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다례입문(茶禮入門) 둘 - 서미두번(恕味杜 실사변+番)

2013. 5. 15. 00:15차 이야기



   섬나라인 영국에는 인도 대륙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영어의 어휘를 풍부하게 한 희곡작가 셰익스피어


(1564.4.26.~1616.4.23일)가 있었다면,  그로부터 약 250여년 후인 조선의 한반도에서는 그에 못지 않은


동리 신재효(桐里 申在孝  1812.11.16음 ~ 1884. 11.6일 음력)선생님이 계셨다.



    동리 신재효 선생님은 기존의 소박하고 산만한 판소리 사설(辭說)과 성음(聲音)에 대하여,


천재적인 문필력을 가미하셔서 아정(雅正)하고 단아(端雅)한 판소리로 재구성하셨다.


요지음 전해오는 판소리의 사설과 발림 등에서 고사성어, 사자성어 등의 풍부한 역사지식과


선조들이 쌓아 오신 문화적 유산들을 빠짐없이 보태어서, 구전문학과 소리로만 전하여지던


판소리 12마당을 집대성하셨다.




  이야기를 달리하여, 동리 신재효 선생님 보다 40여년 앞서서 활동하신 자하 신위(紫霞 申緯


1769. 영조45년~ 1845. 헌종 11년) 선생님은 19세기 전반 조선반도에서 시.서. 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명성을 날리시던 분으로, 1812년(순조 12년)에 중국에 가서 옹방강(翁方綱)


일동을 만나고서는 그 전에 쓰셨던 시문(詩文)들을 모두 불살랐다는 일화가 전하여지는 


만큼 자신에 대하여 철두철미한 자기관리와 자기성찰 없이는 삼절류(三絶類)의


전인격적이고 당시로서는 선비문화의 전 예술 장르에 해당하는 시. 서. 화에 모두에


능통하지 못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데에 생각의 한 편린이 미친다. 


조선조 후기에 사대부 사회에서 흔히 회자되었던 관직 경력인 이조참판,병조참판 등의


경력은 지금에 와서는 그리 중요한 것으로 간주될 수 없을 것이다.



   딱딱한 이야기를 피하여, 자하 선생님께서 한림원 학사로 계실 때에 한림학사(翰林學士)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선생님과 빈번히 흥겁게 모이던 시절의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  추사는 늘 이름난 차를 새로 끓이면 어린 종에게 한잔 들려서 보냈다.


              그는 소매에서 금빛 들인 작은 종이를 꺼내었는데, 그 위쪽에 시가 적혀 있었다.


              자하가 추사에게 말했다.


                " 그대는 시상(詩想)을 지어냄이 민첩하고 오묘하니 차 한잔을 마시는 사이에 지었겠지."


             추사가 웃으며 말했다.


                 "과연 차를 끓이는 사이에 지었다네. "


            이튿날 저녁밥에 죽순을 구워 추사에게 한 묶음 보내며 말했다.


                  " 한림학사에게 말씀드리오니, 이 죽순의 맛이 담박하고 오묘함은 고기나 장을


                쓰지 않는 데 달려 있네."


             대개 그의 시 짓는 법에서 비유를 취한 것이다.    ......................


                         ( 宋載邵 兪弘濬 외 4인 譯 <한국의 차 문화 천년 제1권> 90페이지

                           < 한림학사 김정희 시를 차운하여 바치다.(차운추사내한견증 병서

                             (次韻秋史內翰見贈 幷序) >  중에서)



   우리 선조들은 버섯을 맛으로 등수를 매길 때에 1. 표고, 2. 능이, 3. 송이 등으로


순서를 정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1.능이, 2. 표고, 3. 송이 버섯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서 음식 재료에 대한 기호는 달라질 수 밖에 없으나, 우리 선조들이 흰색을


좋아하고, 담박한 맛을 선호 하였다는 점에서 저는 전자의 순위에 더욱 점수를 줍니다.


