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력본원설 장휘옥 著/불교시대사 아미타불의 48원을 통해 그 서원의 힘에 착안하여 타력설(他力說)을 주장한 사람은 담란(曇鸞)이다. 그는 <왕생론주(往生論註)>하권에서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아미타불의 본원력(本願力)'이라 규정하고 증거로 세 개의 원(願)을 들었다. 첫번째 제 18원을 들어 "부처님의 원력에 의하기 때문에 십념(十念)의 염불로 곧바로 태어날 수 있으며,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미망의 세계인 삼계(三界) 윤회를 면하고, 윤회하지 않기 때문에 재빨리 깨달음을 얻는다." 하였다. 두번째로는 제11원을 들어 "부처님의 원력에 의하기 때문에 다시 퇴전하지 않는 경지인 정정취(正定聚)에 머물고, 정정취에 머물기 때문에 반드시 깨달음(滅度)에 이르러, 다시는 이 세상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다."고 하였다. 마지막 세번째 증거로는 제22원을 들어 "부처님의 원력에 의하기 때문에 점차 수행해서 오르는 십지(十地)의 보살행을 초월해서 곧바로 보현보살의 공덕을 닦는다."고 하였다. 이 가운데 제18원을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증거, 나머지 두 원은 다시는 퇴전함이 없는 경지에 머물러, 부처님의 깨음을 얻을 수 있는 증거로 삼았다. 부처님의 원력에 주목한 담란의 타력설은 도작(道綽)에게로 이어졌다. 도작은 <안락집> 상권에서 "부처님을 믿는 인연으로 정토에 태어나기를 원하고 마음을 일으키며 공덕을 닦고 갖가지 수행을 행할 때, 부처님의 원력으로 즉시로 정토에 태어나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곧바로 대승의, 퇴전함이 없는 경지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도작의 타력설은 말법사상과 부처님의 서원의 결합하여 더욱 강조되었다. 이러한 본원의 강조는 다시 선도의 <관무량수경소>에 명확히 나타난다. 그는 현의분에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위제희부인의 청을 받아들여 널리 정토의 요문(要門)을 설하여 아미타불(安樂의 能人)은 별의(別意)의 홍원(弘願)을 현창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홍원이란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것으로서, 정토에 태어나는 자는 어떠한 선악의 어리석은 자라도, 모두 아미타불의 대원(大願)의 작용으로 부처님의 가피(增上緣)를 입지 않는 자가 없다."고 설하였다. 이것은 타력의 본원을 단적으로 잘 말해 준다. 그는 다시 정영사 혜원 등이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을 9종류로 나누고, 어느 것이나 성자(聖者)라 한 설을 들어 하나하나 비판해서, "지금 하나하나의 경문을 들어 그 증거를 밝힌 것은, 현재 선악의 어리석은 자들로 하여금 마찬가지로 9부류(九品)의 혜택을 얻게 하고 싶어서다. 믿음을 내어 의심이 없을 때는, 부처님의 원력으로 모두 태어날 수 있다."고도 하였다. 담란에서 도작으로 이어진 부처님의 본원력, 즉 타력은 분명히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선도의 비판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아미타불의 원(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선도가 문제 삼았던 정영사 혜원의 주장은 <관무량수경의소>에서, 정토에 태어나기 위한 방법은 설하지만, 그것을 부처님의 원력의 구제라고는 설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오직 수행자의 자력(自力)이 문제였을 뿐이다. 따라서 정토에 태어나는 사람의 9품(品)을 설명할 때도 상품의 셋은 대승의 사람, 중품의 셋은 소승의 사람, 하품의 셋은 대승 시학(始學)의 사람이라 할 뿐, 부처님 본원의 힘을 어느 정도 빌리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러한 경향은 혜원 이후에도 거의 일반적이다. 그래서 담란이나 선도 의 특이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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