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말 북쪽 말>남과 북의 띄어쓰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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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말 북쪽 말> 남과 북의 띄어쓰기(3)  어문규정자료마당 

2009/04/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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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말 북쪽 말>

남과 북의 띄어쓰기(3)


이대성(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지난 호에서는 남과 북의 체언의 띄어쓰기를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용언, 즉 동사와 형용사의 띄어쓰기를 알아보기로 한다.

체언에서도 그러했지만 용언에서도 북이 남에 비해 붙여 쓰는 일이 많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1)>

토가 붙은 자립적인 동사나 형용사가 다른 자립적인 동사나 형용사와 어울린것은 원칙적으로 띄여쓴다.

들고 가다, 가면서 말하다, 들어서 올리다, 붉게 타다, 깨끗하여 좋다, 용감하고 지혜롭다.

맑고 아름다운 강산, 슬기롭고 용감한 우리 인민


이 조항은 남북의 띄어쓰기 기본 원칙인 “단어와 단어는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조항에 정확히 부합하는 내용이다. 즉, 자립적인 동사나 형용사가 이어 나오면 띄어 쓴다는 원칙에는 남이나 북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북에서는 다음의 몇 가지 예외 조항을 두어 붙여 쓰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씩 살펴보자.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1)>

<고>형의 동사가 다른 동사와 어울려 하나의 동사로 녹아붙은것은 띄여쓰지 않는다.

짜고들다1), 먹고떨어지다, 밀고나가다, 들고뛰다, 캐고들다, 타고나다, 놀고먹다, 들고치다2), 파고들다, 안고뭉개다


이는 합성어 또는 ‘합성어적인 말’들은 붙여 쓰도록 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합성어란, 말 그대로 새로 하나의 단어가 된 것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문제는 무엇이 합성어이고, 무엇이 합성어가 아닌지를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남에서는 대개 국어사전, 특히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렸는지 여부에 따라 띄어 쓸 것인지 말지를 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는 편의상 그런 방식을 적용할 뿐이지,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다고 해서 ‘합성어가 아니다.’라고 할 언어학적 근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에서는 지금 당장 사전에 싣더라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을 만큼, 언중들 사이에서 마치 하나의 단어처럼 굳어져서 쓰이고 있는 말들도 ‘합성어적인 말’로 보아 붙여 쓰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 조항에 보인 예들 가운데, ‘들고뛰다, 타고나다, 놀고먹다, 들고치다, 파고들다’ 등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모두 실려 있고, ‘짜고들다’는 <조선말대사전>에 실려 있는 말이다. ‘먹고떨어지다, 밀고나가다, 캐고들다, 안고뭉개다’ 등은 두 사전에 모두 없지만 사전 편찬자에 따라서 사전에 싣는다고 해도 그리 문제되지 않아 보이는 말들이다. 더구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먹고 떨어지다’가 ‘먹다’의 관용구로 올라 있는데, 이는 그만큼 이 말이 합성어에 가까움을 증명하는 것이다. 띄어쓰기에서 남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이 부분인데, 북의 규정처럼 어느 정도 언중들이 융통성 있게 띄어쓰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


<한글맞춤법 제47항>

보조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을 허용함.)

         ㄱ          ㄴ

  불이 꺼져 간다.   불이 꺼져간다.

  내 힘으로 막아 낸다.  내 힘으로 막아낸다.  

  어머니를 도와 드린다.          어머니를 도와드린다.

  그릇을 깨뜨려 버렸다.           그릇을 깨뜨려버렸다.

  비가 올 듯하다.                비가 올듯하다.

  그 일은 할 만하다.              그 일은 할만하다.

  일이 될 법하다.                 일이 될법하다.

  비가 올 성싶다.                 비가 올성싶다.

  잘 아는 척한다.                 잘 아는척한다.


