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라자가하에 방랑 수행자인 산자야가 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산자야 아래에서 청정한 수행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두사람은 서로 ‘먼저 불사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알려주도록 하자’고 약속을 하였다.
어느날 사리뿟따는 탁발하고 있는 앗사지 비구를 보았는데 그는 앞으로 갈 때도 되돌아가 갈 때도, 앞을 볼 때도 뒤를 볼 때도, 팔을 펼 때도 굽힐 때도 의젓한 몸가짐으로 눈은 아래로 뜨고 호감이 가는 태도로 걷고 있었다. 사리뿟따는 앗사지 비구의 이런 수행자다운 행동거지에 이끌려 그를 따라가서 물었다.
“존자여, 그대의 얼굴은 아주 맑고 빛납니다. 그대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누구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까?”
“샤까족에서 출가하신 위대한 사문이 계시는데 그분은 부처님이십니다.
나는 부처님께 출가를 하였고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대의 스승의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가르침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벗이여, 나는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르침과 계율에 초년생입니다. 그대에게 가르침을 온전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간단히 그 뜻을 말할 수는 있습니다.”
“존자여, 많든 적든 저에게 말해 주십시오. 뜻만 말해 주십시오. 많은 수식보다는 그 의미를 듣고 싶습니다.”
이에 앗사지 존자는 말하였다.
“모든 것은 원인으로부터 생긴다고 여래는 그 원인을 말씀하시고, 그리고 그 소멸을 말씀하셨습니다. 위대한 사문은
이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사리뿟따는 이런 간결한 표현의 담마를 들었을 때 티없는 진리의 눈이 열렸다.
그래서 ‘생겨난 것은 무엇이든지 소멸하게 마련이다.’ 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말하였다.
“이것이 참으로 담마 23)라면,
우리들이 무수한 겁 동안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슬픔 없는 길을 그대는 꿰뚫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리뿟따는 목갈라나를 찾아갔다. 사리뿟따를 보고 목갈라나는 말하였다.
“벗이여, 그대의 감관은 아주 깨끗하고 안색은 맑고 빛납니다. 불사의 경지라도 얻었습니까?”
“그렇습니다, 벗이여, 나는 불사의 경지를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대는 어떻게 불사의 경지를 얻었습니까?”
이에 사리뿟따는 앗사지 존자와의 만남과 그가 들려준 이야기를 그대로 말해주었다.
이에 목갈라나는 말하였다.
“벗이여, 부처님께로 갑시다. 이 분이 우리의 스승입니다.”
“그렇지만 벗이여,
여기 250명의 방랑 수행자들은 우리에게 의지하고 우리 때문에 여기 머물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말하여 그들 뜻대로 하도록 합시다.”
그들은 방랑 수행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벗들이여, 우리들은 부처님께로 가려고 합니다. 부처님이 우리의 스승입니다.”
“우리들은 존자님들이 여기 있기 때문에 존자님들을 의지하고 여기 있습니다.
존자님들이 위대한 사문에게 출가하신다면, 우리 모두도 위대한 사문에게 출가하겠습니다.”
그래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250명의 방랑 수행자들을 데리고 부처님이 계신 대나무 숲으로 향하였다.
부처님은 사리뿟따와 목갈라나가 오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두사람, 꼴리따와 우빠띳사24)가 오고 있다. 이들은 나의 중요하고 훌륭한 한 쌍의 제자가 될 것이다.
이미 깊고 심오한 지혜의 경지에 이르렀고,
집착을 소멸하여 위없는 해탈을
이미 이룬 두 사람에게 부처님은
대나무 숲에서 말씀하셨네.
저기 두 사람.
꼴리따와 우빠띳사가 오고 있다.
이 한 쌍의 제자는
나의 중요하고 훌륭한 제자가 될 것이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인사를 드리고 말하였다.
“부처님, 저희들은 부처님께 출가하여 계를 받기 원합니다.”
“오너라, 비구여, 담마는 잘 설해져 있다. 괴로움의 완전한 소멸을 위하여 청정한 수행을 닦아라.”
그들은 이와 같이 모두 부처님께 출가하여 계를 받았다.
※주석 : 22)이와 같이 최초의 사원인 죽림정사는 빔비사라왕의 대나무 숲 기증에 의하여 많은 건물이 들어서게 되었고, 이곳을 중심으로 부처님 교단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해 갔다. 대나무 숲에 지었으므로 죽림정사로 한역됨.
23)여기서 담마의 뜻은 좁은 의미로는 부처님의 가르침, 넓은 의미로는 진리의 뜻
24)꼴리따(Kolita) 는 목갈라나의 속명, 우빠띳사(Upatissa)는 사리뿟따의 속명이다. 아소까왕의 바이라트 각문에 언급된 경전인 ‘우빠띳사의 질문’은 사리뿟따를 말함.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부처님 교단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제자가 됨. 이로써 부처님 교단은 1,250명이 넘는 대 교단이 되었다. 교단은 초창기부터 빔비사라왕의 지원과 상류계층의 훌륭한 가문의 자제들의 대거 출가, 그리고 다른 교단 수행자들의 개종으로 그 기초를 튼튼히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