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4. 18:04ㆍ여행 이야기
샴발라의 꿈 ... 구게왕국
&
옛부터 티벳 서쪽 지역에는 전설 한편이 구전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갈구하고 있는 이상향의 파라다이스 샴발라라는 곳 입니다..
어쩌면 끝없는 탐욕에서 파급된 일그러진 욕망 일수도 있고
순수하고 정갈한 본성에서 형성되는 편안한 마음자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
휘영청~ 비단 달빛이 저 계곡에 내려 앉으면
샴발라 환상의 성으로 향하는 길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 길은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반짝이고
발 밑으로는 보석들이 부딛치는 청량한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난 달이 되고 싶읍니다.
가슴 깊이 달빛 들여 마시고 그만 달이 되고 싶읍니다.
그런 곳을 찾아 언젠가는 회향하고 싶읍니다.
샴발라 환상의 성.
믿고 안 믿고는 각자의 몫이며
기다림의 인내심 또한 자신과의 싸움일 뿐 입니다.
그대여.. 내 곁에 서 주시지 않겠습니까?
샴발라 환상의 성을 향해
두 손을 꼭 잡고 동행해 주지 않겠습니까?
그곳 또한 당신이 있어야 완성될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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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거운 햇빛이 콩 볶듯 쏟아지고 있는 7월의 어느날.
신비한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져 있는
구게 왕국을 찾아 가는 길은 기대감에 울렁거렸습니다.
무엇인가가 벅찬 감동을 줄 것도 같고
무엇인가에 깊은 감명을 받을 것도 같았습니다.
그곳으로 향하는 18km의 길은
그렇게 호기심과 흥분으로 들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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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풍광은 황량함 그 자체였습니다.
산들은 황토색의 단일 색조로 이루워져 있고
뜨거운 햇볕 아래서 몸살을 앓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오밀조밀하고 기묘한 형태들은 감탄을 불러내게 합니다.
이름하여 土林.
흙으로 조성된 숲은 모퉁이 돌때마다 눈을 즐겁게 해 주었지요.
팔색조 같이 변화 무쌍한 내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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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봉우리들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내릴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 위의 세워진 집들이 사상 누각처럼 불안해 보입니다.
왕소금 섞어 만든 아이스크림?
왼지 내 말투를 닮은 것 같아
맛 또한 찝질하고 지루할 것 같군요.
&
저 산 꼭대기의 건축물이 왕이 기거하던 곳 입니다.
멀리서 올려다 보는 첫 인상은 왜소하고 초라해 보입니다.
저 곳이 대궐이고 궁전이라 일컬어 지는 곳 입니까?
저 곳이 그 시대 최고 존엄이 머물어 있던 곳 입니까?
배신 당한 듯 실망감이 밀려 왔습니다.
그러나 잠시후 그곳에 오르면서
그 규모와 형태에 절로 감탄이 쏟아 졌습니다.
여기서 Tip 하나.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레이"
그들은 이렇게 황량한 곳에, 이렇게 열악한 곳에,,
왜 저다지도 높은 곳을 찾아 새둥지처럼 자리를 잡았을까?
어떻게 이런 황량한 자연환경에서 곡물을 조달하였으며
어떤 방식으로 식수를 공급 받을 수 있었을까?
구게왕국의 역사 보다도 먼저 이런 궁금증이 앞장 섰습니다.
필요 이상의 걱정이 어쩔수 없는 내 덕목이랍니다.
누가 가난한 가장 아니랄까봐서...
8
이역만리에서 나그네가 찾아 왔습니다.
올려다 보고있는 그의 눈동자엔 호기심이 그득하지만
아직은 그곳에 스며있는 恨의 濕은 느낄 수 없고
다만 신기하고 흥미로울 뿐 입니다.
흙과 벽돌은 말이 없습니다.
천년을 그렇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자기 살을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서서히 녹여 먹으며
가늘고 길게 생존하며 버티고 있습니다.
아교풀 보다 더 끈끈하고 찰진 그 무엇인가가 흙에 스며들어
저 건축물들을 아직까지 결속시키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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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를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는 초입의 사원 앞에
누군가가 말뚝 박아 놓은 듯 서 있었습니다.
장승 같기도 하고 절집 사천왕 같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저 절의 내력을 말하는 안내문 같기도 하군요.
우리를 환영하는 듯한 그 모습에서
사원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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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이상한 부처님이 이곳에 계셨습니다.