본용언과 연결되어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을 ‘보조용언’이라고 하며, 이는 ‘보조동사’,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보조용언’은 반드시 ‘본용언’ 뒤에 나타나야 하며, 그 의미나 기능이 독립적이지 않고 본용언을 보조하는 데에 그치기 때문에 여느 단어에 비해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조용언’의 개념은 잘 모르더라도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특정한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너무 잘 어울려 쓰이는 바람에 아예 합성어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어서 더욱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3) 하지만 언어학적으로 ‘보조용언’은 별개의 단어로 분류되므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한글맞춤법>에서 보조용언은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되, 경우에 따라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언제 붙여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첫 번째는 보조적 연결어미4) ‘-어/-아’ 뒤에 보조용언이 쓰일 때이다. 즉, ‘꺼져 간다, 막아 내다’의 본용언 ‘꺼져, 막아’는 각자가 ‘꺼지-+-어, 막-+-아’로 분석되는데, 이때 쓰인 ‘-어’나 ‘-아’가 바로 보조적 연결어미이다. 이런 경우에는 ‘꺼져간다, 막아내다’와 같이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다. 반면에 ‘-어/-아’가 아닌 보조적 연결어미, 즉 ‘-게, -고, -지’ 등이 쓰였다면 붙여 쓸 수가 없다. 따라서 ‘읽고 싶다, 살게 하다, 입지 않다’ 등과 같이 띄어 써야만 한다. 이와 달리 북에서는 보조용언이 보조적 연결어미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대체로 붙여 쓰도록 하되, ‘-지’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띄어 쓰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남과 차이가 있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2)와 (3)과 (7)>

(2) <아, 어, 여>형의 동사나 형용사에 보조적으로 쓰이는 동사가 직접 어울린것은 붙여쓴다.

 돌아가다, 돌아치다5), 몰아내다, 볶아대다, 잡아쥐다

 젊어지다, 쓸어버리다, 들어보다, 애써보다, 적어두다

 베껴주다, 견디여내다, 버티여내다, 다녀가다

 반가와하다, 미워하다, 두려워하다

(3) <아, 어, 여>형이 아닌 다른 형 뒤에서 보조적으로 쓰인 동사나 형용사는 붙여쓴다.

 읽고있다, 쓰고있다, 맡고있다, 쉬고있다, 읽고계시다, 쓰고계시다, 맡고계시다, 쉬고계시다

 읽고싶다, 먹고싶다, 가고싶다, 듣고싶다, 읽는가싶다, 먹는상싶다, 될상싶다6), 아시다싶이, 보시다싶이7)

 하고나서, 끝나고나서, 읽다나니, 늙다나니8), 보고나니, 돌아다니다나면

 쓰고말다, 보고말다, 버리고말다, 가고말다, 나가자마자, 들어서자마자, 물어보자마자

 읽는가보다, 올가보다, 왔댔나보다, 알고보니, 써놓고보니, 세워놓고보니

(7) 토 <지>가 붙은 동사나 형용사가 다른 단어와 어울린것은 띄여쓴다.

 그렇지 않다, 이기지 못하다, 맞갖지 않다, 갈지 모른다

 마지 못해, 머지 않아, 못지 않다

 믿어마지 않다, 바라마지 않다, 그리여마지 않다, 존경하여마지 않다


위 (2)에서 ‘돌아가다, 돌아치다, 몰아내다, 쓸어버리다, 들어보다’ 등은 남녘에서는 합성어로 인정하고 있는 말이다. 따라서 이들은 남북이 공히 붙여 쓴다.9) 반면에, (3)에 보인 예들은 대부분 남에서는 띄어 써야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7)에 제시된 원칙은 남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따라서 남에서도 ‘-지’ 뒤에 나오는 보조용언은 띄어 써야 한다. 다만, (7)의 예 가운데 ‘마지못하다, 마지않다, 못지않다, 머지않다’ 등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합성어로 처리하고 있으므로 이들은 붙여 쓴다.10)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6)>

<듯, 만, 번, 법, 사, 척, 체…> 등이 붙은 동사나 형용사가 토없이 <하다>와 어울린것은 붙여쓴다.

