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 - 암릉등반 / 월간 산 기사

2014. 5. 3. 23:47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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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등반 코스가이드 | 도봉산 오봉] 머리에 감투 얹은 다섯 암봉 잇는 초보자급 암릉

북한·도봉에서 최고 인기 루트 … 사이봉 하강은 국내 최고 수준월간산 | 글·한필석 편집장 | 입력 2014.05.02 14:51


↑ [월간산]1 제1봉 정상에서 크랙을 따라 안부로 내려서고 있다. 멀리 북한산이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산세를 보여주고 있다. 2 제2봉과 제3봉을 연결한 티롤리안브리지 등반.

    도봉산 오봉은 도보산행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암봉이다. 송추 남능선 상의 여성봉과 도봉 주능선 사이의 660m봉에서 서쪽으로 갈래 친 오봉 능선은 1926년 임무와 일본인 이이야마 다쓰오가 제1, 2, 3봉을 초등하고, 1930년 영국인 크리프 휴 아처와 맥크리가 4, 5봉을 초등했으며, 1938년 김정태와 엄흥섭이 제4봉과 5봉을 재등한 고전적인 암봉으로, 1960년대 들어 암벽등반 붐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도 초보 클라이머를 위한 암벽 훈련장으로 인기가 높은 암벽이자 암릉이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슬랩, 크랙, 침니 등 다양한 형태의 루트를 경험할 수 있을뿐더러 직벽과 오버행 등 다양한 암벽에서의 하강과 티롤리안 브리지 등반기술까지 배울 수 있는 암장이기 때문이다. 능선 남쪽의 계곡 일원은 아늑한 데다 샘까지 갖추고 있어 취사야영 허가제 전까지는 산악인들에게 인기 높은 산중 캠프장이기도 했다.

   또한 매 피치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짤막해 암릉등반을 막 시작하는 초보자를 동행한 등반지로도 적격이고 조망이 뛰어나다. 제1봉에서 5봉으로 향하는 사이 왼쪽으로 북악산에서 보현봉을 거쳐 망경대, 백운대, 인수봉 그리고 영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은 물론 왼쪽으로 서울시내, 오른쪽으로 양주시 일원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봉 리지는 위쪽 제1봉에서 아래쪽 5봉에 이르기까지 다섯 암봉이 줄지어 늘어서 있지만 실제 등반은 제3봉 하강부터 시작한다. 무인산불감시초소 옆에 쉼터가 마련돼 있는 제1봉에서 제3봉까지는 로프 없이도 이동이 가능하다. 단, 1봉을 내려설 때 크랙 왼쪽 바위가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제3봉에 올라서면 제4봉의 웅장한 감투바위가 웅자를 드러낸다. 하강 포인트에서 30m 길이의 로프 하강을 마치면 V형 바위골. 안부에 튀어나온 바위 위에서 4봉 바위 위쪽 크랙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몸을 끌어올리면 각이 한층 세진 페이스에 접어든다. 이후 좌측의 짤막한 크랙에 왼발을 집어넣고 일어서면서 오른쪽 크랙으로 옮겨가 좌향 크랙 끝까지 올라서면 두 번째 볼트에 닿고, 여기서 상단 오른쪽 크랙에 진입해 우향 크랙을 타고 오르면 약 5m 길이의 완경사 슬랩으로 진입한다.

    제4봉 감투바위는 대각선으로 길이 나 있으나 등반성이 거의 없어 대개 지나친다. 감투바위를 오른쪽에 끼고 돌아서면 널찍한 테라스. 조망 좋은 이곳에서 점심이나 간식을 먹은 뒤 5봉으로 향한다. 감투바위를 돌아서면 나타나는 피톤에 확보한 다음 뜀바위 구간을 넘어서도록 한다. 뜀바위를 지나 소나무 쪽으로 다가서면 하강용 볼트가 보인다. 10m쯤 자일 하강하면 사이봉 직전의 안부로 내려선다.

    4봉과 5봉 사이에 있다 하여 이름지어진 사이봉에 올라서면 30m 높이의 오버행 구간을 자일 하강해야 한다. 또는 사이봉 직전 바위굴을 빠져나가 소나무에 자일을 걸고 자일하강한다. 하강이 어려운 상황이면 사이봉 밑에서 우회로를 따르도록 한다.

    사이봉을 내려선 다음 널찍한 홈통 형태의 바위를 거슬러 오르면 제5봉 감투바위 아래에 닿는다. 감투바위는 중간확보물이 없으므로 주의해 등반하도록 한다.





↑ [월간산]


   상투바위 정상에서는 곧바로 하강하면 로프가 잘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60m 로프 2동으로도 바닥까지 내려설 수 없으므로 감투바위 아래 확보 포인트에서 한 번 끊은 다음 자일하강한다.

    오봉은 실제 등반거리는 짧지만 하강 구간이 많아 시간이 제법 걸린다. 3인 1조 기준 3시간 정도 잡으면 여유 있다.

위치

도봉산 오봉 능선 서측

소요시간

3시간(3인 기준)

소요장비

로프 2동(60m 기준), 프렌드 1조, 슬링 중 2개

접근

우이암을 지나 두 번째 안부 사거리(우이암에서 약 20분)에서 왼쪽 사면길로 접어들면 아늑한 계곡 상단부에 닿는다. 이곳에 위치한 오봉샘에서 식수를 준비한 다음 위쪽으로 뻗은 산길을 따르면 능선에 올라선 다음 제1봉으로 접어든다. 약 2시간 소요.

도봉동에서는 도봉서원을 지나 왼쪽 계곡길을 따라 도봉주능선 상의 안부 사거리에 올라선다. 이후 오봉샘을 거쳐 접근한다. 1시간30분. 송추 방면에서는 송추계곡 초입에서 오봉탐방안내소를 거쳐 여성봉 능선을 타고 올라서면 오봉 제1봉 아래 닿는다. 약 1시간30분 소요.





↑ [월간산]

탈출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침니나 크랙을 따라 암릉 왼쪽으로 우회나 탈출이 가능하다.

하산

제5봉을 하강하면 모든 등반은 끝난다. 하강 종료지점에서 낙석이 많은 급경사 내리막을 20m쯤 내려서면 등산로에 닿는다. 여기서 오봉을 왼쪽에 끼고 산길을 계속 따르면 오봉샘이나 오봉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과 만난다.

교통

어느 길을 따르느냐에 따라 접근법이 다르다. 도봉동에서 접근할 경우 국철이나 지하철 7호선을 타고 도봉산 입구까지 접근한 다음 도보로 이동한다. 우이능선을 경유할 계획이라면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하차해 우이동행 노선버스로 환승토록 한다. 여성봉을 경유한다면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출구에서 송추행 34번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송추계곡 입구에서 하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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