송이는 해방 후 일본 수출로 귀한 선물감으로 대접을 받고 있으나, 송이향이 너무 강렬하여


다른 음식재료의 담백한 향과 맛을 휘어 잡는다는 면에서 3순위로 밀려 났습니다.



  더구나 그 맛이 담박(淡薄)하기로 이름난 차에 있어서는 그 맛에 대하여 다우님들께서


사로잡히시면, 차 고유의 중정(中正)의 아름다움(미학 美學)과 중용(中庸)의 정신을


혹여 잃어버리시 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

 


<서미두번(恕味杜 실사변+番)  :


모든 맛에 대하여 용서하는 마음으로 너그러이 대하면 되풀이함을 막을 수 있다.>라는


글귀를 감히 올려 드리나이다.

        


  끝으로 K-pop을 비롯한 한류열풍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걸그룹들과 청년그룹에 대하여


우리들이 짚어 보아야 하는 점은, 고구려 무용총의 고분벽화나 중국과 한국의 사서(史書)에 기록되어 


있는 것 처럼, 우리 민족의 가무(歌舞)에 대한 원형질적인 기질과 합하여,


그들 나름대로 적지않은 시간을  투자하고 뼈를 깍는 듯한 연습생 시절을 겪으면서 


음악,춤, 가사, 의상, 말하기와 홍보팀 등 각 방면의 전문가들로 부터 철저한 트레닝을 받은 덕분으로 


한류문화의 세계화에 앞장 설 수 있었다고 봅니다.


  

  한식 문화의 세계화와 더불어 한국 다례의 세계화의 과제가 우리들의 눈 앞에 주어진다면,


과연 저를 포함하는 우리 다우님들께서 우리들의 어린 걸그룹이나 청년그룹들 처럼


우뚝하시게 한류다례를 전파하실 수 있으시라는 것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한식문화의 제철과 현지 식재료를 통한 융통성과 자재로운 변신 처럼, 


한국 다례를 현지 상황에 알맞게 자재롭게 변신하시려면,  세상의 모든 맛에 대하여


융통성 있고 중정(中正)을 취하시는 포용력이 우선이라는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사무실의 황금소심(黃金素心)  :  동양란과 서양란의 교잡 개량종임



동목촌 야생녹차(왼쪽 다완)과  반분고수(班盆古樹) 보이차(오른쪽 다완)



귀얄문 다완에는 반분고수 보이차와 잘 익은 매실이 한알 들어 있슴

(이운해의 <부풍향차보>의 더울 때에 마시는 차+오매(烏梅)를 즉석에서 응용해 봄)



서미두번(恕味杜 실사변+番)의 갑골문체


***  용서할 서(恕)자의 갑골문을 보면, 같을 여(如)+ 마음 심(心)자의 합성자로 항상 남의 생각이나 마음가짐과 같은

  생각을 가지면 쉽게 그를 이해하고 또 용서할 수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 맛 미(味)자의 갑골문을 보면, 나무나 풀에서 얻는 과일이나 곡식을 입에 넣고서 맛본다는 뜻으로,

   갑골문은 수렵채취시대에서 농경시대로 넘어 오는 시대에 만들어졌슴을 알 수 있습니다.


*** 막을 두(杜)자는 제방이나 산사태 등을 나무 말뚝을 사용하여 막는다 라는 의미입니다.


*** 되풀이할 번(실사변+番)자는 실패나 실감개에 실을 여러번 되풀이해서 감는다 라는 뜻으로

      갑골문 탄생시에 의복이나 침구류의 길쌈이 이루어졌슴을 알 수 있습니다.




크기 별로 코펠을 뒤집어 놓고서 밤빗소리를 들으며 .......원두커피 내림과 에소프레소 커피 올림



대원군의 사저인 운현궁의 안채 현판(신관호 선생님의 글씨)





 

출처 : 백담 그 시절...
글쓴이 : 케엑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