 울듯하다, 들을만하다, 만날번하다11), 갈법하다, 웃을사하다12), 가는척하다, 아는체하다

 올듯말듯하다, 웃을사웃을사하다, 아는체마는체하다


<한글맞춤법>에서 보조용언을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한 두 번째는, 1음절 의존명사에 ‘-하다’나 ‘-싶다’가 결합한 보조용언(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쓰일 때이다. 학교문법에서는 1음절 의존명사 ‘듯, 법, 만, 성’ 등에 ‘-하다’나 ‘-싶다’가 붙은 ‘듯하다, 법하다, 만하다, 성싶다’ 등을 보조용언으로 다루는데, 이들은 그 앞에 나오는 본용언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북에서는 붙여 쓰는 것만 허용한다.


<한글맞춤법 제47항의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용언은 띄어 쓴다.

 잘도 놀아만 나는구나!  책을 읽어도 보고…….

 네가 덤벼들어 보아라.  강물에 떠내려가 버렸다.

 그가 올 듯도 하다.  잘난 체를 하다.


지금까지 남과 북에서 보조용언을 붙여 쓰거나 붙여 쓰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를 알아보았는데, 이처럼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에 속한다 할지라도 중간에 조사가 쓰였을 때에는 붙여 쓸 수가 없다. 두 말 사이에 일종의 구분 표지가 쓰인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본용언이 합성동사인 경우에도 보조용언과 붙여 쓸 수가 없다. ‘덤벼들다, 떠내려가다’와 같이 합성동사는 대개 음절 수가 많은데, 여기에 보조용언까지 붙여서 ‘덤벼들어보아라, 떠내려가버렸다’와 같이 쓰게 되면 한 어절의 음절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13) 이것이 위 <한글맞춤법 제47항 ‘다만’>의 내용이다. 그럼, 북에서는 어떠할까?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6)의 ‘그러나’>

<듯, 만, 번, 법, 사, 척, 체…>뒤에 토가 붙으면 <하다>는 띄여쓰기로 한다.

 갈듯도 하다, 오를만도 하다, 그럴법도 하다

 그럴만은 하다, 아는체를 하다, 웃을사는 한다

 올듯말듯도 하다, 웃을사웃을사는 한다, 아는체마는체를 한다


위 조항에서 보듯, 북에서도 중간에 조사가 쓰였을 때에는 띄어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용언이 합성동사인 경우의 띄어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따라서 본용언이 합성동사이더라도 북에서는 ‘덤벼들어보아라, 떠내려가버렸다’와 같이 붙여 쓰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밖에 용언이 이어 나올 때의 띄어쓰기와 관련하여 북의 규범에서 따로 언급된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4)>

<아, 어, 여>형의 동사나 형용사가 잇달아있을 경우에는 자립적인 행동의 단위마다 띄여쓴다.

 기여넘어가 살펴보다, 들어가 집어올리다, 만나보아 알고있다, 받아안아 덮어쌓다


이 조항은 합성어와 합성어, 즉 두 개의 본용언이 나란히 나올 때에는 띄어 써야 한다는 내용이다. 남에서도 같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0항의 2)의 (5)>

토 <나, 디, 고, 도, ㄴ…>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동사나 형용사가 겹친것은 붙여쓴다.

 크나큰, 기나긴, 머나먼, 높으나높은, 젊으나젊은, 깊으나깊은, 자나깨나

 달디단, 쓰디쓴, 높디높은, 깊디깊은, 차디찬, 넓디넓은

 넓고넓은, 멀고먼, 부르고부르는, 크고작은, 높고낮은, 주고받는

 가도가도, 오도가도, 길고도긴, 넓고도넓은

 긴긴 (밤), 먼먼 (옛날)

  [붙임] 그밖의 형태의 합친말, 겹친말도 이에 준한다.