파르초를 옷처럼 몸을 감싸고 얼굴만 내밀고 있었어요.
화려하지도 않고 장엄하지도 않았습니다.
근엄하지도 않고 엄숙한 분위기도 없었습니다.
미소가 맑아서 슬퍼 보이고
어린아이 얼굴처럼 천진해 보일 뿐 입니다.
문화 혁명 때 모택동의 홍위병들이 이곳에 난입해
부처님의 몸을 파괴해 버렸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두상을 찾아와 이곳에 모셨 놓았다 하는군요.
홍위병들도 저런 미소의 얼굴은 차마 파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는 합장을 하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부처님의 맑은 자비심이 내 속을 그득 채우는 것 같았어요.
티벳에서 가장 소박하고 꾸밈없는 부처님을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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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 이쯤해서 우리 역사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서기 895년 티벳의 토번왕국 수도 라싸에서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란달마 왕이 자객이 쏜 화살을 맞고 세상을 떠난 것이지요.
왕국은 극심한 내란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수 차례의 왕위 쟁탈전에서 패한 지더니마(吉德尼瑪)왕자가
아리(阿里) 지역으로 도피해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였지요.
후에 아리 지역을 세 부분으로 나눠 아들들에게 나눠 주었는데,
이들 나라가 라다크왕국, 푸란 왕국,그리고 구게 왕국이었다고 합니다.
구게 왕국은 지더니마의 셋째 아들인 더짜오(德朝)가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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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 왕성은 10세기부터 600여년 동안 계속 보수 증축돼 산 전체가
왕궁과 사원,방어시설과 주거지 등이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로 탈바꿈 했습니다.
총면적이 72만㎡ 동서 약 600미터, 남북 약 1,200미터 규모의 구게왕국은
건물 445체,토굴 879개,보루 58개,비밀통로 4갈래,불탑 28기 등이 남아 있는 거대한 유적지 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왕족들이 거주하던 황토산 꼭대기의 여름궁전과
추위를 피하던 지하의 동궁(冬宮)이 비밀통로로 연결되어 있었고.
산성 내부에 인공 터널를 상하로 파서 궁전까지 연결되도록 하였고
2km가량의 회전식 취수도(取水道)를 만들어 산위의 왕궁으로 물을 끌어 올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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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이 있는 황토산의 초입 바닥 지역에는
노예와 백성들이 살았던 300여개의 동굴 주거지와 오두막이 줄지어 있고,
산허리에는 귀족과 승려들의 거주지로
작은 사원과 전각,승방 등이 밀집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동굴 속을 들여다 보면 그 당시 난방과 취사에 의하여
검게 그슬려있는 벽면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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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헌에서 구게왕국을 금은 보화가 넘쳐나는 부유한 곳 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네팔로 통하는 교통요충지와 무역거점 도시로 써 중요한 역활을 하였으며
수 Km 떨어져 있는 수트레지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관개 공사를 완성하여
척박한 땅에서도 목축과 곡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왕궁 주변에서는 사금과 바위소금이 채취 되었다 하는데
귀한 특산물을 생산하고 무역하여 번영을 누렸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수트레지강 기슭에서 대규모의 옛날 금광자리가 발견 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부를 바탕으로 구게 왕조는 16대 700년이란 세월을 번영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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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이라....
그렇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던 구게왕국도 1635년 허무하게 무너져 내립니다.
지금껏 멸망에 대한 미스터리가 완전히 풀리고 있지 않지만
대략 케시미르에서 침공한 라다크 군대에 의해서 였다고 합니다.
구게 왕국의 스토리는 드라마틱 합니다.
생성 동기부터 멸망하는 과정이 소설처럼 드라마틱 합니다.
구게왕국의 위성도시들을 하나 둘 무너뜨리며 진격하던 라다크 군은
드디어 왕궁 앞에 이르렀고 항복할 것을 권합니다.
구게의 마지막 왕 조다크와 그의 백성들은 성문을 굳게 닫아 걸고 필사의 저항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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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군을 총력을 다해 공격 하지만
깍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형성된 성은 철옹성 같았습니다.
활을 쏘아도 목적지에 닿지않고 흙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화공에도 끄덕 없었습니다.
더우기 위로 향하는 길은 몹시 좁아서 다량의 군사들을 공격에 투입할 수도 없었습니다.
