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8장 인도의 정토사상 - 2. 용수의 정토사상

2013. 8. 27. 14:25경전 이야기

 2. 용수의 정토사상

 

 

                                                                                   장휘옥 著/불교시대사

 

인도에서 가장 먼저 정토사상을 설한 사람은 용수(龍樹, Nagarjuna, 약 150~250년)다.

 

용수는 공(空)사상으로써 대승불교를 철학적으로 기초를 세운 사람이지만 정토사상에서도 독자적인 설을 고취하였다.

 

그의 주된 저술로는 <중론(中論)>·<십이문론(十二門論)>·<대지도론(大智度論)>·<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등 많은 저술이 있는데, 이 가운데 <대지도론>과 <십주비바사론>에서는 정토사상을 언급하고 있다.

 

<십주비바사론>은 <화엄경>의 <십지품>을 주석한 것으로서, 원래는 방대한 양이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초지와 제2지를 주석한 최초의 17권뿐이다.

 

이 책의 제5권 <이행품>에서는 보살행을 닦는 자는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경지에 듦을 논한 부분이 있다.

 

여기서 용수는 대승의 보살도를 육로로 걸어가는 것과 해로로 배를 타고 가는 것에 비유해서 난행도(難行道)와 이행도(易行道)로 구별하였다.

 

난행도는 육로로 걸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에 걸쳐 뼈를 깎는 힘든 수행을 함으로써 불퇴전(不退轉)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이고, 이행도는 해로로 배를 타고 즐겁게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믿음'이라는 신방편(信方便)의 쉬운 수행, 곧 제불(諸佛)의 명호를 외워서 그 공덕으로 현생에서 불퇴전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용수가 말하는 제불(諸佛)의 명호란 아미타불 한 부처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의 명호를 외우는 것이다.

 

그러나 아미타불에 관해서는 특별히 상세하게 설명해서 아미타불의 덕을 찬탄하고 아미타불의 본원을 들어

 

"만일 사람들이 나를 생각(念)하고 명호를 칭하며 스스로 귀의하면 곧바로 필정에 들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억념(憶念)해야 한다."

 

고 설하여 아미타불을 억념하고 명호를 외울 것을 권한다.

 

한편 <대지도론>에서도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아미타불의 임종래영(臨終來迎)과 법장비구의 불국토 장엄에 대해 설하고 있다.

 

이러한 용수의 정토사상은 후세에 중국·한국·일본의 정토교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난행도와 이생도의 구분은 중국 정토교의 담란과 선도 등이 불교를 자력(自力)과 타력(他力)으로 나누거나, 성도(聖)와 정토(淨土) 두 가지로 분류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용수가 <십주비바사론>과 <대지도론>에서 언급한 정토경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남아 있는 48원 계통의 <무량수경>과 같은 류의 경전이었을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혹은 <아미타경>이나 24원을 설하는 <초기무량수경>이 유행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더구나 <십주비바사론>과 <대지도론>은 현재 구마라집이 번역한 것만 전하고 산스크리트본과 티벳역이 없으며, 또한 내용적으로도 용수의 저술로 단정하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을 뿐 아니라, 칭명설도 번역자가 첨가했다고 보는 설이 제기되고 있어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 두 책이 용수의 저술이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 하더라도, 이 책의 저자는 인도 출신으로서 공사상가로 유명한 용수와 동명이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인도에서 찬술되었다고 하는 것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행품'의 사상 골격은 현재, 역시 인도 정토사상의 발달형태를 보여 주는 것으로 간주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한역 뿐이기 때문에 그 각각의 내용에 대해 인도(印度)적인 원래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