 높으락낮으락, 이러쿵저러쿵, 죽을둥살둥, 이러니저러니, 들락날락, 왔다갔다, 들쑥날쑥, 본숭만숭, 앞서거니뒤서거니, 덮어놓고, 묻다못해, 하다못해, 보아하니


우리말에서 ‘-나, -디, -고’ 등과 같은 어미들은 같은 어간을 반복하여 그 뜻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같은 어간을 반복하는 만큼 아무래도 두 말의 긴밀성이 높게 느껴지므로 붙여 쓰려는 경향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 때문에 북에서는 일괄적으로 붙여 쓰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남에서는 어휘 개별적으로 합성어 여부를 판단하여 붙여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있다. 위에 보인 예들 가운데 남에서 붙여 쓰는 것과 띄어 쓰는 것을 나누어 보이면 아래와 같다.


붙여 쓰는 것: 크나큰, 기나긴, 머나먼, 다디단14), 쓰디쓴, 높디높은, 깊디깊은, 차디찬, 넓디넓은, 주고받는, 긴긴, 먼먼, 높으락낮으락, 이러쿵저러쿵, 이러니저러니, 들락날락, 들쑥날쑥, 본숭만숭, 덮어놓고, 하다못해, 보아하니

띄어 쓰는 것: 높으나 높은, 젊으나 젊은, 깊으나 깊은, 자나 깨나, 넓고 넓은, 멀고 먼, 부르고 부르는, 크고 작은, 높고 낮은, 가도 가도, 오도 가도15), 길고도 긴, 넓고도 넓은, 죽을둥 살둥, 왔다 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묻다 못해


다음으로 북의 띄어쓰기 규범에는 동사나 형용사가 명사나 부사 등과 어울린 경우의 띄어쓰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 가운데 남의 규범과 차이가 나는 부분만을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1항의 3)>

토없는 명사에 <답다, 거리다, 겹다, 맞다, 궂다, 적다, 어리다> 등이 직접 어울려서 형용사를 이루는것은 붙여쓴다.

 꽃답다, 남자답다, 청년답다, 녀성답다, 인민군대답다

 흥겹다, 눈물겹다, 정겹다

 심술궂다, 버릇궂다, 험상궂다

 멋적다, 맛적다, 열적다16)

 지성어리다, 정성어리다, 정기어리다, 피어리다


‘-답다’는 남에서 접미사로 인정하므로 이 말을 앞말에 붙여 쓰는 것은 북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북에서 ‘-적다’에 대응하는 ‘-쩍다’ 역시 접미사이므로 이 또한 남에서도 붙여 쓴다. 그러나 ‘겹다, 궂다, 어리다’ 등은 접미사가 아니므로 어휘 개별적으로 합성어인 것은 붙여 쓰고 아닌 것은 띄어 쓰는 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심술궂다, 험상궂다, 피어리다’ 등만 실려 있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1항의 4)>

토없는 명사에 고유어로 된 동사와 형용사가 직접 어울려서 하나의 동사나 형용사를 이루는것은 붙여쓴다.

 꿈꾸다, 춤추다, 잠자다, 짐지다, 셈세다, 숨쉬다, 금긋다, 걸음걷다, 뜸뜨다

 가살부리다, 극성부리다, 심술피우다, 익살피우다, 방정떨다, 엄부럭떨다, 소리치다, 활개치다, 굽이치다, 고동치다, 끝맺다, 시집가다, 맴돌다, 감사납다, 길치다, 힘차다, 주제넘다, 몸풀다, 눈팔다, 낯설다, 일삼다

 낯익다, 눈멀다, 힘들다, 빛나다, 유별나다, 끝나다, 한결같다, 낮같다, 류다르다, 눈부시다, 때늦다, 움트다, 싹트다, 해지다, 번개치다, 대바르다, 가슴아프다, 심술궂다, 남부럽다, 마음놓다, 의리깊다, 실속있다, 패기있다, 활기있다, 깊이있다, 무게있다, 쉴새없다, 맥없다, 힘없다, 례절없다, 눈치없다, 나많다, 꼴사납다, 나어리다, 발벗다, 수놓다, 마감짓다, 매듭짓다, 손대다, 밥먹다, 발맞추다, 꽃같다, 꿀같다

[붙임] 대명사나 그밖의 품사와 어울려 하나의 동사나 형용사로 쓰이는것도 이에 준한다.