구게 사람들은 승려까지 나서서 용감하게 전투에 임했지요.
날이 갈 수록 라다크 군은 피해가 늘어났고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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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군은 구게왕이 잘 볼수 있는 지점을 택해 보를 쌓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였고 관측을 위한 것도 아니였습니다.
포로로 데려온 백성들을 처형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보가 충분하게 높이 쌓인 후 부터 학살이 시작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끌려 올라온 백성들은 이곳에서 목이 짤렸고
몸과 머리는 분리된채 보 밑으로 떨어져야 했습니다.
하루하루 시체는 수북히 쌓여갔고 뜨겁고 건조한 태양 아래서 미이라로 변해갔지요.
언제까지 이런 학살이 계속될 지 누구도 갸름할 수가 없었습니다.
희생시킬 생명들은 얼마던지 준비되어 있었으니까요...
창문으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왕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눈물과 피를 토하며 생각과 생각을 거듭한 후 결단을 내렸습니다.
나하나 죽어서 저 많은 생명을 구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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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다코왕은 드디어 문을 열고 항복을 하였습니다.
라다크 군은 꺼리낌없이 굶주린 늑대처럼 성 안으로 진입하였습니다.
그들에게는 자비도 없고 온정도 없었습니다.
길거리와 집안의 벽은 붉은 피로 물들기 시작 했습니다.
생명을 지닌 모든 것 들은 노리개 처럼 죽임을 당했고
붉은 피를 지닌 생명체들은 그것을 모두 내뱉어야 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앗아 갔습니다.
모든 것 들이 괴멸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죽어가며 염원하는 샴발라로의 회향은
그들도 감히 파괴하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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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는 이제 만감이 교차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가족들의 손을 꼭 잡고 그들은 어디에서 정착하고 있을까?
절대절명의 공포를 극복하고 이제는 미소를 머금을 수 있을까?
나그네는 황량한 지평선을 바라보며 샴발라의 존재를 생각해 봅니다.
그곳은 꼭 있을 것 입니다.
외롭고 슬픈 사람들을 위하여 그런 곳은 꼭 있어야 합니다.
내가 그곳에 갈 수 없다 하여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런 곳은 꼭 필요한 곳 이니까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있던 구게왕국이 이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1900년 초 영국의 탐험대에 의하여 구게왕국이 발견되었고
1970년 부터 발굴과 복원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구게 왕국... 그 현실 앞에 서 있는 내가 신기 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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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중턱 어디메쯤에 이르니 심장을 쌓아 놓은듯한 모습이 나타 났습니다.
온기를 불어 넣으면 금방이라도 펄떡일 것 같았어요.
*
한 평생
네 심장 내 심장 섞고 살다가
혹 누군가 먼저 떠나가게 된다면
우린 이런 염원을 세우리.
난 고운 미소로 당신께 스며들어...
예쁘고 행복하게 심장에 스며들어...;
한개로 섞인 것에 감사하리라.
이제 일심 일체가 되었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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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 왕국은 목재가 생산되지 않는 곳 입니다.
그러나 건축물 일부에서 목재 사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귀한 것을 히말라야 산을 몇개씩 넘어 네팔에서 수입된 것들 입니다..
왕궁과 사원 그리고 엄선된 공공 건물에 사용 되었겠지요.
장소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니
그 머무를 곳을 잘 선택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정치인들의 줄 서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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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이 이제는 앙상한 뼈로 변한체 서 있습니다.
살과 뼈가 함께 어우러져 강건했던 시절,
저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 놓고 지나는 사람들과 담소하던
구게 사람들 모습을 상상해 보고 그 앞에서 우둑허니 상념에 들어 봅니다.
아이와 노인.. 부인과 남편.. 그리고 사춘기 철부지들..
사람 사는 곳이라 그때나 지금이나 이심전심으로 흐르는 것이 있습니다.
희노애락... 탐진치.. 사랑과 믿음... 본능과 질서... 등등...
허허~ 빠진 것이 있네요.
그리움과 기다림.
그래서 나같은 돌팔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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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로 올라 갈 수록 경사는 더욱 가파로워지고 방어시설이 추가 됩니다.
징검다리 건너듯 길을 가야하는 곳도 있고
길이 끊긴 것 같은데 오르고 내리면
저쪽 한 귀퉁이에 좁은 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곳 저곳에서 왕궁을 보호하는 계산된 설계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유사시 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나도 돈이 좀 있다면 분산투자로 노후를 준비 할텐데...
