에 관한 원(섭법신원);제12·제13·제17원

 

② 극락정토에 관한 원(섭정토운);제31·제32

 

③ 중생에 관한 원(섭중생원);나머지 43원

 

왕생한 자에 관한 원;제1~제11·제14~16·제21~제30· 제38~제40·제46원

 

왕생하려고 하는 자에 관한 원;제18·제19·제20원

 

다른 국토의 중생에 관한 원 ; 제33~제37·제41~제45·제47·제48원

 

48원 가운데 아미타불과 정토에 관한 원은 모두 다섯 원뿐인데, 중생에 관한 원은 43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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