 그같은, 이같은, 나보고, 너나들이하면서, 제자리걸음하고…

 곧이듣다, 내리누르다, 가로채다, 올리벋치다, 가로지르다, 냅다지르다, 냅다치다, 기껏해서


위 규정에서 ‘하나의 동사나 형용사를 이루는 것’이라 함은 합성어, 즉 하나의 단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을 붙여 쓰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남과 북이 합성어로 인정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차이가 있다는 점인데, 위의 예들 가운데 남에서는 띄어 쓰는 것들은 ‘짐 지다, 셈 세다, 숨 쉬다, 금 긋다, 걸음 걷다, 가살 부리다, 심술 피우다, 익살 피우다, 방정 떨다, 엄부럭 떨다, 활개 치다, 길 치다, 몸 풀다, 눈 팔다, 낮 같다, 번개 치다, 가슴 아프다, 마음 놓다, 의리 깊다, 실속 있다, 패기 있다, 활기 있다, 깊이 있다, 무게 있다, 쉴 새 없다, 예절 없다, 발 벗다, 마감 짓다, 밥 먹다, 그 같은, 이 같은, 나 보고, 올리 벋치다, 냅다 지르다, 냅다 치다, 기껏 해서’ 등이다.


<조선말규범집 띄여쓰기 제12항>

<앞, 뒤, 곱, 겹> 등이 동사나 형용사와 어울린것은 붙여쓴다.

 앞서다, 앞지르다, 앞당기다, 앞차다, 앞두르다

 뒤서다, 뒤늦다, 뒤떨어지다, 뒤쫓다, 뒤돌리다

 곱먹다, 곱가다, 곱돌다, 곱씹다

 겹쓰다, 겹쌓다, 겹입다, 겹차다, 겹싸다, 겹붙이다

  [붙임] <앞장, 버금, 다음, 으뜸>과 <첫째>도 이에 준한다.

 앞장서다, 버금가다, 다음가다, 으뜸가다, 첫째가다


북의 띄어쓰기 규범은 특정한 명사들이 다른 말과 어울려 쓰이면 곧잘 붙여 쓰도록 하는 경향이 있다. 명사의 띄어쓰기에서 ‘시간과 공간의 뜻을 추상적으로 나타내는 고유어명사’는 ‘학교앞, 대문밖’ 등과 같이 앞말에 붙여 쓰도록 하고 있으며, 대명사의 띄어쓰기에서 ‘자신, 자체, 전체, 모두, 스스로’ 등도 ‘나자신, 그들자체, 우리스스로’와 같이 붙여 쓰도록 하고 있다. 이런 말들은 전체가 하나의 덩이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조선말규범집>의 설명이다. 위 조항에서 동사나 형용사와 함께 쓰이는 ‘앞, 뒤, 곱, 겹’ 등도 그와 같은 이유로 붙여 쓰게 한 것으로 이해된다.

지금까지 용언이 형용사가 다른 말과 이어 나올 때의 남북의 띄어쓰기를 알아보았다. 남이나 북이나 예외와 허용 규정이 많아서 뜻하지 않게 설명이 복잡해졌다. 그만큼 현행 띄어쓰기 규정에는 손볼 것이 많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마침 남북의 통일 사전인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기회에 남녘과 북녘의 누구나 좀 더 편하게 쓰고 읽을 수 있도록 띄어쓰기 규정을 잘 다듬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호에서는 명사와 용언 밖의 품사들의 띄어쓰기를 살펴보겠다.