그것 두쪽밖에 가진게 없으니...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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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는 좀 쉬면서 숨을 돌려야 겠습니다.
마침 전망 좋은 곳에 건축물 축대가 놓여 있군요.
그곳에 앉아 주인이 된 듯 느긋하게 밑의 세상을 내려다 보렵니다.
마음이 절로 트이는 것 같군요.
밑의 세상을 무심히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
구름과 눈 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것.
문득
부러운 것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마음 속에 모든 것이 포용될 듯 하였습니다.
나...神仙?
푸하하하~ 구게 사람들이 웃을 것 같군요.
&
저 계단 끝은 터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산 꼭대기 왕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유사시 터널을 막아 버리면 왕궁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변합니다.
이곳에 왕궁을 세운 것은 최 우선적으로
적으로 부터의 보호와 안전을 목적으로 설계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하고 끈질겨도 세상사 흥망성쇠에는 답이 없습니다.
끊임 없이 변하는 것이 사바세계의 본질 이니까요..
&
당신을 만난 후
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당신 목소리는 바람되어 주인인 듯 들락이고
구멍 마디 마디에
퀭한 어지럼증, 가부좌 틀고 앉아있다.
우리가 만난 후
당신 가슴에도 구멍이 뚫려 있을까?
내가 바람이 되어
아니면 어지럼증이 되어
당신 가슴으로 달려갈 수 있을까?
이별 그 후
내가 울거나 말거나... 아프거나 말거나
어제도 오늘도
당신은 어지러운 바람되어
날 죄인 다루 듯 흔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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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나서면 그리 넗지도 않고, 그리 좁지도 않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왕이 거처하던 건물과 사원의 작은 건물입니다..
검소하다 못해 초라할 정도 입니다.
계단 따라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꽤 많은 건물들의 잔해를 볼 수 있지요.
왕족들이 모여 살던 곳 이랍니다.
그 시절 구게왕국 최고 실세들이 머물던 화려한 곳.
지금은 무심한 바람과 따가운 햇빛이 어스렁 거리고 있었고
먼 곳에서 찾아온 나그네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이 배회하고 있을 뿐 입니다.
&
넓은 건물터가 눈에 들어 옵니다.
강단? 병영시설? 다용도실?
지붕이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
건물의 용도가 무엇인지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들은 건축물의 지붕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나무가 이지역에서 생산 안되니 그것은 특별한 사치품이었으며
넓은 잎과 줄기를 가진 식물들도 없었으니
넓은 공간의 면적을 덮어야하는 지붕은 어떤 형태 였을까요?
혹시 지붕이 해결 안되어 건물들의 형태가 작은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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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게 왕의 침실.
믿기지 않을 만큼 작은 공간이고 볼품이 없습니다.
그 옛날 화려한 장식들을 상상해 봐도 도무지 매칭이 되지 않는군요.
지금 벽면에는 몰지각한 낙서들이 난무하고 있고
여기저기 깨지고 찢어지고 파여가고 있습니다.
다만
왕국의 희노애락이 겹쳐 흥분 되던 밤..
소소한 걱정으로 쉽게 잠들지 못 하는 밤..
이런 을시년한 그 시절의 고민이
지금의 모습위에 오바랩 되어오는군요.
&
퀭~ 한 눈동자가 밑의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저 곳에서 600년간 백성들을 통치했고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했고
그들의 아픔을 다둑거려 주던 곳 입니다.
그렁 그렁~ 눈물 맺힌 눈동자가 밑을 보고 있습니다.
목이 짤려 죽어가는 백성들을 내려다 보며
무덤 속 앙상한 뼈처럼
그렇게 고독한 눈동자가 머물었던 곳 입니다.
온갖 회한이 스며있고
온갖 염원이 배여 있는 곳.
그래서
오늘 날 저 모습은 우리에게
온갖 애틋한 연민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
나도 밑을 내려다 보니 공사 차량 한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라다크 군이 성을 애워싸고 진을 치고 있던 곳 입니다.
이제 그 잔인한 함성은 물러가고
아이와 여자와 가족들의 비명소리도 메아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성은 폐허로 변했고 그것도 차츰 슬어져 가고 있고 있습니다.
- 형상을 가진 모든 것들은 머물지 않고 흘러가노니 -
경전 한귀절이 피부에 와 닿는 곳 입니다.
