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7장 정토 경전의 주요 개념 - 3. 극락정토

2013. 8. 27. 14:24경전 이야기

 3. 극락정토

 

 

극락의 기원

 

 

아미타불의 본원이 성취되어 건립된 세계를 극락정토라 한다.

 

극락을 중국에서는 안락(安樂) 혹은 안양(安養)이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산스크리트어로 수카바티(Sukhavati, 樂이 있는 곳)의 번역말이다.

 

극락은 구마라집이 <아미타경>에서 사용한 것이 처음이며, <관무량수경>에서도 극락을 사용한다.

 

그러나 강승개 번역으로 되어 있는(실제로는 불타발타라와 보운의 공역으로 추정)<무량수경>에는 극락이라는 용어는 전혀 없고 안락 혹은 안양을 사용하는데, <무량수경>에서 아미타불을 쓰지 않는 것과 비슷한 사정이다.

 

경전번역사에서 보면 안양은 시대가 흐를수록 점차 쓰이지 않고, 안락과 극락이 비슷하게 병행되어 왔으나, 당나라 현장(602~664)이 극락을 사용한 이래로 극락이 대표적인 용어로 자리잡았다.

 

극락세계에 관해서는 제1부 제3장 '1. 극락정토의 장엄'에서 상세히 설명하였다.

 

여기에는 극락세계의 자연환경과 그곳에 사는 아미타불과 그 제자와 보살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자연환경의 묘사부분은 이 경전이 만들어진 당시의 이상국토관을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극락정토의 관념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는 아미타불의 기원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설이 제시되어 있다.

 

외래사상에서 기원을 찾는 사람들은 극락세계가 태양이 지는 서방에 위치한 것을 이유로 조로아스터교의 태양신숭배에서 그 기원을 찾기도 하고, 극락의 원어 수카바티(Sukhavati)를 유대교나 그독교에서 사용하는 에덴에서 힌트를 얻었을 가능선을 들어 에덴동산 기원설을 들기도 한다.

 

한편 인도 내부에서 기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선견왕경(大善見王經)>에 등장하는 대선견왕(일명 전륜성왕)신화설과 <대루탄경(大樓炭經)>등 초기불교 경전에 나오는 북쿠루 섬의 전설 및 타화자재천의 묘사와 관련해서 불교신화에서 기원을 찾기도 하고, 불탑을 모델로 했다는 불탑 기원설을 들기도 한다.

 

또한 범천세계의 서술과 극락정토의 광경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범천 신화 기원설, 혹은 서방의 수호신인 바루나(Varuna)의 수도 수카(Sukha)나 수카바티(Sukhavati)와 관련있다고 보는 바루나신화 기원설 등 인도신화에서 기원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설화는 각각 극락의 기원을 해명하고 다른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경전 편찬자는 이러한 여러 가지 소재를 합쳐서 이상세계를 묘사했다고 추정한다.

 

이해 반해 아미타불이나 불제자·보살들의 묘사부분은 <아미타경>에서는 간단하지만 <무량수경>에서는 매우 상세하다.

 

그러나 이것들도 당시 일반적인 대승불교의 보살의 이상상(理想像)을 근거로 묘사했다고 본다.

 

 

극락이 서쪽에 있는 이유

 

극락세계가 서방에 있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도 몇 가지 설이 제시되어 있으나 그 기원을 찾기는 어렵다.

 

지금까지의 설을 정리해 보면, 서방에 이상적인 낙토를 구하는 것은 원시민족의 일반적 경향으로서, 인도에서도 예로부터 서방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사고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대승경전에 의하면 서방에는 아미타불뿐 아니라 무량상(無量相)·무량당(無量幢)·대광(大光)·보상(寶相)·정광(淨光)등의 부처님도 존재하므로 여러 부처님과 그 위치는 방향의 관계가 반드시 필연적인 근거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아촉불의 묘희세계가 동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미타불의 극락세계가 기계적으로 혹은 우연히 서방에 위치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주장도 있다.

 

이와 같이 극락이 서방에 위치한다고 하는 관념에 대해서는 그 기원을 여러 가지로 상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이다.

 

극락이 이상적인 실재세계처럼 묘사되는 이유 극락세계가 이상적인 실재세계로 묘사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것은 대승불교의 사상을 구체적·유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토란 '청정한 국토'라는 의미로서, '국토를 청정하게'함으로써 실현되는 세계다.

 

'국토를 청정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국토를 형성하는 모든 것을 청정하고 완전하게 한다는 것, 다시 말하면 청정한 업을 닦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불과(佛果)를 목표로 한 것이며, 이에 실현되는 정토란 부처님의 깨달음의 세계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정토경전의 극락세계도 바로 이런 의미의 정토를 말한다.

 

이것은 <관무량수경>에서 "부인은 마음을 가다듬어 청정한 업으로 된 저 극락세계를 자세히 관찰해 보십시오."라 하여 극락세계가 아미타불이 과거 법장보살 시절에 닦은 청정한 업으로 건립된 세계라는 것을 밝힌 점에서도 분명하다.

 

따라서 극락정토를 설명하는 화려한 묘사는 깨달음의 세계의 완전 청정성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본래 형상이 없는 세계를 형상이 있는 세계로 묘사한 것이라 해도 좋다.

 

극락정토가 공간적으로 서방에 실재하는 세계처럼 설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방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수십 만, 수천 만의 불국토(십만 억 불토)를 지난 소위 무한한 저쪽에 있다.

 

본래 공간을 초월한 세계를 일부러 공간적으로 한정해서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극락정토의 장엄'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처님이 건립한 정토에는 번뇌를 가진 인간이 욕망을 일으킬 만한 대상이 존재할 리 없는데 왜 아름다운 꽃이나 보석으로 만들어진 궁전, 갖가지 예쁜 색깔의 새들이 존재한다고 설한 것일까?

 

이것은 번뇌의 인간에게 그와 같은 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며, 최종적으로는 어디까지나 그곳에 왕생한 자가 이 세상에서 도달할 수 없었던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따라서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란 뜻의 극락은 종교적이고 절대적인 깨달음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의 세계를 쉽게 파악하고 종교적·실천적 대상으로 접근하기 쉽게 하기 위해 현세적·상대적인 세속의 즐거움을 빌어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극락정토가 공간적으로 서방에 실재하는 세계처럼 설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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