1) “단단히 잡도리를 하거나 미리 빈틈없는 계획을 세우고 달라붙다.” <조선말대사전>


2) “마구 치다.” <표준국어대사전>


3) ‘늘어나다, 돌아가다, 접어들다’ 등이 그 예이다.


4) “본용언에 보조용언을 연결하는 어말어미. ‘-아/어, -게, -지, -고’ 따위를 이른다.” <표준국어대사전>


5) “① 몹시 바쁘게 서두르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 ② (부정적인 목적으로) 어지러히 싸다니거나 돌아가다.” <조선말대사전>


6) ‘될상싶다’는 남녘의 ‘될 성싶다’에 대응하는 표기이다.


7) ‘보시다싶이’는 남녘의 ‘보시다시피’에 대응하는 표기이다. 북녘에서는 ‘싶이’를 보조용언 ‘싶다’의 활용형으로 보고, 남녘에서는 ‘-다시피’를 “‘-는 바와 같이’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로 본다.


8) ‘읽다나니’나 ‘늙다나니’와 같은 표현은 남녘에서는 생소한 표현이다. <조선말대사전>의 ‘나다’ 항에서는 “(동사의 ‘다’형, ‘고’형과 결합하여) 동사가 뜻하는 동작이 끝남을 나타낸다. | 듣고나면 눈앞이 확 트인다. / 허송세월을 하다나면 남는것이 없다.”와 같이 풀이되어 있다.


9) 보조용언이 ‘-어/-아’와 연결되는 구성 중에는 ‘젊어지다, 많아지다, 이루어지다’와 같은 ‘-어지다’ 유형과 ‘반가워하다, 두려워하다, 좋아하다’와 같은 ‘-어하다’ 유형이 있다. 남의 학교문법에서는 여기에 쓰인 ‘지다’와 ‘하다’를 보조용언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띄어쓰기에 한해서는 붙여 쓰는 것만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보조용언이긴 하지만 품사를 바꾸는 접미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에서도 붙여 쓰고 있음은 물론이다.


10)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지 않다’는 ‘-잖다’와 같이 줄어들면서 붙여 쓸 수가 있다. 즉, ‘그렇지 않다’를 ‘그렇잖다’로 줄여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줄어든 말 가운데에는 아예 한 단어로 인정받는 것이 있는데, ‘편찮다, 점잖다, 만만찮다, 맞갖잖다’ 등이 그런 예들이다.


11) ‘번하다’는 남녘의 ‘뻔하다’에 대응하는 표기이다.


12) “사17 [명] (불완전) 《‘ㄹ’규정형의 동사, 형용사 또는 체언의 용언형 밑에서 쓰이여》 그런 행동, 상태 기타가 현실화될듯하다는것을 나타낸다. ∥ 익을~한 사과. 색이 붉을~하다.” <조선말대사전>


13) 합성동사 뒤에 연결되는 보조용언을 붙여 쓰지 않도록 한 것은, 그 표기 단위가 길어짐을 피하려는 것이므로, ‘나-가다, 빛-나다, 손-대다’ 따위와 같이 단음절로 된 어휘 형태소가 결합한 합성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용언은 ‘나가버렸다, 빛나보인다, 손대본다’와 같이 붙여 쓸 수 있다.


14) 남에서는 ‘다디달다’로 쓰고, 북에서는 ‘달디달다’로 쓴다.


15) “어쩌다가 가끔. 또는 지나는 길에 우연히”를 뜻하는 ‘오다가다’는 붙여 쓴다.


16) ‘열적다’에 대응하는 남녘 표기는 ‘열쩍다’인데, 이는 비표준어로 인정되고 있으며 표준어는 ‘열없다’이다.



  

[출처] <남쪽 말 북쪽 말> 남과 북의 띄어쓰기(3)|작성자 마이콜


       - 네이버 블로그 < 마이콜의 우리말 세상>  마이콜 님의 글 중에서 전재 ....