그래도 인걸은 사라져도 그 濕은 아직껏 남아 있나 봅니다.
내가 이렇게 만감이 교차하며
생명을 음미하고
오늘이 있음에 감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누군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구게 왕국이 어떻게 생겼냐고...
남미 여행을 한 친구인지라 이렇게 대답해 주었지요.
-- 한마디로 말해 흙으로 조성된 마추픽츄라고 --
공중에 매달려 있는 모양새며
몇백년동안 잊혀져 있었던 내력.
적들이 침공하기 힘든 난공불락의 요새.
몰락의 원인이 수수께기에 쌓여있는..
산으로 올라가면서 내려다보는 구게왕국의 옛터는
그 시대의 영화를 짐작하고 갸름할 수 있습니다.
산 전체가 유적지 덩어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유지 보수가 끝난 후.
이 세계적인 유적지로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습니다.
옴마니반매홈을 암송하며...
&
저 산과 구름 그리고 바람.
천년두고 변함이 없네.
혹
당신이 환생해 내가 되지 않았을까?
저 모습들이 그리워
내 탈을 쓰고 고향에 찾아온 것은 아닐까?
저 산과 구름 그리고 바람.
더불어 그리움.
천년두고 변함이 없네.
&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던 구게 왕국.
입과 귀를 통해서만 전해져 왔던 구게왕국.
그래서 전설 속의 이상향으로 미화 되어왔던 바로 그 왕국.
지금 보니 전해져 내려왔던 이야기가 아니였습니다.
안타까운 역사를 지닌 일개 국가 였으며
슬프게 생을 빼앗긴 민초들이 머물던 삶의 터전이였습니다.
구게 왕국 출입문 근처에 또 하나의 유적지가 있었습니다.
철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가면 시체를 넣어 둔 동굴이 나옵니다.
전쟁 때 살해당한 구게 사람들 이라고 합니다.
입구를 들여다 보니 뼈들이 놓여 있고 썪는 냄새가 진동하였어요.
이곳은 고원지대라 무척이나 건조한데
신기하게도 이 동굴은 기후 영향을 받지않고
시체들이 밀랍형태의 제리처럼 변하여 몇백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구게 왕국은 신기 하기만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상상력을 부추기고 감성을 자극하고 있군요.
&
내려 가는 길.
시간의 벽이 성큼 성큼 걸어와
당신과 내 앞에 우뚝 섰습니다.
벌써 시절인연이 다한 모양 입니다.
이제 우리는 숙명처럼 이별을 해야겠지요.
당신은 과거 속으로.. 나는 현실 속으로..
당신의 아픈 기억들을 내게 주시고
당신의 미련과 후회를 벽 앞에 놓아 두시고
다만 편안한 사랑조각들을 챙기시어
과거 속으로 고히 떠나가 주서소.
언젠가 또 한번 시절 인연이 닿는다면
과거인 듯 ... 현실인 듯 ...
아니면 꿈길인 듯 ...
벽 앞에서 우리 재회하여 봅시다요.
&
마지막 순간 새가 되고 싶었던 구게왕국 사람들.
훨훨~ 샴발라로 날아가 보금자리를 꾸미고 싶었던 사람들.
참살을 당하면서도 내일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
여기 위로하 듯 새 한마리 찾아 왔습니다.
어쩌면 환생과 환생을 거듭하고 있는 구게왕국 사람은 아닐까요?
간절함이 습으로 남아 한 맺힌 모습으로 찾아 온 것은 아닐까요?
구게 왕국.
그 곳에서 거주하던 사람들 모두가
샴발라 성에서 안주하고 있기를 염원해 봅니다.
그것이 안되면 훨훨~ 날아 다니는 새라도 되기를 빌어 봅니다.
&
달빛 쏟아지는 날... 과연 내가 샴발라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보름 달밤을 지키며 살까요?
아니면... 현실에서 자그마한 만족을 껴 안고 행복해 할까요?
우리는 별밤 달밤을 잊고 살고 있습니다.
어쩌다 그리워 할 뿐이지요.
우리가 고민해야 할 샴발라의 꿈.
화두처럼 꼭 지니고 성찰하시길 빌어 봅니다.
*
게제된 글 중 일정부분은 위키 백과사전, 인터넷, 각종 문헌 등 에서 발췌하였고
나름 각색하여 재 구성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
글/사진 ... 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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