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4. 23:59ㆍ차 이야기
백제간토기
앞의 글 금동용봉대향로 사용기에서 처럼 백제의 문화에서는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백제인은 대량소비 시대인 현대인의 어리석은 생활지침으로 간주되는 화이불루(華而不褸)라고 하여
<화려하되 누추하지 않다>라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을 리 없고, 그 당시의 소규모 생산 경제활동에 적합하게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褸 華而不侈)라 하여, <검소하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아니하다>라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갔다.
백제의 간토기는 하남 위례성 ,웅진(현 부여) 익산 등 초기 백제시절의 민간주거지에서 출토되었는 데,
검은 토기의 표면을 곱게 갈아서 구웠기 때문에 간토기라는 이름이 생겼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찻물로 사용하려고, 간토기에다가 수도물을 받아 놓아 보았는 데,
일주일~ 열흘이 지나도록 담겨있는 수도물이 변하지 않고, 오히려 물이 더욱 정수되는 듯한 감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는 무유(無유약) 옹기에서와 같이 토기 내부에 무수히 많은 기포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넓은 표면적으로 공기를 받아드릴 수 있고,간토기의 토편 내부에 있는 점토표면에서 금속이온들의
흡착이 일어나서 정수작용을 하는 듯하다.
우리의 선조들은 그 시대상황에 따라서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하여 기물들을 만들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실생활에 적합한 이런 간토기를 만들었을 것으로 느껴진다.
간토기에 담겨 있는 수도물에서 백제도공들의 장인정신의 혼을 새삼스럽게도 다시 느껴본다.
간토기에 담겨 있는 수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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